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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ㅣ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영화에서나 소설속에서 묘사되는 스파이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쳐진다.
특히 스파이의 대명사라 할수 있는 007시리즈의 영향이 크다고 할수 있는데 어딘지 은밀하면서 비밀스럽고 아슬아슬 스릴감이 넘치면서도
섹시하기까지...
남성스파이뿐 아니라 여성스파이 역시 적을 유혹해서 비밀을 캐낼수 있을 정도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는게 대부분이다보니 이 소설
`폴리팩스 부인`처럼 젊은 사람이 아닌 나이든 사람 그것도 노부인이 스파이라는 설정 자체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밌는 발상이었다.
물론 여차하면 신선하긴하지만 스릴감이 떨어지거나 왠지 부인의 나이처럼 스피드나 탬포도 느릴거라는 선입견을 깨는게 다소 힘들고 위험부담은
있지만...그런 우려를 우려로만 그치게 했다.
게다가 소설이 처음 나오게 1966년이고 이후 2000년까지 열네권의 폴리팩스부인시리즈가 나왔다는걸 보면 어느정도는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고 소설적 재미로도 성공했다고 볼수도 있겠다.
자식들은 다 성장하여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있고 남편과는 사별한 지 오래...매일매일 여러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지만 사는 낙이 없어 죽을
결심까지 했던 폴리팩스부인은 의사의 권유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어했던 일을 마지막으로 해보고자 워싱턴에 있는 CIA사무실로 가서 스파이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담당자는 관심조차 갖지않는다.
그런 그녀를 우연히 보게 된 카스테어스는 그녀가 자신이 찾던 사람임을 직감하고 멕시코로 관광을 온 여행객처럼 꾸며 중요한 정보를 전달받게
하지만 일은 순식간에 틀어지고 그녀가 정신을 차린곳은 생각도 못했던 곳인데...
일상이 권태롭고 우울한 부인이 어릴적부터 원했던 스파이가 되고 싶어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원하던 일을 하고자 스스로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단 60대의 노부인이 할수 있을거라고 아무도 생각못한 스파이라는 일에 뛰어들 정도로 적극적이면서도 마음씨가 따뜻한 이 부인의 진가가
발휘된것은 스파이로서의 임무인 접선장소에서가 아닌 인질로 잡혀간 곳에서부터이다.
어딘지도 모르고 아무도 믿을수 없는 위험한 그곳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군인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고
심지어는 그녀의 탈출을 도와주기까지 하는 또다른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기 그지없는 곳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한다.
물론 여기에는 그녀가 할머니이고 그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못할거라는 사람들의 선입견이 많이 작용해서 그녀를 위험인물로 생각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수용소에서 카드를 하기도 하고 허리가 아픈 군인에게 맛사지를 해 주기도 하는 등 그녀 특유의 긍정적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무장해제된 채 그녀를 돕게 된다.
이 책이 나온 당시의 국제정세도 알게 모르게 책속에서 많이 나오는 데 알바니아를 둘러싼 중국과 소련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비롯하여
중국공산당이 당시 얼마나 위협적으로 자신들의 세를 펼쳐갔는지도 알수 있었고 지금의 스파이처럼 최첨단 기기와 무기를 장착한 디지털 스파이가 아닌
몸으로 때우고 고문을 당하지않기 위해 스스로 자결하는 모습같은건 상당히 인간적으로 보여진다.
여러나라로부터 침략을 당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했던 알바니아를 둘러싼 강대국간의 전쟁아닌 전쟁상황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이
대조를 이뤄 그곳의 실상을 밝히는데 일조를 한 할머니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생각보다 아슬아슬 스릴감도 제법있고 나이 든 사람이라 봐주는것 없는 활약상이 책읽는 재미를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