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 세상을 내 편으로 삼는 법
오후 지음 / 생각의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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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탐구 정신으로 거리낌 없이 파헤친 세상의 모든 흥미로운 일을 시원하게 독자 앞에 펼쳐놓는 지식 스토리텔러, 지식 오타쿠 '오후'.

사실 그의 작품 중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읽게 되었었는데...

과학을 일상의 농담처럼 이야기를 하다니!

그의 스토리텔링에 감탄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 책도 주저 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성공을 말하며 크고 거대한 숫자를 뒤쫓는 이 시대.

오후는 어떤 '성공'을 이야기할 것인가?

또다시 그만의 유쾌하고 도발적인 필력에 빠져들어봅니다.

성공은 기술이다.

약점은 약점이 아니다.

이미지 하나로 사람의 인생이, 국가의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보여주기



2018년 스타트업 붐이 한창일 때, 미국에서 스타트업 관련 강의를 하는 한 교수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과거에 저를 찾아왔던 학생들은 무엇을 팔지 고민했습니다.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화할지를 고민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공모에 당선되고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묻더군요."

너무도 뻔한 이야기.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옳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며, 더 뛰어나거나 더 노력한다고 꼭 성공하는 것도 아닌...

특히 그것을 평가하는 주체가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함에......

그렇다고 불평만 할 수야 있나!

어쨌든 태어났으니 성공을 꿈꿔야지!

그래서 저자는 운과 실력을 넘어 특별한 이미지를 획득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고 그들의 성공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일명 '보여주기' 전략.

약점을 보여주고, 가치를 보여주고, 가진 것보다 부풀려 보여주거나, 때로는 힘의 차이까지 보여주면서

'이래도 되나?'

싶지만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성공의 권위를 벗겨 놓는 작가 특유의 시니컬함에 허를 찌르면서도 어느새 '세상을 내 편으로 삼는 법'을 알게 되는...

또다시 저자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적 범죄가 들통났을 때마저 '이미지'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모나리자 도난 사건)?

절대적 강자와 일대일 매치를 앞둔 상대적 약자는 어떻게 빈틈을 노릴 수 있을까(88서울올림픽 개최 경쟁)?

도저히 말귀가 통하지 않는 상부를 홀로 상대할 때의 전략은(나이팅게일의 간호 행정 개혁)?

개인이 모여 국가와 가치를 파괴할 수 있을까('검은 수요일'과 영국 파운드화 몰락)?

등 시간과 공간을 넘은 열여섯 가지 성공 사례들을 바라보며 그동안 성공에 대해 허황된 생각을 가졌음을, 그럼에도 무엇이 성공을 이끌지 알 수 없기에 성공은 참 어렵구나...를 느꼈습니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88서울올림픽.

여러 의미에서 충격적이었던 올림픽.

강한 상대와 맞붙었지만 그럼에도 이길 수 있었음에 배울 수 있었던 교훈.

그러니 언제나 다윗이 되어라. 당신은 수없이 지고 가끔 이기겠지만, 사람들은 당신의 승리를 기억할 것이다. - page 59

그리고 스웨덴 국적의 2003년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고 매주 금요일 환경파괴에 침묵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정치인들과 어른들에 저항하는 의미로 등교를 거부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던 아이.

사실 학생이 금요일에 학교 안 가는 일이 환경보호에 무슨 직접적인 의미가 있겠냐마는 '어그로'.

어그로는 진심을 끌어야 끌린다. - page 140



개인적으로 피부에 와닿았던 식품의 안전에 대한 이슈.

이성보다 감정, 특히 불안이 강하게 작동하는 경향이 있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아니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나 글루탐산나트륨MSG 논란도 비슷하다. 거의 문제가 없으나 오직 비자연적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한다. 오해가 있음을 토로하고 문제를 바로잡는 건 과학자들의 일이다. 이 책을 읽는 우리가 눈여겨볼 자세는 진실을 밝히는 쪽이 아니라 시장을 장악한 쪽의 것이다. 그리고 대중이 원한 길을 살펴봐야겠지.

우리는 타인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 짐작한다. 하지만 두려움이 싹트면 이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어느 분야든 막상 그 분야에 뛰어들어서 살펴보면, 관행처럼 행해지는 일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럴만하지 그런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안다고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업계의 눈에 당연한 것이 소비자들에게도 당연할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대중이 봤을 때 이해하기 어렵거나 모호한 구석이 있다면, 당신은 그 부분을 파고들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같은 현상이라도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명명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 page 158 ~ 159

무엇보다 이 책의 부록은 정말이지 오후 특유의 시원시원한 진솔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책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

이렇게까지 모든 걸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러면서 전한 그의 말.

누군가는 분명 좋은 글을 쓰고서도, 심지어 내가 말한 모든 규칙을 따랐음에도 어떤 이유에서든 책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글을 쓰고 싶으나 쓰지 못한 이들, 썼으나 출판하지 못한 이들, 나를 포함해 출판했으나 빛을 보지 못한 이들, 그 모두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당신이 한 일 혹은 하지 못한 일의 많은 부분은 사실 당신 탓이 아니다. - page 270

다 읽고 나니 앞서 저자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것은 공허하다. 많이 가진 이도 빈손으로 간다. 결국 다 사라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가 존경할 만한 인생의 스승들은 이런 비슷한 류의 명언을 많이 남겼다. 맞는 말이다. 그중에 정말 빈손으로 가신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존경받는 사람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보통 맞는 말을 한다. 나는 그들의 위대한 말에 약간의 의견을 덧붙이고 싶다.

모든 것은 공허하다. 많이 가져도 빈손으로 간다. 결국은 다 사라진다.

그러니 움켜쥘 수 있을 때 움켜줘라. 성공에 겁먹지 마라. 훌륭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사람이 훌륭해진다. - page 9

그러므로 성공하자!

그럼 어떻게?

"당신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저는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 무엇을 어떻게 보여줘야할 것인가...

너무 어려운 숙제를 받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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