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 텃밭채소, 제철재료로 만드는 비바리의 192가지 국물요리
정영옥 지음 / 경향BP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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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진솔한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저자 정영옥 (비바리)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려한 특수 조명 아래, 일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최고급 광주요에 담은 요리를 배치하여 찍은 후 보정된 사진 이미지가 가득한 요리책에 눈이 길들여져서 처음엔 '촌스럽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의 이미지 사진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마땅한 테이블도 없고, 별도의 조명기구도 없는 상태에서 짬짬히 그것도 혼자만의 작업(p.5)"으로 이 한권을 알차게 담아냈다는 이야기에 최초의 경솔한 반응은 경탄으로 바뀌었다. 
 

 
 
저자 정영옥은 제주도 여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밥 당번을 죽어라 시키신 어머니 (p. 6)'덕분에 쌓인 내공과,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둘째 언니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건강 밥상차림에 일가견이 있다.
2006년부터 운영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http://blog.daum.net/solocook/ ’에 꾸준히 친환경 재료와 천연양념으로 맛을 내는 요리 비법을 소개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 비바리 정영옥은 파워 블로거이다. 하지만 책의 행간을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인품은 소박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마음에도 욕심이 없다. "그 누군가의 건강한 식탁 차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의 소박한 바람으로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에 이어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를 출간하였으니.
 
 
"무엇을 넣고 만들어야 맛있을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무엇을 넣지 말아야 하는지를 우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비바리 장영옥은 최소한의 양념으로 재료 본연의 참 맛을 살리는 요리를 선호한다. 따라서 신선한 재료가 그녀요리의 핵심이다. 그녀는 마트 가공식품이나, 마트에 얌전히 누워있는 채소가 아니라, 자신의 텃밭에서 난 재철 채소에 각종 천연양념과 천연가루를 쓴다. 그녀의 이웃도 친구도 아니지만 그녀의 찬장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을 천연가루의 가짓수만으로 보건데, 장영옥은 참 부지런한 여인이다. 단호박 가루와 백년초 가루로 색을 낸 수제비를 끓이고 생강가루로 매운탕의 비린 맛을 잡으니 말이다. 그녀를 따라 건조기 하나쯤은 꼭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에 소개된 국요리는 크게 다음의 6가지로 분류된다. 일상 맑은국, 별미국, 찌개, 탕과 전골, 냉국, 해장국과 보양국. 소개된 국이 총 192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재료의 참신한 활용에서 우선 한 수 배우고 간다. 늘 곤드레비빔밥으로만 먹었더 곤드레로 된장국을 끓일 수 있구나!  심지어는 곤드레김치며 곤드레 장아찌도 담글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이면 자주 먹는 배추 된장국에도 느타리 버섯을 넣을 수 있구나! 물론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로 낸다.
 


 
 
 
 
저자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만큼 제주도의 향취가 느껴지는 요리들도 여럿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고기국수, 고사리 육개장, 그리고 오분자기뚝배기는 제주사람들이 많이 먹었던 음식이라며 소개한다. 요새는 제주도 오분자기 구하기가 어려워 전복으로 대신한다던데, 본문 사진 속 요리는 우도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오분자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조리법은 길어야 6단계, 무척 간략하다. 첨가물을 많이 넣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다 보니, 조리법이 복잡해질 이유도 없다. 본문 하단에는 재료의 특징 및 재료 다루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실고 있어, 요리 초보로서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192가지 레서피 중에는 별미 야외요리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캠핑 김치찌개,'300만 캠핑족을 위한 정영옥의 특별 레서피이다. 김치와 채소에 집에서 만든 수제 어묵을 넣었다.


 

 

 
 

 
 
따라하고 싶은 국요리가 한가득, 비록 나만의 텃밭은 없지만 신선한 재철 재료로 부지런히 비바리의 요리법을 따라해보아야 겠다. 날씨가 선선해지니 탕종류부터 도전,  우선 토란주문부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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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 암 전문의사의 고백
곤도 마코토 지음, 박은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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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유리병을 소독하다 손등에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피부과를 들락이며 처방해준 밴드를 한 열흘 교체해가며 상처에 붙였다. 이후 화상은 다 나은 것 같은데도, 이상한 피부 알러지 반응에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새로운 처방전을 또 내주었다. 밴드의 금속 성분이 피부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으나 치료받으면, 2-3주면 가라앉는다고......  결국 화상 치료 열흘에 밴드 부작용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한 2-3주쯤 싸웠다. 곤도 마코토의 <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을 읽다보니 생각난 에피소드이다. 30년동안 일본 게이오 대학병원 방사선과에서 암치료에 헌신해온 저자는 고발한다. '암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암 치료'라고!

 

 

곤토 마코토는 이제껏 본 내부고발자(insider) 중에서도 돋보이게 무모하리만큼 용감하고도 소신있다고나 할까.  본인이 의사이면서 정작 채혈도 30년 이상 한 적이 없고, 정확한 자신의 체중과 혈압도 모른다고 한다. 그는 '노화에 저항하는 것은 강물의 흐름을 거역하는 것 (p.216)'이라며, 암도 마찬가지로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사이좋게 공생하라고 권한다. 진짜암 (무한 증식할 수 있는줄기세포의 암, 진행암)의 경우, 제 아무리 의술이 발달했어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심지어는 암과 싸우는 행위를 '패전을 예상하고도 반드시 적을 쏴죽이겠다며 죽창, 특공대, 인간 어뢰까지 동원하며 무모하게 싸움을 계속하는 것과 닮아 있다(p.103)'고 까지 과격하게 비유한다.

 

 곤토 마코토의 강경한 충고를 전해드렸더니 한 어르신은 대뜸, "요샌 암 걸려도 다들 산 속 깊은 곳 들어가면 살던데 뭘......."하시며 한 귀로 흘려들으신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매체나 '카더라' 통신에서는 말기 암에서도 기적적으로 삶의 세계로 온전히 두 발 다 옮겨놓은 이들의 실화를 전하니까. 하지만 곤토 마코토는 이런 기적에 냉소적 반응이다. 그것들은 애초에 '진짜 암'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적의 암완치'라고 떠들지만 실상은 애초부터 위협적이지 않던 '유사암'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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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 어떻게 세상은 움직이는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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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기대 이상으로 지적 자극을 주었던 독서경험이라고나할까? '1% 고수들만 아는 세상 읽기의 비밀'을 가르쳐 준다는 문구에 '오호라? 그래?'의 미심쩍은 의문부호를 달고 읽기 시작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한달음에 푹 빠져 읽었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저자 이영직은 독서광이던가? 아니면 자료 수집과 정리의 달인인까? '의 의문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컨설팅 회사 대표라니 그 살인적으로 타이트한 스케줄이 가히 상상이 되는데, 어찌 그 바쁜 와중에 본문에 인용한 저 많은 고전과 신작들을 섭렵할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을까? 문화인류학의 고전 <국화와 칼>, 토인비의 <역사 연구>, 보르헤스에 움베르코 에코,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심지어는 대한민국 상위 1%의 공부 영재들도 제목만 읽고 지나갔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대중문화의 가벼운 코드에서부터 진화심리학, 진화사, 수학, 물리, 역사, 철학의 소위 여러 분과학문들의 영역을 종횡무진 드나들며 엮어내는 저자의 솜씨에 감탄을 아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챕터 요약본만 가볍게 읽은 것이 아니라 실로 인용한 책들을 통독한 듯한 인상까지 주니 저자의 치열한 탐구욕에 어찌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저자 이영직은 이미 경영학, 경제학 분야에서 대중을 겨냥한 책들을 여러권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는 패턴을 읽을 수만 있다면 삶이 더 아름다워지지(의외로 이 대목에서는 저자가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사고에 기댄다, 무엇을 일컬어 '더 아름다운 삶'이라 하는지에 대해 본문에서 딱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에 이 문장은 의외로 읽힌다)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집필했다고 한다. "자연계의 구조, 생태, 패러다임, 사회 현상, 인간행동과 심리, 인간의 언어와 습관까지 모두 패턴을 가지고 있다.........패턴의 관점에서 우리 삶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자 (pp.7-8)"는 문장에서 그의 집필 동기를 읽을 수 있었다.

 

저자 이영직은 패턴의 요소로 '대칭성, 반복성, 주기성 (p.12)'을 언급한다. 그 세 특성 중에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의 기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바로 '반복성' 이 아닌가 싶다. 이는 저자가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해 진단하듯 툭툭 던지는 화두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간디가 제시한 '나라가 망할 징조 7가지'를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서도 다수의 지표가 빨간 불이 들어와 있으니 그 심각성을 깨닫기 촉구하는 (pp.69-71) 대목이나, 역사상 "빠르게 일어서고 빠르게 몰락한 사례(p.207)"들을 들며 우리나라의 빠른 성장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대목이 그러하다. 
 

최근 읽은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역시 저자들이 관련 주제의 학술 논문과 저서들을 섭렵하여 이를 엮어낸 방식으로 집필하였는데, 이영직의 스타일에 비하면 무미건조하게 서구의 이론과 썰들을 요약 소개했다는 인상이다. 이영직의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에서는 지적인 주제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사회, 우리의 삶에 적용해서 엮어보려는 노력이 감춰지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최재천 교수의 통섭의 식탁을 이영직의 서재에서도 찾을 수 있을 듯, 이영직은 치열하디 치열하게 온 뇌세포를 활성화시켜서 정보를 검색하고 융합하여 소화시킨다. 다만, 그의 관심이 촉이 사방팔방에 뻗어 뷔페 성찬을 독자에게 차려주고는 있지만, 그 잡학다식 정보를 넘어서 아우를 핵심 화두를 찾기가 어렵다는 인상이었다. 왜 패턴을 읽어야 삶이 아름다워질지, 이영직이 소개한 패턴읽기가 과연 '과거 해석하기'가 아닌, 미래 예측의 상황에서 얼마나 유효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중간 중간 오자가 눈에 들어왔다. (p. 48 여행 주위 구역 -> 주의 구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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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잡학사전 - 일상의 사물에 숨은 과학지식
와쿠이 요시유키 외 지음, 송은애 옮김 / 어젠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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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잡학사전
 
 
 
 
  왜 테크놀로지에 어두운 시골 노인을 희화화하는 우스개 소리 있지 않은가? 엘레베이터를 도통 본적이 없던 할아버지가 엘레베이터에 올랐탄던 사람이 젊어져서 나온줄 알고, 할머니에게 마법 상자에 타보라고 했다는.....우스개 소리지만, 요즘 같아서는 웃어넘기지 못하겠다. 워낙 첨단 기기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어 쏟아져나오고 일반에게 보급되니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쉽게 테크맹으로 전락하니 말이다. 스마트폰은 쥐고 있지만 검정색 유선전화기마냥 전화통화의 용도로만 주로 사용하는지라, 엘레베이터를 마법 상자라 생각한 할아버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고마웠다. 일상의 사물에 숨은 과학지식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풀어 설명해준 <과학 잡학 사전>이....
 
이 과학정보책은 놀랍게도 과학전공자가 아닌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인 와쿠이 요시유키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사였다가 현재는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인 와쿠이 사다미가 공동 집필했다. 이 저자들은 "21세기의 에너지, 환경, 정보 문제 등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반드시 과학이 창조해낸 물건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p.5)"하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과학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집필동기를 밝힌다.
 
 이 책은 가전제품에서 첨단기기,가정용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물건에서 평소 "왜"라는 의문을 품게 했던 물건들을 상세한 그림과 눈높이를 낮춘 설명으로 쉽게 전달해준다. 총 5챕터 구성으로, 5챕터는 각각 '거리에서' '집 밖에서' '손 가까이에서' '생활에서' '하이테크 시대에서'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하이패스, GPS, 자동 개찰 시스템, 체지방계,항균 상품 등 평소 이용하는 서비스나 물품에 대해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이 책을 읽으니 적어도 디지털 시대 테크놀로지를 멍청하게 소비하는 바보로 전락한 느낌에서 벗어난다.
무엇보다도,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기뻤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두 기구는 이용할 때마다 항상 그 내부 구조와 작동원리가 궁금했는데, 그림을 곁들인 설명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으니 말이다.
 


 
 
중고등학교 가정 가사 시간에 배웠던 마이크로파의 응용기기, 전자레인지 사진과 설명으로 다시 확인하니 새로운 정보로 입력된다. 일본인 공저자들의 관심 레이다에 걸린 제품들을 소개한 만큼, 일본 특유의 문화적 환경적 특징이 드러나는 선별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내진, 제진, 면진의 구조나 시칸센의 형태, 구멍 다른 콘센트, 일회용 소난로 등이 그러하다.
 
 


 
<잡학사전>은 꼭 과학을 전공한 이가 아니더라고, 체계적인 지식을 필요해서가 아니라 과학 잡학 상식을 늘려서 보다 똑똑하게 스마트 물품들을 사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어린이에게도 유용할 책이다. 특히 제 5장 '하이테크 시대에서' 소개된 3D TV니플라즈마 클러스터 이오, 터치 스크린 등은 알고 나면 그 편리성 이면의 복잡한 과학 기술과 과학자들의 노력을 새삼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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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재구성 - 하버드대 심리학자가 과학적 연구 결과로 풀어낸 셜록 홈스식 문제해결 사고법
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박인균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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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재구성
master mind
 
 
 

 

 

 

 

 

마리아 코니코바 (maria konnikova),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대단한 엄친딸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한국의 부모들을 설레게 할 그 이름, 하버드 대학 출신 그것도 차석 졸업생이다. 콜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심리학 박사과정에 있다. 남들은 전공 하나만 십수년 파들어도, 별반 건져내지도 의미로운 저술활동을 하지도 못하는데 창작, 행정, 정치학, 심리학, 다양한 분과학문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흡수하고 글을 생산해내는 스폰지형 지적 욕구를 보여준다. 

 

될성한 나무였던 엄친딸 마리나 코니코바는 떡잎부터가 달랐다. 어린 시절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가 읽어주셨던 셜록 홈즈 이야기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듣더니만, 홈즈식 사고법을 핵심어로 한 <생각의 재구성>이란 작품을 내놓다니 말이다.

 

대단한 마리아 코니코바.  하버드대학교 최고 논문상hoopes prize 수상 경력에 빛나는 탄탄한 문체에, 여러 분야에 걸친 학술적 재료들을 일반 독자들에게도 쉽게 전달해내는 솜씨가 찬탄을 자아낸다. 대단한 마리아 코니코바는 필경  홈즈식 사고법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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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식 사고 전략? 명탐정 셜록 홈즈는 알겠는데 홈즈식 사고법은 금시초문이라고? 저자는 정신이 작동하는 두 가지 방식에 기존에 붙여진 이름인, 차가운 사색적 시스템(reflective system)과 뜨거운 반사적 시스템(reflexive system)을  마리아 코니코바 식으로 새롭게 명명한다. 전자는 홈즈 시스템, 후자가 왓슨 시스템이다. 왓슨 시스템을 "게으른 사고 습관에 따라 움직이는 순진해 빠진 자아이자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자아(p.30)," 한 마디로 게으른 사고 습관이라 한다면 홈즈 시스템은 의식적 사고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놀랄만큼 담담한 어조로 놀랄만큼 자기 계발에 무성의한 대부분의 사람들을 콕 집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정신에 관한 한 놀라울 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지, 자신의 사고과정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그리고 시간을 들여 이해하고 숙고하는 법을 배우기만 한다면 얼마나 더나아질 수 있는지 의식하지 못한 채 (p.8)"........다행히 우리는 어린시절 생존을 위해 서라도 "동기와 관심(이 두개의 키워드를 기억해두시라)"을 가지고 세상을 대했다. 불행히도 나이가 들수록 싫증 지수가 높아져서 왓슨 시스템의 두리뭉실 편함에 자신을 내맡겨가지만.

마리아 코니코바는 그래도 왓슨 시스템에 중독된 이들에게도 일말의 희망을 던져준다. 자기의식과 노력이 있다면 왓슨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홈스 시스템으로 사고하고 살 수 있다며. 이 때 첫 단계는 "무엇이든 믿는 자연 그대로의 정신 상태가 아닌, 건강한 범위 내에서 주변을 의심하는 정신 상태(p.33)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와 언론의 극찬을 이끌어낸 이 지적인 저자는 뜬구름 잡듯 '셜록 홈즈처럼 사고하자"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아카데미아(academia)에 오래 있었던 학구파답게 현대 신경생리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왓슨 시스템으로 굳어버린 사고방식을  유연하고도 기민한 홈즈 시스템으로 옮겨가기"의 구체적 방안을.

'직관은 인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p.89)'라는 허버트 시몬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끊임없는 훈련을 강조한다. 심지어는 홈즈 조차도 태어나면서부터 홈즈처럼 사고했던 것이 아니며 훈련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신비롭게도 인간의 뇌는 유연하고도 변화가능하다고 한다. 홈즈식으로 사고하며 머리속 다락방 사용법을 바꾼다면 그 방향으로 뇌의 활동도 흘러간다고 하니,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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