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별빛의 나날들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2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7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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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사와 사랑에 빠진 키메라소녀

그리고 그 사랑덕분에 종족들 앞에서 목이 베어 죽은 소녀가 인간으로 부활하여 새롭게 그 천사와 사랑에 빠진다는

매력적인 스토리로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은 시리즈 `연기와 뼈의 딸`의 두번째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나같은 경우엔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낙랑공쥬와 호동왕자가 더 연상된다.

적국의 왕자를 사랑하여 자신의 부모와 백성들의 안위를 저버리고 오로지 그 남자를 택한 결과 나라도 잃고 자기 역시 아비의 칼에 죽은 비운의 공주...과연 호동왕자는 자신이 사랑한 여인의 이런 희생으로 승리하여 행복했을까?

그 뒷이야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행복했을것 같지는 않다.

책속의 주인공이자 부활한 소녀 카루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사랑에 빠진 천사와의 금지된 로맨스가 1부의 주된 이야기였다면 2부에서는 자신의 전생을 알게 된 소녀 카루의 행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자신이 너무나 사랑한 천사 아키바로 인해 자신의 동족뿐 아니라 가족처럼 여겼던 브림스톤과 이사마저 모두 죽임을 당하고 처참하게 페허처럼 변한 에르츠를 아키바와 쪼갠 위시본을 통해 모든것을 앍게 된 카루는 죄책감을 이길수 없어 아키바곁을 떠나고 그런 그녀를 말릴수 없었던 아키바는 괴로워하지만 이미 변해버린 세상을 어쩔수가 없다.

이렇게 모든것을 페허로 만들다시피한 천사의 제왕 조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탈과 방화를 자행하며 아무런 힘도 없고 그런 능력도 되지않는 키메라들을 노예로 만들거나 예사로 죽여버리고 그런 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더욱 괴로워하는 아키바는 그녀 카루가 죽었다고 믿지만 사실 그녀 카루는 살아남은 하얀 늑대 티아고를 만나 그의 부탁대로 부활마법사로 활동하면서 죽은 키메라들을 좀 더 강력하고 힘쎈 키메라로 부활시켜 천사군단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중..

죽은줄만 알았던 카루가 살아있다는걸 알게 된 아키바는 더 이상의 전쟁은 피하고자 천사들의 제왕이자 자신의 아비인 조람을 죽이고 새로운 황제를 선출하고자 황제가 있는곳으로 향하는데..

 

흔히 알고 있는 기존의 천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벽히 깨부시고 신과 같이 신격화된 존재인 천사 역시 인간과 같이 권력에 눈이 멀고 복수심에 불타며 질투를 하는 마치 여느 인간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은...

오히려 완벽한 외모와 타고난 우아함을 지니고 있는 천사라는 존재가 인간도 짐승도 아닌 복합적인 괴물의 형태를 지닌 키메라보다 더한 추악하고 잔인한 속성을 지닌 존재로 등장시키고 그것으로도 부족하여 자신의 군대를 만들기위해 매일 여자를 강제로 안고 그녀들로부터 자신의 자식을 얻어 마치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는 조람이라는 존재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보다 더한 존재로 그려놓았다.것도 천사들의 왕이라는 작자가...

이런것만 봐도 작가가 상당히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기위해 공을 들였다는걸 알수 있다.

겉모습이 괴물처럼 보이고 추악한 존재로 비쳐지는 키메라의 대부분은 선량하고 싸움도 할줄 모르는 마치 양처럼 순한 존재이지만 천사들은 그들의 외양을 보며 경멸과 혐오를 감추지도 않고 처음 이 전쟁의 시작 역시 천사들의 잔혹하기 그지없는 형태로부터 촉발한 봉기와도 같은 것임을 보여주면서 완벽한 외모에 감춰진 잔인한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이 두종족과의 싸음은 인간세계로 넘어오면서 2부의 끝을 맺고 있는데..

하얀옷을 입은 마치 구원의 천사같은 그들과 추악하고 짐승같은 외양을 가진 키메라를 보면서 그 두 종족과의 싸움에 인간은 누구의 편에 설지 ...아키바와 카루의 안타깝기 그지없는 사랑은 과연 해피엔딩을 맞게 될지...궁금해진다.

순결하고 완벽한 외모에 짐승같은 본성을 가진 천사군단과 괴물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대부분의 본성은 선한 키메라종족과의 대결의 끝에서 카루와 아키바는 어떤 역활을 하게 될지...얼른 결말을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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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증후군
제스 로덴버그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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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실연의 아픔을 겪을때나 사랑을 거절당했을때 가슴이 찢어지듯 아프다거나 혹은 메어진다는 표현을 쓴다.

연애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듯한 이런 일에 아주 드물게도 겪한 반응을 해서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병이 있다는데 그게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상심증후군`이라고 한다.

웃기지만 역시 사랑에 관한일이어서인지 남자 보다 여자쪽이 발병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제스 로덴버그는 드물지만 이런 증상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시선에 맞게 아주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그리고 있는데 마치 십대의 소녀가 쓴 글 같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어떤 책인지 사전에 아무런 정보없이 접한 `상심 증후군`은 예쁘고 감각적인 표지디자인만큼 표현력이나 스토리의 전개가 요즘 말로 쿨하면서 스토리전환이 빨라 지루할 틈이 없는 아주 멋진 책이었다.

 

 

 

열여섯 생일을 며칠 앞두고 멋진 남자 친구 제이컵의 충격적인 고백을 받은 후 심장이 정지해버린 브리

너무 사랑하는 제이컵이 `나는 널 사랑하지않아`라고 말하는 순간 너무나 상심하여 그만 심장이 버텨내지 못하고 쪼개진것인데 브리 자신도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못하지만 가족을 비롯하여 친구와 주변사람들 역시 믿지못한다.

그리고 깨어난 곳이 바로 천국 한 조각이라는 동네피자집이지만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은 모두 죽은 사람

어리둥절해하는 그녀를 도와 친절하게 그녀의 상태를 알려주고 그녀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이끌어 주는 패트릭이라는 남자애는 그녀의 죽음원인이 된 제이컵에게 복수하는 걸 도와주기로 한다.

마침내 영혼의 모습으로 돌아온 세상에는 그녀의 부재를 못견뎌서 서로를 미워하게 된 부모님과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혼자 외로워하는 동생이 있었고 그녀의 가슴을 쪼개버린 사랑하는 제이컵은 그녀의 베스트절친과 수상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글 전체가 마치 연애하는 젊은 여자아이가 자신의 친구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바로 옆에서 대화하듯 때론 독백처럼 1인칭의 시점으로 그려지고 있어 상당히 감각적이며 신세대의 연애처럼 통통 튄다.

처음부터 그녀 브리가 죽는 상황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상상하던 천국이 아닌...마치 아이들이 모여 피자나 먹으며 수다를 떠는것같은 장소로 가게 되고 그곳에 모여있는 이른바 죽은 사람들의 모습마저도 주변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정경을 그려놓았는데...기존의 구태의연한 관점을 깬 이런 점부터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할만한 요소가 아닐까한다.

게다가 사랑을 거절당하고 죽은 소녀가 영혼으로 돌아와 복수를 한다거나 혹은 깨어보니 꿈이었다 같은 평범한 전개가 아닌 그녀가 죽은 이후 주변사람들이 상처를 극복하는 모습을 죽은자의 시선으로 보면서 마침내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고 남아 있는 사람은 각자의 인생을 살수 밖에 없는 것을 아프지만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의미를 새삼 깨달아가는 과정이 억지스럽지않고 자연스럽게 그려지는데...브리가 스스로의 죽음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단계가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의 마침내 자신에게 닥친일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과 닮아있는걸 알수 있다.

단순히 연애에 실패하고 상심하여 죽은 여자애를 그린 연애소설이 아니고 독특한 소재를 이용하여 감각적이고 평범하지않은 결말과 전개과정을 그린 빼어난 칙릿소설이 아닐까한다.

별다른 정보와 기대없이 읽어서인지 훨씬 더 참신하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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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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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유명한 사람의 작품은 이상하게도 친근감이 느껴지고 읽지않고서도 마치 읽은듯이 느껴질때가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듣기도 하고 그 중 유명한 대목이나 구절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해서 마치 그 작품을 안읽고도 그 작품에 대해 아는듯이 사람들은 착각을 하게 되는데...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이 그러하다.

`노인과 바다`라는 걸출한 작품도 워낙 유명세를 떨치기도 하거니와 사실상 큰 줄거리라 할만한게 없는 관계로 다 들 아는듯이 말하지만 나 역시 이 작품은 작년에야 비로소 오롯이 읽어봤을 정도

또한 워낙에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유명한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져 굳이 딱딱한 책을 통해서가 아닌 영화로 그의 작품을 접한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나 역시도 그러하고..

그래서 그의 문체가 어떠한지..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느낌을 들게 하는지에 대해선 책을 읽어보지않고서는 알수가 없는 부분인데..이 책 `가진자와 못가진자`는 그의 작품중 그다지 유명세를 타지않아서인지 나에게도 생소한 작품이었고 작년에 읽은 `노인과 바다`와는 비슷한듯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바나의 바다를 왔다갔다하며 여유로운 부잣집 사람들에게 낚시배와 낚시 장비를 빌려주며 부자는 아니지만 여유롭게 살던 나..해리에게 문제가 생긴건 그 부잣집 남자가 한달간 대여했넌 낚시배의 대여비와 부주의한 그의 탓으로 날린 비싼 낚시대와 장비의 값을 치르지 않은채 미국으로 도망가버리면서였다.

딸아이들과 아내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그는 이제껏 어부로서의 삶으로도 그들을 부양할수 있었지만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수중에는 돈 한푼 없어 싫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중국인들을 그의 배로 실어나르고 밀주를 운반하는등 불법적인 일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살인도 하게 되고 그의 소중한 한쪽 팔마저 자신과 상관없는 쿠바인들의 총질에 희생되지만 가장의 책임을 다해야하기에 우는 소리조차할수 없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맡은 일은 왠지 하기 싫지만 그에게 더 이상 불법적인 일은 선택할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에 불길함을 떨치고 만반의 준비를 한 채 기다리는데...

 

밀주법이 막 폐지되고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가 악화일로의 길을 걷는 즈음이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돈이된다는 이유로 혹은 당시 쿠바를 향하는 모든 재정적 지원을 끊은 관계로 쿠바로 향하는 모든 물자는 이렇게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할수 밖에 없기에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밀항을 하거나 그 어떤것을 운반하는 일을 하게되는데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탄탄하게 걷던 어부인 해리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불법적인 일에 발을 딛게 되는 과정이 여기에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주인공인 나..해리는 담대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강하게 느끼는 마초같은 남자이기에 생계수단이 한순간에 없어지는 상황에서도 빠른 선택과 결정을 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모습은 전형적인 나쁜 남자의 핑계같지만 아내이자 아이들에겐 믿음직하고 의지가 되는 가장으로서의 모습으로 부각된다.

꺼림찍하고 위험한줄 알면서도 그 일을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의 해리의 모습과 그가 그렇게 묵숨까지 담보로 하고서 받는 돈을 하룻밤의 도박으로 날려버리면서 흥청망청하고 고민이라곤 남편 혹은 아내의 불륜밖에 없는 가진자들의 생활의 대비는 그 차이가 극명하기에 더욱 부각되는듯하고 이런 차이가 헤밍웨이 특유의 짧은 설명과 간결한 문체가 어우러져 왠지 블랙코메디를 보는듯하다.많은 수식어와 설명없이 짧은 대화를 통해 그 시대 극심한 빈곤의 차를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데 묘하게 매력적이다.

덤덤하게 그려지는 상황설명으로 긴박하고 누군가에겐 간절한 혁명정신이 밥벌이를 해야만 하는 가장의 삶에 비춰보면 배부른 자의 우스운 농담같기도 하고...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혁명가들의 빈약한 논리는 위선처럼 느껴진다.또한 당시의 어려운 경제상황에 맞물려 가장들의 힘든 삶이 해리의 고민을 통해 더욱 외롭고 애처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강한듯 보이는 남자들의 하드보일드한 세계를 그리는 헤밍웨이...그는 남자들의 삶을 애처럽고 불쌍하게 보는듯한 연민의 정이 있는것 같다.간절한 자와 권태로운 자,부자와 가난한 자...그리고 가진자와 못가진자..얼핏보면 대비되는듯 하지만 모두가 우울하고 왠지 쫏기는 듯한 절박함이 느껴지는건 시대적 상황의 반영일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인상적으로 읽은 책...앞으로 좀 더 다양한 헤밍웨이의 책을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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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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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몇년을 기준으로 매번 반복되며 사람들을 현혹하는 단어가 있다.

종말..휴거...단어는 달라도 그 뜻은 모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뒤집어지고 몇몇 선택받은 사람만이 살아남아 새로운 세상을 맞는다는 건데 이런 일련의 소동중 가장 크고 인상적이었던게 1999년 휴거 소동이 아니었나 한다.

이때의 소동은 우리나라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건데 그 예언의 뒤에는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라는 강력한 뒷받침이 있었고 20세기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인 21세기를 맞는 시점이라 밀레니엄버그에 대한 공포도 맞물려서 모두가 숨죽이며 그 결과를 기다리는 일대 소동이 벌어졌던 기억이 난다.

아마 9시 뉴스에도 나왔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난리를 피우면서 2000년 1월 1일을 멀쩡이 맞았을때의 그 허탈감이란...

그 이후에도 몇몇 사이비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종말 예언은 계속되고 있는걸 보면 사람들 마음속에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이 있는것 같다.

아마도 현실세계에 만족하지못한 사람이 있는 이상 이렇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소망은 사라지지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 `비취록`은 그런 사람들의 열망을 뒷받침해주는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소설이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세상이 곧 오리라는 예언서가 있으니 둘의 조합은 아마도 천하무적의 궁합일듯...

저자는 주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팩션을 주로 쓰는 것 같은데...나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해봤는데..상당히 흥미로웠다.

 

 

 

대학교수인 강명준은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죄로 교수직을 박탈당한 위기에 처해있는 와중에 누군가 그에게 고서감정을 요청해온다.`비취록`이라고 쓰여진 그 책을 본 순간 심상치않은 책임을 느끼지만 그 책의 감정을 부탁했던 최용만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그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고미술품 중간상인 역시 살해당한 채 그 책은 깜쪽같이 사라진다. 이 모든 살인사건의 배후는 계룡산에 있는 수상한 절인 쌍백사를 향하고 자신의 교수직박탈을 취소하기위해서 반드시 그 예언서가 필요한 명준은 사건 깊숙히 개입하게 되지만 사건을 캐면 캘수록 새롭게 드러나는 살인사건에다 쌍백사 승려들의 불자같지않은 행동은 혼란스러운데 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는 홍경래의 난 이후 10년뒤에 쓰여졌다는 의문의 예언서 `비취록`이 존재하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그러한 점을 노리고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예언이라는 것이고 그 시대가 어수선하면 할수록 예언서의 존재는 그 가치를 발하는 법인데 이 책에 등장하는 예언서인 비취록의 등장 배경 역시 이러하다.

조선 후기 혼란스러움을 틈타 신분고하없는 평등 세상을 꿈꾸며 들불같이 일어났던 민초들의 반란인 홍경래의 난이 실패한 후 10년 뒤에 쓰여졌다는 배경도 그러하고 특히 우리의 치욕스런 과거인 일제시대의 종말을 예언하며 일본 패망을 말했다던 지금은 잊혀진 민족종교인 보천교가 등장하면서 역사적 사실과 민족종교의 결합으로 예언서의 존재가치를 높히고 있다.

그리고 그 예언서를 손에 쥐고자하는 사람들의 욕심과 열망이 이 책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데...누군가에겐 이 책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고 누군가에겐 팔자를 뒤바꿔줄 재산이 되며 또 누군가에게 위태로운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해줄 발판같은 존재기에 서로 목숨을 걸고 쟁취하고자 하는 도구로서 예언서는 존재하고 있다.

한권의 책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과 현재에서의 살인사건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만 아직도 청산되지못한 친일의 역사가 뒤섞여 매력적인 스토리가 되었고 읽다보니 마지막엔 나도 모르게 형암의 위업이 달성되었다면 그 뒷이야기는 어떻게 풀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그래서 그 결말이 마음에 들지않는다.

책속에서 형암이라는 사람의 입을 빌려 현재의 정치가 나아갈 길을 잃고 헤메고 있으며 지도자의 길에 대한 입바른 소리를 하고 있는데...조금은 후련한 감도 없지않다.

미스터리로서는 좀 약한듯 하지만 민족종교의 역사나 예언서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한듯한 점은 높히 살만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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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수호자 바스탄 3부작 1
돌로레스 레돈도 지음, 남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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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르문학을 선도 하는 건 유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의 추리소설은 아기자기하고  트릭을 풀거나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속임수을 만들어내는데 강점이 있고 사회파 소설 역시 범국가적 차원의 스케일이 큰 범죄보다는 개인적인 범죄를 사회문제화해서 다루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미국은 하드보일드한 범죄스릴러가강점이고 유럽쪽은 그 중간적 형태이면서 특히 심리스릴러에 강한것 같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몇해전부터 다양한 유럽국가의 범죄스릴러가 많이 소개되고 걸출한 작품도 나오고 해서인지 어느샌가 유럽의 스릴러를 보는것이 익숙해진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 `보이지 않는 수호자`의 배경인 스페인은 다소 낯선것도 사실이고 그동안 유럽중에서도 특히 북유럽쪽이 강세였다면 이제 그 범위가 넓어지는것 같아 스릴러 팬으로서는 환영할만한 바다.

이 책은 일단 시리즈물이고 `바스탄 3부작`중 그 첫번째이야기인데 스페인의 바스크지방의 바스탄계곡을 배경으로 광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범죄라곤 일어날것 같지않은 평화롭고 조용한 소도시인 엘리손도

이곳에서 어린소녀들을 상대로 잔인하면서도 기괴한듯한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피살된 소녀들의 모습 역시 마치 성모상을 연상하는것처럼  두 손바닥을 보인채 옷을 잘라 벌려놓고 신발은 그 시신이 있는곳을 가르키듯 다소곳이 놓여져있는 모습

덕분에 오래전 이곳을 떠나 살고 있던 살라사르가문의 아마이아는 이 사건을 맡아 귀향하게 되지만 그녀가 형사반장을 맡는것에 불만을 가진 일부 남자형사와 마찰을 빚을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곳 엘리손도에서 터를 잡고 가업인 빵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는  두 언니간의 마찰과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사건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보는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처음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로 점점 그 시간이 단축되면서 또 다른 피해 소녀가 나타나고 아마이아의 수사팀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사건의 범인이 숲의 수호자이자 전설적인 존재인 바사하운이라고 믿는 사람까지 등장하면서 모두가 혼란스러운데...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집단이며 서로가 얼굴을 아는 아주 작은 소도시이기에 이렇게 작고 조용한 도시에서 그렇게 기괴하고 무서운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는것이 더 무섭고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둘러쌓여있고 숲을 지키는 요정과 파수꾼의 전설과 신화가 존재하는곳인데다 여기에 사건현장에는 다양한 짐승의 털이 남아있으며 시신의 모습마저 마치 종교적인 냄새를 띄고 있기에 살해현장의 모습은 잔인하다기보다 경건함이 느껴지고 있다. 또한 제목에서부터 수호자의 존재를 드러내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고있기에 이 이야기에 종교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라는걸 알수 있다.

유럽의 대부분 나라가 카톨릭의 영향이 강해서인지 책전체에도 그런 종교적인 냄새가 강하고 범죄의 동기마저도 그런 종교적인것에서 벗어나지않고 있는걸보면 유럽을 지배하는것은 종교가 아닐까 생각할때가 많다.

선악의 대결부터 죄와 벌..그리고 원죄까지...마치 오래전 엄격한 종교가치관에 따라 규율과 규칙이 있던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보수적인 사고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데 스페인이 배경이니 말해 무엇할까 싶다

범죄사건이 벌어지고 그 범죄를 수사하며 쫏는 여형사반장인 아마이아와 그녀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려워 기억을 소멸시켰던 그녀의 트라우마, 그 집안의 숨겨진 비밀이 그녀와 자매간의 다툼과 알력 그리고 그녀의 잠재의식인 꿈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3부작중 1부인만큼 그녀집안의 비밀에 대해 약간의 맛보기만을 알려주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현대과학의 힘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기존의 수사방식과 달리 신비스러운 영적인 힘이 존재하고 또한 주인공인 아마이아 역시 영매로서 카드점을 통해 혹은 꿈을 통해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다소 색다르지만...그럼에도 그 조합이 어색하지는 않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사건은 어떤 방향으로 풀려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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