나의 명랑한 생존기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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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을 두 번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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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순례 씨가 참 멋졌거든요.
힘든 상황에서도 자기만의 기준을 지키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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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유은실 작가님에 대한 호감이 컸는데요.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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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랑한 생존기>
유은실 저 / 비룡소
에세이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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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조금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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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에서 느꼈던 밝은 기운과 달리,
작가님의 삶에는 참 많은 고통과 슬픔이 있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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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여러 어려움과
가족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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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글 속 유은실 작가님은
유머를 잃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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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가족들은 대체로 명랑하셨어요.
힘든 상황에서도 농담을 주고받고,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분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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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할머니의 '참빗' 이야기는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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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님의 첫 책이 창비에서 나온다는 소식에
할머니는 창비를 참빗 회사로 알아들으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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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작은 손녀딸이 이제 작가가 됐어.
무슨 참빗회사에서 책을 낸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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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가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우셨으면!
참빗 회사라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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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작품 속 장면과 문장이 탄생한 배경,
작가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이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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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읽게 되고,
읽어 보고 싶은 책도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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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만국기 소년> 에 관한 이야기는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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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국기와 국가를 줄줄 외우는 아이가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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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작가는 훗날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소년을
약전 작업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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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상상으로 만들어 낸 인물과 닮은 아이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아이를 더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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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괴로움은 내버려 둔다.
그만큼도 괴롭지 않다면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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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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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기 위해 청춘을 다해 문학을 사랑했던 시간,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계속 글을 썼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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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불안한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었지만,
그 안에서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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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내게 맞는 옷을 입고 사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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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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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을 위해 오랜 시간 애쓰고,
쉽지 않은 현실을 견디면서도
계속 그 길을 걸어가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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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향한 작가님의 간절함이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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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님의 이름으로 책을 검색해 보니
어린이를 위한 책이 참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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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저도 모르게
작가님의 책을 읽어 주었거나 함께 읽었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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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야기가 한 사람의 삶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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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작품 속에서 만났던 밝고 유쾌한 기운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조금은 알 것 같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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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명랑하다는 말이
아픔을 가볍게 여기거나 슬픔을 감추라는 뜻은 아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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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없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힘든 일을 겪고도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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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님의 삶을 읽으며
저도 제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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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의 삶이 궁금했던 독자라면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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