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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잡학사전 - 일상의 사물에 숨은 과학지식
와쿠이 요시유키 외 지음, 송은애 옮김 / 어젠다 / 2013년 8월
평점 :
왜 테크놀로지에 어두운 시골 노인을 희화화하는 우스개 소리 있지 않은가? 엘레베이터를 도통 본적이 없던 할아버지가 엘레베이터에 올랐탄던 사람이 젊어져서 나온줄 알고, 할머니에게 마법 상자에 타보라고 했다는.....우스개 소리지만, 요즘 같아서는 웃어넘기지 못하겠다. 워낙 첨단 기기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어 쏟아져나오고 일반에게 보급되니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쉽게 테크맹으로 전락하니 말이다. 스마트폰은 쥐고 있지만 검정색 유선전화기마냥 전화통화의 용도로만 주로 사용하는지라, 엘레베이터를 마법 상자라 생각한 할아버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고마웠다. 일상의 사물에 숨은 과학지식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풀어 설명해준 <과학 잡학 사전>이....
이 과학정보책은 놀랍게도 과학전공자가 아닌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인 와쿠이 요시유키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사였다가 현재는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인 와쿠이 사다미가 공동 집필했다. 이 저자들은 "21세기의 에너지, 환경, 정보 문제 등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반드시 과학이 창조해낸 물건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p.5)"하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과학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집필동기를 밝힌다.
이 책은 가전제품에서 첨단기기,가정용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물건에서 평소 "왜"라는 의문을 품게 했던 물건들을 상세한 그림과 눈높이를 낮춘 설명으로 쉽게 전달해준다. 총 5챕터 구성으로, 5챕터는 각각 '거리에서' '집 밖에서' '손 가까이에서' '생활에서' '하이테크 시대에서'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하이패스, GPS, 자동 개찰 시스템, 체지방계,항균 상품 등 평소 이용하는 서비스나 물품에 대해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이 책을 읽으니 적어도 디지털 시대 테크놀로지를 멍청하게 소비하는 바보로 전락한 느낌에서 벗어난다.
무엇보다도,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기뻤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두 기구는 이용할 때마다 항상 그 내부 구조와 작동원리가 궁금했는데, 그림을 곁들인 설명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으니 말이다.
중고등학교 가정 가사 시간에 배웠던 마이크로파의 응용기기, 전자레인지 사진과 설명으로 다시 확인하니 새로운 정보로 입력된다. 일본인 공저자들의 관심 레이다에 걸린 제품들을 소개한 만큼, 일본 특유의 문화적 환경적 특징이 드러나는 선별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내진, 제진, 면진의 구조나 시칸센의 형태, 구멍 다른 콘센트, 일회용 소난로 등이 그러하다.
<잡학사전>은 꼭 과학을 전공한 이가 아니더라고, 체계적인 지식을 필요해서가 아니라 과학 잡학 상식을 늘려서 보다 똑똑하게 스마트 물품들을 사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어린이에게도 유용할 책이다. 특히 제 5장 '하이테크 시대에서' 소개된 3D TV니플라즈마 클러스터 이오, 터치 스크린 등은 알고 나면 그 편리성 이면의 복잡한 과학 기술과 과학자들의 노력을 새삼 생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