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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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부야의 한적한 공원에서 발목이 잘린 채 버려진 소녀의 사체가 발견된다.

이 엽기적인 사건은 단숨에 화제가 되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할때 연이어 또다른 소녀가 역시 발목이 잘린 채 버려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두 소녀 사이의 접점을 찾는 수사관 고구레는 거리의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이상한 소문에 대해 듣게 된다.

`레인맨`

아이들은 이 사건의 범인이 레인맨이라고 말하면서 진작부터 소녀들의 발목을 절단하고 돌아다닌다는 이 레인맨에 대해 두려움과 함께 호기심을 보이지만 소문의 실체를 찾아가다 그 소문이 화장품 회사의 홍보전략으로 나온 마케팅의 일환이라걸 알게 된다.

하지만 고구레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부에선 이미 범인으로 짐작되는 한 용의자에게 모든 포커스를 맞춰 그의 의견따윈 관심도 없는데...

 

새로나온 향수의 인지도를 높이고 단숨에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만든 레인맨이라는 도시괴담의 주인공이 한짓을 누군가 똑같이 모방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다.

거기다 간 큰 이 범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시의 공원에 보란듯이 사체를 버려두는 과감성마저 보이고 있는데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누군가의 원한의 대상이 되거나 치정사건 혹은 돈에 얽힌 강도살인사건이 아니라 무차별 살인사건의 피해자이기에 용의자의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다.여기에다 살인사건 해결에 힘써야할 경찰들은 자기들끼리 파워게임을 하고 있고 재수없이 걸린 용의자를 범인으로 몰고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멍청한짓을 하고있다.

지금도 온라인상이나 온갖 sns에서 흔하게 쓰여지는 홍보방법인 입소문이나 노이즈 마케팅에다 괴담 그리고 살인사건까지 제대로 섞어놓은 `소문`은 입소문이 어떻게 어떤식으로 전파되는지...그리고 그 소문의 파괴력은 어느정도인지 제대로 알려줄뿐 아니라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가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이용될수도 있음을 자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기업은 또 어떻게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지...

이런걸보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진실의 몇 % 가 진실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비록 어느정도가면 범인의 정체를 알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트릭따윈 없지만 가독성도 좋고 소재 역시 참신해서 좋았는데 의외의 부분에서 생각도 못한 반전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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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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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뭔가 의심스러운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온 가족은 예민해지는데 답답하지만 어딘가 호소할수도 없다.

내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해오지않기때문이기도 하고 남들이 봐서 의심할만한 어떤 증거도 남기지않기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내 옆집에 산다면?

이런 명제를 가지고 일상의 공포를 이야기하고 있는 `크리피`는 15회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을 받은 작품이자 드라마틱한 소재의 특성에 맞게 영화 역시 곧 개봉될 예정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혹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게 당연시 되는 요즘 만약 옆집에 사는 사람이 흉악한 범죄자이거나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우연히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런 가정을 소재로 하는 크리피는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변화되는 과정을 공포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대학에서 범죄심리학을 가르치고 간간히 방송에도 출연하는 다카쿠라가 사는곳은 한적한 주택가이다.

이런 평화로운 일상에 고교 동창생이자 형사인 노가미가 사건 자문을 요청해오면서 평범하게만 여겨 제대로 들여다본적 없었던 이웃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금방 어딘가 이상함을 눈치채게 되면서 평화롭던 일상은 단숨에 깨지고 자신도 모르는 새 한순간에 사건당사자가 되어 무언가로부터 쫓기는듯한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과정을 마치 태풍에 휩슬리는것처럼 속도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책에서 모든 악의 중심이자 악의 천재라 일컬어지는 남자 야지마는 성장과정이 평범했을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다면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애교있게 다가갈수 있고 심지어는 머리도 좋으며 외모 역시 호남형이라는 점이 놀랍지만 사실 탁월한 범죄자의 외모가 호감형의 남자가 많다는걸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이런 남자가 스스로 원해서 악의 길로 걸어갈뿐 아니라 상당히 삐뚤어진 성적 욕망을 가지고 좋은 머릴 이용해서 사기를 치고 갈취를 하는 걸로도 모자라 무차별 살인을 하게 되는 범죄의 진화과정이 왠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데 그가 이용하는 방법이란게 너무나 교묘하고 사악하기 그지없어 알면서도 당하는 피해자의 모습이 어리석게 느껴지기보다 내가 그 입장이라도 그럴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범죄수법이 탁월하다.

일단 범죄에 맞는 유형을 자신이 가진 조건을 이용해 추려내서 그 주변을 조사하고 교묘하게 접근해 그 사람이 가진 약점을 이용하고 그 약점을 토대로 그 사람을 지배해 결국에는 그 사람이 가진 모든걸 삼켜버리는...이렇게 적어놓으면 별것 아닌것 같지만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는 범죄의 대담성은 놀라울 따름이다.

버젓이 다른 사람의 가정에 침입해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그 가족구성원의 입을 막아버려 누구도 신고조차 할수 없을 지경에 이르도록 폭력과 구슬림,협박을 이용하는 그의 대담성은 옆집에 누구 사는지 그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도 없고 관심조차 없는 현대인의 습성에 최적화된 범죄수법이라고 할수 있기에 더 현실성있어 소름끼치게 다가온다.

책을 다 읽고난 뒤 책표지에 적힌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라는 글이 그래서 더 두렵게 느껴진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의 말보다 더 친절하고 친근하게 다가와 아이의 말을 조근조근 설명하고 반박하는 이웃의 친숙한 어른의 말을 더 신뢰할거라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하지만 그 친숙한 어른이 진짜 이웃이 아니라면...?

생각만해도 무섭지않은가? 이 책의 진짜 공포는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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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여자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 지음, 윤병언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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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못생겨서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한 여자아이가 있다.

태어나자마자 주변사람들에게서 경악에 찬 소릴듣고 마치 괴물이라도 되는것처럼 두려움과 경멸에 찬 비명을 들었으며 못생기게 태어나는것도 전염되는것 마냥 아이의 아버지가 하는 산부인과에 환자가 줄어들 지경이 될 정도로 공포를 불러오는 아이의 이름은 레베카...그녀는 외모로 인해 집에서 가축처럼 갇혀 사육당한다.

도대체 얼마나 못생겨서 가장 보호해주고 사랑해줘야할 부모마저도 외면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들고 못생긴 외모를 강조할려다보니 이런 장치를 한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가다보면 그녀 레베카의 외모는 단순히 못생겼다는 게 아니라 어딘가 병적요인을 가진 기형적 외모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녀집안의 유전적 요인이 최악으로 작용했다는 대목에서 내 짐작이 맞았음을 알수있었다.

레베카의 부모는 타인이 칭송할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레베카 가족에겐 더 비극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녀의 엄마는 그런 딸을 자신이 낳았다는 자괴감과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을 외면하는것으로...그녀의 아빠는 일을 핑계로 레베카를 방치하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음악적 재능은 구원으로 다가오게 되고 그녀가 세상밖으로 한걸음 나갈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 역활을 하게 되는데 그녀의 이런 재능을 발견한게 자의식이 강하고 오빠에게 비틀린 애정을 가지고 있어 이들 가족에게 해가 되는 존재였던 레베카의 고모라는 건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자아와 가치관을 가지고 자라기는 어렵지만 레베카에겐 다행히도 음악외에 그녀의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사랑해주고 돌봐주는 마달레나가 있고 유일한 친구 루칠라가 있어 한줄기 빛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달레나라는 여인 역시 남편과 자식을 잃은 불행한 여자였지만 레베카의 불행을 외면하지않고 아이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보낸 반면 탁월한 외모와 부를 가졌고 지식인인 그녀의 부친과 모친은 자신들이 그런 아이를 낳았음을 인정할수 없어 자신을 포함해서 모두를 불행에 빠트리는걸 보면 이들 부부는 인식하지 못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삶에 오만함을 가지고 있지않았나 생각한다.

자신들이 이런 못생기고 추한 외모의 자식을 낳았다는 걸 끝내 외면한 결과 행복한 삶은 커녕 스스로가 만든 가족이라는 둥지를 지켜내지못했지만 자신들이 인정하지도...남에게 보여주는것도 거부한 딸 레베카는 주위의 차가운 시선과 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둥지를 벗어나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못생긴 여자`는 2010년 칼비노상 수상작이자 우리에겐 다소 익숙하지않은 이탈리아의 작품이다.

살아가다보면 남들보다 우월한 외모가 삶을 살아가는데 좀 더 편리함을 제공하기도 하고 유리한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외모가 전부는 아님을 레베카와 그녀의 부모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남과 많이 다른 외모의 레베카가 성공을 통해 자신을 차별하는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을 고친다던가 그들이 후회한다는 식의 뻔한 교훈적 결말이 아니라 남의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외모를 인정하고 의학적 도움으로 조금은 달라진 외모를 가지고 그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찾아내서 행복해지고자 노력하는 삶의 태도가 현실적이라 더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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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강
차이쥔 지음, 허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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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오래전에 억울하게 죽은 남자라고 주장하는 아이가 있다.

어린 나이에도 눈빛이 범상치 않으며 오직 그 사람만이 알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소년의 이름은 쓰왕

이 범상치 않은 소년 쓰왕은 어느날 자신의 학교에 찾아온 얼야교육그룹의 구추샤앞에서 옛시인 원진의 시를 멋지게 외워 단숨에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급기야는 그녀의 양자가 되어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연이어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소년이 주장하는 전생은 25살 젊은 나이에 살인자라는 오명을 쓰고 살해된 선밍이라는 교사이지만 그가 바로 구추샤의 전약혼자이고 그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질때 모른척 외면함으로써 선밍을 절망의 끝으로 몰고간 사람중 한사람이다.

쓰왕이 구추샤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단숨에 그녀의 집안은 몰락하게 되고 선밍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면 소년이 자라 그 역시 선밍이 교사로 있던 난밍고등학교로 가면서부터는 그렇다면 과연 선밍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선밍으로 하여금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 했던 여학생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그 범인을 찾는 과정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구추샤일가의 몰락처럼 술술 풀리지않는다.

선밍 자신조차 누가 자신을 죽인것인지 모르고 있기에 그 당시 사건관계자의 사연이나 그들의 역학관계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야기는 점점 중반으로 치닫아가게되지만 이야기의 촛점을 범인찾기에 맞추거나 그들을 향한 복수에 맞춰진게 아니어서 처음의 스피디한 맛은 없지만 사람들간의 얽힌 사연을 읽는 재미는 마치 장기판을 보는것 같다

서로 연결이 전혀 없을것 같던 사람들이 의외의 곳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을뿐 아니라 최초 선밍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된 과정이 차차 드러나면서 선의의 피해자이자 억울하게 죽은 선밍 역시 순백의 피해자는 아니였음이 드러난다.

신분의 차가 엄연히 존재하며 상하이동이 경직되어있는 폐쇄된 사회의 중국에서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나도 신분상의 한계를 뛰어넘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같고 그런 과정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걸 선밍이라는 젊은 교사의 상승과 한순간의 추락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생사의 강`은 중국에서 9년 연속 추리소설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 난 차이쥔의 작품이다.

아무리 뛰어나도 신분의 한계를 뛰어 넘기는 힘들다는 경직된 중국사회를 이 작품을 통해 고발하려했는지 모르겠다.

선밍은 영리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엔 부족하다는 걸 자각하고 스스로 불길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함으로써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또한 위기에 처한 구추샤를 구하면서 신분상승의 기회를 얻지만 이런 선밍의 활약은 주변 동료들과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질시의 눈길과 질투의 대상이 되면서 모든 불행은 시작될뿐 아니라 그가 구한 소녀와의 인연 또한 범상치않은 운명의 굴레에 빠지게 하는데 일조를 하게 된다.

읽어가다보면 쓰왕과 선밍의 생각과 사고가 점차 혼란스럽게 뒤섞이면서 이 두사람의 인연 또한 범상치않은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게 되지만 끝까지 선밍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알수 없는 가운데 생각도 못한 부분에서 뒤통수를 친다.

신분상승을 향한 강한 욕망과 누군가를 원하는 갈망,자신이 원하는 걸 가진 상대에 대한 강한 질투와 악의...인간이 가진 모든 욕망과 희노애락의 감정을 환생이라는 주제를 통해 그려낸 `생사의 강`은 추리소설의 색다른 맛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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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게 내일은 없다
가키네 료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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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희망퇴직이란 말은 권고사직의 다른말과 같다.

회사는 불황이란 이유로 혹은 성장률이 둔화되었다는 등등의 갖가지 이유룰 붙여 직원을 잘라 고용비를 절감하려하지만 직원들 역시 순순히 물러나지않는다.

그들에겐 생계가 달려있기때문이기도 하고 재취업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때문이다

이렇게 서로의 입장이 극명하게 반대될때 회사 내부에서 그들을 조정하기 쉽지않을뿐 아니라 껄끄러운 그 일을 선뜻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생긴게 바로 해고전문회사인 `일본 휴먼리액트`

이름은 번듯하지만 실상은 겨우 15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구멍가게 비슷한 수준의 해고대리업

무라카미 신스케는 반질반질하고 가볍게 생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의외로 사람의 아픈곳을 찌르고 그 사람의 자존심을 긁어 스스로 그만두게 하는 스킬이 남다른 32세의 남자다.

그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버블경제때 어느정도까지 지위에 올랐지만 이제는 회사에서 많은 급여를 줘야하는 월급먹는 하마같은 존재들...스스로 나가주길 원하지만 이른바 회사형인간인 그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버린다는것에 배신감을 느끼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무라카미는 회사내부의 사람이 아니기에 그들의 사정따윈 봐줄리 없고 그들이 저지른 작은 실수까지 들춰내고 자존심을 건드려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을 여력도 없게 만든다

참으로 치졸하지만 무라카미 역시 월급을 받는 입장이기에 자신의 일을 할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가 이런 저런 회사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내부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뽑은 인간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마치 단편처럼 그려내고 있다.

언뜻 가벼워보이는 외모의 무라카미지만 의외로 회사의 본질이나 사람의 감정같은걸 잘 찝어내는 분석형 유형의 이 남자 역시 한때 라이더로 이름을 날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올인하지만 실패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그의 취향인 10살 연상의 여자 요코가 있다.그녀는 남자들위주의 업계에서 꿋꿋하고 외골수적인 기질을 가진 적극적인 타입으로 구조조정후보인 그녀에게 은근슬쩍 대쉬하는 무라카미의 수작이 흥미롭기도 하고 결국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그녀의 모습이나 40대 싱글인 여자로서의 고민같은것도 잘 그려내고 있다.

또한 그가 만난 사람중에는 한때 그와 고교동창이자 그가 라이더에 빠져 있는 모습을 한심하게 생각했던 우등생도 있는데 잘나가던 자신이 우습고 한심하게 생각했던 무라카미로부터 구조조정면담을 받으면서 스스로 느끼는 자괴감이나 조직에서 밀려난다는 절망감을 보며 이 책이 더 이상 가볍게 느껴지지않게 했다.

 이 책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은 그저 별볼일없이 회사가 원하는 일을 찍어내듯 하는 인간이 아닌 스스로 생각을 하고 그들의 결정에 반기를 들어 원하는 걸 쟁취할줄 알며 사람은 일하는 기계나 그 무엇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통해 꿈을 성취하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존재라는 걸 알게 해준다

결국 지금 하는 일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인지도 되돌아보게 하고...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가볍지않은 주제를 무겁지않고 그 핵심을 잘 찌른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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