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이드 게임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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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조직 내의 암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변하는 환경 그리고 대기업이 하청업체에게 부리는 횡포에 대한 고발을 이케이도 준만큼 흥미진진하면서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쓰는 작가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임에도 특유의 경쾌함이 있어 읽기에 너무 부담되지도 않고 그럼에도 그 밑에 깔린 고발정신은 날카롭다.

그야말로 아픈 곳을 콕콕 찔러주면서도 지나침이 없는...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즐거움을 주는 작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내에서 다음 회장으로 유력시되는 다키가와 상무의 합병 계획에 반대되는 문건을 작성해 그 계획을 저지했다는 이유로 단단히 미운 털이 박혀 끝내는 엉뚱한 곳으로 좌천된 기획실의 에이스 기미시마

게다가 새로 발령받은 요코하마 공장에서는 평소 관심도 없었고 룰조차 제대로 모르는 럭비팀마저 그의 책임하에 놓여있다.

이곳에서도 특유의 기획력을 발휘하기 위해 팀 운영을 들여다보니 매년 엄청난 금액의 적자를 모 기업이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럭비협회에서는 그 어떤 자정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각 기업에서 내는 출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처지다. 이래서는 앞으로 발전은커녕 팀이 살아남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기미시마는 특유의 뚝심과 기획력으로 럭비팀 아스트로스의 인기를 끌어모으기 위해 우선 요 근래 부진한 성적으로 간신히 체면치레에 머물고 있는 럭비팀을 새롭게 정비하고 팀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감독을 구한다.

그리고 연고지 내의 주민들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기업과 주민과의 거리 해소를 위한 일환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서히 팀 내 분위기도 그렇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여기서도 언제나 자신이 가진 기득권만 주장할 뿐 어떤 변화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고인 물이 있기 마련...기득권들은 그들끼리 뭉쳐 반격을 가하며 변화에 저항한다.

하지만 아스트로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모여드는 등 이미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사실 한 번의 승부로 승패를 결정하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그게 모두 스포츠 정신처럼 정정당당하거나 옳은 방법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도 상대팀의 전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팀의 주전 선수를 빼가거나 자신들과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는 협회를 움직여 자신들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감독을 내세우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럭비를 사랑하고 럭비를 마음껏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 모든 부조리함과 억울함을 참고 견디며 오늘도 땀 흘리고 노력하는 럭비팀 아스트로스는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새로 온 감독의 지도아래 기미시마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새로운 전설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잘 짜인 스토리가 몇 해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연상케했다.

역시 매너리즘에 빠진 채 별다른 노력 없이 경기를 하고 어느새 지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팀이 야구에 전혀 문외한인 외부 인사 한 명으로 인해 팀 전체가 달라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 인기를 끌었었는데 그 외부 인사 역할을 하는 게 이 책에선 기미시마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에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고지식한 인물로 자칫하면 미운 털이 박혀 낙오되기 쉬운 유형이다.

이 책에서도 쉬운 길로 갈 수 있었음에도 타협하지 않은 결과로 결국 낙오되어 생각지도 못했던 럭비팀을 맡았지만 그가 참여한 럭비팀은 그의 합류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된다.

럭비라는 경기가 익숙하지 않아 경기에 대한 이야기나 작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선 다소 헷갈렸지만 그 속에서 숨 쉬는 럭비 팀원들의 이야기... 즉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팀에 대해 느끼는 불안 같은 건 그 모습만 다를 뿐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다.

지나치게 무겁지않으면서도 그 속에 많은 걸 함유하고 있는 노사이드 게임

일본에서 드라마도로 인기였다는 데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만들어도 괜찮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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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강지영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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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르소설을 이끌어가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모여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누아르처럼 풀어낸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는 좀 무거운 내용부터 범죄를 다루지만 경쾌함이 묻어나는 작품 혹은 어두운 범죄의 세계를 생각지도 못한 기발함으로 접근한 작품까지...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만큼 소재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양하다.

그래서 골라 먹는 재미만큼 골라 읽는 재미를 준다고 할지...

어쨌든 단편집의 재미를 제대로 살린 작품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겉으로 표방하는 누아르의 세계에 가장 근접한 작품은 바로 작열통이 아닐까 싶다.

조폭들이 나오고 패싸움이 나오는 등 얼핏 봐선 표제작인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가 더 누아르 적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들여다보면 일반인인 주인공이 엉뚱하게도 조직폭력배와 어울리게 된 사연부터 위험하기 짝이 없는 패싸움에서 멀쩡히 살아남는 것도 그렇고 모든 요소에 유머 코드가 있다.

그리고 프리랜서라는...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직장인의 비애

이에 비해 작열통은 시작부터 다소 비장하기 그지없다.

일단 그 큰 버스를 땅에 묻고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제대로 된 답을 말하지 않으면 폭파시키겠다는 협박도 그렇고 모든 것이 철저히 계획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떤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결국 그들이 원한 건 진실이었을까 아니면 스스로의 죄를 불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살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느꼈던 고통을 느껴보길 원한 걸까?

다섯 편의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인 건 역시 중고차를 파는 여자라고 볼 수 있겠다.

중고차 매물 사진을 보고 전화를 해 그곳으로 가면 찾던 물건은 없고 대신에 원치도 않았단 물건을 생각지도 못한 금액으로 눈탱이를 맞고 구매하는... 현실에서도 가끔 뉴스를 통해 알고 있는 중고차 사기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고 기타 보험 범죄에 관한 일화는 충분히 현실적이어서 더 재밌었다.

게다가 이런 일을 해결하는 게 바로 중고차를 파는 여자라는 설정도 그렇고...

흔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불의를 못 참고 굳이 힘으로 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속 시원하게 내는 모습에서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아직 독립하지 못한 형사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미숙함을 드러내는 주인공이 있고 그런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처럼 접근해서 천천히 가스라이팅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정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거기에 요즘 문제시되고 있는 애완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이는 걸로 비뚤어진 만족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현실에서도 이런 관계 즉 주변으로부터 고립 시켜 결국 자신이 마음대로 교묘하게 조정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기분 나쁜 사람들과 타인과 소통할 수 없는...자신만의 세계에 갖힌 사람들이 있는 데 거기에 빗댄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가장 특이하고 신선한 발상은 역시 네고시에이터 최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를 유괴한 범인과 경찰이 아니면서 피해자 가족과의 중재에 나서 서로 원하는 결과를 취하도록 하는 직업이 있다는 설정은 우선 신선할 뿐만 아니라 들여다보면 나름 실효성도 있는 것 같다.

유괴나 납치에 공권력이 끼어들면 반드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어느 한쪽이 큰 희생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고 그 대부분의 피해는 피해자가 입는다고 생각할 때 두 이해 당사자 사이에서 서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하고 조율하는 직업이 있다면...? 하는 설정은 황당한 듯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두 당사자들 사이에 감정적으로 얽혀있지 않아 가장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달지...

다섯 편의 단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각각의 매력이 있어 가독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누아르라고 해서 지나치게 무겁거나 장중하지 않다는 점도...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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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네 곁에 있어 도토리숲 알심문학 4
미리엄 할라미 지음, 위문숙 옮김 / 도토리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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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옛날보다 아이들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거나 뭔가 불순한 목적을 숨기고 접근하는 통로가 너무나 많아서 점점 더 아이들을 보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기가 더 어려워진다고들 한다.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지는 않는지 학폭에 노출되지는 않는지를 비롯해 이것저것 신경 쓸 부분이 많은데 이제는 여기에다 음란문자나 음란게시물을 보내거나 자신도 모르는 새 그런 것에 넘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이라니...

간간이 들려오는 이런 뉴스들을 들여다보면 정말 끔찍한 세상을 살고 있구나 새삼 놀라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소녀 홀리 역시 평범하고 착실했던 여중생이었지만 부모가 잠시 아이에게서 주의를 돌린 사이 소녀를 노리고 접근한 사람에 의해 그루밍당한 채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 아슬아슬한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게 바로 이 책 언제나 네 곁에 있어다.

홀리는 부모님과 단란한 가정에서 사는 평범한 중학생이었지만 요즘은 언제나 혼자일 때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에이미가 갑작스럽게 캐나다로 온 가족이 이민을 가서 학교에서 혼자 보낼 뿐만 아니라 부모님 역시 아픈 할머니를 돌보시기 바빠 집에서도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요즘 홀리의 기분은 우울하고 외롭지만 어디에도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데가 없다.

그런 홀리에게 어느 날 학교 친구 추천으로 제이라는 남자아이가 메시지를 보내오면서 홀리는 급속도로 제이와 친해진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제이는 자신을 늘 혼자 두는 부모님이나 새로 전학 간 곳에서 자신을 잊은 듯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느라 바쁜 에이미와 달리 언제나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제이 덕분에 매일매일이 더 이상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다. 이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홀리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너무나 급작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에서 뭔가 위험을 감지하고 홀리에게 경고와 주의를 주지만 홀리는 더 이상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홀리에겐 이제 제이만 있으면 다른 사람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직 어린 홀리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고 자신을 이쁘다고 늘 칭찬해 줄 뿐만 아니라 홀리로 하여금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하는 또래의 이성친구에게 급속하게 마음이 기울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홀리를 노리고 접근한 제이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고... 문제는 제이가 또래가 아니라는 것이다.

홀리가 제이에게 그루밍 당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드는 감정은 이렇게 접근하면 누구라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이상한 말을 하거나 성적인 사진을 보내거나 했다면 홀리 역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하지 않았을 텐데 처음엔 홀리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같이 공통된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등 친구처럼 접근해와 자신과의 친밀도가 높아졌음 즈음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는 교묘한 수법은 좀처럼 깨닫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씩 단계를 높이고 거기에 익숙해질 즈음 또다시 단계를 올리고... 나중에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을 땐 이미 너무 많은 정보가 넘어간 상태거나 심할 경우 개인적인 이야기나 비밀 혹은 사적인 사진 같은 것까지 넘어간 후다

게다가 좀 이상하다 싶을 때조차 자신이 뭔가 착각했거나 자신의 잘못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상대를 의심한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홀리 역시 제이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뭔가 잘못되었음을 마음속 깊이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제까지 자신과 대화를 주고받고 자신에게 친절했던 제이라는 남자친구를 잃을 수 없다는 마음이 이런 걱정과 의심을 날려버린다.

그리고 그런 점을 지적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오히려 적대감을 품고 제이를 변호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전형적인 그루밍의 과정을 책 속에서 점점 변해가는 홀리의 모습과 심경의 변화 과정을 통해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더 몰입해서 읽게 되었고 주변에 아이들에게도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누구라도 이런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성인 또한 예외가 아님을 깨닫게 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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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원칙 - 제시 리버모어 월가의 영웅들 1
제시 리버모어 지음, 우진하 옮김, 박병창 감수 / 페이지2(page2)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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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라 안팎으로 높은 인플레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금리 상승으로 환율들이 요동을 친다.

물론 초강대국 미국도 예외는 아닌데 미국의 인플레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같은 기축통화를 보유하지도.... 그렇다고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은 나라는 그야말로 초비상인 상황이 된다.

이럴 때 진짜 초고수들은 여윳돈으로 주식시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쉽게 실행은 못하지만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 원칙에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걸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그는 왜 이런 장에서의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그 내용이 쉽지 않다.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받고 뛰어난 투자자를 뽑으라면 워런 버핏을 뽑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그의 투자방식이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방식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더욱 이 책에서의 설명이 쉽게 와닿지 않았다.

일단 워런 버핏은 유망한 종목을 고르고 골라 오랜 시간 팔지 않고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 반해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방식은 그보다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인 모멘텀 투자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장기투자를 하는 것에도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단 시간을 들여 주식시장에서 관심 있는 종목을 비롯해 추세를 들여다보다 주가가 전 고점을 뚫고 올라간 후 그때 사는 게 아니라 잠시의 조정 기간에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는 게 확실시될 때 그 주식을 사는 방식 즉 상승추세를 확인한 후 매입하는 방식으로 확실히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얻는다.

이때 그의 선택은 시장의 선도주를 고르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건 자신이 고른 종목이라도 생각과 다른 방향 즉 일정 비율 이상으로 하락할 시 망설이지 않고 손절한다는 것이다.

사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매입보다 어려운 게 좋은 가격에 파는 것 즉 매도하는 타임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닫는데 그중에서도 손해 시 매도하는 건 웬만한 경험과 두둑한 용기가 없으면 실행이 쉽지 않다.

그래서 손실의 순간에도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정리하는 그가 왜 이제까지 가장 큰돈을 번 투자자로 회자되고 그의 투자방식을 따라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언제나 주식의 가격 변동을 비롯해 시장을 분석하며 공부했던 제시 리버모어는 몇 가지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데 그 첫 번째가 투자금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한 번에 투자금 전부를 투자하지 않고 위험에 대비할 뿐 아니라 손실률 10% 원칙을 지켜 손실 상황이 오면 냉정하게 손절함으로 다음 투자를 위한 투자금을 보호한다.

그리고 수익이 나도 금방 팔지 않고 보유하면서 주식의 추세를 지켜보고 거래량을 확인해 거래가 줄고 등락폭이 줄면 그때 매도를 시도하는 데 모두 다 고점에 팔려고 하는 게 아닌 나눠서 분할매도를 한다.

사실 그의 투자방법이나 투자의 원칙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많지도 복잡하지도 않지만 실시간 자신의 돈이 오가는 상황이라 쉽게 냉정을 잃고 순간 자신의 원칙을 잃어버리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일단 제시 리버모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다.

그는 자신이 하는 투자를 투자라 하지 않고 투기라고 칭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투기 역시 비즈니스로 본다는 설명은 확실히 이채로웠다.

비즈니스를 하는 것처럼 좀 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더 공부하며 작은 수익과 손실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냉정하고 냉철하게 자신이 하는 주식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면 주식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그의 말처럼 우리는 주식을 너무 쉽게 접근해 별다른 생각 없이 사고팔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저 주변에서 어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혹은 어떤 주식이 너무 떨어져 가격에 메리트가 있다는 판단으로 그 기업의 주식이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 알아볼 생각도 고민도 없이 사고는 오르기만을 기다린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투자방법으로 각광받는 방법과 분명 다른 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그의 투자방법은 확실히 배울 점이 많고 투자철학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너무 좋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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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타운
문경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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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그게 아니라 해도 적어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투자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월급이나 기타 노동 소득만으로는 쉽게 부자가 되거나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매번 유행처럼 투기자본이 몰리거나 그때그때 때에 맞춰 투자를 선도하는 종목이 나오는 데 그게 때론 주식이 되기도 하고 부동산이 되기도 하다 금이나 달러가 되었다 그림 같은 걸로 갈아탄다.

이 모든 게 하루라도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불러오는 현상인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다른 것보다 유독 부동산으로 울고 웃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인구수에 비해 좁은 땅덩어리를 가져 누구나 자신의 집을 자신의 땅을 소유하고픈 욕망 탓이 아닐까 싶은데 여기에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부동산은 불패한다는 믿음이 신화처럼 굳어져 돈이 생기면 누구라도 부동산을 맨 먼저 고려한다는 점도 한몫한다.

이 책 화이트 타운에서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땅 때문에 울고 웃고 땅을 가질 욕심 때문에 인간으로서 해선 한 될 짓까지 서슴없이 해치우는 사람들의 추악한 욕망의 말로를 그리고 있다.

일단 한 여자가 자신의 죽음으로 복수가 시작된다고 되뇌면서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곽중선

그리고 얼마 뒤 그녀의 말처럼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고 이 소식은 화약 관리사로 일하는 아들 종걸에게 전해진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 앞에서도 별다른 감정의 표현도 내색도 않는 종걸

두 사람은 말로만 모자관계였을 뿐 그때까지 서로 왕래는커녕 연락조차 않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럼에도 모친이 남긴 아파트가 곧 재개발된다는 호재로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유산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작은 만족감을 느낄 뿐이던 종걸에게 국회의원인 강정혜가 찾아와 엄마의 죽음에 의심스러운 점이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을 하면서 찜찜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모친의 아파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 즉 엄마와 연관이 있던 남자 임창현을 발견하면서 그의 이런 미심쩍음은 점점 강해지고 그 아파트에서 자영과 준호 남매를 만나면서 자신이 알던 엄마의 다른 모습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한다.

소설 속에서 가장 강렬한 욕망의 소유자이자 땅에 대한 집착이 컸던 인물 임창현이라는 인물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부동산의 변화에 있어 산증인 같은 인물이 아닐까 싶다.

전쟁 중에 고아가 되어 땅부자 집에 입양되었던 이력 때문인지 남달리 땅에 대한 욕심이 컸으며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이용해 돈이 될 땅을 선점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폭력으로 빼앗다시피해서 수많은 부동산을 포함한 재산을 모았지만 그의 돈을 비롯해 모든 장부를 관리하던 종선의 죽음으로 자칫하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처지에 처한다.

어린 시절 고아로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삶을 살던 창현이 자신들의 사람들을 모아 하나의 마을을 형성하고 거기에서 군림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한 건 어찌 보면 이해 못 할 부분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두에게 손가락 질을 받아 가면서까지 악착같게 돈을 모으는 창헌을 턱 끝으로 부리며 개처럼 다루는 권력자들은 비록 구체적으로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나오진 않았지만 개발 정보를 쉽게 얻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용도변경도 할 수 있으며 사람의 목숨을 쥘 수 있는 지위와 힘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결국 아파트 주민을 비롯해 그와 마주친 힘없는 사람 위에서 주먹을 휘두르고 사람들을 조정해 원하는 걸 얻었던 창현조차도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외려 그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역시 그저 힘없는 허수아비였을 뿐이라는 슬픈 자각과 함께...

어쩌면 작가는 우리가 매일 보는 이 현실이 누군가의 입맛이나 뜻에 따라 좌우되고 있음을 고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소득의 불평등 해소 혹은 부의 지나친 편중화를 줄이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런 걸 조장하고 이용해 자신의 부와 권력을 키우는데 이용하는 사람들...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은 또 다른 허수아비를 통해 치워버리고 자신의 손에는 한 톨의 먼지조차 남기려 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있음을...

지금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소설이라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닿았고 그래서 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로 봐도 재밌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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