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무는 영어에서 복수형으로도 단수형으로도 다 쓰이는 단어이지만, 내 맘 속에서는 항상 복수형 이미지다. 홀로 서 있는 나무조차도 뿌리로 연결된, 아바타적 나무. 오늘 짧은 시간에 나무를 "폭풍 흡입"했다. 고맙게도 내 취향과 욕구를 읽어준 이 덕분에 20분만 걷고도 '정상'이라 할만한 산에 후르륵 다녀왔다. "폭풍흡입"으로 놓친 맛도 있겠지만, 흠뻑 취했다. 다채로운 초록 빛과 뿌리의 강건함, 그리고 잎사귀의 섬세함에.
같은 오후, 이어서 만난 "나무" 형상. 설치 미술 작품.
평소 피하는 자극적 "형광연두"를 입혀 놓은 인공 모형들. 물끄러미 바라보는 데, 작품해설을 읽지 않았어도 작가의 의도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