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경제학 - 경제인이 되기 위한 깊고 맥락 있는 지식
이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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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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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고놈, 왠지 전문가 집단에서나 통할 비밀 공식과 숫자로 치장한 도도한 놈 같아 모른 척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왠지 나만 손해 보게 될까 싶은 조바심에 손 놓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까막눈 주제에 경제학 교과서를 뒤져보자니 '억!' 소리만 나오는데……. 이럴 때 경제 전문가가 속 시원히 농축액 몇 숟가락 떠 먹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얇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고기를 잡아달라는 의미가 물고기 잡는 감각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각종 경제 뉴스와 경제 정책을 접할 때 '호갱'이 돼서 휘둘리지 않고, 어떤 프레임에서 해석할지 방향이라도 누가 제시해주었으면 싶다. 그런 욕심에서 만난 저자가 바로 이진우이다.

 한국기자협회 경제보도부분 기자상을 받은 경제전문기자이자,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의 진행자로서 그에게는 '경제탐정'이라는 별칭이 붙어 다닌다. 출판사 측의 소개글을 인용해보자면, 이진우는 "경제 사안을 살필 때 원인과 과정을 중요시하고, 관계자 모두의 입장을 고려하는 습관" 때문에 탐정으로 불리며 동시에 여기저기서 모셔가고 싶어하는 탁월한 경제해설가라 한다. <거꾸로 보는 경제학>을 읽고 나니, 그가 '일상의 경제학'에 주목하여 대중의 눈높이를 친절하게 맞춰준 경제해설자라는 평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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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 이진우 기자가 90%를 위한 경제학, 일상과 접점을 이루는 경제학을 지향함은 <거꾸로 보는 경제학>의 목차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총 4장 구성의 각 제목은 다음과 같다. 1장 ‘경제는 계속 성장하는데 왜 우리는 점점 가난해지는가,’ 2장 ‘소비자가 될 것인가, 호구가 될 것인가,’ 3장 ‘국가는 성적으로 말하고, 국민은 피부로 말한다,’ 4장 ‘경제 이론으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제 비전문가들도 한번쯤 궁금해봤을 질문들을,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주 접하는 소식들과 엮은후 해석을 해준다. 그의 최대 강점은 '진단'하고 '답'내리는 판결자 역할이 아닌, 독자가 경제 현상 이면의 그물망을 들쳐볼 수 있도록 맥락을 제시하고 해석의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스스로 미디어매크로(Mediamacro)라는 용어를 빌어 말하길, 자신의 글 역시 "필자만의 좁은 생각에서 나온 글들이므로 넓게보면 '미디어매크로'의 범주에 속한 편협한 스토리일 가능성이 크다. 독자들도 그렇게 바라보고 그렇게 의심해주면 좋겠다.(7쪽)"라며 해석의 다양성을 자극한다.
 

 

총 22개의 소챕터 모두 흥미롭지만 그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이슈들은 "밤에는 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까? (32쪽)", "세금에 붙는 이자는 누구의 것인가?"(106쪽) 등이다. 전체적으로 그의 논의를 따라가다보면 '역발상의 혁신성'에 게슴츠레 떴던 눈을 크게 뜨게 된다. 제목 <거꾸로 보는 경제학>처럼, 기존 나의 상식을 뒤흔드는 해석이 많았다. 경제 현상의 일면이 아닌 다면을 중층적으로 파악하는 훈련이 체화된 기자와 범인의 차이가 아닌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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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평소 나는 제왕절개 출산비율의 증가를 '과잉의료화'라는 부정적인 코드로만 해석해왔는데 이진우 기자는 이를 정부의 인구조절정책 실패에 따른 부작용으로 해석한다. 저출산으로 인해 산부인과의사들의 기대수입이 낮아지자 그 영향으로 제왕절개시술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저자는 공무원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도 내 고정관념과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공무원 연금 문제를 연금 사슬이라는 맥락에서 본다면, 단순히 '많으니 줄이자'의 답을 도출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무원의 연금 수준이 높아야 하고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를 대할 때 저울의 다른 한족에 그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부작용도 함께 올려놓고 저울질해야 한다. (54쪽)". 공기업 퇴직자의 낙하산 인사 역시 무조건적으로 막았을 때, 재직 중 뇌물 수수가 횡행하게되지 않을까 저울질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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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카페에서 2잔째 라테를 마시며 쓰고 있는데, 나 같은 '까페애호가'를 카페 사장들은 '계륵'으로 본다고 한다. 계륵을 몰아내기 위한 전략으로 에어컨 쌩쌩하게 가동시키기가 있다는데, 지금 손끝이 저릴 정도로 오한이 든다. 까페 에어컨 찬바람이 엄청나게 잘 돈다. 저자는 이 아이디어를 본인의 아이들에게 적용해봤다 한다.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몇 시간 째 노는 아이들 친구들더러 뛰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대신 에어컨을 꺼버렸더니 15분도 안 돼서 밖으로 나가더란다. 핵심은 '자연스럽게'이다. 중앙은행이 하는 일을 설명하기 위해 계륵 퇴치법으로서 에어컨 가동전략을 소개한 이진우 기자의 필력에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거꾸로 보는 경제학>을 다시 만지작거린다.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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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구두 루비 ㅣ 빨간 구두 루비
케이트 냅 글.그림, 이승숙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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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구두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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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가 창조한 피터 래빗을 능가할만큼 사랑스러운 토끼는 찾기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빨간 구두> 루비를 만나고서는 바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루비에게, 아니 루비를 창조하고 루비의 세계를 그린 케이트 냅(Kate Knapp)에 한 번에 반해버렸으니까요. 오스트레일리아 태생의 냅은 현재에도 오스트레일리아를 기반으로 활약하고 있는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다음의 웹사이트에 놀러가보면 알겠지만 (http://www.rubyredshoes.com.au/ruby-red-shoes-goes-to-paris.html),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냅은 수채화 물감, 구아슈, 잉크와 연필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작품을 만든다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토끼, 빨간 구두 루비는 그림책뿐 아니라 연하장, 문구, 헝겊 인형과 침대보 등의 형태로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대요. 섬세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외모만큼이나 케이트 냅이 창조한 세계는 아날로그의 아름다운 온기가 가득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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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이미지와 기승전결의 줄거리를 기대하며 조바심 내는 독자에게 <빨간 구두 루비>는 다소 밋밋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부비의 별명이 "빨간 구두"인지부터 시작해서 루비 할머니가 어떤 분이시며 루비가 평소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거든요. 하지만 '담담'이라는 밋밋한 형용사가 미안해질만큼, 루비의 삶은 고요함 속에 반짝임 그 자체입니다. 어떻게도 흉내낼 수 없을만큼 찬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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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의 신발장을 살짝 열어볼까요? 다양한 디자인의 신발이 가득한데 모두 빨간 색입니다. 그것도 빨간 무 색깔이지요. 루비가 아기일때 강가의 조약돌처럼 차가운 발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루비 할머니께서 빨간 털실로 구두를 떠 신겨주셨대요. 이후로도 루비는 빨간 신발만을 즐겨 신었고요. 루비에게 빨간 색, 빨간 신발은 외부의 냉기로부터 손녀를 보호하려는 할머니의 사랑이자 생명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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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시카 할머니의 따뜻한 인품이 루비의 몸짓과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스며 듭니다. 할머니는 루비에게 늘 다른 토끼의 마음을 잘 헤아리라고 충고하셨대요. "마음이란 꺠지기 쉬운 새알과 같으니, 새알처럼 조심히 다뤄야 한단다."

아, 새알과 같은 마음이라니! 다른 토끼, 다른 사람의 마음뿐 아니라 나의 마음부터 조심조심 어루어만져야 겠다는 생각에 드는군요. 뭉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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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의 삶은 지극히 평범해보이지만, 아무나 흉내낼 수 없어요. 요즘 어린 꼬마들 중 스마트폰 없이도, 욕조 안에서 상상만으로 뱃멀미를 하며 모험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이가 있을까요? 누가 직접 정원에서 키운 당근의 와삭거림에 감사를 하는지요? 누가 보라색 오디 꽃잎으로 손톱을 예쁘게 물들이며 놀 수 있을까요? 루비는 또한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닭들에게도 열성적으로 공부를 가르쳐줍니다. 자급자족에다 나눔의 삶까지 살고 있어요. 지극히 단순해 보이지만 흉내내기 어려운 아날로그의 삶.

빨간 구두 루비의 세계에 강렬히 끌리는 이유는, 그런 아날로그의 삶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그림책으로나마 희망을 키우고 상상해봅니다. 루비네 정원 그네에 올라 바람을 느끼고, 풀밭에서 까무룩 잠든 루비 곁에서 낮잠을 자는 상상을..... 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순간의 소중함, 이어있음의 진리를 무심히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루비처럼 감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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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명문장 따라쓰기 : 논어 편 ㅣ 기적의 명문장 따라쓰기
박수밀 지음, 김태형 그림 / 길벗스쿨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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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적의 명문장 따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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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용 약어와 이모티콘이 완결된 문장을 대신하는 시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두드려대기 여념이 없습니다. 키보드건, 스마트폰 액정이건 두드려대다 보니 직접 연필을 깎고 손에 힘을 주어 글씨 쓸 필요도 기회도 적어집니다. 심지어는 책 읽어주는 TV며 특수펜이 유행하는 와중에 아날로그의 우아함이 들어설 자리가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사실 직접 손으로 쓰면서 책 읽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독서방법인데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 - 논어편>의 출간 소식에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문학 박사로서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한문학 강의를 하는 박수밀 저자가 어른이들에게 동양 최고의 고전이라는 ‘논어’를 필사할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길벗스쿨의 신경아 편집자와 협업하여, ‘논어’라지만 어렵지 않고 따라 쓰고 싶어지게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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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라고는 ‘마법 천자문’ 독파하고 학교에서 한자 인증제를 위해서 낱글자 외우는 수준으로만 공부해온 아이가 웬일로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 - 논어편>에 반색을 합니다. 자기발로 걸어가서 문방구에서 새 연필을 사오지 않나, ‘잘 써보고 싶다’는 의욕에 눈이 반짝입니다.

 

책을 펴자마자 거두절미, 글자부터 따라 쓰려는 아이에게 ‘머리말’을 읽어주었습니다. 저자 박수밀은 조선시대 최고의 독서광 이덕무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책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는 것이 손으로 써보는 것만 못하다. 대체로 손이 움직이면 마음이 반드시 따라가기 마련이다. 스무 번을 보고 외운다 해도 한 차례 베껴 써 보는 효과만 같지 못하다”라며 필사의 유용성과 효과를 강조합니다.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 - 논어편>은 50일 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50개의 문장을 5개의 장으로 묶어서 배치했습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장 배움: 사람은 평생 배어야 한다.

 

2장 말과 행동 : 말과 행동이 마음가짐의 시작이다.

 

3장 자아성찰 : 스스로 나를 돌아보는 하루

 

4장 군자의 인품 : 사람의 됨됨이란?

 

5장 관계: 나, 너 그리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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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팔이 부러져서 학교며 학원을 쉬고 있는 아이는 배움의 소중함을 느끼나봅니다. 마침 따라쓰기 첫 번째 문장이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였습니다. "배우고 때마다 그것을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라는 말을 따라 쓰면서 아이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엄마가 한 번, 아이도 한 번, 한글로 한 번, 한자로도 한 번, 여러 번 따라 쓰면서 큰 소리로 읽어봅니다. 의미를 바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행히, "생각 다지기"와 "생각 넓히기"에서 의미를 쉽게 풀어 설명해줍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례로 의미를 깊이 탐색하고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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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것은 나눠야 더 커지겠지요? 의미있는 논어의 명문장을 가족과 함께 써보고 그 뜻을 의미해보면 어떠할까요?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 - 논어편>의 독특한점 중 하나가, 엄마 아빠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열심히 연필 눌러 논어 문장을 필사해왔는데 엄마 아빠가 나몰라라 할 수 없겠지요? 악필이 부끄럽지만 정성껏 문장을 함께 써보고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귀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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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지만 책 부록으로 논어원문 카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도톰하게 코팅된 종이에 잘라내기도 편해서 이동하면서나 외출해서 휴대하기 편하겠네요. 스마트폰으로 연애가 기사 검색하는 시간에 논어 한 문장 외우라면 너무 고리타분하게 들릴까요? 그래도 한 번 시도해보렵니다. 계속 <기적의 명문장 따라쓰기> 50일간 채워나가며 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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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식스팩 - 영화번역작가 이미도의 창조력 상상력 복근
이미도 지음, 헌즈 그림 / 디자인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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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똑똑한 식스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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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좀 해보겠다고 읽을 거리 잔뜩 들고 도서관에 갔다가 왠걸....서가에 꽂힌 책 제목만 구경하자는 것이, 팔이 묵직근해질만큼 책 뽑아들었다가, 결국 폭식하듯 먹어치우게 되었다.

3시간 만에 <디지털 치매>, <편의점 사회학>, <똑똑한 식스팩>을 속독으로 정리하고 왔다.

*

영화 좀 봤다는 사람이야 이미 다 알겠지만 <똑똑한 식스팩>의 저자이자 외화번역가, 강연자인 이미도씨는 남성이다. 일부에게는 커밍아웃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화번역가인 그는 번역으로만 20000시간을 작업했단다. 본인이 이야기하는 AAA(amusement + ability + accmulation)을 실제 실천한 셈인데, 정녕 좋아하는 영화를 맘껏 보며 잘 하는 외국어(영어) 실력을 활용하여 일하기를 꾸준히 했더니 절로 다른 길이 열리더라는 말이다. 신문기사 청탁에 책 써보라는 의뢰가 들어와 책을 펴냈더니, 이번에는 강연 요청도 간간히 들어오나보다. 읽고 보고 쓰는 것이 업인지라, "많이 보고 많이 읽는 만큼" 숙명처럼 작가가 된 이미도.   <똑똑한 식스팩>은 인터넷 서점의 평들이 좋아서 호기심에 집어든 그의 최신간이다.


그는 근육만큼이나 뇌에도 식스팩을 만들 수 있는데, 바로 창조적 사고를 통해 가능하다한다.  <똑똑한 식스팩>의 여러 메세지 중 내가 꼽은 핵심은, 디지털 중독에 대한 경고!  '백설공주'를 끌어와 이미도가 하는 이야기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검색으로 얕은 지식을 핥고 다니는 것은 마녀의 독사과 먹는 것과 같은 자살행위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쪼가리 지식"은 결국 뇌의 식스팩을 셀룰라이트로 바꾸는 독이다. 깊은 사고는 독서와 창의적 놀이와 몰입에서 나온다.

*


디자인 하우스의 편집 실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독특한 편집이 인상적이어서 책읽다 말고 여러 컷 찍어두었다. 이미도는 언어를 다루는 직업인인만큼 언어에 대한 감각, 특히 언어를 가공하고 새로 조합해 창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똑똑한 식스팩>에서 이미도의 비장의 무기, 식스팩을 살짝 엿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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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한복 ㅣ 신통방통 우리나라 11
박현숙 지음, 김은정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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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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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우리나라'  시리즈에서는 그동안 태극기, 독도, 한글, 우리 놀이, 숭례문, 경복궁, 거북선, 고려청자, 석굴암, 팔만대장경을 다뤄주었습니다. 최신간인 11권에서는 아름다운 우리 옷 한복을 집중 소개해준답니다. 10세 아이는 마침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우리 옷에 날개를 달다>와 <조선 시대 옷장을 열다> 등의 책을 읽으며 한복을 알아가던 아이인지라 <신통방통 한복>을 받아들고 무척 좋아합니다. 왠지 소리내어 읽어주고 싶어서 <신통방통 한복>을 읽어주다가 몇 번을 뭉클해서 눈물을 흘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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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사라졌다> 의 박현숙 작가는 이번에도 입체적이고 현실감 있는 어린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어요. <신통방통 한복>에서는 초등학생 다성이가 주인공이지요. 사실 이름보다도 '파란 팬티'로 더 빨리 각인이 됩니다. 컬러 감각, 패션 감각 '꽝'이라시는 엄마가 파란 팬티만 사주셔서 매일 같은 색 팬티만 입는 아이거든요. 그런 다성이가 큰 사고를 쳤습니다. 컵라면에 물 붓고 기다리다가 그만 소파 위에 놓였던 보자기 속 한복에 라면을 쏟았어요. 아리따운 수가 놓인 하얀 저고리였지요. 유명 여배우의 의뢰를 받아 할머니께서 만드신 한복이었습니다. 엎드려 사죄해도 모자를 판에, 다성이는 쇼파 위에 한복을 놓아두신 탓이라며 할머니를 비난하지 않나 "물어 주면 되잖냐?"고 어이없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는 그런 다성이를 오히려 용서하시고 다독이시며 '화동'을 할 기회까지 주십니다. '화동'이요?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한복입고 꽃다발 들고 손님맞이를 하는 어린이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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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고리타분한 옷'이라고 생각했던 다성이였지만 좋아하는 아역 배우 동그래도 화동을 한다는 말에 냉큼 "그럼 할게요."라고 대답합니다. 화동이란 단지 한복 입은 아이만을 가리키지 않았습니다. 60여년 한복만들기 외길을 걸어오신 한복 장인 할머니께서는 다성이에게 한복의 의미와 한복 입는 법, 나아가 한복을 입을 때의 몸가짐과 마음가짐까지 알려주시고 싶어하십니다.

처음엔 대님을 '대순'이라고 부르고, 화장실 다녀오다 한복 바지가 벗겨져 곤경을 겪은 다성이지만 점차 화동으로서, 한복 장인의 손주로서 사명감을 느낍니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깨닫기도 했고요. 독자는 할머니께 한복을 배우고 한복을 사랑하게 되는 다성이를 따라 점점 한복의 신통방통함에 매료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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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성이는 그저 개인 차원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데서 나아가 국가 외교 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답니다. 한복 입기를 거부하는 외국 대통령에게 한복 입기를 권유했지요. 영어도 못 하는 데 어떻게 했느냐고요? 다성이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입어서 알리고, 표정과 몸짓으로 한복에 대한 자부심을 그 대통령 앞에서 보여주었거든요. 물론, "대통령 아저씨도 한복을 입으면 이 중에서 제일 멋질 거예요."라는 귀여운 립 서비스도 통역사를 통해 전했고요. 결국 외빈으로서의 대통령은 한복을 입었답니다. 다성이의 기특함이 여기까지냐고요? 다성이는 한복 못지 않게 신통방통하답니다. 외국 대통령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한복 입는 법을 영어로 적어서 직접 전달했다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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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성이의 신통방통한 변화를 기뻐하고 기특해하며, <신통방통 한복>을 읽다보면 한복의 종류, 입는 법, 한복 옷감 염색 등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된답니다. 이왕이면 확실한 복습! 아이와 한복의 부위별 명칭을 다시 공부해보았네요. 눈으로만 한복을 공부할 게 아니라, 다가오는 추석에는 꼭꼭 한복을 입어야 겠습니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책이나 박물관에서만 음미하려고만 든다면 지킬 틈도 없이 금새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요. 역시 한복은 입어야 맛이겠지요? 다성이처럼 그 맛을 느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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