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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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아주 어릴 때 tv로 방영된 엄마 찾아 삼만 리라는 만화영화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소년의 엄마가 멀리 일하러 간 건지 왜 엄마랑 헤어져서 지내게 된 건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쨌든 그 보고 싶던 엄마를 찾아 어린 소년이 계속 길을 떠나 온갖 사람을 만나고 헤맸던... 그 과정이 슬프고 안타까워서 울기도 했던 그런 추억의 만화였고 당연히 미국 소년이었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이 아르헨티나 소년이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시간이 한참 흐른 후였다.

느닷없이 이 만화영화를 소환한 이유는 이 책 빅티켓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찾는 대상이 엄마가 아닌 동생이라는 것만 다를 뿐...

잭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전염병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누이와 함께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친척 집으로 가던 날 악당들과 마주치면서 할아버지는 악당들 손에 죽임을 당하고 누이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악당들에게 끌려간 동생을 찾고 할아버지를 죽인 악당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나섰지만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잭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자신이 물려받을 유산으로 추적팀을 구성해 그들을 쫓는다.

동생 룰라를 끌고 간 악당 무리들은 인근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을 뿐 아니라 그중 우두머리는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들의 목을 그어버리는 걸로 유명해 일명 컷스로트 힐로 불리는 잔인한 놈이었고 인근 은행을 털어 달아나던 길이었다.

시대적 배경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지만 책을 읽다 보면 사방에는 총질이 난무하고 원하는 게 있으면 죽여서 빼앗는 일이 예사라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우리가 봐왔던 혼란스러운 서부시대의 모습 그대로를 닮아있다.

잭이 만든 일명 추적팀의 면면을 보면 작가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썼는지를 조금 알 수 있는데... 일단 동생을 찾기 위해 수색팀을 꾸린 잭은 아직 열여 섯 살밖에 되지 않은 미성년자이고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 역시 평범하지 않다.

사랑을 믿지 않고 세상을 염세적으로 바라보는 철학자 기질의 난쟁이와 거구의 흑인 총잡이 그리고 도중에 그들과 함께하는 여자는 매춘부였다.

이 들의 세상에는 유색인종과 함께는 술도 마시지 않을 뿐 아니라 파는 것조차 거부하기 예사고 난쟁이는 서커스에서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여겨지는 걸 당연시하고 여자들은 남자들의 부속이나 노리개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 오로지 백인의 남자들만이 모든 걸 갖는 게 당연한 세상이었다.

이렇게 불평등한 세상에서 비록 악당이지만 그들이 쫓는 사람은 백인의 남자였고 추적하는 잭의 일행은 그들의 시선으로 봐선 루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잭 역시 처음 그들 즉 난쟁이 쇼티와 흑인 유스티스를 만났을 때 그들을 미덥지 못하게 생각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잭의 이런 생각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바뀌게 된다.

쇼티와 유스티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추적에 진심이었고 심지어는 그 일을 잘 해냈을 뿐만 아니라 선택의 순간에는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현상금 사냥꾼 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룰라를 찾기 위해 악당들의 뒤를 쫓으면서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과의 잔인하지만 거침없는 혈투도 그렇고 사람을 죽이는 것이 너무나 쉽게 이뤄지는 모습에 잭은 이제까지 믿어왔던 종교관과 양심의 가책 때문에 내내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쇼티와 유스티스와 함께 하는 동안 잭 역시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작가는 세상이 선과 악 두 가지로 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쇼티의 입을 빌려 사람들이 가진 이중적인 잣대를 비꼬고 있다.

사방에 총질이 난무하고 살인이 예사로 이뤄지는 무법천지 같은 세상에서 신을 믿고 정의를 믿었던 소년 잭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자신이 가진 외모적 특징 때문에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했던 쇼티와의 대화를 보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

염세적이지만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인물로 묘사된 쇼티라는 인물이 가진 반전 매력도 그렇고 종교적이고 금욕적인 인물로 보였던 잭의 할아버지가 숨기고 있었던 비밀도 그렇고 나오는 인물들 모두의 캐릭터가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묘사되어 마치 한편의 서부영화를 보는듯한 재미를 줬다.

알고 보니 작가가 아주 오래전 인상적으로 읽은 밑바닥의 작가였는 데 그 책에서도 인종차별에 대한 고발이 있었던 걸 보면 작가가 어떤 부분에 관심이 많은지를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책을 두 권 읽었는데 둘 다 마음에 드는 걸로 봐서 다음 책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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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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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도 조용할 날이 없이 시끌벅적한 주말 가족 드라마 같은 소설이 나왔다.

83살이라는 나이에도 지독하게 독립적이고 개인적이면서 엉뚱하게도 도벽까지 가지고 있는 할머니 밀리

그리고 그런 엄마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든데 아주 미치기 직전인 아들 케빈... 심지어 케빈은 사춘기 쌍둥이 딸을 비롯해 네 아이를 둔 가장이면서도 실직한 상태이기도 하다.

얼핏 가족 구성원만 봐도 조용하기 쉽지 않은 이 고가티네는 각자 개성마저 너무나 강하다.

그래서 각자 서로에게 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의 목소릴 높여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바쁘다.

그중에서도 특히 83살 밀리는 연이어 자동차로 사고를 내면서도 면허증을 반납하기를 거절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 가정부를 두라는 아들의 권유조차 내내 무시한다.

그러면서도 아들이 자신을 요양원에다 버리고 가는 걸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그랬던 밀리가 더 이상 아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는데 그건 잡화점에서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사소한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 연행되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미국인 도우미를 두는 걸로 합의한 후 맞이한 상냥하고 친절한 실비아는 밀리의 생활 전반을 변화시킨다.

한편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처지가 된 케빈은 딸의 새로운 학교 교무 직원이자 자신보다 스무 살은 어린듯한 여자 로즈를 보고 첫눈에 필이 꽂혀 마치 갓 사춘기를 벗어난 듯한 행동을 한다.

그리고 이 집안의 또 다른 문제적 아이 에이딘은 쌍둥이로 태어나 언제나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낫다고 여겨지는 언니와의 마찰로 모든 것이 싫어진 상태... 그래서 부모에게 반항하고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걸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지만 그런 걸로 만족하기엔 에이딘은 너무 똑똑했다.

도대체가 누구의 말도 듣지도 않고 끊임없이 엉뚱한 소릴 해대면서 연방 사고를 일으키는 밀리가 처음엔 사랑스럽지 않았다.

아니 사랑스럽다기보다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아 케빈의 처지에 동정이 가지만 뒤로 갈수록 그녀의 그런 성격 밑바탕에는 젊은 날 너무나 어이없이 잃어버린 딸에 대한 슬픔과 자신을 끝까지 사랑해 준 먼저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깔려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되면서부터는 그녀의 터무니없을 정도의 낙천적인 성격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성격은 위기에서 진짜 말도 못 할 만큼 엉뚱한 기지로 발휘되고 결과적으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 과정이 유쾌하게 느껴졌다.

처음엔 정신없고 도대체가 맥락도 없어 보이는 대화가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는지 헷갈려서 몰입하기 힘들었는데 어느 정도 읽으면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난 뒤에는 이 엉뚱한 할머니의 대화법을 조금은 즐기게 되었다.

에이딘 역시 쉽게 사랑해 주기는 쉽지 않은 성격이지만 그 기저엔 자신보다 모든 것이 나아 보이는 언니에 대한 열등감과 가족들의 관심에 목말라하는 십 대의 여린 감성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오히려 연민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각자 자신의 개성대로 도대체가 하나로 뭉칠 수 없을 것 같은 이 가족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서로 뭉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는 마치 가족 시트콤을 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유쾌 상쾌 통쾌한 가족 드라마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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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시대 돈 버는 해외주식 - 현직 펀드매니저와 강남 Top PB에게 배우는 위기 속 안정적 투자법
유나무.전래훈 지음 / 길위의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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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되고 엄청나게 폭락했던 주가는 이내 반등을 해서 오히려 그 전년대비 더 높은 수익률이 발생하게 되었고 치솟는 물가와 원자재 상승, 부동산 폭등 등으로 현금자산 가치는 폭락하면서 자금은 계속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중 많은 자본이 전 세계의 주식시장 중 가장 큰 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는데 우리나라 투자자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인 주식시장은 이제 코로나 팬데믹이 안정적으로 변하고 각국의 대처가 위드 코로나 시대로 가면서 엄청나게 풀었던 유동성 회수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투자환경 역시 급변하게 되었고 재작년이나 작년 상반기의 엄청난 수익률만 보고 뛰어든 개미는 작년 말부터 된서리를 직격으로 맞게 되었다.

누가 돈을 벌었다는 정보만으로 뛰어들었다간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나락으로 가기 좋은 요즘의 시장... 이런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돈을 벌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내놓은 책이다 보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만한 내용 위주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맥락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하고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고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주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투자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회사 중 달라진 패러다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이 많고 주식시장에서는 그 차이가 현격하게 드러났다.

비대면 시대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결제 시스템 역시 캐시 리스나 우리도 흔히 쓰고 있는 무슨 무슨 페이 같은 결제 시스템이 대세가 된 지 오래...

더불어 모든 사고파는 것은 이제 플랫폼에서 하는 게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체제는 플랫폼 시장에 다 잠식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클라우드 시장의 부상 및 전기차 시대의 도래 등... 우리도 이제는 몸으로 느끼고 있는 변화를 제대로 짚어줄 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서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하고 어떤 회사가 앞서가고 있는지 앞으로의 성정 가능성은 어떤지를 이제까지의 매출과 주가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근거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이런 개별주도 개별 주지만 이런 모든 걸 담아놓았으면서도 개별 주보다 훨씬 안정적인 ETF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든 부분이다.

우리보다 수십 년 전부터 이런 다양한 주식을 한데 묶어놓은 ETF 투자가 활성화된 미국인만큼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초보인 사람들은 찾기도 쉽지 않은 데 그중에서도 옥석을 골라 놓았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가 될 듯하다.

게다가 개별 주나 ETF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 가져야 할 부분으로 배당주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1년에 한번 배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우리나라 주식과 달리 분기별 혹은 매달 배당을 하는 주식을 소개하고 있어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

투자는 자신의 책임하에 모든 것을 해야 하는 만큼 이 책을 무조건 맹목적으로 믿는 건 안되지만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에게 길잡이를 할 만하지 않나 생각한다.

어렵지 않은 설명과 다양한 주식과 ETF를 소개해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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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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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나 재물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유인하거나 납치해 몸값을 받아내는 걸 보통 유괴라고 한다.

원하는 게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납치 대상을 통제하고 있어야 하는 까닭에 보통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관리를 위해서라도 납치 대상의 수는 한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우리 역시 보통 그렇게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의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는 통상의 이런 상식을 완전히 뒤집었을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발상의 전환으로 읽으면서 내내 감탄하게 만든다.

일본 전 국민을 납치한다는 대담한 발상은 얼핏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헛소리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이 똑똑한 작가는 사람들의 그런 허를 찌르고 들어온다.

총리 공관으로 자신들을 블루 라이언스라 칭하는 낯선 자가 전화를 걸어와 자신들이 일본 국민 전체를 납치하고 있다며 국민의 몸값 5천억 엔을 요구한다.

누가 들어도 헛소리인 이 말은 당연히 묵살되지만 그로부터 사흘 후 도쿄의 한 찻집에서 젊은 남녀가 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화를 장난전화로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여기서 천재적인 탐정인 사몬지 스스무가 등장한다.

쉽게 풀릴 수 없고 대놓고 대대적인 수사를 하기도 쉽지 않은 이 사건에 경찰은 사몬지의 도움을 청하게 되면서 쉽게 풀릴 수 없을 것 같은 사건은 가닥을 헤아리게 되지만 블루 라이언스팀 역시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살인사건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비행기를 폭발시키는 대범한 사건까지 일으켜 수많은 희생자를 낳으면서 그들의 위협은 점점 더 실체를 얻게 되고 경찰 역시 모든 걸 동원해 범인을 쫓지만 그들은 한 번의 실수나 단서를 내놓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경찰의 완패는 당연한 거고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블루 라이언스팀은 느닷없이 노선을 변경해 자신들의 입장을 쓴 입장 문과 이제까지 총리실과의 통화를 녹음한 녹음본을 언론에 흘리고 대담하게도 국민들과 직접 협상을 시도한다.

목숨이 아깝다면 자신들이 지정한 와펜을 5천 엔에 구입해 달고 다닌 사람은 무차별 살인에서 제외해 준다는 다소 터무니없는 요구사항은 받아들여져 이내 국민들은 너도 나도 와펜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이 천재적인 발상을 한 작가에게 내내 감탄했다.

대체로 납치 사건의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는 이유는 몸값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잣집 사람을 납치해 거금을 요구하고 용의주도하게 탈출 계획을 세웠다 해도 납치 대금을 받기 위해선 한 번은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데 그때를 경찰들이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는 법... 그래서 납치 사건 대부분은 납치 대상의 생사 여부와는 별개로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블루 라이온스라는 천재적인 범죄 집단을 내세워 누군가를 힘들여 납치하지 않고도 오히려 전 국민을 납치한다는 기발한 발상에다 한 술 더 떠서 몸값을 받을 때의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택한 방법이 국민들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다지 비싸지 않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몸값을 지불한다는 설정은 그야말로 독창적이고 천재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전략의 탁월한 점은 또 있다.

용의자를 특정해도 그들의 범죄사실을 증명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무엇보다 국민들 스스로 물건을 산 것이기 때문에 그 돈을 법적으로 뺏을 수 없다. 그야말로 눈뜨고 모든 걸 뺏기는 형상인데다 사람들이 와펜을 많이 달면 달 수록 경찰 입장에선 조롱당하는 느낌을 들 수밖에 없으니 블루 라이언스로서는 일타이피의 상황

점점 더 흥미로워진 상황이지만 이 똑똑한 범죄자들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즈음 작가는 역시 천재적인 탐정을 내세워 또 한 번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기발한 작전을 구사한다.

읽으면서 전무후무한 이 작전을 짜낸 작가의 탁월함에 손뼉을 치게 되고 더 놀라운 건 이 책이 첫 출간된 시기가 1977년이라는 점이었다.

그 당시에 이 정도로 뛰어나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범죄를 구상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작가의 기발하면서도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창의력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독성은 기본!! 소재부터 전개 그리고 결말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수 없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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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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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주위의 시선과 평판에 신경을 많이 쓰는 현대인들이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는 이 말이 아닐까 싶다.

꼭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다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릴 듣기 위해선 너무 많은 노력과 체력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새 사회생활에... 사람과의 관계에 지치는 사람도 나오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최고의 명제 즉 나부터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다는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와닿는 말로 시작한다.

언젠가부터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인맥이 중요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관리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 들을 많이 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신과 모든 부분에서 맞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도 끊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작가는 그런 관계는 과감히 정리하라고 말한다.

그런 불필요한 관계를 끊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굉장히 와닿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말들 즉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기본을 지켜야 하고 누군가의 험담은 절대로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며 무엇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와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나 역시 동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얘기하는 데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비밀은 나누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었다.

통념적으로 친한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영원한 것은 없어서 정말로 친하고 가까웠던 사이라 할지라도 어떤 계기로 서로 외면하거나 멀어질 수 있는데 이럴 때 나의 비밀은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고 들어왔던 이야기와 전면으로 배치되는 글이었지만 나 같은 경우 오히려 이런 현실적인 지적이 더 와닿아서 책 내용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이외에도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부분이 많다.

특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은 데 직장이란 돈 받은 만큼 굴러야 하고 자신이 이런저런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사실을 자각할 것 그리고 규칙적인 일상 유지와 자기관리에 신경 쓰면서 하루하루 버티면서 일하는 것이 직장 생활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이란 글은 확실히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더불어서 이렇게 열심히 직장 생활에 충실해도 언젠가 번아웃이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그럴 때를 대비해 경제적인 기반을 쌓아둘 것을 조언하는 부분은 웬만한 재테크 책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그런 부분들이 내 현실에 지지대가 된다는 말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라는 말은 지금 현재 미혼인 사람들이 들으면 좋은 내용이었다.

누군가를 만남으로서 나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상대를 존중할 줄 알고 작은 행복을 누릴 줄 알면서 자존감이 높고 곁에 좋은 사람이 많은 사람을 선택하라는 말도 그렇지만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좋다는 말에도 반대 의견을 말하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든다.

이제는 사랑을 주는 것보다 사랑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가볍게 연애하는 습관을 들이고 사랑에 목숨 걸지 말며 맺고 끊기를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말은 기존의 사랑에 대한 충고나 조언을 하는 글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살면서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조언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긍정적이고 아름답게만 바라보라 말하는 기존의 책들과 다른 이런 조언들이 이 책이 진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냉정하고 현실적이면서도 읽으면 오히려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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