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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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브라우티건에 대해선 잘 몰랐고 그의 작품을 접해본 적이 없다.

한동안 순문학을 접하지않고 있는 나에게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1960년대를 대표하고 미국의 반문화운동을 주도 한 그의 이력은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할 뿐 아니라 그의 작품중 유일한 단편집인 이 책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는 그의 이런 남다른 이력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가 더 어려운 책인것 같다.

길지 않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은 어딘지 사실적인듯 하면서도 사실적이지 않고 글속에 다른 의미가 있는듯 느껴져 원서를 읽지 못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나에게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주로 글을 쓴 시대이자 배경으로 쓰인 1960년대는 확실히 미국에서도 베트남전에 대한 반발로 반전운동이 활발했고 히피문화가 활발해서 마약이나 자유로운 성이 만연했었고 문명에의 비판이 날카로웠던 시기이기도 했기에 그 시대를 살았고 젊은이들의 길잡이와도 같은 역활을 했던 리차드 브라우티건의 작품에서 그런 성향이 두드러지는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1962년에서 1970년까지 쓴 단편을 모아 낸 책이 바로  이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이다.

그래서인지 그 시대적 분위기가 글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전쟁에 반대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듯한 글이 특히 많이 보인다. 1692년,코튼 매더의 뉴스영화 같은 글이 그렇고 카르사지 싱크와 터코마의 유령아이들 같은 글이 그렇다.

또한 히피문화가 유행했던 시기인 만큼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섹스문화와 일할곳이 없기도 하고 할 의지도 없는 청춘들의 하릴없는 일상을 적은 글도 많다.35밀리 필름의 무제한 공급이나 커피같은 글이 그렇고 희미하고 흐릿한 영화같은 글에서 당시의 젊은이들이 느끼는 허무함 같은 게 짙게 표현되기도 했다.

또한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캘리포니아에 대한 글이 많은데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던 골드 러쉬시대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듯한 내용이 많다.

특히 책제목이기도 한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는 노동자의 짧지만 편안한 휴식을 표현한듯 해서 노동뒤의 꿀맛같은 휴식이야말로 천국같은 맛이 아닐까하는 느낌을 주는 글이었다.

 

자유로운듯 하면서도 나름의 규율이 있고 온갖 상상으로 부풀린듯 하면서도 터무니없지않는...그래서 읽다보면 작가가 기성세대이기 보다 사회가 정해놓은 규율이나 온갖 규제에서 자유롭고 싶어하는 청춘이 아닌가 싶었다

특히 자유로운 소재와 글을 보면 히피로의 성향이 강한듯 한데...그래서 그의 글은 짧지만 쉽지않아 이해하기가 녹록치않았다.비교적 단순한 내용에서부터 작가의 의도가 뭔지 한 참을 생각하게 하는 글까지...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내용의 단편집이지만 책전체에 흐르는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의 분위기와 자연으로의 회귀를 원하는 느낌은 알수 있었다.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제법 되어 아쉽게 느껴진 작품이지만 그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겐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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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의 서 1
다인 김민경 지음 / 청어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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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다섯나라를 떠나며 자신들을 대신할 사람으로  뽑은 신녀와 왕에게 신의 능력과 이에 맞서는 또다른 능력을 부여해 서로간의 힘의 균형을 유지토록 해 왔지만 이 들 다섯 나라중 한 나라의 황제가 모든 나라를 갖고자 하면서 이 힘의 균형은 깨어지기 시작한다.

대대로 죽었다 다시 환생하고 그 무엇으로도 해할수 없는 물의 신녀를 유일하게 죽일수 있는 불의 검을 이용하여 신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마침내는 가장 어린 신녀가 있는 동연국에서도 신녀가 살해되면서 동연국에서는 오랜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다음 신녀가 환생하기까지는 수십년이 더 있어야하지만 나라안에는 비가 오지않아 목마름에 죽는 사람들의 시체가 넘쳐나고 이에 잔인한 피의 군주라 불리우는 황제 가후는 천관녀의 목숨을 걸어 하늘의 문을 열고 신녀를 직접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고 이에 달천대의 대장 하랑은 목숨을 걸고 하늘의 문으로 들어가 신녀를 데려오게 된다.

바다를 사랑하고 이름조차 바다와 인연이 있는 해연은 부모님과 제주도로 내려와 좋아하는 물질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던 대한민국의 여대생

그런 그녀가 같이 물질을 간 바다에서 느닷없이 나타난 남자에게 끌려온 곳은 낯선 나라 동연국

그녀를 보자마자 거친말투를 내뱉으며 그녀를 불신의 눈초리로 보던 붉은 머리 붉은 눈의 남자가 황제이며 불같은 성질을 가진 그 남자는 다짜고자 비를 내리라 명하지만 해연은 영문도 모를뿐 더러 자신에게 없는 재주를 보이라는 그가 미친걸로 보인다.

해연의 복장을 보고 그녀가 신녀인지 의심스러운 가후는 그녀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고 그런 그의 폭주를 막기위해 하랑은 노력하지만 그를 막을순 없다.

마침내 발연된 그녀의 능력은 비를 내리게 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신녀를 잃은 다른 나라의 목표가 되면서 점점 위험해지고 해연 역시 부모님의 곁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다 신녀의 서를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길을 떠나는데...

 

 

긴 호흡으로 읽어 내려갈 책이지만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우리완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그곳에서 벌어진 권력의 다툼으로 느닷없이 이곳으로 끌려와 자신도 모르는 능력을 보일것을 강요받는 여자 해연에겐 이곳에서 오랜 가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고민보다 밤마다 꿈에 보이는 부모님의 절규와 고통이 더 아플수 밖에 없기에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가벼울수 밖에 없고 자신의 그 힘으로 뭘 할수 있는지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다른 사람에겐 절실해도 자신에겐 절실하지 않을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있을수 있음을 가후와 하랑의 아픈 인연에서... 신녀를 살해하려다 해연을 사랑하게 된 남자 유신의 사연에서 알수 있었다.

신의 능력과 그 능력을 견제하기 위한 공력자의 존재 그리고 대대로 내려오는 왕가의 저주에 얽힌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으며 그 사이사이를 헤집고 피어나는 로맨스가 이야기에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다.

얼핏 공력자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공력이 그냥 나올걸로 보이는데 가만보면 재밌게도 서로 상생하거나 부딪치는 원인이었다는걸 깨닫게 된다.처음부터 보자마자 반목하는 황제 가후의 불의 공력과 물의 신녀 해연이 물과 불처럼 서로 부딪치는 걸 보면...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잠시 이 위기를 넘기기만 하면 되리라 생각했던 해연이 점차 이 곳 사람들과 울고 웃으며 아픔을 공유하고 그 마음을 헤아리면서 차츰 성숙해지고 책임에 대해서 그리고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첫편에서 낯선곳에 떨어진 해연의 좌충우돌이 두번째에서 자각하는 자신의 힘과 하랑과의 설램이 그리고 마지막에선 그녀의 선택과 그 선택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양한 캐픽터의 등장과 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툼과 정치의 이야기가 끝까지 흥미롭게 전개되어서 만족스럽게 읽었지만...역시 하랑은 너무 굳건한 남자라 로맨스가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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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사랑하는 방법
헤일리 태너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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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중에는 언제들어도  그 느낌이 좋은 게 있다.

예를 들자면 소년,소녀 같은 게 그런데...단어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마치 깨끗하고 순수하고 순백같달까?

그래서 이런 느낌을 주는 소년 소녀를 소재로 하는 소설을 대하면 마치 어릴때의 나를 돌아보는것 같기도 하고 아련한 첫사랑이 생각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유명한 황순원님의 소나기와 알퐁스 도데의 별이 아닐지...

아무리 각박한 세상을 살아도 힘들게 살아가는 현실에 찌들어있어도 그 책속에 나오는 소년 소녀를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하는 상징적인 존재들...

그래서 이 책은 읽기도 전에 벌써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면 좀 과장일까?

하지만 제목부터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니... 사랑스럽고 예쁜 표지를 시작으로 원래부터 사랑스런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은 과연 어떤건지 궁금해진다.

 

 

 

조국 러시아의 경제적 몰락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온 이민자들의 거리에 어릴적부터 친구로 지낸 바츨라프와 레나가 있다.

이제 갓 10살 남짓한 이 아이들의 꿈은 바츨라프가 아주 어릴적부터 소망이었던 마술사가 되고 레나가 그 조수가 되어 무대에 서는것이고 그런 꿈을 위해 오늘도 방과후 숙제를 마치고 열심히 마술연습을 한다.

조만간 코니아일랜드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첫 공연을 하기 위해 연습하던 아이들에게 어느날 문득 느닷없이 찾아온 이별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영문도 모른 채 헤어진 두 사람은 7년 후 17살이 되어 재회하는데...

 

아이들이 어릴적 매일매일 마술 연습을 하면서 지냈던 시절과 그들이 헤어져 있던 동안의 시간 그리고 마침내 다시 만나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으로 나눠져있다.

가난한 조국에서 타국으로 와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던 러시아 이민자들의 각박한 삶과 녹록치 않았던 현실은 그들이 먹는 음식 보르시나 사는곳인 오래된 연립 혹은 그들이 가진 직업을 통해서 알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자신들이 떠나온 기존의 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바츨라프 부모님의 모습과 자신이 동경하는 마술사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미국에서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바츨라프는 극적인 대비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여기에 자신의 존재이유도 뿌리도 모른 채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레나를 보면 타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형이 보이는데...떠나왔으면서도 정신적으로 떠나지 못한 사람과 완벽히 적응한 사람 그리고 여기도 저기도 소속되지못한 떠돌이

이 책에선 이런 바츨라프와 레나를 묶어주는 도구로서의 역활을 하는게 바로 마술이다.

환상으로의 초대,현실이 아닌 세계 그리고 둘 만의 비밀로서의 마술은 바츨라프에겐 꿈으로 레나에겐 현실에서의 도피를 의미하는건 아닐지...

가난하지만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러시아 이민자들의 생활 그리고 그런곳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 그들만의 방식으로 보호받고 사랑받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인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자 소년 소녀의 성장기이다.

서로에게 모든것이었던 두 아이를 보면서 순수했던 나의 첫사랑이 기억난다. 그 떨림이...그 두근거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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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개자식 뷰티풀 시리즈
크리스티나 로런 지음, 김지현 옮김 / 르누아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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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질때 첫눈에 단박에 마음에 들어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있고 오래 만나면서 차츰 사랑의 감정을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처음엔 서로 마치 원수처럼 싫어하고 으르렁 거리다 어느 순간 불꽃이 튀어 불같은 연애를 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아마도 상대방에 대한 강렬한 감정이 익숙하지않아 그 감정을 싫어서 생긴 적의라고 오해를 했거나 혹은 성적인 끌림에 대한 반발작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호감과 비호감은 어쩌면 종이 한장 차이일수도 있는것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전혀 없다면 비호감조차도 없이 그저 무관심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그런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잘 생긴 개자식`

잘 생겼다는 호감의 표시와 개자식이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붙여 제목으로 한것만 봐서도 여자가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 이중적임을 암시하고 있다고나할까?

 

 

 

라이언 미디어그룹에서 인턴쉽을 하고 있는 클로에는 자신의 상사이자 그룹이사인 베넷라이언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베넷은 엄청나게 잘생긴데다 조각같은 몸매를 가진 31살의 섹시한 독신남이자 워커홀릭인데다 완벽주의자이면서 주변에도 자신과 같은 완벽한 일처리를 원하는...참을성이라곤 없는 지랄같은 성격을 지닌 개자식

이런 베넷밑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고 있던 클로에는 그와 단 둘이서 하던 프리젠테이션에서 그와 강렬한 성적경험을 하게 되고 그 날 이후로 그와는 매일매일이 불꽃이 튄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는 그와의 정사는 그녀의 커리어를 불안하게 하고 미래가 불안정한 그와의 만남이 위태로울 즈음 그와 출장을 가게 되면서 그들 만남이 변화를 맞게 되는데...

 

바람둥이에다 자신이 잘생기고 능력이 있다는걸 스스로 알고 있어 여자를 만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남자인 베넷은 연애를 심각하게 생각해본적도 여자때문에 고민을 해본 적도 없는 능력남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어시스트인 클로에를 어느순간부터 의식하게 되고 그녀와 관계를 가지면서 스스로의 페이스를 잃어버리고 허둥대는데 자신의 이런 상태가 뭘 의미하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그저 그녀를 탐닉하기 바빠 결국 그녀와의 관계에서 방향을 잃어버리게 되는 허당남이다.

똑똑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잘 관리하던 클로에 역시 평소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상사와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자신이 이룬 모든일이 타인에게 폄하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가지지만 그와 마주치면 자신을 통제할수도 앞으로 이런 관계가 자신에게 얼마나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생각하지 못하고 겉잡을수 없이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데..

직장에서 남녀 성차별이 적은 미국에서도 젊고 매력적인 여자가 고속승진을 하면 그녀의 능력보다 외모를 이용한 소파승진을 일단 의심한다는 클로에의 말이 조금은 의외였다.

능력있고 매력적인 두 남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랑에 빠져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이란 이렇게 똑똑한 사람들도 바보짓을 하게 하나보다 싶어 웃음이 나온다.

두 사람이 속절없이 서로에게 빠져서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 말한마디에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남녀 번갈아 그 사람의 시점으로 그려지고 있어 속마음을 잘 알수 있는 부분도 좋았다.

다만 지나친 두사람의 러브씬으로 인해 두 사람의 감정선이나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마침내 사랑에 빠졌음을 인정하는 모습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점이 아쉽고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가 많아서인지 은밀한 은유나 이런 표현들이 번역에서 조금 어색하게 느껴져 공감과 몰입에 방해되는 부분 역시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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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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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두지않은 연말

사람들은 조금씩 흥청거리기 시작하고 기대감으로 들썩이기 시작할 즈음 조용한 마을에서 산책을 하던 노부인이 죽는다.

그것도 이렇게 조용한 마을과 어울리지않는 총기로 인한 살해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그 7번째 작품인 `산 자와 죽은 자`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작은 도시 타우누스에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데 눈부신활약을 보이는 피아와 보덴슈타인 콤비의 멋진 모습과 함께 그들의 연애사도 같이 그려가고 있는 타우누스 시리즈는 우리에게 유럽 미스터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작품이자 여전히 새로 나올 시리즈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않을것 같은 노부인이 애완견과의 산책길에서 누군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연이어 또 다른 노부인이 이번에는 자신의 집 부엌에서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팀은 두 살인사건의 연관성을 찾을수 없고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것 같지않은 희생자들을 보면서 누군가가 무차별로 살인사건을 일으키는것이라 생각하게 되지만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살던 경찰서로 그들의 사망원인을 밝힌 수수께끼 같은 조문이 도착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희생자가 아닌 희생자 가족의 잘못으로 그들이 죽음을 맞게 되었다는 그 조문으로 인해 두 사건의 연관성을 찾고자 하지만 연결고리가 없는 가운데 이번엔 젊은 남자의 총기사망사건이 그들을 맞으면서 드디어 그 연결고리에 접근하게 되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크리스마스의 휴가도 반납한 채 밤낮없이 수사를 하는데...

 

일주일 사이에 연속적으로 4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신없이 사건 수사팀과 독자를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그 각각의 사건들 사이에 숨은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은 피아와 보덴슈타인 콤비는 이번엔 왜 그들이 사건의 희생자로 선택되었는지를 밝혀내고 있으며 그 해결점을 찾아가는 길목에서 억울하게 죽은 한 여자의 죽음의 진상과 마주하게 된다.

이 들 죽음에는 대형병원과, 환자와 보호자사이에서 늘 갑의 위치에 있는 의사들이 나오고 그 의사들이 자신의 이득과 명예를 위해 어떤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아름다운 희생으로 많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장기기증자와 장기기증을 둘러싼 검은 커넥션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어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책에서도 말했듯이 그럼에도 장기기증은 누군가에게 귀중한 생명을 주는 아름다운 희생임엔 틀림없기에 장기기증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점을 잊지말자.

이 책에서 산 자란 누군가의 억울한 희생으로 살고 있는 자를 말하고 죽은 자란 자신도 모르는 새 억울한 죽음을 당한 모든 피해자를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살인자가 고른 피해자 역시 그 당사자가 아닌 당사자의 유일한 가족이고 그 가족을 자신이 알게 모르게 저지른 잘못과 실수로 인한 댓가로 잃어 혼자 살아남아 평생을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자 한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죄의식을 경험한 사람만이 할수 있는 복수의 방법이 아닐지...

읽어갈수록 처음의 살인사건 이면에 감춰진 엄청난 진실이 밝혀지고 왜 이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는지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이번편에도 역시 피아와 보덴슈타인 콤비는 서로를 보안하는 멋진 케미를 보여줬으며 이혼후 아직도 제대로 된 짝을 만나지 못해 방황하는 보덴슈타인에게 얼른 피아의 크리스토프같은 파트너가 나타나길 기대하며 다음편을 기다린다.

이러다 결국은 둘이 짝이 되는건 아닐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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