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언트 - The Brilliant Thinking 브릴리언트 시리즈 1
조병학.이소영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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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브릴리언트

The Brilliant Thinking



육아와 생활인으로서의 반복적 일상, 책 읽기의 호흡이 짧아졌다. 411쪽에 달하는 <브릴리언트 The Brilliant Thinking>은 짧은 호흡으로 가볍게 읽어 넘길 책이 아니다. 김우식 전 부총리의 추천평처럼 "한 마디로 '참Brilliant한 책'이기 때문이다. 공저자 이소영과 조병학은 "감히" "무모하게" 생각의 생김새를 해부하려든다. '우리의 생각이 곧 우리의 미래'라 전제하며.

요렇게 '참하고 무모한 책'을 쓴 저자들은 얼마나 브릴리언트할까? 책 읽고나서 저자가 이렇게까지 궁금해보기도 오랫만이다. 조병학은 현대경제연구원으로서 지식비즈니스실을 실장직에 있으며 창조성에 관한 강의를 진행중이며 이소영은 이화여대에서 인사조직(OB/HRM)을 전공하였고 '생각의 탄생'이라는 이러닝 프로그램으로 2008년 digital innovation 대상을 수상했다.




고급 양장본에 초월적 우주를 연상시키는 표지, 읽기 전부터 그 두께감에 겁먹을만 하다. 그래도, 의외로 술술 읽힌다. 현명함을 전수받으려고 하는 작은 독수리 베라와 큰 독수리 헤라의 문답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저자들은 스토리텔링의 힘을 빌어와 형이상학의 세계를 동물 캐릭터를 등장시킨 우화로 풀어내었다. '생각 노트'라는 책속의 책 기능의 챕터만 따로 읽는 것도 <브릴리언트>를 읽는 한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독수리들의 문답법보다는 '생각 노트'의 글이 더 와닿는다.



이성, 감성, 직관, 오감, 본질, 언어, 진실 등 무겁고 거창한 철학 용어가 주를 이루는 본문. 저자들은 형이상학의 어려운 이야기를 생활과 연결될 수 있는 질문들과 사례, 유명인사들을 동원하여 재미있게 풀어나가려 한다. 최근 대세인 Steve Jobs와 애플사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빛나는 생각을 설명하면서 여류 화가 조지아 오키프를 끌어온 점도 참신하다.


예민한 감각,
예리한 이성,
섬세한 감성.
스티브 잡스나 조지아 오키프처럼 놀라운 혁신을 이뤄낸 위인들은 늘 이 세가지를 새로이 하였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한 자리에서 25잔의 차를 들이키고야 시를 쓴 새뮤얼 존슨이나 연필을 뾰족하게 갈고 간 연후에야 글쓰기를 시작했던 대문호 헤밍웨이. 괴상한 습관일뿐일까? 아니,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감각을 예민하게 다듬으려 했던 것이다. 조병학과 이소영은 감각의 무감각을 꺨 수 있는 것은 '뇌', 이성이고 감성이라고 확언한다. 감각의 무감각이라는 감옥에서 빠져나오려면 결국 이성을 예리하게 하기, 쉽게 말해 끊임없이 학습하는 것 뿐이다. 저자들의 주장이다. 이 분야의 공부가 짧은 나로서는 저자들의 제안이 실용적이며, 효율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라인에 서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생각의 빈곤, 감각의 무감각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브릴리언트한 생각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끊임 없이 학습하라는 메세지. 참한 책 브릴리언트를 관통하는 핵심 주장일까? 411페이지의 책을 공들여 다시 한번 긴호흡에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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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달라졌다
스티븐 크레이그 지음, 나선숙 옮김, 조창현 감수 / 시공사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The 6 Husbands Every Wife Should
Have
:
How Couples Who Change Together Stay Together


잠들기 전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든 <남편이 달라졌다> 책이 꽤나 두꺼웠다. 서문만 읽고 자야지 싶었는데, 솔직한 입담의 저자의 글솜씨와 '변화'를 중시하는 접근법에 반해서 두꺼운 책 한권을 다 읽고 잤다. 어찌나 재미있게 읽었든지 책에 등장한 결혼 생활의 꿈까지 꿀 정도였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크레이그(Steven Craig)는 지난 15년간 수천 쌍의 부부를 상담해온 부부치료 전문 심리학자로서 방송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부부치료 분야에서의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구의 결과를 <남편이 달라졌다>에 압축하여 담고 있다. 배우 리처드 기어를 연상시키는 곱슬 백발의 스티븐 크레이그는, 이 책을 통해 추측컨데, 활기차고 자신 만만하며 타인의 주목받기를 좋아한다. 미국인 특유의 화법이라고 할까, 일상의 에피소드를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감으로 드라마타이즈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저자는 꽤나 솔직하다. 서문에서 밝히기를 자신 역시 평범한 다른 남자들처럼 남편으로서의 단점이 있고 결혼생활에서도 좌충우돌도 있었다 한다. 쓰레기 봉지를 또 처분 안했느냐는 아내의 잔소리에 폭우 쏟는 날 밤, 비를 쫄딱 맞으며 쓰레기 봉투를 버리오 와선 젖은 채로 침대에 기어들어가며 '자, 이젠 만족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런 솔직함에 힘 입어서 인지 <남편이 달라졌다>는 딱딱하고 훈계적인 심리치유서와는 다르다. 재미있고, 공감가는 충고에 스스로 변화를 작정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변화'
변화는 <남편이 달라졌다>를 관통하는 키워드이면서, 저자가 긍정의 의미를 부여하고 추구하는 가치이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여,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커나가야 한다. 스티븐 크레이그는 '서로에게 잘해봐라'식의 진부하고 피상적인 충고나 '배우자의 마음을 녹이는 로맨틱한 말 열가지' 등의 임시방편적 도구로는 결혼생활의 진정 개선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도구일지라도 사용하는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 무용하기 떄문이다. 즉,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초석은 자신 스스로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려는 노력을 끊임 없이 경도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My job as a partner is to constantly reinvent myself, maturely and without resentment or regret. Doing so not only makes my marriage better, it makes my life fuller and it makes me a better person as well as a better husband. If I didn’t face and make these transitions, my wife wouldn’t want me. Not because I wasn’t a good guy, but because I didn’t grow up.
From THE 6 HUSBANDS EVERY WIFE SHOULD HAVE by Dr. Steven Craig


원제가 : How Couples Who Change Together Stay Together>인 이유는 저자가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로드뱁을 6단계 시기별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단계 결혼, 2단계 신혼 생활, 3단계 아기 탄생, 4단계 가족 구성, 5단계 빈둥지 채우기, 6단계 실버부부로 나누어 각 단계마다 가장 필요한 배우자 상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저자는 부부관계를 마라톤이 아닌 10종 경기에 비유한다. 한가지 전략으로 주구장창 달려가는 마라톤이 아니라 각 경기마다 동원해야할 전략과 기술이 다른 10종 경기 말이다. 이처럼 결혼 생활의 6단계에서 각 단계에 맞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에 달성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현실적으로도 성공적인 결혼에 이르는 방법이다.


<남편이 달라졌다>에 등장한 숱한 임상사례들과 여러 충고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적극적 경청이 있고 없고'에 따라 부부간 대화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예시였다. 쉽게 말해 '아 다르고 어 다르달까.' 상대의 대화에 얼마만큼 귀기울이고 진정성을 담아 응답하고 상대와 내 자신의 마음을 어루 살피는가에 따라 대화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게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결혼 생활의 질까지도 달라지리라는 생각에 예시들을 유심히 여러 차례 읽었다. 배우자와 함께 읽기를 권하는 페이지들이다.




책 말미에는 '부부를 위한 변화 계획표' 질문지가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이 질문지를 복사해서 새로운 목표가 생길 때마다 활용해 보라고 제안한다. 다소 생소하기는 하지만, 문답법을 통해 더 심오한 대화에 이르고 부부가 어떤 변화를 필요로하고 원하고, 또 그 변화를 위해 전력투구할 수 있는지를 결혼 생활 6단계에서 끊임없이 확인하는 작업은 무척 필요할 것 같다. 변화의 긍정적 힘을 믿는, 긍정 에너지 가득한 책. <남편이 달라졌다>를 아내와 남편, 예비 부부 모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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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힐링
버지니아 사티어 지음, 강유리 옮김 / 푸른육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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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족 힐링
The New Peoplemaking
by Virginia Satir

<가족 힐링>은 The New peoplemaking이라는 원제로 1988년 출간된 버지니아 사피어의 대표적 저서이다. 그녀는 사피어식 접근법과 함께 '가족 치유의 어머니'라 불리는 가족치료 분야의 대가이다. 문제 있는 가족과 대면할 때마다 몸으로 고통스럽고 불편한 반응이 먼저 온다할 만큼 영적이며 실제 '영혼의 힘'을 굳게 믿는 사피어. 그래서인지 <가족 힐링>은 단순히 더 건강한 가족 관계를 이야기하는 데서 넘어서서 보다 인간다운 인간으로의 성장을 촉구하는 잠언서처럼 읽히기도 한다. 실제 사피어 평생의 활동은 "보다 인간다워지기 (becoming more fully human)"에 대한 경건한 갈망 하에 이루어졌다.
불완전하며 인간에 불과하다. 자식으로서도 어른으로서도 부모로서도. 그 불완점함을 인정하고 자각하며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때 가족에 보다 큰 웃음과 행복이 찾아드는 것이다.
사피어는 이를 '자존감, 가족간 소통, 규칙, 사회와의 관계'의 네 가지로 압축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나의 자존감 선언 원문
“I am Me. In all the world, there is no one else exactly like me. Everything that comes out of me is authentically mine, because I alone chose it -- I own everything about me: my body, my feelings, my mouth, my voice, all my actions, whether they be to others or myself. I own my fantasies, my dreams, my hopes, my fears. I own my triumphs and successes, all my failures and mistakes. Because I own all of me, I can become intimately acquainted with me. By so doing, I can love me and be friendly with all my parts. I know there are aspects about myself that puzzle me, and other aspects that I do not know -- but as long as I am friendly and loving to myself, I can courageously and hopefully look for solutions to the puzzles and ways to find out more about me. However I look and sound, whatever I say and do, and whatever I think and feel at a given moment in time is authentically me. If later some parts of how I looked, sounded, thought, and felt turn out to be unfitting, I can discard that which is unfitting, keep the rest, and invent something new for that which I discarded. I can see, hear, feel, think, say, and do. I have the tools to survive, to be close to others, to be productive, and to make sense and order out of the world of people and things outside of me. I own me, and therefore, I can engineer me. I am me, and I am Okay.”
Virginia Satir


다섯 살에 이미 크면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어른들의 잘못을 찾아내서 고쳐주는 수사반장(a children's detective on parents)을 하겠다고 했을 만큼 조숙했던 사피어는 일상에 대한 감수성도 그만큼 조숙했는지, 책 곳곳에서 사피어식 치료법에 자신의 유년기에서 인상 깊었던 사물, 상황들을 빗댄 이름을 붙여준다. 예를 들어, 자존감을 "솥단지"에 비유하고, 가족간의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제안에는 '가족 체온 읽기'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가족 체온 읽기는 식구들이 모두 모여 말하고 싶은 가족 성원이 주제에 따른 이야기를 하고 경청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신뢰와 자존감을 높여준다. 서로 잘 알아갈수록 가족 관계는 편안해진다.


버지니아 사피어에게 '가족은 세상을 압축해 놓은 소우주The family is a microcosm' 이기에 건강한 가족관계는 한 발 두 발 나아가 거시적으로 보면, 세계의 평화로 나아가는 근간이 된다. 관계망과 지지체계의 형성을 중요시 한 사피어는 실제, 1970년에 The International Human Resources Network(IHLRN)를, 1977년에는 The Avanta Network(Avanta의 전신)을 설립하였다. 스스로를 가족 치료사라 칭하지만 어찌보면 버지니아 사피어는 '존엄성과 자존감이 지켜지는 평화로운 세계'를 꿈꾸는 지구 공동체의 치유자 같다는 인상이다. <가족 힐링>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버지니아 사피어의 이름. 한 권 한 권 그녀의 저서를 탐독해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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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세 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
리처드 플레처 지음, 김양미 옮김 / 글담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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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

The Dad Factor

How father baby-bonding helps a child for life


저자 리처드 플레처 박사(Dr Richard Fletcher)는 뉴캐슬 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가족연구센터(the Fathers and Families Research Program) 서장으로서 아빠와 아이의 애착, 아빠와 자녀 간의 유대감에 대한 연구를 선도해왔으며 실제로 뉴캐슬 대학에서 보다 양육적인 아빠만들기 프로젝트도 (the Engaging Fathers Project) 운영하고 있다. 자녀의 정서적, 인지적, 신체적 발달을 촉진하는 아빠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신 이론을 바탕으로 논지가 전개되는 <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플레쳐 박사의 최신작으로서 글담출판사에서 번역 출간 하였다.

한 때, 모성은 문화적 구성이자 신화라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모성의 본질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던데 반해, 상대적으로 부성이나 자녀양육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빈곤했음은 사실이다. <0~3세, 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부성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회복하자는 선언에 가깝다. 단순 선언이 아니라 아빠가 아이, 특히 0~3세 영유아기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와 논의들을 빌어와서 탄탄하게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글담출판사의 한국어판 번역에서는 정신과 전문의 이충헌이 추천사인지, 자신의 저서를 요약하는 글인지 성격이 모호한 글을 맨 앞에 배치하고 있다. 이충헌의 글에서도 역시 잉태의 순간부터 아빠는 양육의 주인공이자 아빠 놀이야 말로 아이뇌를 발달시켜주는 최상의 장난감이라는 주장을 실제 최신 연구사례들을 들어 펼치고 있다.



'프레디(friend+daddy'라는 신흥 아빠 롤모델이 부상하고 있는 요즘, 아빠와 애착 육아가 아이의 사회성 뿐 아니라, 두뇌 발달, 나아가 아이의 미래에 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부인할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총 여섯 개의 챕터 아래 묶여 있는 글들 각각의 호흡이 짧아서 마치 월간 잡지에 연재되었던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호흡이 짧기에 쉽게 술술 읽힌다는 장점은 있지만, 살짝 진부하고 살짝 싱겁다. 예를 들어 '아이와 유대감은 맺는 세가지 방법(97쪽~99쪽)'이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실제 소개하고 있는 방법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라'의 한가지이다. 한국어 번역에 문제가 있거나, 내 독해력이 짧은 탓이겠다.


각 장마다 핵심 내용은 몇개의 문장으로 추려주고 있는 배려가 눈에 뜨인다. 플레처 박사는 책 말미에서는 황제 펭귄을 아빠 양육의 롤모델로 언급하면서, 인간 진화사까지 들먹인다. 황제펭귄형 아빠로 미래의 아빠들이 변하리라는 대전망과 함께. 독자에게도 황제펭귄형 아빠로의 변화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며 책은 끝난다. 플레처 박사의 글을 읽으며 고고학자 lovejoy의 가설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먼먼 옛날 인간의 선조들은 남자는 사냥을 하러 나가고, 여자는 터에 남아 자리를 지키고 아기를 낳다가 남자들이 오면 그 대가로 사냥물을 분배받는다는 시나리오가...물론 이후 많은 페미니스트 학자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은 남성중심의 시니라오이다. 플레처 박사의 주장이나, 부성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지만, 어째 몸놀이는 아빠만의 전유물인양 전제하고 엄마는 말로, 아빠는 거친 몸놀이로 아이와 상호교감한다는 식의 이분을 강화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불편해진다.


그래도 플레처 박사가 제시하는 '좋은 아빠의 12가지 조건'에만큼은 전적 동감이다.

Present

Engaged

Exemplary

Affectionate

Fair

Playful

Respectful

Authoritative

Patient

Supportive

Decent

Sober.

그 중에서 respectful과 patient야 말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가장 핵심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여기 더해 '술취하지 않는(sober)'아빠라면 더없이 완벽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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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병이 아니다 - 아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참다운 부모 되기
데이비드 B. 스테인 지음, 윤나연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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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싱글 여성들이 등장하는 미국 드라마 Sex& the City 의 에피소드 중 주인공 캐리가 그 강렬한 매력에 끌렸던 남자가 “알고보니 ADHD”여서 케리가 기겁하고 피하는 내용이 있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여도 한국 사회에서 AHDH는 낯선 의학용어였지만, 이제는 초등학교 엄마들의 잡담 모임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일상용어가 되어 있다. 가까운 지인 중에서도 아이에게 리탈린을 복용시키는 이들이 있다. 과연 ADHD라는 라벨을 붙일 만한 아이들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한국 사회에서 급증한 것일까? 아니면 발명된 병명, 과도한 의료화(over-medicalization)가 현실을 치환하여 소위 “ADHD문제아”라는 범주를 생산해낸 것일까? 나는 후자라고 본다. ADHD에 대한 의학적 이해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의료화로 인해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상태에까지 진단서를 발부하고 의약품을 남용한다는 입장이다.

귀여운 7세 아이의 엄마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영유아건강검진’을 일부러 받지 않았단다. 이유를 물으니 저체중의 아이를 두고 의사가 “섭식장애(Eating Disorder)가 있나요?”하는 기막힌 코멘트와 상담을 권했다는 것이다. 체중이 소위 ‘평균적정체중’에 한참 모자란다는 만 5세 아이에게 거식증 운운하는 의사에게 엄마가 뿔이 날 만도 하겠다. 사실 데이비드 B 스테인 박사 역시 본문에서 “나는 ADD ADHD 아동을 완전히 정상으로 본다”라며 장애로서의 “ADHD/ ADD’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다. 박사 자신도 어린 시절 산만하다는 이유로 학교선생님들에게 모욕적인 체벌을 자주 받았으나, 의사가 되겠다는 동기를 부여받은 이후부터는 확 달라졌다고 고백하며 리탈린 중독을 강요받는 이땅의 억울한 아이들에게 안타까움을 표한다.

소위 ‘과도히 산만하다거나 현재 리탈린 복욕을 하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필독서로 권장할 <ADHD는 병이 아니다>를 읽기 전에 주의할 점이 있다. 2001년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한국어판과는 달리, <Ritalin in Not The Answer: A Drug-Free, Practical Program for Children Diagnosed with ADD or ADHD>이며,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장 역시 중독성이 높고 강력학 화학물질인 리탈린이 아니라, 부모역할 훈련을 통해 산만한 아이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신의 두 아들 역시, 각각 ADD ADHD판정을 받아 화학적 약물요법에 기댔다고 한다. 물론 박사 자신이 동의해서가 아니라, 전처의 판단만으로. 데이비드 스테인 박사는 약물요법은 아이들을 오히려 의존적이고 무력하게 만들어, ADHD를 질병으로 포장하려는 의료시스템의 희생자로 만든다고 주장한다. 대신 박사는 화학적 억제제에 중독되지 않고도 실제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보다 나은 상태로 이끌어 주는 부모역할 훈련 프로그램을 그 대안으로 제안한다. 이 프로그램에서의 핵심은 체벌이 아닌, 부작용 없는 훈육법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다. 처벌은 되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기에 절대 피해야 하며, 오히려 무시하기가 가장 효과적이며 부작용이 없는 훈육법이라고 한다. 그 외 타임아웃(time-out)과 강화제거의 한 방편인 보상하지 않기 등을 구체적인 성공 사례와 함께 제안한다. 알약 한알에, ADHD 권위자의 처방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내 아이는 내가’ 즉 부모의 아낌없는 사랑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을 정신과 의사로서 또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사랑’이라 말하고 싶다(81쪽 본문)”라며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부모의 사랑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ADHD는 병이 아니다>를 강력히 추전하며 아울러, 4편의 추천사와 한국판 편집자의 후기도 함께 읽기도 권한다. 곱씹어 생각하며 얻어갈 내용이 풍부하여 가까이 두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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