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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 태왕 :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차지했던 왕 교과서 저학년 위인전 12
신현배 지음, 김태현 그림 / 효리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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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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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한 책이나, 창작동화는 많이 아이에게 권해주었는데, 막상 아이는 위인전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이왕이면 교과서와 연계된 위인전을 찾다보니, 효리원의  교과서 저학년 위인전 시리즈가 눈에 들어오네요.  소년한국일보와 어린이 문화진흥회에서 우수 어린이 도서로 선정될만큼 검증된 위인전집으로서 역사학자를 비록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제작에 참여하여 그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였답니다. 단순히 연대기 순서로 딱딱하게 위인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최고의  아동 문학가 5인에게 의뢰하여, 위인의 성품과 행적이 입체감있게 살아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배치하여 입체감있게 위인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역사적 상상력을 키워줄 수준 높은 일러스트레이션과 본문과 연계성 높은 실사 사진도 함께 실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빛낸 위인 32명에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꾼 28명, 총 60명이 시리즈에 소개되어있습니다.  아무쪼록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꿈과 포부, 그리고 바른 인성을 심어주는데 따스한 마음 속 등대가 되어줄 위인전이라는 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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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원 교과서 저학년 위인전 중에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차지했던 왕"이라는 부제의 <광개토 태왕>을 아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때에 따라서는 약한 토끼로, 혹은 포효하는 호랑이로 묘사되곤 했었지요. 심지어 중국은 '고구려 역사는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우리 역사를 넘보기도 한다는 군요. 이럴 수록 우리가 사실 토끼나 호랑이를 넘어, 더 넓은 땅에 살았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고 공부해야합니다. 바로 광개토 태왕이 한반도 뿐 아니라 만주에까지 고구려 땅을 넓혀 큰 나라로 만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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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작가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눈높이에서 쉽게 고구려의 역사를 알려줍니다. 고구려 제 19대 광개토 태왕이 치른 392년의 관미성 전투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요. 상상 속의 장면이지만 신현배 작가의 힘넘치고 간결한 문체 덕분에 현실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고, 김태현 그림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덕분에 역사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는 실사 사진이나 역사적 자료도 곳곳에 배치되어 '저학년 교과서 위인전'이 교과서와 높은 연계성을 갖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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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 태왕은 지략과 용맹이 뛰어나면서도 아량과 의리가 있었습니다. 죄없는 백제 백성의 피를 흘리지 않도록, 백제왕에게는 투항을 권유하였고, 신라가 왜나라 군사들에게 시달릴 때는 군사적 위험성을 알고도 5만 군대를 보내어 신라를 도왔지요. 그 와중에 후연군이 처들어와서 단 하 번의 공격으로 신성과 남소의 두 성을 점령해버렸어요. 뒤늦게 이를 알게된 광개토 태왕은 5만 대군을 이끌고 라오허 강을 건너 후연군을 공격했습니다. 1년치 식량이 있다면 성문을 굳게 닫은 숙군성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광개토 태왕이 막아버리자, 별수 없이 물을 구하러 후연 군사들은 성문을 열었지요. 이제 용감한 전투와 통쾌한 승리. 광개토 태왕은 대륙의 강자였던 후연을 물리치고 선조들의 원한을 갚았습니다. 우리 역사 어느 때도 이렇게 통쾌하게 최고 강자로 서본 일이 없습니다. 광개토 태왕이 39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자, 태자 장수왕이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는 광개토 태왕릉비를 국내성 동쪽 언덕에 세웠고, 그 후예인 우리들은 한 때 대륙을 포효했던 광개토 태왕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역사적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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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저학년 위인전 시리즈>에는 위인 동화와 함께  읽으며 생각하며코너를 수록하였스니다. 우선 전체적인 줄거리를 아이 스스로 정리해보도록 단답형 문제나 한줄 요약 문제가 제시됩니다.  그 외에도 인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 전개해 보기 등 점차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어 있습니다. 꼬마 독자들은 스스로 답을 생각해보면서 해당 이슈를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배우고, 논리력과 사고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아이의 의견을 경청하고 폭 넓은 관점에서 주제에 접근해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면 되겠지요?

함께 수록된 연표 역시 위인들을 마음 속의 역사연표 지도에 배치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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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을 잃은 시대, 혹은 닮고 싶은 멘토가 귀한 세상이라고 한탄하는 이들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해봅니다. 위인의 개념이 바뀐 셈이죠? 거창하게 세상의 흐름을 바꾸거나 만인이 그 이름을 다 아는 위인에서, 비록 크게 명성을 떨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최선을 다한 인물들로 말입니다. 위인이건 인물이건,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이가 있다면 얼마나 적극적으로 그에 대해 알려 접근하고, 또 내가 선 자리에서 그 위인(인물)의 향기를 풍기려 노력하는지.... 위인을 잃은 시대라 한탄만 말고, 직접 위인전부터 읽고 자녀에게도 읽기 권하는 건 어떨지요? 여기 60명의 이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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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 특수학교 선생님 일과 사람 20
김영란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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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일과 사람 시리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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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직업'도 '조기 교육'의 비정규 과목인양 초등학생들에게 주입되는 지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학부모들의 욕구를 간파한 여러 출판사들에서 경쟁적으로 펴내준 덕분에 다양한 직업관련 초등학생용 서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차별되는 시리즈를 꼽으라면, 바로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 무엇보다, 나비 수집인양 직업의 다양성을 단순히 수집하고 나열하는 곤충채집식 접근이 아니라, 밀착 취재형 접근이라 마음에 든다. 예를 들어 이 시리즈의 10권인 <맥을 짚어 볼까요?>에서 김진경 작가는 한의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취재하고 책을 썼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시리즈의 20권인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의 저자 김영란도 무려 1년도 넘는 시간을 취재에 집중한 후 특수학교 선생님을 조명한 책을 썼다고 한다. 참으로 열렬한 장인정신이 아닐 수 없다. 그 덕분에 <일과 사람> 시리즈에는 구체적 사실성과 감동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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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서 김영란 작가는 무척이나 솔직하다. "이 책을 만들기 전에는 특수교육 선생님이나 장애에 별 관심이 없었다"니! 작가는 단지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는 동생을 소재로 이야기 책을 만들어보고 싶었단다. 그런데 취재 첫날, 작가는 특수학교나 일반 학교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인상을 받고 당혹스러워진다. 그래서 날마다 특수학교를 찾아갔는데 취재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1년이 넘어갔다. 그 간에 선생님과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선생님의 마음도 읽게 되고,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의 끈끈한 애정과 교감도 느끼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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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친구 중에 엄마가 육아로 인한 휴직 이전에 특수학교 선생님이셨던 친구가 있는데, 엄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일부러 아이 친구까지 함께 한 자리에서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를 읽었다. 왠지 "천사같이 온화하고 인내심 많은 선생님과, 조금 몸이 불편하지만 천진난만한 특수학교 아이들"이라는 정형화된 고정관념 이상은 알지 못하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기 떄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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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사실감 넘치는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구체적인 인물을 상정하여 이야기를 이끄는 전략을 취한다. 바로 2학년 2반의 담임선생님, 하루 종일 아이들을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애쓴다. 글자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사물함엔 아이들 사진을 붙여 놓고, 아침 등교길 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리면 일일이 눈 맞추며 환영해준다. 색깔 수업을 하는데, 말 그대로 '맞춤형 수업'을 진행한다. 아직 색깔 이름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이름 익히기 놀이를 유도하고, 이미 이름을 아는 친구들에게는 글자로 색이름을 써보는 훈련을 시킨다. 선생님은 배움을 강요하거나 숟가락으로 밥 떠먹여주는 식으로 간섭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존중해준다. 실내화를 자꾸 짝짝으로 신는 소진이를 위해 신발 안쪽에 붙여준 스티커를 소진이가 뗴어버리자 소진이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도와줄 방법을 고민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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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먼 발치에서 아이들을 건조하게 관찰만하거나, 말로만 훈육하지 않는다. 대신 점심시간이면 아이들 사이에서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해가면서 함께 밥을 먹고, 양치질도 한 명 한 명에게 다 가르쳐준다. 소위 "장애Vs 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에서 사람을 재단하는 험한 바깥 세상과 안전한 학교라는 이분적 틀에 아이들을  화초처럼 가둬두지 않는다. 대신 적극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목소리를 내는 삶을 유도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마을을 걸어 진짜 가게에 가서 물건도 사고 마을 어르신들께 인사도 한다.


 선생님의 지극한 아이들 사랑만큼이나 아이들도 선생님을 진하게 사랑한다. 연필로 마구 갈겨 그린 듯한 난해한 낙서로 보일종이를 들고 선생님은 기뻐한다. "뭐라고 썼을까? 알 수 있는 사람? 나는 알 것 같은데! 내 손을 꼭 잡고 눈을 맞추며 줬잖아.나를 좋아한다는 뜻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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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어울려 살면 좋겠어." 2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다르다고 자꾸 다르다고만 보려하는 세상의 시선,우리니 시선이 더욱 부끄러워진다. 무관심도 온정주의도 아닌,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2학년 2반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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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는 알라딘 신간평가단에게 제공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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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7-2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폭력 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5
앨리슨 라쉬르 지음, 이현정 옮김, 이상현 감수 / 내인생의책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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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교양 35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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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를 시리즈의 첫 권으로 출발한 "세더잘(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The World Issue Debate) 초창기에는 이 보물같은 이 시리즈 입소문 내느라 바빴는데, 어느덧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다양한 논쟁거리를 진지하게 풀어내는 신개념 청소년 인문교양서로 입소문을 타고 있지요.  주제목록을 계속 확장해나가는 이 시리즈의 35권은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원제: Violent Crime)>입니다. 사실 총기소지가 전면 금지되고, 마약을 밀매하는 마피아의 폭력을 일상에서 겪을 일 없는 한국의 독자에게 폭력범죄는 다소 생소한 주제일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2013년의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이나 신창원 등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충격적인 범죄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왔지만, 영국처럼 학교에서 총기 관련 강화조치를 편다거나 길거리에서 불시 검문을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폭력범죄로 부터 안전할까요? 범죄는 해당 커뮤니티, 해당 국가만의 문제일까요?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원제: Violent Crime)>는 폭력범죄의 실태와 메카니즘 뿐 아니라, 폭력범죄의 예방책과 대책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소개하며, 폭력 범죄에 대한 일반인의 시야를 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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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앨리슨 라쉬르는  서문에서 "폭력 없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 권리"를 언급합니다. 단순히 권리만 챙기라는 메세지가 아니라, 그 권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며 작은 실천을 모을 때 실제 지역 사회와 국가 나아가 지구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나비 효과를 일꺠우지요.

총 6챕터로 구성된 <폭력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 >의 첫 장에서는 폭력범죄의 원인을 분석합니다. 대중적인 오해와는 달리 폭력 범죄는 단일한 원인에서 촉발한다기보다는 정신 질환, 원한 관계, 집단 따돌림, 가정 내 불화, 빈곤한 삶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엄격한 법집행을 강조하는 입장도 있지만,  범죄의 원인 자체를 없애거나 줄이려는 노력도 동시에 필요합니다. 즉,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사회 빈곤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거나, 비록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CCTV등을 통한 감시망의 구축, 다양한 의식 개혁 캠페인을 그 구체적 방안으로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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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에서는 학교에서의 폭력 범죄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상대적으로 흉기를 이용한 범죄에서 자유로운 한국과는 달리, 영국은 칼을 흉기로 한 범죄가 해마다 급증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의 끔찍한 범죄를 막고자 각국에서도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는 '무관용 정책,' 호주는 '학교보안강화 정책' 등도 실시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범죄를 일으키는 극소수의 학생에게 초점을 둔 표적 접근법 뿐 아니라, 따돌림 방지 프로그램이나 집단 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 근본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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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과 4장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특히 생소한 법죄 집단으로서의 갱(gang)과 마약 관련 범죄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2014 브라질 월드컵으로 들썩이는 마당에, 브라질이 '코카인과 무기의 집결지'이자 범죄의 온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마약이 원인이 된 온갖 흉악 범죄에도 불구하고 마약을 합법화하자는 목소리도 있답니다. 알콜 중독자처럼 마약 중독자도 사법 대상이 아닌 개인의 건강 문제 차원에서 접근하자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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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서는 세계 각국의 총기 규제 법률을 비교소개하고, 총기 소지율과 총기 사건발생률이 비례관계에 있지 않음을 일꺠워줍니다. 차라리 양의 상관관계가 명확하다면 물리적으로 총기 소지 규제법률을 강화하면 될터인데, 보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니 골치가 아픈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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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6장에서 저자는 "과연 폭력 범죄가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폭력범죄근절'이라니 사실 질문을 던지는 저자 스스로도 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마약을 밀매하려는 마피아들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어떤 이는 폭력성을 인간 본성의 차원에서 이야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의 폭력과 언론이나 엔터테인멘트 매체를 통해 과장된 포격을 구별하고, 서로를 폭력범죄의 피해로부터 지켜주고 지키려 노력할 때 적어도 폭력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더 멀어질 수 있겠지요. '폭력범죄'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세더잘이기에 다각도에서 치우치지 않고 흥미롭게 다루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세더잘"은 친절합니다. 매 장마다 '간추려 요약하기'의 페이지와 더불어 집중 사례탐구가 소개하여 청소년 독자들이 시사 문제에 쉽게 접근하게 도와줄 뿐 아니라 부록으로는 연표와 용어풀이, 찾아보기 그리고 '더 알아보기'까지 소개하여 친절한 백과사전의 역할을 해주거든요.  <폭력범죄>를 읽고 한국의 범죄예방책 및 범죄관련 제도들을 더 알고 싶거든, '사이버 경찰청' '범죄 예방 정책국' '경찰 박물관' '국립 과학 수사 연구원' 이나 그 웹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좋다네요. 35권 <폭력범죄>와 아울러 34권 <사이버 폭력> 그리고 제 2권 <테러>도 함꼐 읽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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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그리자! 국민서관 그림동화 158
가브리엘 알보로조 글.그림, 김혜진 옮김 / 국민서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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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Let's Paint!
즐겁게 그리자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정말 부럽다'고.  그림 연습을 하자니 깜깜한 시골길에 자전거타고 가듯 겁이나며 막막하고, 그림 잘 그리기의 자질은 타고나는 거라 말해버리자니 샘이 납니다.  '내가 못 그리니, 너라도'의 심정으로 아이에게 미술 교육을 시키지만, 이런 오기 역시 그림 그리기의 참 즐거움을 방해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림 그리기가 두렵고 고민스러운 이들을 위한 <즐겁게 그리자!>를 읽어보았습니다. 도대체 밑도 끝도 없이 즐겁게 그리자니 무슨 비결이라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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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생각을 해야겠지요? 우엇을 그리고 싶은지 말이예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어려워 보여도 괜찮아요. 잘 그리려는 욕심이나 부담감을 내려놓고 시작해봅시다. 어떤 생각은 바람처럼 연기처럼 휙 사라져버리기 떄문에 머릿 속에 꼭 붙들고 있다가 그려야 한대요.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처럼 백일몽상태에서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고, 생각을 삭히고 발효시켜서 더 멋진 생각으로 키울 수도 있대요.

자, 무엇을 그릴지 정했다면 이젠 본격적으로 그려야겠지요? 처음부터 완성작이 뚝딱 나오지는 않아요.  연습도 해보고, 마음가는 대로 그려도 보고, 차분하게 공들여 그리기도 하고, 물감대포를 쏘아대듯 요란하게 그리기도 하지요. 형형색색 달팽이의 응가를 물감삼아 그리기도 하고요. 그리는 사람마다, 같은 사람이라도 기분따라 그리는 대상따라 그리는 방법도 다양하답니다. 어느 하나에 얽매여 고수할 필요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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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모두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요. 심지어는 솜씨 좋은 화가라도 자신의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 짜증 나기도 한다나요. 자기 그림을 사람들에게 내 놓기 부끄럽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 그림 그리기에 옳은 방법, 그른 방법은 따로 없어요. 즐겁게 그리면 된답니다!  <즐겁게 그리자!>를 읽고나면, 마치 잘 쓰인 운동지침서를 읽다 말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게 되듯, 책장을 덮자마자 종이와 크레파스를 찾게 된답니다. 그리고 싶은 욕심을 꿈틀꿈틀 움직이게 해주는 고마운 그림책 <즐겁게 그리자!> 눈을 즐겁게 해주고, 그림 그리기에 대한 부담을 낮춰서 마음을 가볍게 해주어요!



 

 

황공하게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하는 천진한 아이가 공주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물고기 비늘을 모티브로 한 드레스인가요? 물결 무늬의 경쾌함이 말해줍니다. "그림, 즐겁게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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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철학하는 아이 1
클레어 A. 니볼라 글.그림, 민유리 옮김 / 이마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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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ther's Village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

 

 
 
한 주일 내내 가방에 넣고 다니며 매일 본 그림책,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원제: My Father's Village). 내 마음의 영화 <그랑 블루>(Le Grand Bleu 1988)를 아련하게 떠올리게 하는 정서와 풍경이 배어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 클레어 리볼라(Claire A. Nivola)가 썼지만,  배경은 이탈리아이다.  제목 그대로 작가 아버지의 고향이자 현실의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오라니. 그렇다.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는 자전적 그림책이자 마음의 고향인 오라니를 향한 헌사이다. 작가의 아버지는 1911년 지중해의 심장부에 위치한 샤르데나 섬의 오라니에서 태어났다. 1939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일평생 미국에서 살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한 번도 오라니를 떠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작가와 작가의 남동생을 데리고 종종 오라니를 방문했다는데, 작가는 이후에도 계속 오라니를 찾았다. "오라니에서 모든 것의 근원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얼마나 황홀한 것인지도 느낄 수 있었 ('작가의 말'에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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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오라니를 오가고 머물렀던 작가의 애정만큼이나,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에서 묘사는 구체적이다. 실제 그 곳의 알고 사랑하는 이들만이 그려낼 수 있는 삶의 풍경이다. 그 아름다운 구체성 덕분에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는 볼 때마다 새로운 '아하 모먼트  A-ha moment'를 주며 다가온다. 예를 들어,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 속에서 마을 외곽에 짓고 있는 건물 여섯 채를 발견할 수 있다. 마을 동쪽 외곽의 사이프러스 숲 속 건물이 묘지라는 것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알게 된다. 또한 빨래 줄에 널려 있던 흰색 물방울 무늬의 셔츠를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한 소녀가 입고 있다. 그림 속에서 작가의 남동생으로 추정되는 소년은 맨발을 좋아하는지, 여러 번 맨발차림으로 등장하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는 텍스트 뿐만 아니라 그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오라니의 삶을 독자에게 한 뼘 거리로 상상하게 해준다.


 
작가는 어린 시절 오라니의 거리를 사촌들과 뛰어 다니며 놀던 떄의 설레임과 흥분을 담아내고 싶다 했다.  아버지의 고향에서 한 아이에게 완전한 세상이 되었는지, 공동체적 삶이 이상이 아닌 현실이었음을 보여준다. 오라니에서 아이들은 태어나는 아가를 함꼐 축복했고, 누군가의 죽음을 함께 애도했고, 함께 빵을 굽고 나누어 먹고, 축제에서 춤을 추고 놀았다. 마을의 누군가가 따온 신선한 올리브로 샐러드를 해 먹고, 또 마을 재단사 아저씨가 옷 짓는 것을 구경하고, 함께 나무에 올라 과일을 따 먹었다. 작가는 "조각조각의 일들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먹는 것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것들이 누군가 수고롭게 만들었음을 자연스레 배웠다"며 마음의 고향 오라니를 예찬한다.
 


작가는 이런 질문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저 사람들(New Yorkers)에게도 자기만의 오라니가 있을까?"  아마도 작가는 "세상 어떤 곳에서도 느끼지 못할, 따뜻하고 강렬한 그 무엇"을 오라니에서 느꼈기에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자화된 도시의 삶에서 오라니를 품고 사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동시에 저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하기를 갈망할 것이다. 오라니를 품고 살고 싶지 않은가? 사람들과 강렬하고 따뜻하게 교감하며 '공동체적'인 삶이 가능한 마을을. 물론, 오라니 역시 시간이 멈춘 이상화된 낙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공간이지만, 적어도 '공동체적 삶'의 가능성을 꿈꾸게 해준다.


 
작가 클레어 리볼라(Claire A. Nivola)의 인터뷰 기사 링크 & 작가의 대표작 소개http://blaine.org/sevenimpossiblethings/?p=2104
 
 
 
리뷰에 이용한 이미지는 <아버지의 마을 오라니>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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