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는 처음이라
마르타 알테스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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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실복실.

하얀 강아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에서 마치 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이 강아지가 전하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친절과 우정을 베풀어 주세요.


이 동네는 처음이라

 


아이도 책을 펼치기 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엄마! 저 강아지가 나를 보고 웃고 있어요!"

"그치! 엄마도 그 생각했는데...

저 강아지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같이 읽어보자!"


오랜 여행을 마치고 어느 동네에 도착하게 된 강아지.

 


어딘가에 있을 자신의 집을 찾기 위해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이 동네가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

정겨운 소리.

게다가 맛있는 냄새까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마음에 든다는 이 강아지!

어서 빨리 집을 찾았으면...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분명 누군가는 자신을 도와줄 거라 믿지만...

사람들은 너무나도 바쁘게 움직이고 심지어 자신의 존재를 못 알아보는 것 같아 서글픈 강아지.

 


터벅터벅 걸으며 하염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강아지의 모습이 짠하였습니다.


그런 강아지와 두 눈을 마주 보는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이 꼬마도 길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아지는 아이의 엄마 찾기를 도와줍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아이와 강아지는


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이 사라졌어요.

조금씩, 조금씩 꼬마도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마침내 엄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다시 길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뒤를 돌아선 순간!


그렇게 강아지가 머물 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도 책을 읽고 나더니 안도를 하였습니다.

"엄마! 강아지도 가족을 찾게 되어서 너무 좋아요!"

"응! 엄마도 강아지가 좋은 가족을 만나게 돼서 기분 좋다!"


방으로 가던 아이는 집에 있는 강아지 인형을 보더니 끌어안고는

"너도 우리 가족이야!"

라고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아이와 책 읽기를 마치고 나서 긴 여운이 남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좋다던 강아지.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향해 갈 뿐 강아지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 모습이 나도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라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동네가 이제는 자신의 동네가 되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우리에게 일러준 '관심'과 '사랑'의 태도를 다시금 되새기며 강아지의 행복한 가족 찾기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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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 - 외톨이 고양이 부부치요의 영수증 그림일기
부부치요 지음, 이은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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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마음까지 얼어붙을 것 같은 요즘.

그래서 이 책에 선뜻 손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표지부터 따스한 색채가 반기는 이 책.


"가장 힘들었던 시절의 나에게 이 책이 도착했으면 좋겠다." - <아사히 신문>


모두가 힘겹게 살아가는 이맘때 저에게 이 책이 와줘서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잊지 마, 언제나

한 사람은 네 곁에 있었어


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 

 


소심하지만 귀엽고 엉뚱한 고양이.


사실 그는 깊은 체념 속에서 지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내 인생은 끝났다.'


항상 남에게 신경 쓰면서 상처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지만...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후에도 인간관계에 지쳐 버린 그.

점점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어느새 장대비가 쏟아지더니 세상이 온통 깜깜해진 것입니다.


그러다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카페에 갈 수 있을 만큼 기운을 차렸을 때.


어릴 때 광고지 뒷면에 그림 그리는 거 좋아했는데......

한 번 해볼까?


그렇게 글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가벼운 마음으로 트위터에도 올리게 되는데 ♡(좋아요)를 눌러 준 사람들이 있게 되고 엄청난 호응을 얻게 됩니다.

매일 조금씩 주워 모은 조각들.

그 치유의 조각들이 우리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을 보면서 우리 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며칠 전 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옆에서 이런 저런 조언(?) 아닌 간섭을 하곤 하였는데...

결국은

"엄마 때문에 내 그림 망쳤어!"

라며 울었던 딸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은 나도 아이에게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었음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

부디 내년엔 모두에게 좋은 날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하나하나 곱씹으며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특히나 따스한 색채가 차가웠던 제 마음을 녹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니 무엇보다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누군가는 내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부부치요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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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랬던 게 아냐
멍작가(강지명) 지음 / 북스토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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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면 예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일까...'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쳐만 가는 요즘.

누군가로부터 행복한 일상을 엿보며 나에게도 그런 일상을 꿈꾸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작가 '멍작가'가 전하였습니다.


"오늘 하루치 행복을 찾아가세요."


오늘을 버틸 힘을 전해줄 멍작가의 이야기를 엿보려 합니다.


독일에서 노릇하게 달달 볶아 담아낸 행복한 일상

"맛있게 기억되는 건 다 괜찮다. 괜찮다"


나만 그랬던 게 아냐

 


바다 건너 독일에서의 일상.

그곳에서의 일상도 우리와 별반 차이는 없지만 더 행복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소소한 것으로부터 오는 '즐거움'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소한 빵 냄새와 달콤한 버터향에 이끌려 들어간 카페에서 와플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 엄마표 팬케이크 맛을 떠올리는 달콤한 추억이.

평생토록 간직했던 손때 묻은 골동품들을 내놓는 벼룩시장에서 기억 언저리에 자리하고 있던 낡은 나무 보석함을 떠올리는 다정한 추억이.

카레를 해 먹으면서 엄마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 "달그락달그락"을 떠올리며 정성과 기다림의 순간이.

참으로 소소하지만 마음 따듯해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위로를 선사해주고 있었습니다.


영화 <산의 톰씨>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한적하고 평화롭기만 한 시골 마을에 엄마와 어린 딸, 그리고 책을 쓰는 한 중년 여성과 그녀의 사춘기 조카가 함께 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영화의 마지막 즈음 동네 문방구 할머니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 토무네 집 조카와 함께 오니기리를 먹으면서 전한 이 한 마디.

 


이 말 한 마디가 전한 '행복'이 고스란히 저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좋다...'

이 영화와 함께 삼각김밥을 먹으며 저도 같이 외치고 싶었습니다.

"기분이 좋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언젠가 엄마가 저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넌 엄마가 어떤 거 좋아하는지 알아?"

"응?"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도통 몰랐습니다.

그러자 이어서 또 물어보십니다.

"그럼 넌 애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그야 당연히 ~~~~"

순간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를 낳고 길러주신 엄마인데...

무한한 사랑만을 주셨던 분인데...


부끄럽지만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가장 가깝다고 느꼈던 엄마란 사람의 취향에 대해서. - page 221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다짐합니다.


올해 한국에 가면 다시금 엄마 곁에 다정하게 자리 잡고 함께 식빵도 뜯고 콩나물도 다듬고 억센 시래기 줄기도 벗겨야지! 그러다 보면 혼자 사부작사부작 밥을 하던 엄마의 묵직한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지 않을까. - page 223


저도 살며시 엄마의 곁에서 엄마와 따뜻하고도 정겨운 추억을 쌓아야겠습니다.


멍작가가 전해준 행복의 의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요즘 나에게 행복은 이렇게 사사로운 것들이다.

굳이 행복하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참 편하다, 따뜻하다, 맛있다 하고 생각이 드는 모든 순간들. - page 182


그러고 보니 저의 오늘 하루도 참 행복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엄마 일어나라고 아이가 해 준 볼 뽀뽀.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한 아침이.

집안에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칭얼거리지 않고 잘 놀고 있는 아이들이.

그리고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12월.

이번 한 해는 유난히 힘겨웠을 우리에게 다시금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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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5 -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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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와 추리에 능한 천재 시인 '이상'.

그리고 그의 곁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생계형 소설가 '구보'.


저와 ​이들과의 만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는 8년간의 대장정을 이끌고 이번에 그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쉬움을 잠시 뒤로하고 그들과 사건을 해결하러 가보겠습니다.


끝! 끝에 부딪혔다네

내게 총을 겨눈 거울 속 나로 인해


경성 탐정 이상 5

 


전편들에서 만났던 이들이 하나 둘 등장하게 되어서 우선은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는 건 결국 엄청난 사건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란 불안함마저 들었습니다.


경성역 새벽 5시.

간만에 구보는 상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농도 치면서 헤프지 않게 미소도 잘 보이던 상이 오늘은 일절 진지한 모습입니다.

아니, 사건의 위중함을 보여주는 듯 긴장이 서려있습니다.


머리가 묵직한 상은 카페인 가득한 커피 한 잔이 절실했습니다.

식당차에서 안내를 받아 커피를 시키고 창밖을 내다보던 중 한 젊은 남자가 상에게 인사를 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하동민이라고 합니다. 건설사 직원인데 인천 현장으로 가는 중입니다. 소설과 시를 끼적였던지라 문인들 작품과 얼굴을 관심 깊게 봅니다."

"나도 건축기사로 근무했던 적 있소이다."

"압니다, 선배님. 아, 선배님이라 부르기에는 제가 너무 모자라서. 저 사실 조선공학회 회원입니다. 선생님께서 표지 도안 공모전 입상하신 것도 압니다." - page 17


자신과 너무나도 비슷한 듯한 '하동민'.

그렇게 그는 상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뜹니다.


구보 역시도 기차 안에서 누군가와 만나게 됩니다.

교동도의 슈하트 학교 상급 전문과정에 입학하는 '주안나' 아가씨와 그녀를 경호하는 '소유미'.

마침 상과 구보가 가는 곳 역시도 교동도의 '슈하트 학교'였기에 이들과의 만남 역시도 쉬이 지나칠 순 없었습니다.


교동도에 위치한 독일계 '슈하트 학교'.

한강오 변호사의 딸 '한영미'라는 슈하트 학교의 학생이 실종된 지 일주일이 된 것이었습니다.

의뢰인 말로는 학교에서 가출로 보고 안일하게 대처해 경찰도 형식적 조사만 한 것 같아 상과 구보에게 사건을 의뢰하게 되는데...


이 학교의 철학이 독특합니다.


"요가는 명상과 호흡, 이완을 결합한 수련이고, 슈하트는 자연생태를 중시하죠. 슈하트와 요가는 본질적인 사상이 같아요. 내 몸을 자연과 동일시하고 정결하고 순수한 음식으로 몸을 정화하며 깨어 있음을 갈구하는 겁니다." - page 44


그리고 학교 이념이나 생활 태도가 맞지 않으면 '자아성찰의 방'이란 곳에 며칠 가두고는 벌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학교 이념에 따라서 명상방들을 만들고 마지막 방에는 거울을 사면에 두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했어요. 거울로 자신을 장시간 들여다보게 해서 내면의 순수를 이끌어내요. 자아를 성찰하며 반성하게 한다구요." - page 79


학교에 감금과 벌이 이루어지는 방이 있다니...

그리고 그곳을 조사하고자 하지만 자꾸만 감추려는 교장 선생님.

학교에선 끊임없이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상과 구보는 몰래 탐문을 벌이다 상의 행방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다시 만나게 된 상.

그런데 그는 정신을 잃고 오른손에 단도를 쥐고 있었습니다.

그 옆엔 금색 레이스가 겹겹이 달린 흰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의 가슴팍에 빨갛게 물든 피가 보이게 됩니다.


"구보......, 이제야 기억이 나네. 이 방에서 거울로 보이는 남자가 한영미를 죽였어. 칼을 들고 단번에 심장을 찔렀어." - page 183


"구보, 이제야 기억났어."

"말해봐, 그자가 누구야?"

"나야."

"뭐라고?"

기억 속 거울의 남자는 자신이었다! - page 184


아무리 상이 망상과 환청에 시달린다 하더라도 살인이라니...

도대체 상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리고 이 슈하트 학교가 감추고자 한 진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이들의 활약이 손에 땀을 쥘만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거울방'은 마치 이상의 시 <거울>과도 닮아있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

그 시선의 주인 역시도 '자신'이라는 점이 소름 끼치도록 무서웠습니다.

분리된 자아를 마주하게 된다는 거...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보, 나 또한 고립된 후 망상에 갇혀서 무너졌던 걸 자네가 끄집어내 주었지. 그만큼 인간은 환경이나 교육에 영향을 받네. 교동도의 폐쇄된 환경 속에서 잘못된 사상을 주입받고 살면서 억눌리다 보니 공포와 불안감에 무력해진 게야. 인간의 존엄성을 강제로 빼앗기고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포로수용소를 생각해봐." - page 301


나치가 그러했고...

일제강점기 시 일본이 그러했기에 참으로 씁쓸히 가슴에 새겨진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암살>이, <군함도>가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이야기가 닮아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분명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진한 울림으로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큰 사건이 지나고...

구보는 상의 커피 마시는 얼굴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홈즈와 왓슨과 같은 이 콤비의 활약...

그동안 이들의 활약을 볼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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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정명섭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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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길이 가는 작가입니다.

'정명섭' 작가!


그의 이력이 대단하였습니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전업 작가가 된 그.

신춘문예나 계간지를 통해 데뷔하지 않고, 게다가 국어국문학과나 문창과를 나오지 않았으며 투고를 통해 데뷔해 15년 동안 100편의 책을 낸 그.

너무나 대단한 그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최초의 자전적 작법 에세이를 출간하였습니다.


정명섭 작가가 '작가의 길', '작가의 자세'를 이야기해줍니다.


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현재, 대한민국 출판계에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매년 출판계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겪으면서 어려워지고 있는 사이, 작가 지망생은 계속,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점을 가더라도 '글쓰기'와 관련된 책, '작가'가 되는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책들 속에서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아니, 작가가 되는 법을 알려준다면서 왜 계약서 보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 거야?" - page 12


글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출판사와 만나 계약서를 쓰는 것을 알려주는 책은 찾기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펜을 들었습니다.


"계약서를 주제로 써 볼까?" - page 12


우선 투고 원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장 이외의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출판사와 친구가 되는 방법, 불치병-설정 병, 본전 병, 자랑 병-에 걸리지 않도록 꾸준히 글 쓰는 태도, 자료조사, 계약서를 작성하기까지의 과정과 검토하는 방법에 대해 솔직 대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작법서가 아니라고 누누이 말했기 때문에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문장'이 지문과 같다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인격과 사고방식, 사상과 신념은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영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따라서 성인이 된 후 몇 년간 교육을 받더라도 바뀔 수 없다. 따라서 문장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은 출발점이 다르고, 결승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 page 47 ~ 48


그는 희망고문은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문장을 못 쓰면 작가가 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는 반증도 바로 나다.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빈말로라도 문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들은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신 캐릭터 구성과 줄거리의 반전, 창작해낸 사건을 실제 역사에 교묘하게 끼워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작가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 요소인 '문장 이외의 것'에서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선천적인 요소가 아니라 '훈련'과 '반복'으로 갖출 수 있다. - page 48


계약서를 쓰기까지의 단계.

서명하기까지 어느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출판사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닌 이상 최대한 손해를 안 보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만들고 그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서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함을 조언해 주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기에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지녀야 함을, 이는 출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도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였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중요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말하지 않았던, 어쩌면 민감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준 정명섭 작가.

굳이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재미있게, 그리고 조언을 얻을 수 있을 에세이였습니다.


참고로 유튜브 <쏠쏠라이프TV>에서 정명섭 작가의 "작가가 되는 길"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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