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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초록섬 너른세상 그림책
한성민 글.그림 / 파란자전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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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초록섬

 

 
 
검정색과 흰색에 빨간 포인트를 주는 등 색채를 절제한 그림책은 많이 보아왔지만, 검정 그림선에 초록색과 주황색만을 대비시키듯 쓴 그림책은 처음입니다. 한성민 작가가 쓰고 그린 <행복한 초록섬>말입니다. 색채를 제한했기에 오히려 이미지는 강렬하고, 깊숙히 뇌리에 남습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작가의 의도가 읽힙니다. 작가는 자연, 희망, 미래의 메세지에는 초록색을, 현재와 문명의 이기심으로 물든 환경은 주황색으로 채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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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도시풍경으로 시작됩니다. 하늘이 있기나 했을까 싶을 정도로 동서남북 모두 높은 건물들로 꽉막힌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네모 도시입니다. 기껏해야 직사각형으로, 마름모로, 정사각형으로 네모를 변주할 뿐 인간의 손길이 가해진 인공물의 세계에서 곡선미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루는 망원경으로 세상 구경하기를 좋아했던 할아버지 눈에 초록색이 들어옵니다. 호기심에 할아버지는 배를 타고 초록색에 다가가는데, 그것은 낙웍으로서의 초록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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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에게서 낙원의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살림살이를 챙겨서 섬으로 이사가기로 합니다. 그리 욕심 부리지 않고 짐을 쌌는데도 모터보트에 간신히 실어야할 정도로 이삿짐이 많았습니다. 두 노부부는 만족하며 살았을까요? 물론 시간을 되돌린 듯 할머니가 어린시절에 보았던 푸르름을 가진 숲에서의 삶은 평온하고 행복했습니다. 행복하다 보니, 아들 딸 손자 며느리 다 생각납니다. 초록섬에 놀러왔다 반한 몇몇 가족들은 이 섬에 살기로 했습니다. 초록섬에 다녀가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초록섬에도 높은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이곳으로 이주해온 가족들 역시 많아졌기 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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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초록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더니, 급기야 공항과 활주로도 생겼습니다. 초록섬을 개발하려다보니 도시의 공장은 더욱 바쁘게 돌아가야했지요. 사람들은 초록섬을 "적당히"개발하여 지상낙원 휴식처로서 자신들을위해 초록섬이 봉사해주길 원했나봅니다. 그러나 자연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나요? 해일이 초록섬을 집어 삼켜버렸습니다. 다 휩쓸려 사라져버렸습니다.

 
하긴 휩쓸려 사라진 것도 이름만 초록섬이지, 3/4은 주황색 인공건물로 뒤덮힌 반인공섬이었지요. 사람들은 초록섬을 버리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버렸어요. 이렇게 허무하게 이야기가 끝나냐고요?
 

 
동식물을 사랑하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한성민 작가는 '오늘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 나무를 심는' 이의 심정으로 (아마도), 할아버지에게 멋진 미션을 드렸네요. 할아버지는 페허가 되버린 초록섬을 향해 작은 초록 나무 세 그루를 싣고 노 저어 갑니다. 할아버지라고 믿기지 않게, 등과 팔은 곧고 노를 젓는 모습에서 활기가 넘칩니다. 초록섬에 초록 나무를 싣고 가는 건, 생명이자 희망을 향한 발걸음이니까요. 그 노젓기에 동참하고 싶고, 동참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며   <행복한 초록섬>을 읽습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 초록섬을 키우려면 많이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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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대로 하면 돼 - 인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단순한 진리
알렉스 컨스 지음, 강무성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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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단순한 진리
엄마 말대로 하면 돼

 
 
 
살면서 경계해야할 여러 "중심 中心주의" 중에  "인간중심주의 (anthropocentrism)"는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상에서 그다지 생각해 볼 기회도, 접할 기회도 없으니까요. 인간 외의 종에게도 인간적 속성을 투사하여 인간화된 해석을 더하기. 보다 극단으로 나가면, 인간외의 종들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중심주의. 혹자는 <엄마 말대로 하면 돼>를 보면서 불편감을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인간 독자들을 위해 목욕에 털손질, 꽃단장까지 마친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현실 세계에서는 돼지품종대회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꺠끗한 핑크빛의 새끼돼지나 강아지들이 인간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한답니다. '연출된 자연스러움,' '사진의 피사체로서 인간적 터치가 가해진 동물성'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는 독자도 있겠지요. 하지만, 직관적으로 반응하자면 <엄마 말대로 하면 돼>는 사랑스럽고 애교스러운 사진집이예요.동물 사진을 특화하여 유명한 알렉스 컨스(Alex Cerns)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에 행복한 인생을 위한 경구를 곁들여내었답니다.  
 
 
 
원제 역시 >로서 동물들의 모습에 곁들인 경구들은 참으로 '엄마표 잔소리'를 닮았습니다. 주로 '-해라,' '-해야지' 식의 권유이자 명령형의 메세지이지만, 인생의 진리라하기엔 너무 단순해보이는 메세지이지만, 들어서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엄마표 잔소리 말입니다. 요새 한글을 거의 완벽하게 뗀 6세 누나가 4세 동생에게 <엄마 말대로 하면 돼>를 읽어주는 것을 몰래 엿들고 있지만 킥킥거리는 웃음이 절로 터져나오려 합니다. 누나는 무척이나 진지하게, 엄마 목소리를 흉내내에서 "아무도 인생이 쉬울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라는 본문을 읽으니 코웃음이 나올 수 밖에요. '6세 꼬마야, 네가 인생을 아니?'
 
<엄마 말대로 하면 돼>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와 고양이, 귀여운 토끼, (깨끗하게 씻겨져 단장된) 돼지와 양, 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합니다. 모두 사진작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알렉스 컨스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지요. 사진 속 동물들의 몸짓이나 표정에서 연상할 수 있는 충고(혹은 엄마표 잔소리)를 사진 옆에 하나씩 적은 형식으로 책은 이뤄졌습니다.

 
 
 
예를 들어, 먹이를 입에 물고(아마도 먹는 중?) 있는 토끼 옆에는 "녹색 채소를 항상 먹도록 해."가 적혀 있고, 잠자고 있는 고양이 옆에는 "낮잠 한 숨 잘 자면 몸과 마음이 거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맞아 맞아'하면서 고개 끄덕이게 하는 경구들이지요. 분명 인생에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새겨듣고 지키기만 한다면요. 그래서 '엄마표 잔소리'를 연상시키는 것이겠지요?
저자 알렉스 컨스는"관계와 사랑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르쳐 주는 동물 세계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헌정하며 작업했답니다. 마음의 여유를 주고 싶을 때 편안하게 읽기에도,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인 듯 합니다. 무엇보다 동물이 많이 등장하는 덕에 아이들에게도  <엄마 말대로 하면 돼>의 인기가 높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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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여행작가 조정연이 들려주는 제3세계 친구들 이야기, 개정판
조정연 지음, 이경석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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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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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책 제목만 보고 편견을 가질뻔 했습니다.  미소도 없이, 주워입은듯 헐렁한 누더기를 걸친 아이의 사진 아래,  "넌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라는 의문형의 제목으로 온정주의를 불러일으려나보다 생각했거든요. "이리도 비참하고 가난한 삶을 사는 아이들이 있는데 넌 얼마나 행복하니? 감사하며 살아라"며 상대적 행복한 자의 안도감을 담았으려나 착각할 뻔했습니다. 오해였습니다. 이미 2006년 출간되어 어린이 인권문제의 절실함을 많은 이들에게 일깨워준 <넌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는 소박하기에 진정성이 어린 목소리로 전합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8개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놓인 가혹하고 잔인한 현실의 모습을 가감없이 전함으로써 독자 스스로가 "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돕기 위해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하도록 이끕니다.
이 책을 쓴 조정연 작가는 세계 120개국을 배낭여행하였는데, 인도의 거리에서 비 맞는 소녀와의 만나고 이 책의 집필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사회단체인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통해 인권을 유린당하는 아이들의 현실에 눈뜨고는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도 이를 알려야 겠다는 사명감에서 책을 썼다네요. 교육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사회공헌기구인 "와이즈만 해누리"와 자매기구인 와이즈만 Book에서 개정판으로 출간하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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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에서는 책과 연계한 교육자료를 QR코드로 본문 곳곳에 실어 놓았습니다. 아랍 에미리트의 낙타 경주나 코트디부아르 공정무역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독자들은 추상적인 이야기거리가 아닌 구체적 현실로서 어린이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도와야 겠다는 결심을 다지게 됩니다. 나아가 관련 주제로 더 읽어볼 책들도 중간 중간에 소개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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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현대판 하녀 아미나타,' '낙타몰이꾼 알스하드,'  '팔려가는 소녀들,' '쓰레기 더미 위에 피어난 꽃,'  '검은 연기에 갇힌 라타,'  '달의 여신 찬드라,'  '소년병 피바람,'  '목화 따는 아이들,'  '초콜릿의 쓰디쓴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총 9개 국가에서의 어린이 인권문제를 고발합니다. 각각 가봉, 아랍 에미리이트, 아프가니스탄, 케냐, 캄보디아, 인도, 시에라리온, 우즈베키스탄, 코트티부아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문제입니다. 읽다보면 '왜 전혀 모르고, 관심조차 없이 살았을까?'하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훅 달아오를 만큼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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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에서 하녀로 팔려간 아미나타는 같은 처지의 소녀들이 탈수증과 일사병으로 죽어나가자 중개업자가 시신을 바다로 유기해버리는 것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코르티부아르의 아이디는 고된 강제노동과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탈출했던 두 친구가 감독관에게 모된 채찍질을 당한 후 나무에 매달린 채 죽음을 맞은 모습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쓰레기 마을에 사는 소년 라티는 쓰레기가 타면서 내는 유해 가스를 들이마시면서도 행여 쓰레기에서 식구들에게 가져갈 음식물 찌꺼기나 팔만한 쓰레기가 있을지 새벽부터 뒤지고 다닙니다. 인신매매당해서 5년동안이나 낙타몰이꾼으로 강제로 일한 소년 알스하드는 5년전의 몸무게가 변동이 없을 정도로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로 지냈는지라 구출되어 나온 후에도 뇌세포가 죽어서 평생 불구의 신세로 살아야합니다.
 

<넌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에서 조정연 작가는 뭉뚱그린 복수가 아니라 구체의 단수, 이름을 가진 현실의 아이들을 중심인물로 기술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아이가 살고 있는 나라도 지도로 소개하고요. 작가의 이런 서술전략 덕분에 독자들은 또래 친구들의 고통을 추상이 아닌 구체의 현실로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나아가 정녕 행동해야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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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을 배경으로 한 9가지 이야기 중 가장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던 사연은 시에라리온의 소년병 피바람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잇권 다툼에 아이들이 동원되어 인간병기로 쓰이다니! 게다가 마약과 세뇌교육으로 아이들의 판단력마져 마비시켜 인간으로서 가질 최소한의 양심이나 인류애조차 지워버렸다니! 비록 강요받아서 행했을지라도 무차별 살상을 계속해온 이 소년병들을 어떻게 사회에 복귀시키고, 어떻게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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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절망 속에 희망이라고, 조정연 작가는 학대에 무방비 노출된 어린이들이 겪는 처참한 실화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 이 아이들을 참담한 비극에서 구출하고 도와주기 위해 국제 사회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또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들도 열어둡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폭력과 죽음에 닿아있는 아이들을 놔두고, 다른 이슈들로 뜨거운 어른들의 세상이 왠지 가식적이고 이중적으로 느껴집니다. 겨울이면 유기농초콜렛을 박스 째 해외에서 구입해서 간식으로 먹는 스스로가, 카카오 농장에서 비인간적 대접을 받으며 강제노동에 동원된 아이들 앞에서 위선적으로 느껴집니다. 행동해야겠습니다. 내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넌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를 보다 많은 잠재적 독자들에게 알리는 일이 그 작은 행동의 출발점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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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푸른숲 새싹 도서관 21
로즈메리 맥카니, 플랜인터내셔널 지음,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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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 is Malala Day
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교육의 혜택에 흠뻑 취해 있는 요즘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어린이 권리"니 "인권"등의 단어를 구사합니다. 시중에 워낙 어린이 권리 동화가 많이 나와 있으니 접할 기회도 많습니다. 하지만, 글자를 배우고 싶어서 오빠가 쓰던 낡은 교과서를 꼭 품고 자는 소녀나, 여자 아이도 학교에 다닐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는 소녀의 절절함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교육 과잉의 풍족함에 젖어 있지요. 대한민국의 아이들에게 2012년 가을, 등굣길 스쿨버스에서 총을 맞은 말랄라의 이야기 역시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파키스탄에 사는 이 소녀는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걸 금지하는 탈레반의 만행을 방송국과 인터넷에 알렸습니다. 여자아이도 공부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다가 그만 탈레반의 총알에 희생될 뻔한 것이지요. 다행히 기적적으로 살아난 말랄라는 세상 모든 아이들의 교육 받을 권리를 실현시키고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가, 2014년에는 '세계 어린이상'을 받았다지요.
UN이 말랄라의 생일인 7월 12일을 '말랄라의 날(Malala Day)'로 선포하자, 이에 영감을 받은 국제 구호 단체, '플랜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이 말랄라를 응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작했답니다. 법률가 출신이자 플랜의 활동가인 로즈메리맥카니가 그 영상에 이야기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었지요. 이렇게 <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가 세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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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에는 총 28장의 총천연색 사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모두 전세계 어린이들, 특히 소녀들의 모습을 담고 있지요. 도서출판 푸른숲 편집실의 선택이었는지, 유난히도 진한 핑크색이 많이 등장하여 희망의 메세지 채도를 높여줍니다. "세계 모든 어린이들이 평화롭게 살고, 인간답게 존중받고,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말랄라가 대표로 나설 때, 아이들이 손을 높이 들고 함꼐 하겠대요.

 
 

 
 "왜 오빠만 공부시켜 주냐?"면서 새벽 2시에 깨서도 몽유병자처럼 책을 꺼내들곤 하는 야무진 6세 꼬마는 <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의 메세지를 조금은 이해하나 봅니다.  '모두 다 공부하자니까 좋다"고 합니다. 단, 어린 나이에 강제로 결혼당하는 소녀의 사진을 보고 연실 "예쁘다"는 걸 보면, '강제 조혼'의 폭력성을 상상하지조차 못하는 것이지요. 연필을 쥐고 책을 읽어볼 기회도 박탈당한 채 강제 결혼으로 속박당해 자궁의 존재로서 한계지워지는 소녀들. 창공으로 비약할 수 있는데 날개조차 펴보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버리는 소녀들. 그들도 우리처럼 공부하고 존중받을 수 있게 하자고 말랄라가 목소리를 높이고 세계의 인권단체들이 힘을 모을 때, 세계의 어린이들도 함께 손을 높이 듭니다. 함께 하면 세상은 바뀔 수 있으니까요. 책 제목처럼 누군가가 대신 싸워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뒤로 물러서서 관망하지 말고, 함께 일어나 목소리를 냅시다. "책과 연필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삼아........  <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를 전국의 모든 도서관과 초등학교 학급 문고로 보내주고 싶어집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모일 수 있도록!

 

 
* 리뷰 본문의 이미지는 <말랄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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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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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 연습

 

 

 

 

 

 

왠지 펑펑 울거나 눈물을 찔끔 흘리거나, 아무튼 눈물을 흘려야 이 책을 다 읽을 것 같았다. 화목해 보이는 다섯 명의 가족을 길 건너편서 바라보는 아이, 엄마나 아빠의 손 대신 낡아빠진 기린 인형 하나를 안고 끈 풀어진 낡은 운동화를 신고 있으니 줄거리가 짐작 되니 말이다. 제목 역시 <가족 연습>, 원제는 One for the Murphys! '소녀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가족이 아마도 The Murphys(머피 가족)일테지.....그들의 세계에 들어가지도 완전히 거부하지도 못하는 중간 지대의 One이 소녀겠구나' 싶었다. 예상대로 울면서 읽었다. 영화라면 뻔한 클라이맥스 장치가 동원된 장면이라 할텐데도 뜨거운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다. 가족애라든지 모성이 강조된 글에 강렬히 공감하는 독자로서의 성향 탓도 있겠지만 작가 린다 몰라니 헌트 (Lynda Mullaly Hunt)의 글솜씨 덕분이다. 시나리오 집필 코치로도 활약하던 그녀는 <가족 연습>으로  코네티컷에서 활동하는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태시 월든 상'도 수상했다.

 

 

 

 

<가족 연습>의 캐릭터들은 마치 헐리우드 가족 영화 레서피에서 공통의 재료를 추출해낸 듯 한 전형성을 띤다. 우선 주인공이자 소위 '위탁아동'인 칼리는 환락과 방탕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마찬가지로 방탕한 엄마와 폭력적인 새아버지 밑에서 살았다. 새아버지로부터 무자비한 폭력을 당했다.  하지만, 여느 성장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처럼, 독초처럼 살아남은 자만의 야생적 자생능력과 영민함을 갖추었다. 시니컬하면서도 예민하고 강인하면서 감성적이다.

칼리를 맡아주는 위탁 가정의 주부인 머피 여사를 보자. 모성성의 화신으로 묘사되는 그녀는 그 스스로가 위탁아동이었다. 작가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머피 부인이 <아낌 없이 주는 나무>식 헌신적인 사랑으로 칼리를 품어내는 것은 어쩌면 어린 시절 머피 부인 스스로를 보듬어 안는 심리적 자가치유일지도 모르겠다. 칼리의 유일하고도 강렬한 우정, 토니는 또 어떠한가? 문화계에서 일하는 성공한 엄마와 부유한 아빠를 둔 토니와,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용 헌옷통이나 뒤져 옷을 입던 가난한 소녀 칼리. 적어도 물질적 풍요로움이나 사회적 외피로는 대칭점에 있어 보이는 두 소녀는 사실 '부모의 사랑에 목마름'이란  아픔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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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무르익어, '불우했던' 칼리는 '진짜 가족스러운' 머피 가족을 만나, 처음에는 거부와 질투 이질감, 다음에는 부러움과 동화, 마지막 단계에서는 다시 핏줄로서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물론 예전과는 다른 칼리이다. 머피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가족되기를 연습하여 한층 성숙해지고, 한층 친엄마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 칼라로서. 불우한 가정에서 위탁 가정으로 보내진 소녀가 가족애를 배우고 성장해간다는 다소 진부한 소재이지만,  린다 몰라니 헌트의 글 솜씨는 <가족 연습>을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독특한 이야기로 만들었다. 특히 "단지 초록색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사악한 마녀 취급을 받는 (185)" 뮤지컬 <위키드 Wiked>의 엘파바 캐릭터를 통해 토니와 칼리의 우정을 점화시키는 부분이라든지, <아낌 없이 주는 나무>를 매개로 머피 부인의 따스한 모성성을 부각시키는 등, 감성을 자극하는 장치가 곳곳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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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처리 역시 압권이다.  한자리에서 읽기엔 다소 두터운 책이지만 <가족 연습>을 기꺼이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인상적인 대사의 퍼레이드. 예를 들어, 머피부인이 진짜 칼리의 엄마라고 생각했던 토니가 칼리에게 "엄마가 네 농담에 웃어 준다고 너무 자만하지 마라. 엄마라는 사람들은 자식이 냅킨 조각에 한 낙서까지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 (p.210)"라며 짖궂음반 부러움반을 쏟아내는 대목이 그러하다. 무엇보다 <가족연습>은 잘 번역된 한글 제목 그대로 '주어지고 완성된 것'이 아닌 '만들어가고 배워가는 가족만들기, 가족 연습'을 시켜준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다. 소위 사회에서 '정상가족'이라고 여기는 경계 밖 가족과 사람들에게 편견 아닌 따스한 시선을 보내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고. 개암나무에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서 시리즈로 번역 출간하였지만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강력히 권하고 싶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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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5-19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수고많으셨어요 ^^

얄라알라 2014-05-19 23: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알라딘 댓글은 어색한데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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