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상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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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난 곳에서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지키고자 했던 검은 상자...더 이상한 건 절대로 열어보면 안된다는 선대 어르신들의 가르침...과연 이 검은 상자에 든 건 뭐고 왜 그토록 비밀스럽게 지키고자 했는 지 너무 궁금합니다.
믿고 보는 미야베 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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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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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대낮에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누가 봐도 인과관계가 분명하고 그들의 사연이 어떻든 간에 피해자와 범인이 확실하게 드러난 이 사건에 진범이 따로 있다고 한다면?

너무나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설정이었고 시놉을 보자마자 읽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도대체 어떻게 그 상황에서 진범이 따로 있을 수 있지?

목격자들이 전부 이해관계가 얽힌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과 같은 설정일까? 아니면 목격자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거짓 진술을 한 걸까?

읽기 전에 여러 가지 설정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책을 읽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돼서 살짝 당황했다.

잘나가던 칼럼니스트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아 신경쇠약 직전의 상태인 여자 젠 헌터와 그런 그녀의 불안정한 심리를 곁에서 도와주고 보듬어주는 절친 벡스 두 사람의 시점으로 사건 당시와 이후의 전개를 펼쳐간다는 것부터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설정이었다.

대부분 이런 범죄가 발생하고 주인공이 목격자 신분이면 경찰이 등장해 사건 조서를 꾸미는 과정에서 범죄가 재구성되거나 목격자들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사연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이런 과정에서 작가는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곳곳에 단서를 던져놓는다.

그리고 나중에 모든 사실이 밝혀진 후에야 그 단서와의 연결성을 깨닫고 무릎을 치며 반전에 속은 걸 아쉬워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보통인데 이 책에선 일단 경찰이 나오지 않는다.

어찌 보면 누가 봐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하고 가해자가 사망함으로써 사건성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경찰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의외로 느껴진 부분이었다.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연인 간의 다툼이 이내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변하는 현장을 목격한 젠 헌터

그날 이후 악몽에 시달리지만 그녀가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sns로 진짜 범인이 따로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

커리어를 망친 젠으로서는 이 사건을 취재해 기사를 쓰면 나름의 돌파구가 되리라는 걸 직감하고 사건 취재에 나서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목격자들을 만나 취재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누군가의 시선이 그녀의 뒤를 쫓고 마침내 가면을 쓴 누군가에 의해 머리에 부상을 입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이 사건에는 분명 다른 뭔가가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젠에게 가면을 쓰고 폭행을 가한 사람이 오랜 연인이었던 로렌스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젠은 더욱 혼란스러워하는 데 여기에 사건 당일 그 자리에도 그가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는 그날 왜 그 자리에 있었으며 그 사실을 왜 숨겼을까?

젠과 벡스의 시점을 오가며 그날 사건의 이면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점점 더 그 사건이 단순한 치정 살인사건이 아님을 암시한다.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게 다 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모두가 보는 대낮에 살인사건을 보여주는 과감한 방식을 취하고 당연히 등장할 거라 예상하는 경찰을 빼고 그 자리에 정신상태가 다소 불안정하고 약물에 의존성이 있는 주인공 젠을 투입해서 독자로 하여금 젠의 정신상태에 따라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끼도록 장치했다.

연인 간의 치정에 얽힌 사건이라는 팩트 이면에는 질투와 암시 그리고 누군가의 치밀한 계략이 숨어있었음이 진행되는 동안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나는 5인의 목격자는 처음 예상했던 것과 모든 것이 달랐고 그 다름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독성도 좋았고 뻔하지 않은 스토리가 무엇보다 장점이었던 책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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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레이스의 비밀 - 그녀가 사라진 밤
리사 주얼 지음, 이경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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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타인에게 무관심한 사람들로 인해 이웃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져도 모른다는 걸 모티브로 한 스릴러 작품이 많다면 시골은 반대로 사람들 사이에 이동이 적어 서로 간에 비밀이 없다는 데서 오는 폐쇄성과 모두가 아는 사람들 사이에 혼자만 외떨어진 고립감을 토대로 한 작품이 많다.

어느 쪽이 더 공포스럽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도시나 시골생활의 장점을 배제하고 불편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최대한으로 잘 끄집어내어 극대화해서 사람들로부터 긴장감과 섬뜩함 혹은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해 문득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면 스릴러 작품으로서 성공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작품을 쓴 리사 주얼은 낯선 곳으로 이사한 사람이 느끼는 이질감과 아웃사이더가 느끼는 그 동네의 폐쇄성을 제대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여기에 그 동네가 품고 있는 섬뜩한 비밀이라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잘 섞어 놓아 흥미로운 스릴러 작품을 만들어냈다.

런던에서 남자친구를 따라 시골로 온 소피

이사 온 날 집주변에서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판을 발견한다.

`이곳을 파보시오`

누가 봐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표지판에 쓰인 대로 소피는 그곳을 팠고 그곳에서 반지 케이스에 든 반지를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그 반지는 지난 1년간 실종 상태인 어린 연인의 것이었다.

1년 전 어린 아들을 둔 미혼모 탈룰라는 자신의 남자친구이자 아이 아빠인 잭과 함께 둘만의 데이트를 나갔다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였고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보인 곳은 이곳에서도 낯선 일명 다크 플레이스라 불리는 저택이었다.

얼핏 봐선 다소 평범할 수 있는 이 사건은 이후 두 사람의 흔적이 깜쪽같이 사라져 더 이상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누구 봐도 그 집 다크 플레이스에서 뭔가 사건이 벌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어떤 증거나 증인조차 나오지 않아 더 이상의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로 어느새 1년의 세월이 흐른 상태였다.

이야기의 진행은 현재 소피가 낯선 시골에 와서 팻말을 발견한 후부터 나름대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과 1년 전 탈룰라와 잭이 사라지던 날의 기록을 탈룰라의 엄마의 시선으로 그리고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탈룰라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데 이 모든 걸 통해 사건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흔한 실종사건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아이를 둔 10대의 어린 연인의 갑작스러운 실종은 대체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누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짐작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사람들의 예상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면서도 나름의 반전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먼저 소피라는 밖에서 온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건을 외부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새로 조사하도록 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여느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이자 모든 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범죄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특화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실종된 연인의 반지의 발견은 그녀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고 이 모든 건 사건의 진실을 아는 누군가가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다정한 연인으로만 알고 있었던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균열이 가고 있었다는 걸 알려주면서 사건 전체의 판도를 뒤집는다.

결국 뻔한 소재로 뻔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뒤로 갈수록 오히려 전혀 다른 결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다크 플레이스의 비밀은 작가의 전작인 엿보는 마을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준다.

가독성도 좋았고 몰입도도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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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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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설로 유명한 요코야마 히데오는 64나 빛의 현관, 사라진 이틀 같은 장편소설도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단편소설이야말로 작가의 번뜩이는 재능을 제대로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단편은 그중에서도 특히 스릴러나 미스터리의 단편은 진짜 생각지도 못한 전개나 반전이 나오지 않는 이상 뭔가 볼일을 덜 마친듯한 미진함을 느끼게 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작가들 역시 장편을 잘 쓰는 작가와 단편을 잘 쓰는 작가가 있지만 둘 모두에서 뛰어난 작가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 요코야마 히데오는 장단편 모두에서 탁월한 솜씨를 보이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교도관의 눈은 미스터리 단편집이면서 직접적인 살인사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 혹은 살인이 있었다 해도 아주 오래전 벌어진 일로 현재 그 사건으로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표제작 교도관의 눈과 자서전만이 가장 미스터리에 가까운 사건을 다루고 있는 데 특히 교도관의 눈은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반전으로 미스터리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주부가 실종된 사건으로 용의자가 되었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풀려난 남자

모두가 그가 범인임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풀어준 상태에서 단 한 사람만이 포기하지 않고 용의자의 뒤를 몰래 쫓는다.

그는 오래전부터 경찰관이 되고자 했지만 끝내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교도관으로서 퇴임을 앞둔 남자였고 아무도 몰랐던 교도관의 이 행동이 드러난 건 곧 퇴직할 그에게서 원고를 받아 기관지에 실어야 하는 임무를 맡은 한 사람 때문이다.

그리고 드러난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고 이야기 전체의 판도를 뒤집는 데 성공한다.

자서전 역시 뚜렷하게 드러난 살인사건은 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진행하면 할수록 누구도 몰랐지만 분명 살인사건은 있었고 그 살인사건을 인지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오전 다섯 시의 침입자와 조용한 집 그리고 비서과의 남자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작가 특유의 관찰력과 섬세한 묘사로 범인 아닌 범인을 찾아내지만 우리에게도 매일매일 일어나는 작은 소동들조차 작가의 손에 들어가면 미스터리한 일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게 된다.

회사에서 작은 실수를 저지르고 상사가 눈치채지 못하게 수습하느라 진땀을 쏟거나 빨리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 그리고 직장 내에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상사의 눈에 들기 위한 알력 같은 건 우리의 일상에서 늘 일어나는 일인데 이걸 미스터리 작가의 손에서 마치 무슨 음모가 있거나 미스터리한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든 것... 그게 바로 작가의 필력이 아닐까

말버릇 같은 건 조금 다른 느낌의 단편이었는데 여성 특유의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비슷한 처지의 여자들끼리 서로에게 갖는 우월감 같은 걸 아주 미묘하게 잘 잡아냈다.

6편의 단편은 각각 다른 듯 비슷하고 각각의 매력을 제대로 뽑아낸 작품이었다.

단지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나 뭔가 엄청난 반전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일상 속에서 찾는 작은 미스터리를 즐긴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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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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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새 코로나라는 전염병은 사람들의 생활 전반을 뒤흔들고 경제의 판도를 뒤집었으며 사람들과의 소통 방법에도 변화를 줬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세계를 변화시킨 걸로 부족해 사람들의 가치관마저 바꿔놓았다.

그래서일까

상처 입고 황폐해진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를 주고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작품들이 요즘 많이 눈에 띈다.

이 책 역시 그와 다르진 않다.

사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건 부조리에 맞서거나 거대한 힘에 의해 궁지까지 몰린 소시민들의 작은 반란 같은 블랙 유머 소설이지만 언젠가부터 작가 역시 일본 작품들 전체를 관통하는 힐링 혹은 치유 소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진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작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위로해 주는 건 뜻밖에도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5편의 단편들로 이뤄진 코로나와 잠수복에는 대부분 사람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어 상심하거나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등장한다.

바닷가의 집에선 믿었던 아내의 외도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남자가... 파이트 클럽에선 몸 바쳐 일한 직장에서 밀려나기 일보 직전이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그만둘 수 없어 괴로워하는 남자가... 점쟁이에선 잘나가는 남자친구와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는 여자가... 코로나와 잠수복에선 코로나가 창궐하는 데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남들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잠수복을 입는 가장이 나온다.

그리고 판다를 타고선에만 예외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상처를 입은 사람이 아닌 누군가를 치유해 주기 위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연히 구입한 클래식카 피아트 판다와 그 차의 내비게이션이 이끄는 대로 가서 그 차에 얽힌 사람들의 추억을 들려주는 걸로 다섯 편의 단편을 마무리 짓고 있다.

여기에선 뭔가 상심하거나 상처를 입은 사람을 위로해 주거나 살아갈 힘을 주는 존재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로 작가는 차별화를 시도한 듯하다.

그럼에도 완전히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아니라 사람의 모습을 한 오래전 죽은 사람 혹은 그 영혼이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며 누군가를 찬란했던 젊은 날의 추억으로 이끌어준다.

모두가 오랜 전염병의 창궐로 누군가를 잃거나 삶의 의욕을 잃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때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로 새로 살아갈 힘을 내도록 위로받을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싶다.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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