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표기된 국가 알아보시는지요?

말라위입니다. 구글 검색해서 붙여놨습니다. 

저는 Malawi와 연관해서 담배 산업에 동원되는 아동착취 문제. 가난. 높은 HIV/AIDS 감염률 등 온통 부정적 단어를 떠올려왔어요. 고정관념이 부끄럽습니다. 2년 반 동안 말라위에서 살았던 한지애님이 다른 단어를 더해 주시네요. 말라위는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이랍니다. 이 곳 사람들 심성이 따뜻해서, 지도상 위치가 인체 심장처럼 대륙 왼쪽에 위치해서 붙여진 별명이라지요?


"한 지 애" 생소한 이름인가요? 20대, 여느 대한민국 청년들이 대학교 강의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활동가로 보냈습니다. 30대인 지금 이 분은 베를린에서 난민(특히 북한 난민 및 이주민)을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이 분, 표정 보고 저는 한눈에 반했습니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기운이 눈빛과 온몸에서 뻗어 나오나 싶습니다. 여느 대도시 거리에서 마주치기 어려운 생동감 넘치는 표정입니다. 



[이 계절의 말라위]를 읽으면서, 한지애의 화사함과 따스함의 발원지는 어머니란 걸 알겠습니다. 싱글 맘으로서 투 잡 뛰면서 두 딸을 어렵게 키워내신 분입니다. 한지애는 항상 가난했고, 어머니께서 일하시러 나간 사이 스스로를 돌보며 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강인함과 생명력이 따님에게 전해졌는지 한지애 역시 두려움을 모르는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녀는 "유네스코 아프리카 희망 브릿지 활동가"로 지원하였고, 말라위로 파견되자 경험 쌓는 차원, 수박 껍질 핥기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한국 대학에서 졸업 해야하고, 평균율 인생에 필요한 벽돌 쌓을 부담도 있었지만, 과감했습니다. 활동 기간을 두 번이나 더 연장하면서 총 2년 반, 말라위에서 일했습니다(물론 한지애의 어머니는 딸의 결정을 전폭 지지해주십니다). 한국에서는 결핍많고 가난한 위치성 때문에 주눅 들어 있던 한지애는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서 통통한 부자로 취급 받습니다.마을 사람들의 공동체 사업을 주도하고 예산을 분배하는 권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지애는 절대 갑질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선한 마음만 가지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현장에서수평적인 인간 관계, 원조가 아닌 자립을 도모하는 사업을 고민하며 치열하게 그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계절의 말라위>는 그녀가 왜 "이 경험(말라위 체류)의 최고 수혜자가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이 책을 쓰면서 비로소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는지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고백적 성격을 띤 성장일기 같은 동시에, 2022년 현재 저자가 연구 중인 주제에 이르게 된 지적 여정의 예고를 알리는 책입니다. 

한지애 선생님을 어디에선가 뵐 수 있으면 영광이겠습니다. 책 날개의 그 아우라, 그 표정, 퇴색 없이 보여주시리라 기대하며! 응원드립니다. 


  • [흥미로운 지점] 
  • "Give me the money,"라는 관용구에 한지애가 분노, 좌절, 슬퍼해하다가 나중에는 현지화된 인사로 해석하면서 역사성을 추적하는 대목
  • "빅맥지수"와 마찬가지의 의미를 지니는 "설탕지수"라는 한지애의 신조어. 설탕이 귀한 말라위 사회에서 손님인 한지애가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자, 설탕 두 세 스푼을 퍽퍽 넣어주면서 "괜찮아요. 저희 설탕 많이 있어요."한 에피소드. 한지애는 아메 취향이었으나 현지인들은 외국인이 자신들을 배려해서 일부러 설탕을 안 먹은 것으로 오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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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3-25 19: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분이네요! 나는 저런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부모가 될 수 있나 반성하게 되네요..

페넬로페 2022-03-25 20: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지애씨의 미소가 엄청 따뜻하게 보여요.
자신만의 길로 인생을 개척해가는 지애씨를 저도 응원합니다^^

mini74 2022-03-25 2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설탕 퍽퍽 넣어준다는 거에서 그 곳 사람들의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정말 작가님 미소가 참 선합니다 ~

미미 2022-03-25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속 미소에서 에너지가 저에게도 전해지내요! 낯선 타지에서 저렇게 용기있게 활동하시는 분들, 실천하는 삶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

2022-03-26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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