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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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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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탓으로 봄볕을 포기한 채 자발적 집콕, 독서로 5월을 시작하다. 쌓아놓고 책 읽는 즐거움. 척추 건강과 바른 자세를 강조한 책, <죽음의 밥상>, 육아서, 심리서, 그 중 가장 먼저 집어서 단숨에 읽은 책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나이가 한 자리 숫자이던 시절 어린 나는, 내가 천재인 줄, 선택받은 하늘의 존재인줄 알았다. 일곱 살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여덟 살이 되어서도 강력한 자기 환상은 별로 깨어지지 않았다. 미술 시간에 거듭된 시행착오를 겪기 전까지는. 나이 한 자리 숫자의 나는 연필을 들면 독후감 상이 나오듯,  크레파스를 들면 멋진 그림이 뚝딱 나오는 줄 알았다. 절대 그렇지 않았다. 미술 시간이건 미술 대회에서건 다른 친구들이 완성작을 낼 때, 나는 여전히 머릿 속의 그 많은 생각들을 좁은 종이에 다 담을 수가 없어서 밑그림으로 고심하다 종 울리는 소리에 울상이 되곤 했다. 하루키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든다"라는 장에서 말한다.  대중은 술에 쩔어서 부시시한 머리를 한 채, 갑자기 영감 받아 휘리릭 소설을 쓰는 천재 소설가의 이미지를 좋아하겠지만, 자기는 그와 반대로 스스로 훈육해왔다고.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뭔가 좀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150)...(중략)....이사크 디네센은 '나는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씁니다'라고 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매일매일 20매의 원고를 씁니다(151).

즉 살바도르 달리가 영감을 얻기 위해 숟가락을 들고 낮잠을 자다 꿈을 그리듯, 요행과 우연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겨울 만큼의 성실성으로 꾸준히 한 땀 한 땀 꿰어 나가는 것이 소설 쓰기라고. 글 쓰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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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소설을 잘 모른다. 아예 친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작가로서의 하루키가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인터뷰 기사나 평론 등을 통해 전해서 또 전해 들어서 그가 어떤 사람일까 무척 궁금했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그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삼십 년 째 매일 달린다는 점이었는데. 그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 가장 인상 깊고 공감가는 장이었다.

 

달린다는 행위가 몇 가지 '내가 이번 인생에서 꼭 해야 할 일'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표상하는 듯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중략)...'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 별로 달리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이건 내 인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나 자신에게 되뇌면서, 이래저래 따질 것 없이 그냥 달렸습니다. (186)

 

게으름 피우리 않고 육체를 잘 유지해나가는 노력 없이, 의지만을 혹은 영혼만을 전향적으로 강고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198)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에 따라 사고 능력도 미묘하게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사고의 민첩성, 정신의 유연성도 서서히 상실됩니다. 나는 어느 젊은 작가와 인터뷰할 떄, "작가는 군살이 붙으면 끝장이에요."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건 좀 극단적인 말이었고 예외도 물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물리적인 군살이든, 메타포로서의 군살이든. 많은 작가들이 그런 자연스러운 쇠퇴를 문장 기법의 향상이나 성숙한 의식 같은 것으로 보완하지만 거기에도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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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혼자 있는 시간의 힘>과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묘하게 많이 겹친다. 두 작가 모두 일본의 중장년층인데다가 (하루키 1949) 사이토 다카시(1960) 개인주의적 성향이 뼛 속 깊이 박혀있는 이들이어서 그럴까. 두 사람 모두에게서 '남에게 피해 최소화하고, 내 존재감을 굳이 남에게 드러내지 않되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 강해진다. 강인한 몸과 마음 (사실 둘은 하나인데)으로 원하는 바를 꼭 성취해낸다'의 정신이 느껴진다. 참 독특하다. 두 권의 책을 시간차를 두고 읽었는데, 마치 한 사람의 목소리로 충고와 질책받은 느낌이 든다. 내 어떤 아킬레스 건을 차인 걸까?
다 밀어두고, 이것부터 기억하고 실천하자.
"이래저래 따질 것 없이 그냥 쓴다. 쓰기 전, 혹은 쓰다가 달린다. 이래저래 따질 것 없이 그냥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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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 - 가족의 틀을 깬 놀라운 신상 가족 밀착 취재기
tvN 〈판타스틱 패밀리〉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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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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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1999), <바람난 가족> (2003) 등의 영화뿐 아니라 <마요네즈> (1997) 등 소설에서 "가족의 해체" 내지는 새로운 유형의 가족 등장을 뜨겁게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이상적 엄마상과 아빠상, 이상적 가족상에의 환상이 펑펑 터져 나가고 "가족 = 사랑 = wild world로부터의 안식처"라는 안전한 공식이 깨지자 독자와 관객들이 당황한 듯 보였다. 없던 사실을 허구로서의 소설과 영화가 만들어내서가 아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모두 알지만 차마 말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는 데 당황한 것이다.

*

2017년.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자식은 노후 보증수표, 보험"이라며 전통적 효 孝 가치를 들이미는 어른도 드물겠거니와 역으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엄마아빠"라는 모법담안을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많지 않다. 심리서, 육아서에서 가족이야말로 지워질 수 없는 상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역설한다. 가족과 함께 부대끼며 살기보다는 혼자서 더 행복한 사람들이 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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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다큐멘터리 <판타스틱 패밀리>가 바로 "신 新 가족주의"의  날 것 그대로를 담아 냈다.  창사 10주년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 1년에 취재 1년을 더해 공을 들인 데다가  가족 및 시민을 무려 600여 명이나 인터뷰하여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이다. <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는 4부 구성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어낸 결과물이다. 제작진은 "가족은 핏줄"이라는 전통적 가족관이 흔들리다 못해 "가족의 변화가 어쩌면 '이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참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과 가설에 대해 고민 (5)"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반려 로봇을 위해 천도재를 지내는 사람들''이 결정적 제작 계기였다고 한다. 함께 지내던 로봇 강아지의 부품이 수명을 다하자 천도재를 지내고 나머지 부품들을 인간이 장기기증하듯 다른 로봇에게 기증한 사람들이 있다.  실제 제작진이 찾은 가족은 로봇과 유사가족(그들의 내부적 관점에서는 정통가족일) 으로서 깊은 애착심을 보이며, "로봇의 수명이 다하더라고 곁에 늘 두겠다"고까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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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부 다큐멘터리를 활자화한 <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습니까?>의 2부는 LAT (Living Apart Together) 가족을 다룬다. 이 생소한 용어는 서로의 가치관과 취향을 존중해 따로 살지만 부부생활을 유지하는 가족을 말한다. 맥시코의 국민 화가 부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가 그랬듯이.

그 외 2부에서는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생각을 비웃듯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소개한다. 대표적 예로  반려동물에게 사람과 똑같은 의미를 부여하여 가족원으로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팸팻족"이나, 자발적 비혼족, 사제 師弟가족 등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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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서는 프랑스, 영국, 한국, 일본 등 세계의 다양한 가족을 밀착 취재한다. 고령화가 진행 중인 유럽과 일본 한국에서 특히 심각하게 사회문제화되는 'Tanguy족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캥거루족 혹은 패러사이트 싱글)'을 주로 다루었다. 자식 다 키워놨는데, 자립 못한 자식이 부모 품에서 떠나지 못하며 부모에게 양가적 감정을 안겨주는 사례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청년 실업, 고용 불안정 문제가 날로 심각해질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 더 크게 다뤄질 이슈이기에.
4부에서는 좀 생소하게도 "부모 자식관의 상처가 대물림되는 가족"을 집중 케이스로 낱낱히 해부했다. 다른 가족에 비해, 제작진이 가장 깊이 들어가 가족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말로 표현되는 이면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심리적 고통까지 해석해낸 장이라고나 할까. 완벽을 추구하는 부모 밑에서 열등감과 억눌림에 시달렸던 일본 남성이 한국 여성과 국제결혼 한 후, 자기 자식에게 똑같이 억압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제작진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4부를 읽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가족 = 사랑, 부모 = 영원한 안식처"라는 생각에 대놓고 도전하는 챕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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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도 고백하듯, 한정된 제작비와 제작 기간 안에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내기란 참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많은 가족들을 밀착 취재하고 또 그 내용을 사회문화적 변화 양상 속에서 해석해낸 제작진의 대단한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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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여자들에겐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그 여자만의 1% 특별한 모임
최상아 지음 / 레드베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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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여자들에겐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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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사람들이 모여 다른 누군가를 또 발가벗기는 느낌이랄까. 주로 매일같이 목욕탕에 나와 시간을 때우는 사람들을 보면 자식들 시집 장가 다 보내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탕에서 일과를 시작하는 나이 지극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다.(34) … (중략)…10년 또는 20년 뒤에 할 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매일 목욕탕으로 출근하고 싶지 않다면 남의 일보다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집중할 것을 찾아보자 (35)." 알 사람은 안다. 이 문장이 "너 그렇게  칠랄레 팔랄레 놀다가 지방대학은 커녕 나중에 날품팔이나 딱 하게 생겼다."라는 비난과 거의 비슷한 효과가 있음을. 대학 졸업장, 혹은 한 때 빛나던 커리어의 추억을 뒤로 하고 목욕탕으로 출근하는 아줌마와 할머니가 되기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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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여자들에겐 커뮤니티가 필요하다>의 저자 최상아는 "잘 나가지 않는 여자들"에게 각성을 촉구한다. 책 읽기 전에는 이 서술형의 제목이 이례적인지라 "커뮤니티 =  사회적 연대 solidarity"로 확장해서 이해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보니 여기서의 커뮤니티는 좁은 의미로는 네이버naver나 다움 daum의 주부회원 위주의 까페를 말하고, 크게 말하면 산후조리 동기, 문화센터 동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모임, 심지어 수영 수강생 모임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모인 모임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람은 누구가 자신의 경험 틀 안에서 세상을 채색하기 마련이라고, 이런 '커뮤니티론'은 최상아 자신이 네이버 까페 "김포 한아름http://cafe.naver.com/momroom2013/"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점차 사회로 진출한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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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통상의 부정적 이미지와 달리 수다떨기는 진화적으로 인간에게 잇점이 있는 행위이기도 하다. 저자는 "잡담력 雜談力"이라는 말을 빌어와서 "서울교대 나왔어도 전업주부"였던 자신이 어떻게 온라인 까페에서 칼럼을 쓰다가 틈새시장의 개척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가사노동을 돈으로 바꾸며 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수많은 블로거, 카페 운영자 등이 보잘것없다고 부끄러워하는 대신 그것을 자신의 직업으로, 능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62)" 저자 최상아 역시, 네이버 까페의 회원으로 시작했다가 까페 운영자 역할을 위임받으면서 이를 직업으로 삼은 케이스이다. 저자는 온라인 까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일부는 인정하지만, 순기능이 더 많다며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는 것이 아니라, 단단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모 母 집단지성의 힘 (105)"이라고 표현하며, 성남 보호관찰소가 분당 서현 기습 이전을 강행하자 인근 엄마들은 3교대로 철회운동에 나서며 조직적으로 항의한 사례를 든다. 또한  자신도 '달에서 온 토끼'라는 오프라인 기부까페를 통해 기부문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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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비슷한 주제의 페미니스트적 책들과 <잘 나가는 여자들에겐 커뮤니티가 필요하다>의 가장 뚜렷한 차별점은 생활밀착형 구체성에 있다. '사적 (private)/공적(public) 영역'이니 '양성평등'이니 '연대의식'이니 하는 용어 하나 안 쓰고도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 "당신 예전에 당신이 가졌던 능력 그리워 하고 현재 처지 한탄이나 할 거야. 아냐. 일어나 살펴봐. 일 할 거리를 찾아봐.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하는 식으로 아주 구체적인 사례들 실제 인물들을 소개해준다. 엄마들 모임할 ˖ 오프라인 장소 활용하는 법, 비영리민간단체 등록하는 법, 아파트 단지안에서 강사로 돈버는 방법, 커뮤니티 회원으로부터 유기적 협조 이끌어내는 방법, 공동육아 등 커뮤니티 활용하여 돈 버는 법 등.

따라서 이 책은 실제 전업주부로 노후까지 갔다가 남편의 원망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는 여성들에게 특히 의미있고 유익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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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운 점은 최상아 저자가 300여 페이지의 저서에서 내내 이야기하고 있는 '여성 모인 커뮤니티'의 가능성과 힘을 보다 구체화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해갈 보다 거시적인 커넥션. 가장 쉽게 말해 사회문화적인 맥락과 정책 지원에 대한 언급이 조금 보완되었더라면 한다. '아줌마들끼리 모여서 / 수다나 떠는/ 까페 통해 불법 이익이나 추구하려는' 등, 여성 특히 엄마들 커뮤니티에 대한 부정적 편견 때문에 끓어올랐던 분노가 이 책의 집필 계기였다고 한다. 저자 최상아는 현재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그 분노를 더 큰 긍정의 힘으로 키워서 커뮤니티 판을 더 키울 힘 있는 혁신가가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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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내공 - 이 한 문장으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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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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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 큰 감동과 자극을 받은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마치 나를 속속들이 아는 오랜 친구가 십여년 만에 만난 내 등짝을 격려 반, 질책 반 한 대 후려쳐준 듯 했다. 저자 사이토 다카시의 문장 문장이 내 마음을 파고 들고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었다. 바로 이 맛이 독서의 맛이겠지만, 단 한 번도 인생 동선에서 교차해본 적 없는 일본인 저자가 어느 부분에서는 마치 내 마음을 대신 문장화해준 것 같아서 무척 놀랐다. "자기계발서" 장르의 책에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해왔지만 사이토 다카시만은 예외. 그가 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따끈따끈한 상태로 독자를 기다린다는데 덥썩 물지 않을 수가. 단숨에 읽었다.
그런데 왜? 같은 저가가 비슷한 문체와 생각의 흐름으로 채우긴 마찬가지인데 <혼자 있는 시간>에 비해 <한줄 내공>이 주는 감동과 충격은 그 강도가 훨씬 약한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마다 인생 마라톤에서 유별나게 힘든 시기가 있는데 "독서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지극히 일반론적인 주장을 반복하고 있어서일까? 같은 저자인데, 책 읽고 이처럼 받은 감동의 강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쓴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읽는 사람의 절실함이 약해져서일까. 후자가 맞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더욱 각성할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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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서도 자세히 이야기했지만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극도로 고독하고 낮게 엎드려 지냈던 시절을 겪었다. 박사과정을 마쳤으나 별 볼일 없이 가난한 시간강사로 뛰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기도 했다지만 그 고독의 시간을 독서를 통한 자기담금질로 채워서 결국 현재 일본 메이지 대학 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인생의 행로에서 "벽"을 만났을 때, 그 불안과 회의감을 극복시켜주는 힘은 바로 독서력에서 온다고 한다. 보다 자세히 이야기하면 "책 속 한줄"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는 정신의 구현(11)"이기에 "고난을 극복하는 힘과 끈기는 언어를 통해 전해진다. 즉 책 속에서 만난 한줄 문장을 통해 그 글 쓴이의 끈기와 희망을 흡수하며 독자 역시 자가치유되고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독서법은 너무나 고전적인 방법이라 오히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좋은 문장을 만날 때마다 밑줄 치면서 읽기,"와 "크게 소리내어 읽으며 읽기." 실로 저자가 그 방법을 통해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저자는 또한 대학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내 인생의 책"이나 "내 인생의 한 문장"을 소개하는 기회도 많이 만드는 듯 하다. 자신을 성장시켜 준 방법론을 일본의 젊은 세대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그래서인지 <한줄 내공>은 특히나 젊은층을 독자로 겨냥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인상을 준다. 나 역시 <한줄 내공>에서 "한줄"을 꼽으며 리뷰를 마치려 한다. 


 

지금의 고비를 넘겨야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 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내거나 필사적으로 달려들지 못하는 이유는 '승부감각'이 둔해져 있기 ˖문이다. 벽을 돌파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몸을 내던질 만한 단단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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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 - 3분 스트레칭으로 통증 없는 몸 만들기
윤제필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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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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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끔! 앗! 평소 내 자세인데……, 고작 10여초 검색해봤자 뭘 그리 고급 정보 얻는다고 엘레베이터 올라가는 동안 스마트폰 들여다 볼 때, 혼자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자판 두드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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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래 사진을 보고 몰카에 들킨 듯 뜨끔해지는 이들이라면 <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을 필히 읽어야겠습니다. 저 역시 책 속 "나쁜 자세" 예시 사진을 보며 쉬임 없이 뜨끔뜨끔 했습니다. 다리 길이도, 매끈함도 한참 떨어지는 주제에 '샤론 스톤 꼬아앉기'라든지, 시크함과 거리가 먼 주제에 '짝다리로 한 쪽 골반 내밀고 서있기'라든지 나쁜 자세로 점철된 생활 습관을 갖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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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제필 원장 (대전 필한방병원)은 "누구나 통증에서 해방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10쪽)" <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의 출간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하루에 100여명의 환자를 만나다보면, 바른자세와 스트레칭, 그리고 바른 운동법을 일일이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지면을 빌어서라도 언제든지 통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고 싶다 (10쪽)"는 생각이었다고 하네요. 가장 먼저 통증의 원인에 대한 명쾌한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당연히 그 통증을 완화해줄 회복 스트레칭법과 속근육 강화 스트레칭이지요. 짐작할 수 있겠지만, 통증의 가장 큰 원인은 생활 속 잘못된 자세이랍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거북목인 20대도 많으니, 스마트폰 탓만 하기에는 평소 다리 꼬고 앉기, 짝다리로 무게 중심 치우쳐지게 서 있기 등 생활 속에서 몸의 불균형 상태를 가속시켜서 속근육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스스로가 부지불식간에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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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은 마치 병원 진료실에서 윤제필 원장의 상담을 받는 착각이 들 정도로 어깨, 등, 골반 등 평소 통증을 느끼는 부위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자세를 콕콕 집어 줍니다. 저는 몸을 앞으로 기울인 자세를 많이 취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상체 후면의 근육이 약화된 느낌인데, 증상병 스트레칭 처방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 따라하기만 하면 됩니다. 사실 평소 알고 있었던, 평소 가끔 생각나면 하던 스트레칭 법도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은 그 운동법이 어떤 근육을 어떻게 자극해주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주어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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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공간 차지하지도 않고, 도구가 필요하지도 않은 말그대로 개인의 각성과 노력만이 필요한 3분 스트레칭! 일상에서 생각날 때마다 할 수 있는 동작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벽면을 한 쪽 팔로 밀어내는 동작이 골반과 고관절 교정에 도움을 준다는데, 이 동작은 집에서 틈틈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팔 수평으로 당겨 어ʺ 늘이기"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10여초 동안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유익한 동작이었습니다. 따라하면 피가 되고 살이 될 보물같은 동작들이 <기적의 속근육 스트레칭>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으니, 꼭 자신의 체형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합한 운동을 찾아 따라해보세요. 고양이 자세 몇 번이면 등이 시원~~해진답니다. 스트레칭도 좋지만 무엇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생활화해야겠지요? 바른 자세!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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