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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ㅣ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평점 :
납치와 복수라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에다 생각도 못한 145cm최단신 강력반 형사반장의 등장으로 아주 강한 인상을 줬던 `알렉스`는 이
단신반장인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 시리즈중 2번째였지만 국내에 `피에르 르메트르`라는 작가를 알리기 위해 시리즈중 가장 매력적인 알렉스가
선택되었었다.
그래서 전작이자 형사반장인 카미유가 납치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게 된 사연이 담긴 `이렌`이 뒤에 출간되면서 알렉스에서 카미유를 설명함에
있어 앞 시리즈이야기의 누설은 필수불가분한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이미 결말을 알고 읽어 재미가 반감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면 이번 `카미유`는
이렌이나 알렉스 사건과의 연속되지않은 새로운 사건으로 시작되고 있어 시리즈의 마지막이지만 처음 읽는듯한 재미가 있었다.
아내 이렌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진 채 지내온지 4년이 넘었고 이제 카미유의 곁에도 새로운 사랑이 있다.
사랑스러운 안과 평온한 나날을 보내며 이제 불행은 끝났다고 생각할 즈음 보석상을 털던 강도들과 우연히 마주친 안은 죽도록 맞아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게 된다.
아내 이렌도 지키지 못했던 그에게 안의 부상은 그로하여금 직접 범인을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고 자신의 영역이 아님에도 카미유로
하여금 그 모든걸 무시하고라도 범인의 행방을 쫏도록 만들어 경찰 조직 내부에서의 그의 위치마저 위태롭게흔들리게 만든다
게다가 그녀의 병실에 누군가가 쫏아와 다시 한번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집요함을 보여주지만 목격자나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 경찰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않자 더더욱 강박적으로 행동하는 카미유는 결국 범인을 잡기 위해 초강수를 둔다.
단순히 은행강도와 마주쳐 그들의 얼굴을 봤다는 이유로 보기엔 그녀를 쫏는 범인들의 행동은 도를 지나쳤고 카미유는 안이 뭔가 그녀가 봐서는
안될 것을 목격한게 아닌가 의심하면서도 범인의 이해를 넘어서는 행동에 관심을 두게되면서 점점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아내를 범죄로 잃은 남자이자 평균에도 못미치는 신장이라는 핸디캡을 가진 채 특히 남자들의 색깔이 강한 강력반 형사로 살아가야하는 카미유는
위험에 처했거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여자들을 모른 척 무시하기 힘든 성향의 사람이고 남달리 직관이나 감수성 또한 뛰어나 한번 본 것은 몇달이
지나도 기억해 내는 기억력의 소유자이자 그 사람의 특징을 단박에 그려낼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특성은 범인을 잡는데 있어 요긴하게 쓰였지만
이번에는 그런 그의 강박적일 정도의 특성은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덫으로 작용하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그가 가진 외형의 조건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특히 여자가 얽히면 더욱 더 가혹해지는 그의 삶은 책을 몰입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그에게 연민을 느끼게 한다.
아이를 가졌으면서도 아랑곳하지않고 줄담배를 피워대 카미유로 하여금 145cm의 신장이라는 남자로서 컴플렉스가 될 신체적 조건을 물려준 그의
엄마도...너무 사랑했지만 그의 아이를 가진채 처참하게 살해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겨준 아내 이렌도...여기에다 그의 인생
말년에 찾아왔지만 결과적으로 서로 믿지 못해 상처가 되는 안까지
중간이후까지 범인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고 범인의 윤곽조차 쉽게 밝혀지지않는데다 카미유마저 다른 시리즈에서와 달리
허둥되며 종잡을수 없는 행동을 보여 답답할 즈음에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윤곽과 진실은 앞부분의 다소 느슨하듯 느린 진행을 덮을 정도의 몰입감과
재미를 줬다.
이제 막 카미유의 매력에 빠질 즈음 시리즈가 끝이라니...아쉬움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