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박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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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것을 보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

단 한줄의 문장이지만 아주 강력하게 끌리면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는 `버드 박스`

일단 이 책을 읽기전에 무엇보다 그것의 존재가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했고 왜 그것을 본 사람은 죽는지가 가장 궁금했던 사항들인데 이책은 친절하지않게도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지않는다.

느닷없이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그런 상황에서의 사람들의 태도와 광기를 표현한 작품이라 얼핏생각하면 상당히 정적일것 같은데 묘하게도 이 책은 정적이면서도 정적이지않게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지않게 하는 매력을 가진 책인데 정말 의외로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니..작가의 다음작품이 저절로 기대가 된다

 

 

생각도 못한 임신으로 온 정신이 나가있는 맬로리에겐 저 먼 나라 러시아에서 발생한 이상한 사건에 대해서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었지만 같이 사는 언니인 섀넌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으며 얼마전엔 알래스카에서도 범상치않은 사건이 발생한것을 알고 두려워한다.

마치 순식간에 미친것처럼 주변사람을 죽이고 스스로도 잔인한 죽음을 택하는 그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이 사건을 일으키기전에 무언가를 봤고 그 무언가를 본 이후 이와같은 일을 벌인다는 게 알려진 후 사람들은 창문을 봉쇄하고 문을 닫아걸며 문밖으로 나오길 두려워하게 된다.

차츰 차츰 라디오도 인터넷도 모두가 끊긴 후 맬러리는 집에서 나와 안전주택이라고 광고하던 곳으로 죽음을 건 탈출을 하게 되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것의 정체는 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이 오로지 급작스럽게 들이닥친 상황이 모든것을 이끌어 가면서 긴장감을 주고 있다.정신차려보니 지구멸망이 코앞에 닥친듯 주변 사람들 모두가 사라지거나 죽어버렸고 홀로 남겨진 맬러리는 홀몸이 아니라는 설정으로 그녀가 행동할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그녀의 위급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의 존재는 끊임없이 사람들 주변을 맴돌고 있지만 누구도 그것이 존재함은 알아도 그것의 정체는 모르는 상태인데다 그것을 본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설정은 세기말의 암울한 묵시록같은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모르는 것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는데 재밌는것은 그것은 인간에게 실질적으론 아무런 해를 끼치지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을 본 사람은 순식간에 광기에 휩슬려버리지만 보지않으면 해가 되지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 단순한 행위조차 지키지못해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한다.결국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동물은 인간이라는 걸 증명햇다고나 할까?

책속에서 누군가의 말처럼 그것은 인간을 해치고자 한게 아니라 그저 같이 있으면 안되는 다른 존재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광기와 공포가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작가는 이런 종말적인 상황에서도 맬러리의 모성애를 끌어와 희망을 얘기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 그것의 모습을 기괴하거나 괴물같이 두렵게 그려내지않고도 그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도록 하고 사람들이 공포로 서서히 미쳐가면서 자멸해 과정이 긴박감을 주면서 끝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서스펜스 스릴러의 묘미를 한껏 살린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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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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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에서나 소설속에서 묘사되는 스파이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쳐진다.

특히 스파이의 대명사라 할수 있는 007시리즈의 영향이 크다고 할수 있는데 어딘지 은밀하면서 비밀스럽고 아슬아슬 스릴감이 넘치면서도 섹시하기까지...

남성스파이뿐 아니라 여성스파이 역시 적을 유혹해서 비밀을 캐낼수 있을 정도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는게 대부분이다보니 이 소설 `폴리팩스 부인`처럼 젊은 사람이 아닌 나이든 사람 그것도 노부인이 스파이라는 설정 자체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밌는 발상이었다.

물론 여차하면 신선하긴하지만 스릴감이 떨어지거나 왠지 부인의 나이처럼 스피드나 탬포도 느릴거라는 선입견을 깨는게 다소 힘들고 위험부담은 있지만...그런 우려를 우려로만 그치게 했다.

게다가 소설이 처음 나오게 1966년이고 이후 2000년까지 열네권의 폴리팩스부인시리즈가 나왔다는걸 보면 어느정도는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고 소설적 재미로도 성공했다고 볼수도 있겠다.

 

 

 

자식들은 다 성장하여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있고 남편과는 사별한 지 오래...매일매일 여러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지만 사는 낙이 없어 죽을 결심까지 했던 폴리팩스부인은 의사의 권유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어했던 일을 마지막으로 해보고자 워싱턴에 있는 CIA사무실로 가서 스파이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담당자는 관심조차 갖지않는다.

그런 그녀를 우연히 보게 된 카스테어스는 그녀가 자신이 찾던 사람임을 직감하고 멕시코로 관광을 온 여행객처럼 꾸며 중요한 정보를 전달받게 하지만 일은 순식간에 틀어지고 그녀가 정신을 차린곳은 생각도 못했던 곳인데...

 

일상이 권태롭고 우울한 부인이 어릴적부터 원했던 스파이가 되고 싶어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원하던 일을 하고자 스스로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단 60대의 노부인이 할수 있을거라고 아무도 생각못한 스파이라는 일에 뛰어들 정도로 적극적이면서도 마음씨가 따뜻한 이 부인의 진가가 발휘된것은 스파이로서의 임무인 접선장소에서가 아닌 인질로 잡혀간 곳에서부터이다.

어딘지도 모르고 아무도 믿을수 없는 위험한 그곳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군인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고 심지어는 그녀의 탈출을 도와주기까지 하는 또다른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기 그지없는 곳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한다.

물론 여기에는 그녀가 할머니이고 그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못할거라는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이 작용해서 그녀를 위험인물로 생각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수용소에서 카드를 하기도 하고 허리가 아픈 군인에게 맛사지를 해 주기도 하는 등 그녀 특유의 긍정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무장해제된 채 그녀를 돕게 된다.

이 책이 나온 당시의 국제정세도 알게 모르게 책속에서 많이 나오는 데 알바니아를 둘러싼 중국과 소련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비롯하여 중국공산당이 당시 얼마나 위협적으로 자신들의 세를 펼쳐갔는지도 알수 있었고 지금의 스파이처럼 최첨단 기기와 무기를 장착한 디지털 스파이가 아닌 몸으로 때우고 고문을 당하지않기 위해 스스로 자결하는 모습같은건 상당히 인간적으로 보여진다.

여러나라로부터 침략을 당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했던 알바니아를 둘러싼 강대국간의 전쟁아닌 전쟁상황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이 대조를 이뤄 그곳의 실상을 밝히는데 일조를 한 할머니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생각보다 아슬아슬 스릴감도 제법있고 나이 든 사람이라 봐주는것 없는 활약상이 책읽는 재미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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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바라다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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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경찰소설하면 맨먼저 떠오르는 작가가 몇명 있는데 그중에 늘 꼽히는 작가가 바로 사사키 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같은 경찰소설이라도 경찰 내부조직의 알력이나 정치게임을 주로 다루며 그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쪽인 요코야마히데오에 비해 좀 더 사건자체의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쪽이 사사키 조 인것 같다.

3대에 걸친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룬 `경관의 피`도 그랬고 `폭설권`이나 `제복수사`역시 경찰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역시 사건과 사건 관계자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그만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작가들마다 특유의 매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데 그 각각이 다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일본의 경찰소설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폐허에 바라다` 역시 단편으로 연결된 연작소설적 성격이 강한데 사정상 경찰직에서 잠시 휴업중인 경관인 `센도 타카시`가 주인공이 되어 일본을 떠돌면서 나름의 수사로 범인을 잡거나 추적하는데 일조를 한다는 설정이라 각 단편마다 다른 사건을 소개하고 있어 각각을 읽는 재미가 제법 솔솔한 작품이다.

 

 

 

사건현장에서 뜻하지않은 일을 겪은 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며 일선에서 물러나 휴직중인 경관 `센도 타카시`는 오랜 휴직으로 지루해하고 있던 차 일선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로부터 혹은 동료의 추천으로 사건 관계자가 도움을 요청해와 이런 저런 사건에 발을 디밀게 된다.

별볼일 없던 땅에 외지인인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모여들어 개발이 되면서 주변의 상권이 들썩이고 이런 와중에 그들의 행태에 불만을 가진 현지인과의 마찰이 살인사건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게 된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

윤락여성의 얼굴을 형편없이 짓이겨 살해하는 잔인한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자의 숨겨진 과거와 그가 이런 일을 하게 되는 배경이 쓸쓸한 폐광촌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쓸쓸함이 돋보여던 `폐허에 바라다`

복수와 질투 그리고 어둠속에 숨은 악의가 돋보였던 `복귀하는 아침`

 

6편의 깔끔한 단편으로 이뤄진 작품이 바로 이 책 `폐허에 바라다`이다.

주인공인 센도가 조사권을 가진 현직 경찰이 아닌 아무런 힘도 연줄도 없는 그저 쉬고 있는 휴직경찰의 신분이라는 점이 이채로운데...우리나라처럼 일본 역시 각종 연줄이나 학연,지연에 얽힌 사회이다보니 어떤 이권이나 권력구조에 의해 사건이 왜곡되기도 하고 사건방향이 틀어지기도 하는데 현직경찰의 신분이라면 이런 구조를 뛰어넘기 힘들지만 일반인도 아니고 경찰도 아닌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그 한계를 넘기기가 좀 더 수월하지않을까 생각하면 이런 포석을 깐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것 같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좀 더 냉철하게 접근할수 있고 일반인보다는 더 사건에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휴직경관이란 위치가 참으로 절묘하다.거기다 이 센도라는 인물의 특성이 제법 사건을 보는 눈이 넓고 그가 겪은 사고로 인해 어떤일에도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지않고 있다는 점이 사건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수 있다.

단편의 특성상 엄청난 스케일의 큰 사건이 아닌 어디서나 있을수 있을 법한 사건들 위주로 그럴싸한 접근방법을 통해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센도는 이런저런 사건을 조사하고 관계자를 만나고 해결하면서 자신이 입은 사건 후유증도 점점 치유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고 있다.

일단 잔인하거나 엄청난 사건이 나오지않아 읽기에 부담이 없고 단편이기에 더욱 부담이 없으며 사사키 조의 매력을 맛보기엔 적당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단편이라면...단편을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도 좋아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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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필요 없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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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적부터 내가 소유하고 있었는지 모르는 책

`대답은 필요없어`

미야베미유키의 작품을 제법 좋아해서 늘 현대물만을 선호하는 내게도 그녀의 에도시대물이 몇권인가 있을 정도로 그녀의 책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지만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다보니 이제서야 읽게 된 책

더 웃긴건 읽으면서 뒤에 쓰여있는 설명조차 읽지않았을 뿐 아니라 책 겉표지에 뚜렷하게 써 놓은 미야베미유키단편집이란 것도 못보고 책을 읽어나가다 이 책이 단편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거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화차의 원형이 된 작품도 실려있으며 연속 2회 나오키 상 후보로 거론된 화제작이라고 한다.

뭐..어쨋든 이런 수식어 따윈 필요없다...어차피 재미와 가독성은 보장하는 미미여사표 추리소설이니까~

6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인데다 하드보일드한 사건사고가 나오기보다 우리 일상에 숨어든 작은 미스터리나 인간의 질투 혹은 악의 같은걸 이야기하고 있어 읽기에 부담은 없다.

그럼에도 작품 전체에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니...이래서 그녀를 대가의 반열에 올리는가 보다! 하는  깨달음을 새삼 얻는다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고 실의에 빠진 여자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하면서 남긴 남자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웃부부와 벌이는 사기사건을 통해 현금카드보안의 취약성고발및 변조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위해 모른 척 눈감고 있었던 은행에 날카로운 펀치를 날린 `대답은 필요없어`

늘 자신이 원하지않던 상황으로 끌려가고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사람들이 모든일을 남의 탓으로 하는것을 날카롭게 풍자한 `나는 운이 없어`에는 자신의 원망과 질투를 숨긴채 상대방이 가진것을 부러워하는 은근하고 끈적거리는 악의를 가진 여자가 등장하는데 그 캐릭터가 상당히 현실성이 있게 와닿는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여자가 등장하는`배신하지 마`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외모만 가꾸고 치장하지만 어느새 주변에는 자신만 홀로 덩그러니 남아 나이들고 있는 모습을 부정하며 자신의 빛나던 젊음을 가진 여자를 질투하고 경쟁하면서 괴로워하는 여자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6편의 단편 각각에는 도시라는 비정한 곳에서 홀로 남아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공허함을 가진 현대인들의 모습들이 잘 표현되어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갖가지 것들에 중독되고 있고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비의 미덕을 강요하며 여기저기서 빚을 권해서라도 갖고 싶은건 갖도록 권유하는 사회와 그 덫에 걸려 허덕이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짧게 짧게 묘사되고 있는데 아마도 이때 이미 대출이나 카드 혹은 소비자 금융의 폐해에 대해서 미야베 미유키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않나 생각한다.별다른 고민없이 갖고 싶은건 빚을 내서라도 사고 카드를 한도까지 사용하다 부족하면 카드돌려막기를 하면서도 그 모든것의 위중함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자 꾸준히 이런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걸 보면...

이 책이 나온게 1991년인데 그녀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변에는 빚을 내서라도 원하는걸 사면서 신용대출이나 소비자금융의 무서움을 모르는 사람들 천지인걸 보면 인간은 스스로 부딪쳐 깨져보지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동물인가보다

그녀 특유의 냉정하게 현실을 보여주는듯 하면서도 그 속에는 인간에 대한 따듯함이 흐르는 글이었다.

단편집이라 부담없이 읽기에 좋고 너무 강하고 자극적인 내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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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심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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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과 크라임소설계에 유럽파가 대세인건 더 이상 뉴스도 아닌데 초기의 북유럽쪽에서 이제는 전 유럽의 다양한 나라의 장르소설들이 소개되고 있어 장르소설을 사랑하는 나에게 바랄나의 없는 희소식이다.

특히 프랑스의 심리스릴러나 범죄소설은 기존의 문학작품과 조금 다르게 대중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심리묘사에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어 프랑스소설은 재미없고 딱딱하며 난해하다고 생각하던 나의 기존 입장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제라고 불리우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이 책 `죽은 자의 심판`은 특히 파리 강력계의 형사이자 기존의 형사반장과 너무 다른 수사기법을 보이는 아담스베르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종의 시리즈로 다소 엉뚱하고 몽상가적인 중년의 남자로 섹스어필하거나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기존의 형사캐릭터완 확실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시리즈를 이끌어가고 있다.

 

 

 

죄를 지었지만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간 사람들을 처단하러 나타나는 신의 대리자같은 전설의 성난군대

오랜세월 이 전설이 지배하는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에 또 다시 성난군대를 본 예언자가 그 표적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작은 마을 오르드벡은 공포와 혼란이 뒤덮게 되며 표적이라 지목된 사람중 한 사람이 사라졌다 시체로 발견된 순간 전설은 마침내 눈앞의 실체가 되어 나타난다.

오르드벡과 거리가 떨어진 파리 강력계에 나타난 한 부인의 요청으로 이 사건에 발을 디밀게 된 아담스베르그는 파리에서 일어난 자동차방화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던 터라 이 사건의 수사 요청을 수락하게 되고 마침내 전설이 지배하는 그곳으로 가게 된다.

 

책속에 등장하는 아담스베르거라는 인물은 상당히 독특한 수사를 보여주고 있다.

증거와 각종 과학 장비의 도움을 받은 과학적 수사기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재의 경찰수사와 전혀 다르게 눈으로 보는 모든것을 기억하고 거기에 상상력과 영감을 덧붙여 나름의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서 빠진 조각을 찾아다니는 일종의 조각그림맞추기와 같은 기법을 보이고 있어 상당수의 범인을 잡은 그의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런 수사 기법에 못마땅한 팀원도 있지만 그들의 이런 불만 아닌 불만은 오히려 수사에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어 환상의 팀웍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 앙숙이지만 급할땐 멋진 팀웍을 발휘하는 형사들이 있고 엄청난 덩치를 가진 여자지만 남자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며 작전을 구사하는 여형사가 있으며 시도때도 없이 먹어야하는 형사와 잠이 많아 곤란한 형사가 있다.

얼핏 엉터리 같은 이런 팀원들이 이들보다 더 엉터리같은 형사반장인 아담스베르그를 중심으로 허술한듯하지만 결국에는 올바른 길로 접어들어 결국엔 증거조차 없는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이 더디지만 흥미로운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곳곳에 유머코드가 숨겨져있어 살벌하기 그지없는 살인의 현장에서도 그 잔인함이 어느정도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길거리에 흔하디흔한 비둘기를 괴롭히는 것 하나까지도 예사로 보지않는 그의 성격과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본 것의 차이를  정리되지않은 채 중얼거리듯 하는 장면을 보면 왠지 정신사나운듯한 느낌도 들지만 이런 점이 그와 기존의 형사들과의 차이라고 본다면 오히려 캐릭터가 확실해지는 느낌이다.

성난군대라는 전설을 이용해 잔인하기 그지없는 살인사건을 일으키는 범인을 찾는 순간순간에 번뜩이는 영감이 엉뚱하게도 파리에서 벌어진 자동차방화살인사건의 범인을 범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는 장면을 보면 그 기발함에 놀라게 된다.

다소 몽상가적이면서도 번뜩이는 영감을 가지고 작은것에도 예사로 보지않는 그의 따듯하면서도 엉뚱한 면이 시리즈를 이끄는 매력으로 작용하는 게 아닐지...

확실히 기존의 형사캐릭터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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