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소리를 연주하는 트롬본 쇼티 - 2016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담푸스 칼데콧 수상작 5
브라이언 콜리어 그림, 트로이 앤드류스 글,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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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트롬본 쇼티 Trombone Sho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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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저 계급론'이 패배의식과 겹치면서, 젊은이의 꿈이란 풍선에서 자꾸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미칠 만큼 좋아서, 푹 빠져서" 마음 가는 대로 뭔가를 시도해보기도 전에, '남들은 저만큼 가는데?'의 경쟁주의와 '어짜피 금수저들의 길이야.'의 패배감에…….

  1986년생 뮤지션 트로이 앤드류스를 그린 그림책 <트롬본 쇼티>를 읽으면서, "역시, 마음 가는 대로가 때론 답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 그는, 음악이 산소처럼 흐르는 뉴올리언스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집에서도, 거리에서도, 교회에서도 어디서나 음악이 흘렀고 사람들은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어린 꼬마였던 트롬본 쇼티 역시 음악이 마냥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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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편 어려운 집안의 꼬마에게는 일류음대를 나온 음악 과외선생님이나, 번드르르한 악기가 없습니다. 대신 음악을 진정 사랑하고 음악에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 사람들과 함께 살았고, 음악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장점이 있었지요. 꼬마에게 어느 날, 낡은 트롬본이 하나 생겼습니다. 볼품없이 낡은 악기였지만 꼬마는 트롬본을 아끼며 다루는데 온 정성을 쏟았습니다. 심지어, 침대에서 이불 대신 트롬본을 안고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 열정을 사람들 앞에서 보일 기회가 왔습니다. 바로 뉴올리언스 재즈와 문화 축제에서 보 디들리 옆에 나란히 서서 말이지요. 자기 키의 두 배는 될 법한 커다란 악기를 야무지게 들고 연주하는 꼬마의 모습은 '트롬본 쇼티'라는 별명과 딱 어울립니다. 그렇게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이 삶이 되는 아동기를 지난 꼬마는 현재 어엿한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열아홉 살에 레니 크라비츠와 공연을 했고, U2, 에릭 클랩튼, 프린스 등과도 함께 공연할 정도로 인정받으면서요. 그의 이름, '트롬본 쇼티'의 이름은 트로이 앤드류스랍니다. 그는 연주에서 그치지 않고, 재단을 설립하여 자신처럼 음악을 사랑하며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하여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있답니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부풀어 오르지 않나요? 자신이 진정 원하고 사랑하는 일을 하여 소위 성공도 거두고, 남도 도울 수 있다니요. 열정이 '수저계급론'의 장막을 이기리라! 그렇게 믿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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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롬본 쇼티, 트로이 앤드류스의 연주는 아래에서
https://youtu.be/k9YUi3UhEPQ?t=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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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롬본 쇼티의 연주 동영상까지 감상한 <트롬본 쇼티>의 애독자이자 6살 꼬마가 쓴 독후감을 옮겨보았습니다. 아직, 한글을 자유자재로 쓸 수 없어 꼬마가 불러주는 대로 쓴 독후감인데,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트롬본 쇼티는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트롬본 연주를 열심히 했는데, 그 모습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바로 그 메세지가 트롬본 쇼티가 우리에게 전하는 핵심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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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라디오 - 당신의 일상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
이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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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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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안팎으로 살기 더 팍팍해지게 죄어오는 시대에,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도리어 인문학을 찾고 과학의 성역을 기웃거리는 것 같다. 출판계 트렌드를 분석해낼 능력은 없지만, 연일 올라오는 추천 도서 리스트만 보아도 과학의 대중적 인기를 실감하다. 물론, Ph. D 자격증을 가진 과학 전문가만이 해독해내는 고급 과학이 아니라 대중화된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과학. <사이언스 라디오>는 그런 면에서 참 반갑고 영리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은영은 과학을 전공했고 '까치의 음성 신호에 의한 의사소통’을 석사 논문에서 다뤘다고 한다. 십수 년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했고 무려 15년간 과학전문 출판사에서 과학책 만드는 일을 해온 그녀이지만, "진정 과학에 흠뻑 빠져들게 된 건 과학에 관한, 과학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를 만나고부터(11쪽)"이라고 솔직히 밝힌다. 쉬운 말로 여기에서 "많은 이야기"는 과학계의 '뒷담화' 혹은 '흥밋거리'로 이해하면 된다. 그 정도로 <사이언스 라디오>는 어느 장을 펼쳐 읽어도 빠져들 수 있을 만큼, 쉽고 흥미진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플러스, 15년간 과학 전문 출판일은 해온 그녀의 동료들이 최상의 편집술로 책 읽는 재미를 몇 배로 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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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언스북스의 편집장으로서 같은 메뉴도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더 친근하고 달콤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 비법에 통달한 이은영의 <사이언스 라디오>는 한마디로 과학 잡지의 기사들을 뷔페식으로 엮어낸 책 같다.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어쩜 그리 딱 어울리는 비주얼 자료를 찾아내서 함께 곁들여 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리처드 랭엄의 <요리 본능 (원제: Catching Fire)>를 소개하면서, 인간과 침팬지의 포효(?)하는 사진을 나란히 놓은 것은 참으로 고마운 시도였다. 덕분에 왜 화식(火食)으로의 전환이 인류의 해부학적 특징에 반영되었는지를 또렷하게 기억하게 되니까. 또한 "수다"의 진화적 이점을 언급하면서 같이 배치한 Eugene de Blass의 작품도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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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과학을 업 삼는 이가 아닌 일반 대중이라도 <사이언스 라디오>에서 소개한 다양한 화두에 이미 익숙할 것이다. 수면박탈 실험이라든지, 우주로 띄운 타임캡슐, 포크의 사용으로 대변되는 식생활의 혁명, '과잉기억증후군'의 저주를 안고 사는 사람 등은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포털의 기사, 잡지 기사 ,과학 서적 등 다양한 경로로 한 두 번 접해보았을 소재들이다. 차별점은 <사이언스 라디오>는, 독자가 식상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도 마치 내 이야기를 수다 떨듯 술술 편하게 풀어내기에 짜집기 정보 모음 기사를 읽는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학서적 베테랑 편집자 이은영의 머릿속 실타래를 줄줄 풀어나가듯 이야기가 술술 풀려 정말 재밌다. 한 가지 단점을 그래도 꼽으라면, 뷔페 각각의 메뉴는 흥미로운데 그 메뉴들을 놓을 전체적인 맥락이 독자의 머릿 속에서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각각의 꼭지글이 재미있는데, 책 다 덮고 나면 전체적인 흐름과 배열은 글쎄다 싶다. 재미난 과학잡지 모둠을 읽은 기분. <사이언스 라디오>의 가장 고마운 점은, 과학과 친해지려면 질문을 잘 해야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은영의 접근방식을 통해 다시 깨닫는다는 점이다. 타이타닉호를 다룬 숱한 이야기 중에 누가 '깃털의 경제학'을 이야기 실타래 풀기의 첫들머리로 삼겠는가? 읽어보면 안다. <사이언스 라디오>, 참  재밌다. 읽다보면, 스마트폰 두드리는 것도 잊게 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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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고 멋진 손글씨 15일 완성 - 십대부터 성인까지 손글씨 완전 정복
차종안 지음 / 꿈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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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고 멋진 손글씨 15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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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아이치고는 연필 쥐는 힘이 상당해요. 글씨 참 잘 쓰는데요."하는 유치원 선생님의 칭찬이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린다면? 비밀을 밝히자면, 사실 여섯 살 아이가 쓴 글씨가 아니라 엄마가 쓴 것인데, 너무 날림이라 선생님은 차마 어른 글씨라 생각하지 못하신 것이다.  괴발새발 삐뚤빼둘 못난 글씨체에 얽힌 사연 한 둘씩은 많이 가졌으리라 상상한다. 그만큼 요새는 연필이나 펜 손에 쥐고 직접 글씨 쓸 일이 줄다보니, 악필이 늘고 있다. 악필의 폐해? 그것 참 크다. 우선 직간접적으로 타인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쉽고, 악필가 자신도 괴롭다.  글씨 번듯하게 잘 쓰는 사람, 참 부럽다. 한술 더 떠, 글씨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니 어찌 부럽고 존경스럽지 않은가. <반듯하고 멋진 손글씨 15일 완성>의 저자 차종안은 글씨 쓰는 일을 하는 '필경사筆耕士'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악필교정을 지도하며, 아름다운 손글씨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차종안의 한글볼펜글씨 쓰기>에 이어 그가 두 번째로 내 놓은 책이 바로 <반듯하고 멋진 손글씨 15일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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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15일 완성"을 지향하는 <반듯하고 멋진 손글씨 15일 완성>는 '15일 일정표'를 제시한다. 쉬운 기본에서 시작해서 점차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기가 15일 교정의 골자이다. 1일차에는 기본 중에 기본 "필기구 잡기"부터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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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꼬마가 연필 쥐는 방법. 뭔가 어색하다. 저자 차종안은 바른 글씨의 시작을 연필 바르게 쥐기라고 강조한다. 영어 쓰기와 달리 한글 손글씨에서는 손목 고정이 핵심이다.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이 크므로, 한글은 볼펜보다는 연필로 쓰는 것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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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사로서 많은 이들을 지도해온 저자의 교육경력은 탄탄한 책의 구조에서도 느껴진다. 1, 2장의 준비단계를 거쳐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글씨 연습을 유도하는데 기본 원리에 해당하는 '획의 멈춤과 이어가기,' '자음획을 중심으로 연습하기,' 와 '단어 연습'으로 시작한다. 나아가 '글 칸'에서 쓰기, 더 나아가 단어와 문장을 조화롭게 쓰는 법과 '글 칸' 없이도 쓰기 연습을 유도한다. 저자의 아름답고 반듯한 글씨를 흉내내며 따라쓰다 보면 페이지가 금방 넘어가서 성취감도 크다. 다만, 이 연습책 이외 일상에서도 이 아름다운 글씨체를 유지해야 할 텐데 하는 조바심도 동시에 생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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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손글씨의 기본에 익숙해지면, 일상의 글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배운다. 카드, 경조사 봉투는 물론이거니와 다가오는 설연휴에 유용할 연하장 쓰기 연습을 할 수 있다. 따라 쓰다보면, 글씨에 자신감이 생기고 글씨의 균형미에 스스로 반하게 된다. 관건은 이 글씨체를 유지하기이다. 마음이 앞서서, 혹은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다보면 금새 악필로 전락하기 쉬우니, 늘 마음을 정갈하게 바로 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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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 책 읽는 우리 집 19
오오데 유카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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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짜리 신발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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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그런지 표지의 두툼한 부츠가 유난히 포근해 보입니다. <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에서 '가게'는 버려진 혹은 주인 잃은 신발 한짝 에 만들어졌습니다. 새로운 집을 찾아 한겨울에 여행 중이던 흰곰 가족의 눈에 띄었거든요. 비어 있는 데다 큼직하고 따뜻해서 신발가게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부지런한 흰곰 가족은 멋지게 집을 개조했습니다. 1층의 신발 판매대에서, 2층과 3층의 생활공간과 꼭대기 층의 신발공방까지 모두 갖추었습니다. 흰곰 가족 중 할머니와 아빠가 신발 장인입니다. 그렇다고 엄마와 삼남매가 신발가게의 구경꾼 보조 역할에 머무르지는 않습니다. 손님의 마음과 필요를 정확히 읽어서 딱 필요한 신발을 권해주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거든요. 덕분에 신발 가게는 매일매일 손님으로 들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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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신발가게에 아주 몸집이 큰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손님이 아니라 신발 주인이었지요. 아들이 잃어버렸던 신발을 찾았다고 기뻐하는 남자 앞에서 흰곰 가족은 함께 기뻐할 수 만은 없었습니다. 이미 그 신발은 흰곰 가족의 가게이자 가정집이 되어버렸거든요. 추운 겨울이라 여기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다행히, 흰곰 아빠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나 봅니다. 독자 역시, 그 '좋은 생각'이 뭔지 바로 짐작은 가지만, 과연 흰곰 가족이 거인의 커다란 신발을 어찌 만들지 걱정도 살짝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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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인 아들의 신발 한 짝 만들기 프로젝트,' 성공했느냐고요? 물론이지요. 거인이 흰곰 가족에게 "세계 제일의 신발 장인"이라는 칭찬을 쏟아냈을 만큼 멋진 신발을 만들었답니다. 곤란한 상황에서 서로 얼굴 붉히고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양보하고 상대를 배려하니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나오네요. <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를 읽는 어린 독자들의 마음에도 "갈등보다는 화해와 상생"이라는 지혜가 또렷하게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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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 덕분에 독후감 쓸 거리가 생겼다고 좋아하던 아이가, 한참을 열중해서 그려놓은 그림이 놀라울만큼 귀엽습니다. 귀여운 고슴도치에게 반짝반짝 어둠에서도 빛을 발하는 신발을 권하는 흰곰네 엄마를 그렸습니다. 고마운 책을 만들어준 출판사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문구를 남긴 꼬마를 보니, 앞으로도 책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클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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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 아이 출판사에서 초판 한정, 선착순 선물로 <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가게> 일러스트레이션 퍼즐을 제작했나봅니다. 그림책을 열심히 보고 또 본 덕분인지, 아이가 퍼즐맞추는 속도가 어른보다 훨씬 빠르네요. 퍼즐을 수차례 다시 맞춰보는 사이,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마음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될 것 같아요. 참 의미 깊은 선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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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징글 친구 시리즈 3
엘리즈 그라벨 지음, 권지현 옮김, 정종철 감수 / 씨드북(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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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 친구 시리즈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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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 친구? 징글? 시즌이 시즌인 만큼 저는 크리스마스 징글 벨의 '징글 jingle'로 알아들었어요. 하. 지. 만. '징그럽다'의 '징글'이더군요. 이 전무후무 독특한 시리즈의 징글 친구 4인방을 소개해보지요. 먼저, 상상만 해도 온 몸이 근질거려지는 징그러운 '머릿니,' 어쩌면 깨끗한 생물일텐데 아이들이 유독 징그럽게 여기는 '지렁이', 마찬가지로 쓸모가 아주 많지만 징그러운 곤충의 대명사인 '거미,' 마지막으로 쓰레기를 먹고 살아 징글징글 징그러운 ‘파리'가 징글 4인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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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즈 그라벨(Elise Gravel)만큼 파리를 유쾌하게 소개할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기름 뚝뚝 햄버거, 너 없인 못 살아!≫의 작가로서 유머코드가 대단합니다. 그녀의 홈페이지(http://elisegravel.com/en)를 방문해보세요. 재밌어서 자꾸 다시 보게 되는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일품입니다. 이 징글 친구 시리즈는, 작가가 어려서부터 작고 징그러운 동물에 흠미를 가져온 덕분에, 유독 재미난 일러스트레이션을 자랑하지요. 예를 들어 파리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작가는 '중2파리'까지 설정해두었어요. "뭘 봐?"하면서 독자를 껄렁거리며 쳐다보는 눈빛이 딱 중2병 청소년 파리입니다. 하긴, 중 2라고 해봤자 태어난지 일주일밖에 안 된 파리일거예요. 파리의 수명이 15일에서 30일에 불과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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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이 짧은 대신, 파리는 한 번에 많은 자식을 낳습니다. 암컷 파리는 한 꺼번에 100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지 않겠어요? 저출산 대한민국 사회에 온다면 '다산 파리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받을 수 있겠네요. 알이 구더기가 된 후, 다시 어른벌레인 파리가 된다고 작가 엘리즈 그라벨이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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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꼬마는 '징글징글' 파리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머핀을 맛있게 잘 먹네요. 파리라면 음식 위에 소화액을 토해내어 음식을 녹여 빨아 먹을 텐데, 꼬마는 앞니빠진 이로도 머핀을 잘 먹습니다. 엘리즈 그라벨 덕분에 징그럽지만 신기한 곤충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집니다. '징글 친구 시리즈'를 샅샅히 살펴보아야겠네요. 본문의 표현을 빌자면, "탁월한 선택"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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