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구지라 도이치로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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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아..이건 미스마플 화요일미스터리클럽을 벤치마킹한 책이구나 싶었다

거기다 부제로 붙은 9개의 살인 메르헨이란걸 보고 도대체 메르헨은 무슨뜻인지 찾아보니 옛날 이야기나 동화라는 뜻인데...그렇다면 이 책은 동화를 모티브로 한 살인사건이란 뜻이고 거기다 매주 금요일에 모여 살인 미스터리를 푸는 모임이라고 보면 되겠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마플 화요일 미스터리클럽을 재밌게 봤던데다 동화와 살인사건의 연결이라는 소재가 자못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다 생각하며 기대를 했었다.

게다가 9편의 단편으로 되어있으니 읽기에도 부담은 없었고...

결론을 말하자면...

동화의 환상은 환상대로 깨고...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주구장창 마치 만담하는것처럼 대화하는 내용의 대부분이 일본의 오래된 영화나 노래,엔카,거기다 오래전 유행했던 TV프로그램이나 거기에 나왔던 유행어에다 일본술에 대한 예찬까지...

다른 나라 사람들이 공감하며 즐기기엔 역부족일뿐 아니라 그들의 만담이 지루하기까지 하다.

마치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자신들만의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속에 끼지 못하는 불청객같은 기분이랄까?

일본 사람들은 그들의 만담이나 대화 혹은 유머를 당연히 이해하고 어쩌면 즐겁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이런 식의 대화가 죽 이어지는 책은 다른나라에서 성공하기 힘든 요소가 많다.

거기다 동화와 현재의 살인사건을 비교하면서 생각도 못한 동화의 재해석이나 독설은 자못 날카로워 그런 해석을 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는가하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끌어다 된 설정도 있고 공감할수 없는 해석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9편의 이야기가 다 같은 포맷과 같은 과정을 거쳐 범인을 밝히고 있어 처음의 참신함은 사라지고 중간쯤 가면서 지루하고 늘어지기 시작한다.

미스터리게임과 동화라는 소재를 재밌게 혹은 이색적으로 해석한 책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며 보면 몰라도 정통 미스터리물이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매력이 떨어질듯...

 

 

 

난 그냥 동화는 동화로 즐기는 사람이 되는걸로~

오늘은 제대로 죽여주는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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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모중석 스릴러 클럽 6
딘 쿤츠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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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같은 경우 제목에서 그 모든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 장르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 제목만으로 그 내용을 유추하거나 미뤄 짐작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딘 쿤츠의 이 책 `남편`도 그랬던 경우다.

한동안 남편에 의한 아내 살인이 각종 뉴스의 머릿기사며 스릴러 소설에 주요소재로 쓰이다보니 이 책을 읽기가 영 꺼려져 내 손에 들어온지 한 참 되었는데도 눈이 안갔던 이유다.

뭐..남편에 의한 아내 살인이 끔직해서 안읽었다고 하기엔 내 멘탈이 좀 강하고...그냥 너무 뻔한 전개,식상한 스토리라 생각해서 안 읽었는데..이 책은 처음부터 내 그런 생각을 여지없이 깨면서 시작한다.

그러고보면 장르소설에서 유명한 시리즈인 모중석스릴러 클럽의 수준을 내가 너무 쉽게 본것도 같다

 

 

 

한가로운 오후...뜨거운 태양아래서 열심히 꽃을 심던 남자는 전화한통을 받는다

그리고 들려온 아내의 목소리와 함께 왠남자가 아내의 몸값으로 200만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평범한 정원 관리일을 하는 그에겐 가진 돈이라곤 1만달러가 전부이고 무슨일을 해도 그 돈을 구할수 없다는 걸 그 놈도 알고 있다.

이 거짓말같은 일이 단순한 위협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개와 함께 산책을 하던 남자의 머리를 보는 앞에서 날려버리고 겁에 질린 그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경찰에 아내의 납치 얘기는 하지도 못한 채 집에 돌아오지만 집에는 그를 위한 또다른 덫이 놓여있고 이제 그는 그놈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수 밖에 없다.

기한은 60시간뿐...납치된 아내를 구하라!

 

미국의 크라임 스릴러는 대부분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고 써내려간 것 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무대장치같은 범죄 현장, 용의자로 몰려 위기에 처한 주인공,쫏고 쫏기는 추격씬...그리고 온갖 역경을 물리치고 마침내 악을 무찌른 주인공...마치 블록버스터 영화 시나리오같은 전개를 공식처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가족애를 중시하고 기독교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권선징악적 결말에 많이 연연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 남편은 이 모든것에 해당되는 작품이라고 볼수 있겠다.

일견 평범한 자영업자로 보이던 밋치는 어린시절 남들과 공감할 능력이 없고 자식조차 사랑하지않으며 그저 사회적 지위나 돈에 연연해하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부모로부터 정서적인 학대를 당하고 자랐으며 그런 이유로 부모와는 물론이고 형제자매와도 서로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남자다.

그런 그가 아내를 만나면서 완전해짐을 느꼈고 그에게 아내는 모든것이라 할수 있기에 왠만한 사람들은 할수 없는 일들을 하면서 아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홀홀 단신으로

평범해보이던 밋치가 아내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힘과 능력을 발휘하고 그 누구도 믿을수 없던 상황에서 아내를 구출해 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남편은...특별한 트릭이나 반전은 없지만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스피디한 전개가 장점이라고 할수 있다.

일본의 스릴러같이 아기자기한 맛이나 트릭을 발견하는 재미같은건 없고 북유럽의 서늘하고 음습하며 인간의 악마성에 압도당할  우려도 없지만 미국 스릴러 특유의 우직한 맛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복잡한 전개나 머리아픈 진실찾기 혹은 꼬고 또 꼬아 짜증을 일으키는 반전에 지쳤다면...우직한 미국 스릴러 남편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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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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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이 나왔을때부터 내겐 늘 헷갈리는 제목중 하나였다.

왠지 본 제목인 `리라장 사건`보다 `리라장 살인사건`이라는 게 더 찰지게 어울리고 입에도 짝짝붙는 느낌이 들어서 왜 이렇게 제목을 지었을까 아쉬웠했던 기억이 있는데...드디어 이 책을 읽고 왜 이 제목을 사용했는지 나름 납득하게 되었다..물론 개인적인 이유로...

왠지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으면 다수의 살인이 아닌 1건 혹은 2건 정도의 개인적인 느낌이 드는데 반해 사건이라고 칭하면 다수의 사건들이 개인적인 느낌이 아닌 어딘지 나완 상관없는듯 선을 긋는 느낌이 강해 이 책에는 더 어울리는 제목인것 같다.

말대로 여기에는 개인적인 살의를 가지고 벌이는 1~2건의 살인이 나오고 그 살인을 해결하는 내용이 아니라 다수의 엄청 많은수의 사람들이 죽어나간다..그야말로 사건의 현장으로 리라장이라는곳이 쓰이고 있다.

리라장은 다수의 사람들을 짐승처럼 몰아넣은 우리같은곳이랄까?

 

 

 

어느 부자의 개인별장으로 지어진 라일락장 일명 리라장은 그 주인이 자살하면서 매물로 나오게 되고 그 매물을 대학에서 사들여 레크리에이션숙소로 학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곳 리라장에 젊은 예술학도 7명이 방학을 맞아 찾아오게 되고 그곳에서 약혼발표를 하는둥 즐거운 하루를 보낸후 다음날부터 연이어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약혼을 발표한 남녀와 그들로 인해 실연을 맛보게 된 남녀..그리고 또 다른 남여커플과 어딘지 비뚤어져있어 늘 시비를 거는 남자...

살인사건의 현장에는 없어진 카드가 번호를 매기듯이 놓여있고 학생들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죽어나가는데...

 

일단 밀실의 장소로서의 리라장이라는곳도 평범치않은...이미 사람이 죽어나간 어딘가 음습한 사연을 가진 장소라는 것도 이 연쇄살인에 어울릴만한 장소선정이라고 할수 있겠다.

연이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다가 무슨 별다른 징조도 없이 자고 나면 죽어있고 누구도 그 살해현장을 목격하거나 무슨 소릴 들은 사람도 없을뿐 아니라 겉으로 보기엔 그들 남녀가 다 친구라는 설정으로 인해 과연 이 살인의 의미는 무얼까 고민하게 했지만...미스터리장르중 이 책은 본격파 추리소설이다보니 역시 왜 그들이 죽음을 맞게 되었나하는 이유보다 어떻게 그들이 죽었는가하는 방법론에 더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다.

그래서 연이어 벌어지는 살인사건에도 두렵다거나 잔인하다는 느낌보다 한발짝 떨어진곳에서 관중의 입장으로 살인사건을 바라보며 범인은 과연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죽였는지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방법론이나 밀실의 수수께기를 풀어가는 것에 관심을 가진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방법론보다 왜 범인이 그 사람을 죽여야만 했나 하는 이유론에 더 관심을 가지다보니 이런 본격물에는 조금 시들해진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이 쓰여진 때가 1958년이란걸 생각하면 놀라지않을수가 없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휴대폰같은 모바일이 발달한 시기가 아니라는걸 빼면 지금 쓴 책이라고 해도 어색하지않을 정도로 내용이 세련되었고 비록 연쇄살인의 이유라는 게 완전히 납득하기 힘들지라도 본격물로서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어필한만 했으며 지금처럼 별다른 이유없이도 무차별살인이 자행되지않던 시기에 사회파 소설보다는 밀실이나 살인범을 찾는 아기자기한 소설이 인기일수 밖에 없었을거라는 걸 미루어 짐작해볼수 있다.

여기에도 미스마플이나 홈즈같이 서재에 모두 모아놓고 범인의 정체를 밝히거나 범행수법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탐정이라는 설정만 봐도 그 당시 일본추리소설에 서양의 탐정 소설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는걸 알수 있다.

어쨋든...살인자의 심리나 살인의 이유같은 복잡 미묘한 심리를 따지고 든다면 그다지 공감하지 못할지 모르겠지만...본격물로 범인의 정체를 밝히고 그 트릭을 찾는데 촛점을 맞추고 읽는다면 만족한 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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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럼 붉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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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덜트 소설계에 베스트셀러는 누가 뭐래도 역시 트와일라잇 시리즈라고 볼수 있다.

인간이 아닌 이형의 존재로서 오랫동안 인간세계에 숨어서 살아가던 뱀파이어집단에서 남자주인공과 인간인 여자주인공이 사랑에 빠진다는 별다를것 없는 이 소재는 뱀파이어 청년이 잘생기고 멋진 외모라는 설정과 둘 사이의 달달한 로맨스를 섞어 놓아 많은 영어덜트뿐 아니라 여성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전세계적으로 어머어마한 성공을 거두고 영화 역시 공존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 성공이후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별다르게 눈에 띠는 작품이 없었고 이후 나온 영어덜트작품은 헝거게임으로 이 작품 역시 기존에 없었던 10대의 소녀가  목숨을 건 서바이벌게임에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전사로서 힘을 키워 마침내 잘못된 세상을 뒤집어가는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역시 소설뿐 아니라 영화 역시 히트를 치고 있다.

물론 이후로 서바이벌게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져 나왔지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걸 보면 작품의 완성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역시 뭐든 선점효과라는걸 무시하기 힘든것 같다.

이런 영어덜트 소설계에 드디어 또 다른 소재의 작품이 나왔다.

핀란드의 작가 살라 시무카가 동화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한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로 눈과 얼음이 덮힌 스칸디나비아의 서늘한 스릴러로 백설공주를 표현하는 붉은색,흰색,그리고 검은 색을 사용해서 피처럼 붉고 눈처럼 희며 흑단처럼 검은 시리즈를 완성했다.

 

 

 

사실 이야기의 구성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어디론가 배달되어야할 돈이 사라졌는데 그 돈이 하필 철부지 고등학생들 손에 우연히 떨어지게 되고 그 돈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그 돈의 출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간의 쫏고 쫏기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리고 있다.

이야기가 단순한 반면 나오는 주인공인 루미키라는 인물은 대단히 복잡하고 뭔가 사연이 있으며 비밀스러울뿐 아니라 심지어 17세의 소녀임에도 왠지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듯한 관조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한다.

이런걸보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이 시리즈의 포인트는 역시 루미키라는 소녀의 캐릭터에 있다고 볼수 있겠다.

모든것을 관찰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일에는 관심을 표하지도 참견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표현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피묻은 돈을 발견하지마자 그 돈의 출처와 주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그 돈을 쫏아 미행하는 일까지 서슴치않을 정도로 지적 호기심이 많다.그러면서도 자신은 줄곧 남의 일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남의 일에 참견하지않겠다고 말하고 다짐하면서도 도움을 청하는 친구의 부탁을 들어줄뿐 만 아니라 심지어는 위험도 무릅쓸 정도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후에도 더 이상은 참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친구가 또다시 손을 내밀자 위험하다는걸 알면서도 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루미키가 상당히 복합적인 심리를 가진 캐릭터임을 보여준다.

스스로 쿨하며 아웃사이더라 생각하는 루미키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왠만한 어른도 하지못할 과감한 행동을 하고 사건을 추리해 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상당히 지적이며 어른스러울뿐만 아니라 보통의 어른이라면 알지 못할 미행하는 방법이나 수칙같은 걸 알고 있는 것에서 그녀가 절대로 보통의 평범한 여고생이 아닐뿐 아니라 중간중간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과거에 무슨 일인가 일어났으며 그 과거를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걸 알수 있다.

스스로는 절대로 눈에 띠고 싶어하지않고 평범하길 원하지만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소녀 루미키의 숨겨진 과거는 다음 편인 `눈처럼 희다`에서 드러난다고 하니 다음 이야기도 당연히 읽어 봐야겠지?

하얀 눈위에서 벌어진 총격전과 새빨갛게 뿌려진 붉은 피는 시각적인 자극과 함게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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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노나미 아사 지음, 이춘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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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원작을 사와 영화화하기도 했던 `얼어붙은 송곳니`가 맘에 들어 작가의 책을 모았었는데...

그때가 벌써 몇년전...

사놓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책중 하나가 바로 이 책`자백`이었다.

원래가 경찰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작품에서완 달리 그들간의 복잡한 알력이나 치열한 정치게임과도 같은 그들 세계를 그린 게 아니라 그야말로 범인을 잡고 그 범인에게서 스스로 범죄를 자백받는 한 형사의 이야기인지라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아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몰랐는데 이 책 역시 장편이 아닌 단편인데다 한명의 수사관의 일생과도 엮여 있어 연작소설같은 느낌의 단편이고 현재 수사완 달리 시대적 배경이 일본 전후에서부터 시작하여 거품경제가 한참이던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디지털화된 수사방식이 아닌 우리의 수사반장 같은 아날로그적 수사방식을 따르고 있어 왠지 향수를 불러일으킬뿐만 아니라 단편단편에서 그때 당시의 일본 사회의 큰 이슈나 유행같은 시대적 흐름같은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노나미 아사의 작품 몇권을 읽어본 경험상 그녀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얼어붙은 송곳니`를 제외하고는 장편보다 단편에서 그녀의 특기가 더 빛나는것 같다.

 

 

 

두 딸을 둔 형사 도몬은 지금은 주로 살인및 강력사건을 담당하는 수사 1계를 책임지고 있는 형사이지만 전후 일본이 어수선하던때 경찰에 입문해 성실하게 단계를 밟아 온 베테랑 형사이다.

책에는 그가 맡아온 사건4편이 수록되어있는데 사건수록을 시간별로 해놓은게 아니어서 그가 맡은 직책이나 그의 아이들이 성장과정을 보면서 시간의 앞뒤를 분간할수 있다.

책에는 일본의 성장과정에 따라 달라지는 범죄의 변천사를 볼수도 있는데...막 전쟁이 끝난직후 시골에서 일거릴 찾아 도쿄로 상경한 많은 젊은이들이 제자릴 못찾고 범죄의 유혹에 빠져 좀도둑질을 하게 된 이야기를 다룬 `다시 만날 그날까지`처럼 사건자체는 단순하지만 그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던것부터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일본경제가 부활하면서 사건 자체도 돈을 노린 강도사건 같이 강력사건화 되다 경제발전에 따라 점점 돈의 노예가 되면서 인간성이 사라지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사라져 각박해져가는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사건도 잔인해지고있는데 그 정점이 맨 앞에 수록된 단편 `오래된 부채`이다.

더구나 책 속 내용에는 당시의 일본의 경제 발전이나 사회적 이슈 혹은 당시 유행했던것에 대한 코멘트도 있어 마치 실질 현실속에서 벌어진 사건을 수사하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최첨단 장비나 각종 디지털 기기로 범인을 추적하는 요즘의 크라임 스릴러소설과 달리 사건 주변인을 조사하고 탐문하고 용의자를 색출해서 심문하는 지극히 느리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식으로 범인을 찾아내서 그에게서 스스로 범죄를 자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왠지 아주 오래된 추억의 드라마 수사반장을 보는듯한 재미가 있다.

형사 도몬 코타로라는 인물 역시 우리의 수사반장속 최불암아저씨처럼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형사캐릭터로 집에서는 두 딸아이의 극성에 힘도 못쓰는 아버지지만 사건현장에서의 그는 하나의 단서도 놓치지않기 위해 일일히 기록하고 발품을 팔아 사건현장은 반드시 눈으로 담고 수집해온 증거와 정보를 이용해 끊임없이 범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물어서 결국 스스로 자백하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형사다.

만약 내가 어떤 사건속 피해자가 되거나 사건에 연루된다면 도몬같은 형사가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였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사건을 맡는 그의 태도는 기본에 충실하고 절대로 선입견을 갖지않고 사건에 임하는..그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완벽한 형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복잡한 사건을 해결하거나 기이한 사건현장같은게 나오지않고 오로지 도몬이라는 형사캐릭터를 이용해 이야기를 끌고가고 있어 자칫 심심하다 느껴질수도 있지만...잔인하고 복잡한 살인사건에 좀 물린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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