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사랑하는 방법
헤일리 태너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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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중에는 언제들어도  그 느낌이 좋은 게 있다.

예를 들자면 소년,소녀 같은 게 그런데...단어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마치 깨끗하고 순수하고 순백같달까?

그래서 이런 느낌을 주는 소년 소녀를 소재로 하는 소설을 대하면 마치 어릴때의 나를 돌아보는것 같기도 하고 아련한 첫사랑이 생각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유명한 황순원님의 소나기와 알퐁스 도데의 별이 아닐지...

아무리 각박한 세상을 살아도 힘들게 살아가는 현실에 찌들어있어도 그 책속에 나오는 소년 소녀를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하는 상징적인 존재들...

그래서 이 책은 읽기도 전에 벌써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면 좀 과장일까?

하지만 제목부터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니... 사랑스럽고 예쁜 표지를 시작으로 원래부터 사랑스런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은 과연 어떤건지 궁금해진다.

 

 

 

조국 러시아의 경제적 몰락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온 이민자들의 거리에 어릴적부터 친구로 지낸 바츨라프와 레나가 있다.

이제 갓 10살 남짓한 이 아이들의 꿈은 바츨라프가 아주 어릴적부터 소망이었던 마술사가 되고 레나가 그 조수가 되어 무대에 서는것이고 그런 꿈을 위해 오늘도 방과후 숙제를 마치고 열심히 마술연습을 한다.

조만간 코니아일랜드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첫 공연을 하기 위해 연습하던 아이들에게 어느날 문득 느닷없이 찾아온 이별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영문도 모른 채 헤어진 두 사람은 7년 후 17살이 되어 재회하는데...

 

아이들이 어릴적 매일매일 마술 연습을 하면서 지냈던 시절과 그들이 헤어져 있던 동안의 시간 그리고 마침내 다시 만나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으로 나눠져있다.

가난한 조국에서 타국으로 와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던 러시아 이민자들의 각박한 삶과 녹록치 않았던 현실은 그들이 먹는 음식 보르시나 사는곳인 오래된 연립 혹은 그들이 가진 직업을 통해서 알수 있다.

미국에 살면서 자신들이 떠나온 기존의 방식을 계속 유지하는 바츨라프 부모님의 모습과 자신이 동경하는 마술사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미국에서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바츨라프는 극적인 대비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여기에 자신의 존재이유도 뿌리도 모른 채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레나를 보면 타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형이 보이는데...떠나왔으면서도 정신적으로 떠나지 못한 사람과 완벽히 적응한 사람 그리고 여기도 저기도 소속되지못한 떠돌이

이 책에선 이런 바츨라프와 레나를 묶어주는 도구로서의 역활을 하는게 바로 마술이다.

환상으로의 초대,현실이 아닌 세계 그리고 둘 만의 비밀로서의 마술은 바츨라프에겐 꿈으로 레나에겐 현실에서의 도피를 의미하는건 아닐지...

가난하지만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러시아 이민자들의 생활 그리고 그런곳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 그들만의 방식으로 보호받고 사랑받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인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자 소년 소녀의 성장기이다.

서로에게 모든것이었던 두 아이를 보면서 순수했던 나의 첫사랑이 기억난다. 그 떨림이...그 두근거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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