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제1부 (2024 리뉴얼) - 우리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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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역시도 그의 작품을 찾아 읽는데...

뒷심이 약한 저로서는 2권까지는 괜찮지만 5권은...

특히 신은 6권이었기에 읽어보고는 싶었지만 선뜻 읽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멋!

이번에 새로운 판형과 표지를 갖추고 우리를 찾아온 것입니다.

계획부터 집필에 걸린 시간만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

프랑스와 한국에서 도합 3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르베르의 놀라운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이 소설.

드디어 영접해 봅니다.

당신이 신이라면

무엇을 하겠는가

신 1: 우리는 신


나는 누구인가?

옛날에 나는 인간이었다.

그다음에는 천사였다.

이제 나는 무엇이 될까? - page 15

미카엘 팽송.

프랑스인.

남성.

직업은 의사.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바 있고, 타나토노트로 활동하던 중 건물에 보잉 여객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사망했고 천사가 되었으며 이제는 천사에서 신 후보생이 된 그.

우주의 어딘가에 있는 신들의 도시 올림피아에 144명의 후보생들과 함께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게 됩니다.

플로베르, 모네, 마타 하리, 프루동, 에펠과 같은 쟁쟁한 후보생들 가운데에는 영계 탐사자로, 세 명의 인간을 돌보던 수호천사로 활약했던 미카엘 팽송도 섞여 있습니다.

이들은 아테나, 헤파이스토스, 포세이돈, 아레스, 헤르메스 등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열두 신의 강의를 들으며 저마다의 개성과 사상을 반영한 종족을 만듭니다.

분열의 D

중성의 N

협력의 A

이 세 힘 가운데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종족의 특징이 달라지게 되는데...

한편 올림피아 성벽 밖은 괴물과 악마가 돌아다니며, 정체 모를 자의 습격을 받은 후보생들이 하나씩 죽어 나가게 됩니다.

후보생들은 저마다 개성을 가진 인간 종족을 만들어 그들의 문명을 발전시키는 'Y 게임'과 올림포스산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한밤의 탐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저...... 저에겐 친구들이 있어요. 그...... 그들은 저와 함께 할 거예요.」

「미카엘, 순진하게 굴지 말아요. 여기에 친구 따위는 없어요. 오로지 경쟁자들이 있을 뿐이죠. 저마다 자기가 우선이에요. 결국에는 단 한 명의 승리자만 남게 되어 있어요.」

...

「잘 들어요. 당신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수수께끼 푸는데 말인가요?」

「아니, Y 게임을 더 잘하도록 도와주려는 거예요. 이 올림피아에서 살아가는 데도 도움이 될 테니까 잘 들어요. 첫째, 남의 말을 믿지 말 것. 어떤 상황에서든 당신이 믿어야 할 것은 오로지 당신의 느낌과 직관이에요. 둘째, 게임 뒤에 감춰진 게임을 간파하기 위해 노력할 것. 셋째, 모두를 의심할 것.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당신의 친구들, 그리고 ...... 나예요.」 - page 336 ~ 337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 후보생들이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이름들의 등장에 반가움과 함께 더 몰입하면서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기독교와 유대교 전승을 더하고 거기에 불교적 세계관을 결합은 그의 놀라운 저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확신해. 우리는 게임을 한다고 믿지만 그저 미리 쓰인 시나리오대로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야. 우리 백성들이 겪은 어떤 사건들은 1호 지구의 역사에 나오는 사건들과 닮지 않았어?」

「아마존은 역사가 아니라 신화에 속해.」

「글쎄, 과연 그럴까? 실제로 존재했다가 사라졌을지도 모르잖아? 우리는 패배한 옛 민족들의 역사를 알지 못해. 그게 바로 올림포스 신들의 사관이야. 우리는 승리를 기억하고 패자를 잊어버려. 1호 지구의 역사책들은 승리한 민족들의 역사를 담고 있어. 고대에는 문자를 모르는 민족이 많았어. 그래서 역사가 말로 전해졌지. 결국 구전되던 것을 책에 기록할 줄 알았던 민족들의 역사만 우리에게 전해진 거야. 우리는 중국인, 그리스인, 이집트인, 유대인의 역사를 알고 있어. 하지만 히타이트족이나 파르티아족이나 아마존족의 역사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어. 그들의 역사는 구전되다가 소실되고 말았을 거야.」 - page 534 ~ 535

아마 이 대목이 저자가 우리에게 건네고자 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

진정한 역사의 의미에 대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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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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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내용도 알고 있는 걸까...

제목을 들여다보곤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흐릿하기만 하고...

그럴 바엔 읽어보는 게 답이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환상 소설.

그림자를 팔아넘긴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좋습니다! 거래하십시다.

내 그림자를 가져가시고 그 주머니를 주세요."

아주 그로테스크한 포장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진지하고

현대적이고 열정적인 특성을 지닌 작품. - 토마스 만

그림자를 판 사나이



나로서는 매우 힘들었던 항해를 다행히 잘 마친 후 마침내 항구에 닿았다. - page 17

페터 슐레밀은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사교 모임에서 정체불명의 '회색 옷 입은 남자'가 그의 주의를 끌게 됩니다.

누군가 그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면 주머니에서 물건들이 나오는데 정말이지 온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가죽 지갑, 망원경, 20자 길이에 10자 폭의 넓은 양탄자, 그리고 그 양탄자와 거의 같은 크기의 천막 및 그에 필요한 막대기며 쇠, 제대로 안장을 갖춘 세 마리 말 등.

분명 눈으로 보았음에도 믿기지 않는 일.

어느 누구도 그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슐레밀은 그의 모습 자체가 무시무시한 기분을 일으켜 외면하고 나가려는데...

"아무 면식도 없는데 이런 식으로 댁을 뵙고자 한 저의 무례함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은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부디 제발 허락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곤 이어진 말이



자신에게 슐레밀의 그림자를 팔 것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무슨 괴상망측한 거래인지...

그 대가로



금화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마술 주머니와 거래를 하게 된 슐레밀.

부자가 되어 세상의 온갖 호사를 누리게 되지만 이내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여보시오, 젊은 양반, 당신은 그림자를 잃어버렸군요."

"아니, 당신은 그림자를 어디다 두고 오셨소?"

"하느님 맙소사! 저 불쌍한 인간에겐 그림자가 없네!"

"성실한 사람은 태양 아래에서 걸어가면서 자신의 그림자를 잘 간직하는 법이지."

처음에 사람들은 그를 지체 높은 백작으로 알고 추앙하지만, 정작 그는 그림자 때문에 하인의 도움 없이는 방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온전히 다가가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아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된 술레밀.

결국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마술 주머니로 쌓아 올린 자신의 왕국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누군가 그의 팔을 잡고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또다시 그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이번엔

"기념으로 단지 사소한 점만을 저는 당신께 부탁드리려 합니다. 착하신 당신께서는 단지 여기 작은 종이에만 서명하시면 됩니다." 종이 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죽은 후 나는 이 서류를 갖고 있는 이에게 내 영혼을 넘길 것을 유언으로 서명하노라."

자신에게 영혼을 판다면 그림자를 되돌려주겠노라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슐레밀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홀로 방랑길에 오르게 되는데...

사랑하는 친구 샤미소, 나의 환상적 이야기를 간직해줄 사람으로 나는 자네를 선택했네. 물론 내가 이 지상에서 사라질 경우 그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가르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적에서 말이야. 친구여, 자네가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그림자를 중시하는 법을 배우게나. 돈은 그다음일세. 오로지 자네와 자네의 더 나은 자아를 위해서만 살고 싶다면, 오, 자네에게는 아무 충고도 필요 없네. - page 130 ~ 131

그림자 상실로 겪는 고통과 회한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고투한 슐레밀.

그를 통해 인생의 중요한 지점에서, 삶의 경계에서 반복되는 '선택'들로 하여금 삶의 궁극적 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불러일으키고 있었습니다.

부와 명예를 얻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기본조건인 그림자를 팔아넘기고 살아가는 삶이 결국 부질없는 짓임을 깨닫고 자연으로 복귀한 슐레밀은 결국 지금의 우리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이 소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번은 읽어야 할 소설이었습니다.



만약...

회색 옷 입은 남자가 당신에게 제안을 한다면...

당신은 거래에 응하시겠습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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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고전 수업 365 - 매일 10분, 내공을 키우는 고전 한 문장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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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동양고전...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의 사서를 비롯하여 《명심보감》, 《채근담》, 《손자병법》, 《목민심서》 등.

한 번은 꼭 읽어야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매일 10분

고전 한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너무나 반가운 책이기에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고전 한 줄로 매일 하는 '온고이지신'

365일, 고금의 인생을 읽고 나를 바로 세우다

1일 1페이지 고전 수업 365



《맹자》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좋은 옷을 입고 배불리 먹으며 따뜻한 곳에서 잠만 잔다면 개돼지와 뭐가 다르겠는가?'

정신이 가난하면 아무리 풍족한 의식주를 누릴지라도 근본적 결핍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할뿐더러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정신적 풍요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역설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양고전은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살찌우는 데 더없이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도 한자를 기반으로 하기에 난해하고 고루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으로 읽기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언젠간 읽어야지...

그 언젠가가 이번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의 사서를 비롯하여 《명심보감》, 《채근담》, 《손자병법》, 《목민심서》 등에서 추려낸 명문을 토대로

1년 365일 매일 한 페이지씩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인과 예, 효와 충절, 믿음과 우애, 지식과 탐구 등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것이 총망라되어 있기에 이 한 권은 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정신적 양식서이자 인생의 지침서가 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필사'에 눈을 뜬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었습니다.

고전 한 문장을 손으로 쓰고 마음에 새기면서 깨달음으로 세상사를 깊이 있게 통찰하며 스스로를 다잡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흔 즈음에 마주한 이 문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와닿았었습니다.

소란한 일상과 지친 우리에게 건넨 수천 년 전의 선현의 이야기.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포문을 열어준 글은 《논어》의 한 문장이었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때에 맞게 살라'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는 자립했고,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았다. 쉰 살에는 천명을 깨달았고, 예순 살에는 귀로 들으면 그 이치를 알았고, 일흔 살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하되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吾十有五而志於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늙어 죽을 때까지 배움의 길은 끝나지 않기에, 배움을 향한 학습과 수양의 길은 평생을 관통한다는 이 말.

새해의 첫걸음에 너무나 좋은 문장이었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내일을, 그리고 마주한 오늘을 기다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에게 건넨 고전 문장.



한신의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정과 유방의 존경.

이 지혜가 오늘 사색의 길목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마지막을 장식한 이야기.

1년 그 대장정의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었습니다.



읽다 보니 그동안 제가 가졌던 고전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으로 새것을 알라'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알면 다른 이의 스승이 될 수 있다.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그 안에서 세상살이의 이치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지혜와 사상, 판단을 담을 줄 알아야 한다. 지식과 학문을 갖춘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지혜와 사상, 올바른 판단력을 갖춘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 page 95

동양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이제부터 매일 이 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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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인문학 - 인간의식의 진화에서 꿈의 역할은 무엇인가
싯다르타 히베이루 지음, 조은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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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매일 밤 꿈을 꿉니다.

좋은 꿈이면 깨기 싫고 무서운 꿈이면 번쩍 눈이 떠진...

때론 수수께끼 가득한 상징으로 가득한 꿈을 꾸게 되면 한참을 곱씹게 만드는 꿈.

우리는 왜 꿈을 꿀까?

꿈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꿈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솔직히 '꿈'에 대해선 꿈풀이 정도로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이 책을 통해 '꿈'의 모든 것을 알아볼까 합니다.

인류의 진화와 문명의 건설을 가능하게 한 지혜의 원천

꿈의 세계에서

인문, 역사, 예술, 과학을 발견하다

꿈의 인문학



이 책은 브라질 히우 그란지 두 노르치 연방대학교의 뇌 연구소 설립자이자 라틴 아메리카 교육, 인지 및 신경 과학 대학의 운영 위원이기도 한 세계적 신경과학자인 '싯다르타 히베이루' 교수가 19년 동안 과학뿐만 아니라 역사와 예술을 넘나들며 꿈과 수면이 인간의 인지 능력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여 집대성한 것이었습니다.

고대의 벽화, 점토판, 성경, 베다, 각 대륙의 부족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 등에서부터 최신 뇌과학과 꿈 연구자료까지.

정말 어마어마한 사료를 통해 인간의식의 진화 단계를 살펴봄으로써

꿈의 주관성을 보편적 특징으로 전환하여

꿈을 개인의 경험에서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경험으로 인식을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했다가 와...

꿈이 가진 놀라운 능력과 잠재력에 읽을수록 경이로웠습니다.

특히나 도시 문명에서는 사회 기능에 필수적인 꿈의 역할이 멈추었어도,

오늘날까지도 꿈은 거의 모든 우리 조상이 채택한 삶의 방식을 간직하고 있는 현대 수렵채집인들의 정신 속에서 살아가며 그것을 환히 비추기에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온 경로와 우리에게 닥친 도전 과제들을 설명하려면 꿈에 대한 그들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꽤나 놀라웠었습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달리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상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상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을 꾸었기 때문이고, 오직 인간만이 꿈에서 겪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록으로 남겼기에 서사는 훨씬 더 복잡하고 흥미로워졌으며 현실의 흐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전기가 발명되고 도시의 불빛으로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수면 시간이 줄어든 인간은 점점 꿈을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불면증이 만연하고 하품이 일상이 된 시대.

꿈의 존재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서 빈부격차, 기후 위기, 팬데믹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꿈속에서 해결 방법을 찾을 시간이 적기 때문에...

그래서 히베이루는 자각몽이 꿈의 예언을 받는 것을 넘어 직접 꿈을 자각하고 우리의 내면 의식을 깊이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창조성과 시뮬레이션 능력을 키우고 인간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꿈을 통해 더 나은 미래로 진일보하게 도울 수 있다고 제언하였습니다.

문화적 래칫이 전 세계의 붕괴를 향해 걷잡을 수 없이 굴러가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 우리 몸에 가장 깊이 밴 습관이 가져올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는 능력을 한시라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원 파괴부터 정신과 뇌의 양분화까지, 미세 플라스틱의 축적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흑인 인구의 황폐화까지, 경찰의 집요한 잔혹성부터 끈질긴 남성 우월주의까지, 자살의 유행부터 아직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는 땅에 대한 삼림 벌채의 가속화까지, 심각한 불평등부터 만연한 부패까지, 중독 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인 돈 중독부터 사육과 잔인한 도살을 통한 동물 대학살까지, 약자를 약탈하는 자본주의부터 성공적인 로봇 도입으로 인한 거의 모든 직업의 종말까지, 자각몽은 그 광대함에서 이 같은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생각해내는 정신 공간이 될 잠재력이 있다 하였습니다. - page 523 ~ 524

꿈을 연결고리로 한 인간 정신의 짧은 역사.

그 여정엔 불완전함, 전치, 압축, 등장인물의 다양성, 예상치 못한 복귀, 분명한 설명이 없는 세부 사항들, 심지어 관련 있는 세부 사항들의 부족함도 감안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꿈이란 단순한 개인의 뇌 작용을 넘어서 역사적 문화적 현상이라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꿈을 꾸었나요?

아마 그 꿈이 우리 조상들의 메시지이자 인류가 지금껏 고민했던 모든 문제의 답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이제 우리 모두 꿈의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지요.

저도 오늘은 꿈이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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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의 삶과 예술
최성숙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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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조각의 하나하나는 생명 그 자체, 즉 자연 속의 식물,

곤충 혹은 새들의 발견, 성장과 자석성이 자란 것과도 정확하게 닮은

시머트리의 생명 원리로서 치밀하게 구성되었다.

이 창조적 원칙의 귀결로 문신의 모든 작품은 매혹적이며 거대한 보석과도 같다."

- 자크 도판느(국제 예술평론가협회 정회원)

조각 3대 거장으로 불리며 우주의 원리와 생명력을 나타낸 '문신'.

사실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몰랐었습니다.

"문신은 대한민국 예술의 전통을 여러 세기에 걸쳐 심어놓은 거장들의 특징을 모두 갖춘 타고난 예술가다."

- 자크 토판느(프랑스의 미술 평론가)

이제라도 '문신' 이름을 새겨보려 합니다.

우주를 조각한 거장

더 큰 세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문신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정리하다!

문신의 삶과 예술



영국의 헨리 무어(Henry Moore)

미국의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

와 함께 '세계 3대 조각 거장'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예술가, '문신(Moon Shin)'.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 일생과 예술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총 다섯 개 장으로

첫 번째 장에서는 '문신의 삶'을

두 번째 장에서는 '문신의 예술 세계'를

세 번째 장에서는 '문신의 미술관'으로 문신이 1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고향 땅 황무지를 개척하고 돌을 쌓아 올리며 손수 미술관을 짓는 과정부터 이를 조국에 기증하기까지의 일들을

네 번째 장에서는 문신이 타계한 후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추모'를

끝으로 다섯 번째 장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문신을 보필해왔던 '최성숙, 문신을 기리다'

로 그의 모든 면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본명은 문안신.

일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아버지와 함께 고향 마산으로 돌아오고 유년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탄광에서 일했던 아버지가 마산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아버지를 대신해 손재주가 좋은 어머니가 뜨개질, 조개 캐기 등으로 생계를 꾸렸는데 이는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린 안신은 어머니가 조개를 캐는 동안 바닷가 모래밭에 앉아 혼자 모래놀이를 하며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다. 문신은 어릴 적 모래놀이가 훗날 자신의 미술적 조형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 page 12

열두 살 때 자주 다니던 시민극장 근처에 서양화가 박명수가 '태서명화'라는 화방을 열었는데 그곳에서 난생처음 본 서양화에 눈을 떼지 못한 안신.

박명수는 그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었고 간판 그림을 그리며 이때부터 화가라는 꿈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열여섯 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일본으로 유학을 하고

'나는 이제 문안신이 아니라 화가 문신이다'

라는 다짐과 함께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어떤 이유인지 문신은 당시 예술인촌 전반에 유행하던 초현실주의 화풍을 따르지 않았고 크게 영향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예과와 본과를 합쳐 총 7년 동안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꾸준히 극장 간판과 만화 그리기, 목공 등 여러 일을 하며 이렇게 번 돈 중 학비와 생활비 일부를 제외하곤 남은 돈을 모아 마산에 계신 아버지에게 고향에 땅을 구매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훗날 문신미술관의 터전이 된 추산동 언덕배기 땅.

해방과 함께 마산으로 돌아온 문신.

모던아트협회 회원으로 다양한 화가들과 교류하며 자신만의 화풍을 정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예술가는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

고 생각한 문신은 세상을 향한 열망이 점점 커지며 프랑스로 떠나게 됩니다.

앵포르멜 사조가 시작된 프랑스에서 추상회화의 본질을 깨닫고, 관념이 아닌 체험과 납득에 따라 작품을 제작하게 됩니다.

"나는 이곳 파리에 와서 내 눈으로 오늘날 현대미술이 지향하고 있는 중요한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현대 미술 작가 중 일가를 이룬 이들의 작품이 한결같이 자신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조각에 빠지게 된 것은 나의 의지라기보다는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파리 서북쪽에 있는 라브넬 성을 수리하면서 조각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쌓아가게 되었습니다.



발카레스 조각 전시를 통해 <태양의 인간>을 선보이며 '목신'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조각가가 되지만 그의 삶은 화려하지만 않았습니다.

헛간을 개조한 아틀리에에서 작업을 하며 잦은 부상을 입었고 더욱이 타지에서 홀로 있다는 외로움과 죽음이라는 공포와 싸워야만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미술관을 세워 작품과 함께 조국에 기증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욱 커졌고 이후 14년간 황모지를 개간 미술관을 직접 건축하고 완공 1년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저는 흙으로 돌아가는 최후의 순간까지 예술혼을 불태우면서 장엄하게 산화하고자 합니다. 몸은 비록 내 고향에 안치된다 하더라도 살아서 못다 한 저의 예술 세계를 부활시켜 민족문화와 더불어 영생하고자 하니 문신 예술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기원합니다."

문신의 예술에서 가장 큰 특징이자 시그니처는 '시머트리'인데, 완벽한 대칭을 추구하지 않고 미묘한 차이를 가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자연에서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차이를 염두에 둔 것인데 인공적인 대칭 미가 아닌 자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좌우균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한 그.

좌우균제는 조각뿐만 아니라 회화에서도 엿볼 수 있었는데 자연의 형태에서 벗어나 점, 선, 면 등 순수한 조형 요소로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나간 문신.

그렇기에 이 예술가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대한 사람이면, 또 그런 기회에 이 작가의 다른 작품 앞에 섰을 때 순간적으로

'이것이 문신이다'

라 외칠 수 있었습니다.

일생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며 고독과 죽음이라는 공포와 싸워야만 했던,

한국에서조차 외로움을 느껴야만 했던 그의 아픈 삶은

생명에 대한 찬미로 이어졌고

회화와 드로잉, 채화, 조각 등 여술로 승화한 문신.

이제 그의 흔적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는 작품을 다시 마주하며 그의 이름은 제 가슴 속에도 새겨봅니다.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나는 서민과 같이 생활하고

나는 신처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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