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자작 감행 - 밥도 술도 혼자가 최고!
쇼지 사다오 지음, 정영희 옮김 / 시공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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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지금처럼 혼밥하는 사람이 흔하지 않았을 때에도 나는 가끔씩 혼자서 맛있는 밥을 먹으러 다니고 재밌는 영화를 조용히 감상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고 했던 사람이다.

그런 나를 주변에선 조금 색다르게 보는듯했지만 그때는 그런 시선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기에 별 상관이 없었는데 이제 주변에서 온 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요즘 오히려 혼자서 뭘 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그래서 온 밥을 하고 자작을 하면서 감히 감행이라는 표현을 쓴 저자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갔다.

맛있게 잘 먹고 있는데도 혼자라는 이유로 저 사람은 친구나 동료도 없나 하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한갓진 곳에 있는 노포를 찾아 조용히 스며들듯 들어가 조용히 메뉴를 주문한다는 저자의 표현은 참으로 적절하면서도 왠지 그 모습이 연상되어 웃음이 난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도 많고 나름의 방식 즉 가장 잘 어우러지는 조합이란 게 있는데 대부분 미식가라 칭하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분명 맛있기야 하겠지만 조금은 특별한 요리가 많다 보니 볼 때는 와 하다가도 내가 사 먹기는 쉽지 않은 반면 저자는 평범한 음식을 가지고 맛있게 혼자 즐기는 모습이 많아 그 맛이 연상되어 입맛이 돌게 한다.

물론 우리나라와 다른 음식도 많지만 우리도 익히 아는 맛 이를테면 뜨끈하게 갓 지은 밥에 구멍을 파서 버터를 넣고 간장을 부어 살살 비벼 먹는 버터 간장밥 같은 거라든지 카레라이스 혹은 돈가스 카레 같은 건 우리도 익히 아는 맛이라 저자가 나열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읽고 난 뒤 나도 모르게 허기가 들었다.

거창하게 어떤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 책이 정감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면을 끓여주는 라면 가게 사장님이 TV를 보면서 생면을 건지는데 그 미묘한 시간 차이 때문에 안달하는 모습은 웃음이 나온다. 그런 손님의 마음은 모른 채 라면을 끓여 내준 사장님께 불만을 가지다가도 한 입 가득 먹은 라면 맛에 살짝 삐쳤던 것도 잊고 행복해하는 것도 남들과 달리 우동과 소바를 같이 시켜놓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한 입 한 입 맛보면서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행복을 느끼는 모습은 소박해서 더 인간미 있게 느껴졌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그 모습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그렇게나 잘 표현한 건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느낀 바를 표현한 것이기에 그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것... 혼자 마시는 술은 맥주도 좋지만 도쿠리에 담긴 술이 좋다거나 혹은 정식은 체인점이 아닌 노포에서 먹는 게 좋다거나 아니면 돈가스 카레 정식은 주가 돈가스일까 아니면 카레일까 같은 의문에 나름의 이유를 들어 명쾌한 답을 한다거나 굴튀김은 한 접시에 몇 개가 좋은가 같은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규칙이나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아 혼자만의 맛있는 혼밥 혼술을 감행하는 모습이 자못 여유롭게 느껴졌다.

바쁘게 살면서 온갖 장식이 가미된 화려한 음식에 익숙하다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늘 먹어왔던 음식을 재치 있는 표현으로 묘사한 글을 보며 이제껏 먹어왔던 음식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고 저자가 먹는 방식으로 한번 먹어보고 싶은 유혹이 느껴졌다.

소박한 글과 함께 곁들여진 삽화를 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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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얼굴의 여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5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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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스스한 괴담과 이에 버금가는 무시무시한 살인사건을 결합시켜 읽으면서 뒤가 당기는 느낌 혹은 누군가가 지켜보는 것 같아 섬찟한 느낌을 주는 표현을 미쓰다 신조만큼 제대로 표현하는 작가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그가 쓰는 괴담이나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그 신조가 또 다른 시리즈를 내놨다.

괴담과 괴이한 사건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도조 겐야시리즈와 그 괴가 닮은듯하지만 시대적 배경이 전후라는 점 그래서 괴담이 미치는 영향이 많이 옅어진 가운데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이라는 점 무엇보다 괴담보다 사건 추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달랐다.

시리즈의 다른 편에선 또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전후, 사람들의 생활은 피폐해지고 무엇보다 천황이라는 존재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신적인 존재가 아닌 인간이라는 인정으로 인해 오랫동안 믿었던 가치관이 흔들려 모든 것에서 허무해진 마음으로 정처 없이 전국을 떠돌던 하야 타는 대학을 나온 엘리트임에도 탄광에서 광부로 일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나쁜 손길을 뻗쳤던 사람을 기지로 물리어준 아이자토를 따라 그가 일하는 넨네 갱으로 온 하야타는 조국의 재건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 하나로 힘든 탄광에서의 일을 견뎌내는 데 그런 와중에 갱도가 무너지고 자신을 이끌어준 아이자토가 그 갱도에서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람들이 갱도에 몰려있던 그 때 탄광 주택 1호동에서 누군가가 죽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탄광 전체에 음울한 분위기가 감도는데 신조의 장기인 음산하고 괴괴한 분위기가 눈앞에 보이듯이 그려져 더욱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죽은 사람이 하필이면 광부들이 신성시 여기는 신물 즉 여우신을 모시는 사당을 둘러친 금줄로 목을 맨 것인데 더군다나 그가 죽기 직전 그 집으로 검은 얼굴을 한 여우가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아이들의 증언으로 광부들과 그 가족은 모두가 공포와 두려움에 떤다. 그리고 보란 듯이 연이어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죽은 채 발견되기 시작한다.

죽음을 가깝게 하고 있는 직업에서는 유난히 금기시되는 것들이 많은 데 땅끝 즉 막장으로 내려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곳에서 작은 불빛 하나에 의존해 석탄을 캐내는 광부들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수많은 금기들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신성시 여기는 금줄을 이용해 보란 듯이 살인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살인이 일어나기 직전 검은 얼굴의 여우신이 보였다는 점 그리고 죽은 사람 모두 같은 모습의 밀실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이 범인의 대범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괴이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는 것도 충분히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할만 한데 그들이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으로 여기던 검은 얼굴의 여우가 죽은 사람의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죽은 사람 외에는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밀실 상태라는 점을 넣어 사건들이 마치 사람이 아닌 그 이외의 존재에 의한 행위 즉 처벌처럼 느껴진다는 점 때문에 설득력 있는 설명이나 사건의 경위를 파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인사건 간의 공통점이나 용의자를 차분하게 찾아서 하나씩 소거해나가는 하야타의 모습은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충분히 탐정이나 형사의 모습과 닮아있다. 새로운 시리즈를 예감케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야타 본인은 전시에 대학을 나온 엘리트이기도 한데 그가 대학에서 배운 교육과 현실에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되는 현실의 부조리함에 의문을 품었다 나중에는 그들과 자신이 같은 민족이라는 부끄러움과 함께 환멸을 느낀... 마치 일제시대 때의 현실에 무기력했던 우리나라의 지식층을 보는 것 같은 인물인데 다른 점이라면 그가 충분히 부끄러움을 아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역시 가해자의 입장에서 하는 문제 제기라는 점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전쟁 당시 지독했던 탄광의 환경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조선 사람이며 그들이 원해서 온 것이 아닌 끌려왔거나 속아서 온 사람들 즉 강제징용이었다는 자기반성을 넣고 그들에게 속죄하고 싶어 하는 아이자토를 내세웠지만 그 사람들을 괴롭힌 사람 중 가장 많이 그리고 지독하게 괴롭힌 사람은 일본 사람처럼 이름을 바꾸고 그들을 감독한 조선인이었다는 식이다.

하야토 역시 전쟁 때 자기 민족들이 조선인이나 만주인에게 행하는 모든 불합리한 폭행과 비인간적인 처사에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전후 원폭으로 인해 고통받는 동포를 보며 미국에 대해 분노하면서 마치 자신들 역시 전쟁에 무고한 피해자인 것처럼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이중적인 느낌으로 다가와 개운치 않았다.

어쨌든 조금은 감상적인듯한 엘리트 하야토라는 인물을 내세워 괴담의 으스스 함에 함몰되지 않고 냉철하게 그 이면에 깔린 냉혹한 살인사건을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데 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확실히 도조 겐야 시리즈보다 괴괴함은 줄었고 사건추리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를테면 도조 겐야시리즈의 대중화라고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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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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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시대를 사는 요즘 무엇보다 인생 2막에 대한 준비가 절실하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많은 요즘 누구보다 힘들게 많은 빚을 청산하고 당당하게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저자의 글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부분 인생 2 막을 맞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로 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다는 이유로 미뤄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 역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공기업에서 무작정 나와 도전한 사업에 처절할 실패를 맞본 경험이 있었지만 이에 절망하지 않고 꾸준하게 준비를 해서 결국은 원하는 바를 이룬 경험에 대해 덤덤하게 털어놓고 있는데 누구라도 준비만 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 별로 밝히고 싶지 않았을 자신의 경험까지 털어놓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자신이 성공하면서 터득한 걸 나누고자 하는데 저자는 부동산으로 원하는 바를 이뤘지만 그게 무엇이 되었든 부자가 되려면 일단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찾아서 단순하지만 무식하다 할 만큼 집요하고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하나를 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가 터득하고 그걸 바탕으로 성공한 사람의 말이기에 설득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인생 2막에서는 학력이나 경력이 무의미해진다는 글도 마음에 닿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했던지 어느 학교를 나왔던지 하는 건 은퇴 이후의 삶에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도 조금 무섭지만 현실적이라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인생 2막에서는 아끼는 것보다 쓰는 것에 집중하라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재테크 책을 읽다 보면 일단은 무조건 아껴서 목돈을 마련하라는 글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데 40~50대에게는 아끼는 것보다 어디에 쓸지 제대로 돈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의외였지만 설득력이 있었다.

더 이상 젊지 않고 은퇴는 코앞에 있는 40~50대들에게도 부자가 될 수 있는 무기로 3가지 즉 현실 적응력, 문제 해결력, 그리고 차별화를 두고 있고 이에 대한 설명을 쉬우면서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는 것부터 빠르게 변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말도, 돈을 벌려면 고객의 돈 문제와 시간문제를 해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누구보다 빠르게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리고 무한 경쟁 시대에 남과 다른 차별화로 승부한다면 인생 2막의 성공도 가능할듯하다.

그러기 위해선 책을 읽던 아니면 요즘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수많은 사이트를 통해 서던 공부를 하고 또 해야 하며 사람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강조하고 있는데 다 아는 이야기지만 실천하지 않았기에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렸기에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춰 공부도 하고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 조언을 구하고 원하는 걸 찾았다면 무식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할 것...

저자는 이렇게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이나 준비를 했다면 그게 저자처럼 부동산이 되었던 요즘 유행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었던 아님 플랫폼 재테크가 되었던 도전해보기를 권하고 있는데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일단 무조건 미루고 보던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하게 되었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으며 한 번쯤 생각해보고 돈을 쓰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생각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돈에 대한 생각 그리고 마음가짐과 빠른 실천력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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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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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에서 이번에 인기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를 내세운 시리즈는 책의 크기와 디자인 면에서도 그렇고 내용까지도 젊은 층에 어필할만하다.

살면서 느끼는 점들 혹은 충고해주거나 도움을 주고 싶은 점들 때로는 위로가 되는 것들을 모아 책으로 그것도 너무 무겁거나 두껍지 않은 크기로 만든 이 시리즈는 책 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요즘 세대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충고나 위로한답시고 장황하거나 주절주절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짧지만 마음에 와닿는 글들...

이런 건 많은 부분에서 작가 자신의 경험이나 본인이 스스로 느낀 점이 아니면 알 수 없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는 게 아닐까 싶다.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다섯 파트로 나눠져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젊은 층이 특히 공감할 내용이 많은데 그 세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일과 사랑에 대한 글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과 한참 떠들고 돌아온 날에 기분은 좋은데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글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혼자라는 게 싫어서 혹은 외로워서 혹은 다른 뭔가의 이유로 사람들과 어울려 뜻도 없는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왔을 때 느끼는 그 헛헛함이란...그런 점에서 내 진심을 주고 받을 수 있고 내 진심을 가십거리로 삼지 않을 단 한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글은 많이 와닿았다.

사람들에게 특히 이성에게 사랑받고 싶고 어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지만 그 사람을 위해 나를 바꿔가며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줘버리지는 말라는 글은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의 전제조건과는 조금 다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낌없이 모든 걸 내주는 사랑을 최고의 사랑이라 우러러보고 칭송하지만 그렇게 모든 걸 내주고 난 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버리면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판단력도 떨어지고 어쩌다 헤어지게 된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해 섣불리 또 다른 사랑을 찾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글은 옛날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으로 사랑을 대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특히 더 와닿는 글이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글에서 사랑을 하더라도 모든 걸 내주고 나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내주지 말라는 충고의 글이 많은데 나이 들어보니 이 말들이 맞는 말이라는 걸 알기에 작가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이런저런 경험에서 나온 글이 아닐까 미뤄 짐작해본다.

다만 너무 계산적이고 이해타산에 빠른 그런 사랑을 하라는 말이 아니라 사랑을 하더라도 내 커리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너무 소홀하지 말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직장에서의 처신에 대한 글 중에서도 재밌는 게 많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 생활을 하던 혹은 자기 일을 하던 누구에게나 완벽한 갑이 될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자신보다 조금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압력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있다.

그럴 때 유용한 글들이 제법 많았는데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맡거나 혹은 화가 나서 뭐라도 치고 싶을 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외계 생명체 그루트처럼 무조건 아임 그루트 아임 그루트 하며 복도를 한 바퀴 돌라는 재미있는 충고도 혼자서 모든 걸 책임 질려 하지 말라는 조언도 그리고 먼데서가 아닌 주변 가까운 곳에서 멘토를 찾아라는 말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외에 나 혼자만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다 싶어 불안하고 초조해할 때가 있는데 그런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글도 그렇고 뭔가를 하고 싶은데 너무 늦은 게 아닐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몇 년 늦은 게 뭐 대수냐 늦었다고 실패한 건 아니라는 글은 상당히 용기를 준다.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겐 용기를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겐 위로를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보다 못나고 서툴더라도 그런 자신을 사랑하라는 조언을 하는데 그 글들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근엄하지 않게 마치 언니나 오빠가 툭툭 던지듯 말하면서도 그 속에서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 해가 마무리되어가는 요즘, 올 한 해도 수고했어 하며 위로받는 것 같았다.

책 내용도 마음에 들지만 디자인도 이뻐 시리즈 모두를 모아보는 것도 괜찮지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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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거기에 있어
알렉스 레이크 지음, 박현주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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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는 아름답고 돈 많은 아빠를 두고 있으며 무엇보다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를 둔 행복한 남편이다.

단, 그가 그런 아내인 클레어를 사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워하고 증오한다는 점을 뺀다면...

알피는 우연히 만난 클레어를 보고 계획적으로 접근해 그녀와 그녀의 돈을 단번에 손에 쥔 남자판 신데렐라였고 처음부터 그녀를 미워했던 건 아니었다.

부자들의 전형적인 타입인 클레어와의 평탄한 결혼생활에 싫증이 나면서 진즉부터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의 결혼이 주는 부와 안락함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그녀를 참고 있었던 알피

하지만 그런 알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계획이 어그러지기 시작한 건 클레어가 간절히 아이를 원하면서부터이다.

알피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정관절제술을 했었고 이를 숨겨오고 있었는데 그런 비밀이 클레어의 집요함으로 인해 드러나게 생겼을 뿐 아니라 클레어 몰래 일탈을 즐기던 상대인 피파가 집착해오면서 피파를 제거할 필요가 생겼다.

게다가 알고 보니 그 일탈 상태가 클레어와 아는 사이... 알피는 반드시 그녀 피파를 제거해야만 했었고 이제 클레어마저도 제거하기로 작정하고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부를 누리면서도 짜증 나는 아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 그녀와 불륜 관계를 맺는 걸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이를 실행해나가는 중 그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던 의사 헨리 브라이언트가 실제로 등장하는 뜻밖의 사태에 직면하면서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아내나 혹은 남편이 서로를 못 견뎌 하다 결국은 다른 곳에서 위안을 찾고 끝내는 서로에게 해를 가하려는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이야기는 스릴러의 단골 소재기에 식상함이 있다.

그 뻔한 식상함을 넘어서야 하는 건 작가의 몫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군더더기 없는 필체와 단순 명료한 문장으로 단숨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아내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알피뿐이었을까만 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도 아니고 아내가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아니면 어딘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자유롭게 마음껏 아내의 돈을 쓰면서 즐기고 싶고 자유롭고 싶다는 이유로 냉정하게 계획을 세우는 알피를 보면서 그가 강력하게 한 방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나뿐은 아니었을 듯

시종일관 속으로 아내를 욕하고 미워하면서 조금만 이쁜 여자가 보이면 아내를 처리한 후 그녀와의 일을 계획하는 얄미운 모습을 보이는 알피는 그 이후에 벌어진 일에서 그에게 약간의 동정의 여지도 없게 할 정도로 완벽한 철면피였고 처음부터 알피와 클레어가 서로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번갈아가면서 각자의 시점으로 그리고 있는 초반부를 보면서 그들이 서로의 생각과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를 서로만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방심하고 무시한 순간 보란 듯이 역습을 가하는 게 불행한 부부의 대부분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알피와 클레어가 서로를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듯...

뻔한 소재와 전개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몰입감도 좋고 가독성도 좋았던 책이었는데 가만 보니 작가의 다른 작품 카피캣에서도 SNS나 온라인상에서 누군가를 사칭하거나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이런 부분에서 현대인들이 얼마나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보여줬었는데 알피가 아내와 불륜녀를 속이고 접근하는 방식에서 좀 더 진화된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뻔한 소재를 흥미롭게 그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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