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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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뭔가 의심스러운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온 가족은 예민해지는데 답답하지만 어딘가 호소할수도 없다.

내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해오지않기때문이기도 하고 남들이 봐서 의심할만한 어떤 증거도 남기지않기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내 옆집에 산다면?

이런 명제를 가지고 일상의 공포를 이야기하고 있는 `크리피`는 15회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을 받은 작품이자 드라마틱한 소재의 특성에 맞게 영화 역시 곧 개봉될 예정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혹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게 당연시 되는 요즘 만약 옆집에 사는 사람이 흉악한 범죄자이거나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우연히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런 가정을 소재로 하는 크리피는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변화되는 과정을 공포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대학에서 범죄심리학을 가르치고 간간히 방송에도 출연하는 다카쿠라가 사는곳은 한적한 주택가이다.

이런 평화로운 일상에 고교 동창생이자 형사인 노가미가 사건 자문을 요청해오면서 평범하게만 여겨 제대로 들여다본적 없었던 이웃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금방 어딘가 이상함을 눈치채게 되면서 평화롭던 일상은 단숨에 깨지고 자신도 모르는 새 한순간에 사건당사자가 되어 무언가로부터 쫓기는듯한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과정을 마치 태풍에 휩슬리는것처럼 속도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책에서 모든 악의 중심이자 악의 천재라 일컬어지는 남자 야지마는 성장과정이 평범했을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다면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애교있게 다가갈수 있고 심지어는 머리도 좋으며 외모 역시 호남형이라는 점이 놀랍지만 사실 탁월한 범죄자의 외모가 호감형의 남자가 많다는걸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이런 남자가 스스로 원해서 악의 길로 걸어갈뿐 아니라 상당히 삐뚤어진 성적 욕망을 가지고 좋은 머릴 이용해서 사기를 치고 갈취를 하는 걸로도 모자라 무차별 살인을 하게 되는 범죄의 진화과정이 왠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데 그가 이용하는 방법이란게 너무나 교묘하고 사악하기 그지없어 알면서도 당하는 피해자의 모습이 어리석게 느껴지기보다 내가 그 입장이라도 그럴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범죄수법이 탁월하다.

일단 범죄에 맞는 유형을 자신이 가진 조건을 이용해 추려내서 그 주변을 조사하고 교묘하게 접근해 그 사람이 가진 약점을 이용하고 그 약점을 토대로 그 사람을 지배해 결국에는 그 사람이 가진 모든걸 삼켜버리는...이렇게 적어놓으면 별것 아닌것 같지만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는 범죄의 대담성은 놀라울 따름이다.

버젓이 다른 사람의 가정에 침입해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그 가족구성원의 입을 막아버려 누구도 신고조차 할수 없을 지경에 이르도록 폭력과 구슬림,협박을 이용하는 그의 대담성은 옆집에 누구 사는지 그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도 없고 관심조차 없는 현대인의 습성에 최적화된 범죄수법이라고 할수 있기에 더 현실성있어 소름끼치게 다가온다.

책을 다 읽고난 뒤 책표지에 적힌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라는 글이 그래서 더 두렵게 느껴진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의 말보다 더 친절하고 친근하게 다가와 아이의 말을 조근조근 설명하고 반박하는 이웃의 친숙한 어른의 말을 더 신뢰할거라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하지만 그 친숙한 어른이 진짜 이웃이 아니라면...?

생각만해도 무섭지않은가? 이 책의 진짜 공포는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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