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태교 밥상 -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이양지 지음 / 꽃숨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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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저자 이양지는 일본에서 마크로비오틱 가정요리를 공부하고 온뒤, 한국의 가정밥상에 마크로비오틱의 철학을 나누며 건강한 요리법을 전수해주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마흔을 훌쩍 넘긴 2011년 늦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음식태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게된다. 이양지가 강조하는 음식태교의 핵심은 '하기 싫은 요리를 억지로 하거나 먹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아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성을 들여 즐겁게 요리하는 것'이라 한다.
마크로비오틱은 '음식을 버리는 것 없이 섭취해 음식의 생명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건강할 수 있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곡채식섭생법. 오염된 식품이나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위주의 식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상태의 재료가 지닌 있는 그대로의 생명력을 섭취하자는 취지.
마크로비오틱 음식태교의 기본주식은 현미밥. 가능한 일물전체(하나의 온전한 형태를 가진 살아 있는 음식)의 원칙을 지킨다. 설탕 대신 매실청, 오미자, 올리고당, 조청, 꿀 그리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가 자신의 임신 경험을 반영하여 집필한 만큼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은 임산부를 최대한 배려한 맞춤형 구성을 취했다. 임신의 주차수를 고려하여 크게 다섯 부로 나누어 해당 시기마다 임산부와 태아에게 최고의 요리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가임기에서 임신 2개월까지는 자궁을 튼튼하게 해주고 착상을 안전하게 도와주는 식품을 중심으로 요리법을 소개한다. 전복 장어 복분자 콩 시금치 죽순 목이버섯 등이 그것이다. 입덧이 심해지는 임신 3~4개월의 태교요리로는 오리고기 매실장아찌샐러드며 주꾸미 볶음, 바지락 스파게티 등 다양한 식감과 향의 음식을 제안한다. 철분제 복용으로 변비가 심해질 우려가 있는 임신 5~6개월에는 영양을 공급하면서 변비를 예방해주는 잣콩국수나 시래기 옥수수밥 등을 제안한다. 임신 7~8개월차에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밥상차리기 노하우를, 임신 9개월에서 마지막 달 태교밥상에서는 산모의 혈액순환 및 심신의 안정까지 두루 살핀 요리를 알려준다.
단순히 조리법만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식품이 어떤 영양적 가치가 있으며 임신 기간에 왜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까지 더해준다. 시금치가 엽산이 풍부하여 기형을 예방해준다는 설명 등이 그러하다.
이양지는 개인적으로 고기류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에는 콩, 고구마, 단호박, 옥수수, 감자 등이 재료로 자주 등장하고 콩국수나 팥죽 등이 강조된다.

시래기 옥수수밥이나 오코노미야키를 흉내낸 마부칭개는 임신하지 않았어도 평소 건강식탁에 올리고 싶은 요리이다.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보너스 선물로는 도시락과 영양 음료와 간식 디저트 요리법. 우엉두유수프 쥬스니 단호박 핫드링크, 오위 키위 셔벗 무말랭이 떡 등 이름만 들어도 통째 먹는 영양이 가득하다. 임신을 준비중인 이나, 임신중인 분 외에도 건강 밥상에 관심이 많은 모든 이가 행복한 독자가 될 수 있겠다.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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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 수납부터 가구 배치까지... 인테리어 아이디어 50
카와카미 유키 지음, 이예린 옮김 / 리스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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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카와카미 유키, 그럴 줄 알았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저자가 일본 여성일 줄 알았다. 카와카미 유키는 디자인 교육연구소를 졸업한 이후 가구회사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가구 디자인과 상품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을 "1. 지저분한 곳을 정리한 다음 2. 장식한 후에 3. 점점 애정이 가는 우리집으로 완성' 해주는 책이라고 썼다. 평소 정리수납의 요령에 관심이 많았던, 집 넓게 써보고 싶은 바로 나같은 독자를 위한 책이다.
카와카미 유키는 "사는 데 불편하지는 않아도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은 집"에 사는 이들을 위해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을 집필했다. 원룸에 사는 싱글족, 투룸에 사는 신혼부부, 쓰리룸에 사는 가족, 부모님 집에서 방 하나 쓰는 미혼녀 등등을 주독자로 삼아 BEFORE & AFTER식의 구성으로 정리의 요령을 가르쳐준다. 카와카미 유키는 새로운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하라거나, 전문가적인 손길로 거창한 변신을 시도해보라는 식상하고도 어려운 주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우선 '선 집안 잡동사니 해결, 후 정리정돈'의 원칙을 제시한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시원시원한 편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일러스트레이션. 실사 사진이 아닌, 강조할 데 강조하고 과감히 생략한 집안 그림이다. 긴 설명 없이 재치있는 그림으로 정리 초보 독자들에게도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카와카미 유키가 독심술가인가?'싶게 내 마음과 행동 패턴을 읽고 있다. '이건 애매해서 못 버리겠네' '읽다 말고 거실에 널부러진 책 어쩌나.' '왜 주방 정리해도 티도 안나지?' 책 속 문장은 스스로의 정리력에 실망스러운 독자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한 듯 하다.
카와카미 유키의 정리법은 크게 3단계, 먼저 지저분한 곳부터 정리하기가 필수. 센스 넘치는 소품과 좋아하는 물건으로 집안을 꾸민 후, 필요한 경우 가구 배치도 바꾸기.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는 노하우를 가르쳐들려하기 보다는 보여준다. 그래서 정리 초보도 거부감 없이 보고 배우기 쉽다. 예를 들어, "냉장고 속은 정리한다"라는 페이지에서는 구구절절 냉장고 정리 비법을 늘어놓는 대신 A, B, C의 세 등급으로 나뉘어 잘 정돈된 냉장고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여준다. 한 눈에 쏙 들어오면서, 내 집 내 냉장고에 적용하려면 어느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 보아야 할지 독자 스스로 판단 가능하다.


지저분한 곳부터 정리하기 이전에 먼저 쌓이지 않게 하기위한 노력! 구체적인 팁으로는 현관 앞에 쓰레기통을 두어서 바로바로 버릴 물건을 정리하기. 실내화나 컵 등은 사용하는 물건수만큼만 꺼내 놓기, 식탁이나 침대 위에 물건 올려 두기 않기 등의 평소 생활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에서는 인테리어 책을 단순히 '아 좋다, 이렇게 살고 싶다'의 감탄 수준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뭐가 좋은지 분석해보라고 권한다. "왜 예뻐보이는지, 뭐가 좋은지 따져보라"면서.

카와카미 유키에게서 배운 인테리어 팁 중 흥미로운 점은 '2:1 법칙의 매직'이었다. 2:1은 방에 있는 2가지 색과 방에 없는 1가지 색을 고려한 비율이다. 욕실에는 조화를 놓고, 욕실 벽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기를 불어넣고......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를 읽고나니 3월을 맞아 집안 대단장을 하고픈 건강한 욕심이 생겼다.

책 읽은 첫날 옷장과 베란다를 정리했더니 라면박스 4개 분량의 버릴 것이 나왔다. 우선 정리부터 하고 차츰차츰 욕심 내가면서 카와카미 유키의 정리 비법 중에 가구 배치와 DIY도전까지 해볼 참이다. 올 봄 집집마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도움을 받아 정리만으로 좁은 집이 넓어지는 매직을 경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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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체온의 비밀 - 몸이 따뜻한 아이는 왜 면역력이 강할까?
이시하라 니나 지음, 황미숙 옮김, 이시하라 유미 감수 / 행복한내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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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체온의 비밀>? 평소 건강서를 찾아 읽는 독자에게는 이미 익숙한 체온 건강법이다 싶더니 역시나다. 저자 이시하라 니나(石原 新菜) 가 <체온 1도 올리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의 이시하라 유미(石原 結實) 박사의 큰 딸이니 말이다(추천사를 아버지가 써주었다!). 아버지와 딸 모두 의학을 전공한 이들은 체온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생강과 반신욕등의 실천을 통한 건강법을 전도해왔다. <아이 체온의 비밀>은 부녀가 공유하는 체온 건강법을 아이들에게 집중하여 풀어냈다 하겠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체험을 녹여 쓴 만큼 딱딱한 의학이론서가 아니다. 쉬운 언어로, 자녀 키워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생활 속 건강의 지혜를 전달하기에 더욱 고맙게 읽힌다.


저자 니나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은 50여년 전의 아이들보다 체온이 1도 정도 평균적으로 낮다고 한다. 1도 낮은 게 무슨 대수냐고 한다면, 일본을 중심으로 꽤 설득력을 얻고 있는 체온 건강법에 문외한임을 드러내는 셈이다. 낮은 체온은 면역력의 저하, 쉽게 말하면 병이 잘 걸리는 체질을 의미한다. 역으로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백혈구 활동이 일시적으로 5~6배 활발해진다고 한다. 몸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 먹기, 과도한 수분 섭취 피하기, 평소 몸 많이 움직이기, 내의 챙겨 입기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이면 얻을 수 있는 체온도 높이고 강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는데 적은 노력을 마다할 이유가 있는가?

닥터 니나가 제시하는 '1도 체온 올리기' 습관은 일상에서 쉽게 실천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당근사과주스와 된장국을 매일 먹이기, 샤워가 아닌 탕 목욕하기, 1년 내내 내의 입히기 등이다. 니나 박사는 자신의 아이에게 돌 전에 이미 된장국을 먹였다면서 된장국의 효능을 특히 강조한다. 된장은 아미노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는 양성식품에다가 방사성 물질의 배출을 돕는 디피콜린산까지 함유하고 있단다. 돌 전 이유식 염분에 경련 반응을 보이는 요즘 육아서와는 사뭇 다른 논리이다. 니나 박사는 인류의 조상 역시 염분있는 바다에서 나왔다면서 소금(정제 소금이 아니다! 천연 소금)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 준다.


<아이 체온의 비밀>은 잘못된 육아 정보로 아이들을 오히려 약하게 만들고 있는 엄마들을 뜨끔하게 해준다. 니나 박사에 따르면 아이들은 인류의 오랜 생존의 한 기제로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을 본능적으로 찾는다 한다. 부모는 자신이 아이 몸에 좋다면서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지는 않는지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또 '보송보송한 편이니 한 번 더 채워야지' 하면서 기저귀 값 절약한다며 아이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는 엄마들도 니나 박사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아이의 체온이 쉽게 낮아진다고 한다.



저자 니나의 집에는 우유나 바나나를 두지 않는다 한다. 대표적으로 몸을 차갑게 하는 음식이기에. 물론 몸이 따뜻한 아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가뜩 체온이 낮은데 체온을 낮게 하는 음식을 간식으로 항상 먹는다면 아이의 체질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본인의 육아 경험과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니나 박사가 세상의 엄마들에게 전하는 아이 체온 건강법, <아이 체온의 비밀>을 읽으며 귀기울여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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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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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폭풍우 치는 밤, 자동차를 몰고 가다 도움을 청하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 위급한 병이라 촌각을 다투어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하는 노부인, 예전에 당신 목숨을 구해준 의사, 그리고 당신이 꿈 꾸던 이상형. 2인형 컨버터블인 당신 차에 누구를 태우겠는가?

<오늘, 뺼셈>의 저자 무무가 이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내 안의 훈련된 인도주의는 선택의 여지 없이 노부인을 태운다. 어쩌면 이상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머리를 굴리는 사이, 저자 무무에게 허를 찔린다. '자동차 열쇠를 의사에게 넘기고 의사가 노부인을 병원에 모시고 가게 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이상형과 남게 된다고. 이것이 무무가 이야기 하는 '뺄셈 철학'이다. 움켜쥐었던 손을 펴고 그 안의 것을 내려놓는......내려놓음으로써 삶의 도약을 맞이하는..... 무무는 담담히 서술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뺄셈 철학이다. 뺄셈 철학이란 소중한 것들을 잃기 전에, 필요치 않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버리는 삶의 방식이다......(중략).....뺄셈 철학은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출발점이다. "


필명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는 은둔형 작가 무무. 그가 지향하는 뺄셈 철학만큼이나 무게를 덜어낸 가벼운 제목의 <오늘, 뺄셈>은 다행히 훈계조의 교훈 하달방식으로 쓰여지지 않았다. 내공 높고 필력강한 이들이 종종 범하는 실수, '가르치려 드는 하달방식'을 취하기에 무무는 겸손이 몸에 베인 사람이다.

그렇다고 <오늘, 뺄셈>은 추상적인 방식으로 삶의 지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47개의 짤막한 이야기들은 각각 그 자체로 주옥같이 아름답다. '그' 혹은 '그녀'라는 주어로 쓰여졌어도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내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꺠달음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큰 깨달음을 준다.

에세이류는 두 번 읽는 편이 아닌 인색한 독자이지만 <오늘, 뺄셈>에만큼은 점수를 후하게 둔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여러 에피소드를 다시 찾아 읽는다. '아내의 뺼셈과 나눗셈' '아내의 첫사랑' '내 아내의 모든 것'.....47개의 에피소드 중에 유독 아내의 등장이 많다. 모두 현명하고 헌신적이거나 진실한 캐릭터들...왠지 무무는 중년 이상의 기혼남자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늘 찬탄하게 되는 지혜롭고 온화한 아내를 둔.....무무는 어떤 작가일까....그가 기획편집한 책들과 집필한 책들을 권권 찾아 읽어야 겠다. 정말 더 궁금한 작가이다. '분노의 못질이 남겨놓은 상처'라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아들아. 이 울타리에 생긴 못 자국들을 보렴. 네가 비록 못을 뽑았지만, 이 자국들은 영원히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단다." 뺼셈의 기적을 실천하며 못질 없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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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쿵 하고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2
제럴드 맥더멋 글,그림, 김중철 옮김 / 현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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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하고

화책에는 토끼가 왜 그리 자주 등장할까? 미피며 카르헨, 피터 래빗.....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다보니 답이 따로 없더군요. 아이들이 토끼 캐릭터라면 사죽을 못 쓰니까요. 제 5세 꼬마 아이는 3살 때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내용을 이해해서가 아니였답니다. 바로 시계찬 토끼 떄문이었어요.

현북스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신간 <바나나가 하고>에도 토끼가 등장합니다. 엉뚱한 낭만주의자 토끼 한마리가요. 제럴드 맥더멋은 통상의 하얀 털, 빤간 눈 토끼대신 진분홍과 청록색을 입고, 눈매가 처져서 더 엉뚱해 보이는 귀여운 토끼를 탄생시켰답니다. 요 토끼녀석이 저희집 5세 3세 꼬마들을 완전히 매혹시켰네요.

우리집 꼬마들 사이 축약형 제목 '바나나'로 통하는 <바나나가 하고>. 꼬마님들 토끼 가면 쓰고 까꿍도 해보고, 책에 등장하는 동물친구들 인형 가져와서는 "바바! 또가태! 또가태!"하며 혀짧은 베이비토크로 엄마를 부르네요. 글 읽을 줄 모르는 5세 누나 왈, "우리 친구들, 책 읽어줄게요."하면서 꼬마 동생 앞에 두고 선생님 흉내 냅니다. "바나나가 떨어졌습니다. 근데 토끼가 바나나를 안 먹었습니다. 깡총거렸습니다." 듣고만 있어도 꼬마 선생님의 엉터리 즉흥동화가 재미있었어요. 이제 제대로 <바나나가 하고>의 줄거리를 소개해볼까요?

으흠...으흠...목청 좀 가다듬고 시작할게요. <바나나가 하고>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거든요.

옛날 옛적에 낭만토끼가 숲에서 쉬고 있었어요. 망중한.....그런데 갑자기 '숲이 무너지면 어쩌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지 뭐예요. 마침 그 때 바나나가 쿵! 토끼는 냅다 달렸어요. 토끼 따라 여우와 사슴과 소와 호랑이 코끼리도 차례로 달리기에 동참했어요. "도망 가! 숲이 무너진다!"라고 호들갑을 떨면서요. 말그대로 '묻지마 집단 줄행랑' 이었어요. 동물의 왕자 사자만은 조금 다르네요. 요 호들갑 '묻지마 줄행랑'에 종지부를 찍어주었으니까요? "말도 안돼!"라면서요. 결국 토끼가 고백한 '쿵 소리'의 진원지에 줄행랑 동물친구들 모두 가보았더니만, 애게게......! 뭐가 있었을까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바나나가 하고>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토끼는 줄행랑 달리기에 노곤해져서 바나나 나무 아래에서 잠든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깨어 있어요. 축 처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또다시 백일몽에 빠져 있지요. 5세 꼬마에게 "토끼가 무슨 생각하고 있니?" 했더니만, "바나나가 녹을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 거야. 바나나를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데 안 넣어서 바나나가 녹아버렸대."라고 엉뚱토끼 못지 않은 엉뚱 상상력을 발휘하네요.


토끼 한마리에서, 여우, 여우에서 사슴, 다시 사슴에서 소.....일명 '꼬리에 꼬리 물기' 식 서사구조 꼬마 독자들에게 영원한 베스트 셀링 이야기 구조이지요. <바나나가 하고>역시 그 꼬리 물기 구조를 취하고 있고요. 역시나 아직은 줄거리 따라 책읽기에 서툰 꼬마들일지라도 요 꼬리에 꼬리 물기 동화만큼은 차례로 보기를 좋아하네요. "얘들아, 왜 그리 급하게 뛰어가니?"라는 문장이 마치 꼬리 물기의 연결 고리인양 반복되면서 꼬마들 말 배우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저는 책 읽어주면서 동물친구들이 달리는 페이지에서는 일부러 손가락으로 동물친구들 달리는 발소리 효과음을 번번 내주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답니다. 마치 자신이 그 줄행랑 달리기 팀의 일원이라도 된듯 몰입하며 말이죠.

<바나나가 하고>의 저자 제럴드 맥더멋(Gerold McDermott). 그림체가 눈에 익다 했더니만, 아이와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의 저자였어요. 뛰어난 신화 재해석의 재능으로 그림책 계의 노벨상과 같은 칼데콧 상을 세번이나 수상했답니다. 사실 한국의 현북스 출판사와 제럴드 맥더멋은 공동으로 우화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 겨울 그의 타계로 인해, 아쉽게도 후속작인 <The Jewel Bug> <The Tortoise and the Hare>를 출간된 책으로 볼 수 없다합니다. 신화의 세계를 아름다운 색채와 독특한 구도의 향연으로 소개해온 거장의 마지막 작품......그 마지막 작품이 바로 이 <바나나가 하고>입니다. 제럴드 맥더멋의 작품 세계를 기리를 마음으로 꼭 찾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작가의 홈페이지 http://www.geraldmcdermo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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