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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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치·경제·글쓰기·여행 등 인문학 분야의 글을 써온 작가 '유시민'.

그런 그가 이번엔 '과학'을 소재로 썼다고 하였습니다.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통섭하며 그려낼 이야기.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선사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과학 공부로 길어 올린 생명과 우주에 관한 진실,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

"내 삶을 어떤 의미로 채울 것인가?"

지금 여기, 지식과 교양의 새로운 패러다임

과학의 사유와 인문학의 성찰이 함께하는 지적 여정

"문과도 과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글 쓰는 문과 남자'

칸트·헤겔·마르크스·밀·카뮈·포퍼의 철학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으면서 갈릴레이·뉴턴·다윈·아인슈타인·하이젠베르크·슈뢰딩거 같은 과학자는 이름 말고는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이 불편했다고 하였습니다.

인문학만 공부해서는 온전한 교양인이 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과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깨달은 바가 있다고 하였는데...

과학을 전혀 몰랐을 때 나는 세계를 일부밖에 보지 못했다. 타인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전체를 보지는 못하며 인간을 다 이해하는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더 다양한 관점에서 살핀다. 윌슨의 말은 과학의 토대 위에 서야 인문학이 온전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과학의 이론을 활용하면 인간과 사회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 page 39

그는 과학책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로 배우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과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온전한 공부를 하기 위해선 인문학과 함께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회한의 감정을 실어 말하였습니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공부하고 싶다. 이런 아쉬움을 느끼는 문과가 없기를 바란다"

책은 '나'에 대한 앎이 인문학의 근본 목적이기에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과학적 답을 '뇌과학'에서 찾고

나에 대한 관심이 다른 생명 현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고, 생명체의 존재의 의미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를 밝히는 '생물학'을

생명이 다양한 물질의 구성이자 작용임을 알게 되면, 원자와 분자, 소립자라는 물질의 최소단위를 다루는 '화학'으로

그러고 나면 물질의 운동을 설명하는 '물리학'으로 나아가고 양자역학을 공부한 뒤에 우주론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자

'우주의 언어'이자 '천재들의 놀이'인 '수학'으로

인문학은 과학으로 정확해지고, 과학은 인문학으로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에겐 쉬이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대답은 분명하다. '나는 뇌다.' 이것은 사실을 기술한 과학의 문장이 아니라 자아의 거처를 드러내는 문학적 표현이다. 뇌는 물질이지만 철학적 자아는 물질이 아니다. 내가 뇌일 수는 없다. 그런데도 굳이 그렇게 말한 것은 뇌를 떠나서는 철학적 자아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소유욕부터 경쟁심, 구애 행동,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 예술적 창조, 낯선 것에 대한 경계, 자존감, 불안, 공포, 외로움, 복수심에 이르기까지 철학적 자아의 모든 감정과 생각은 뇌가 작동해서 생긴다. 뇌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모르고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을 이해할 수가 없고, 호모 사피엔스의 본선을 모르면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말한다. '나는 뇌다.' - page 47 ~ 48

이처럼 과학으로부터 인문학을 접목시켜 사고하는 것이... 저에겐 어렵기만 하였습니다.

그래도 흐름을 따라 읽다 보니 모든 학문은 얽혀있다는 것을, 결국 학문의 의미는 '나를 이해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인문학이 준 이 질문에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생물학을 들여다보고서야 뻔한 답이 있는데도 모르고 살았음을 알았다. '우리의 삶에 주어진 의미는 없다.'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찾지 못한다. 남한테 찾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삶의 의미는 각자 만들어야 한다. '내 인생에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어떤 의미로 내 삶을 채울까?' 이것이 과학적으로 옳은 질문이다. 그러나 과학은 그런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질문은 과학적으로 하되 답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소환해야 한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인문학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 page 127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엔트로피 법칙을 안다고 해서 크게 좋을 건 없다. 하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분명 낫다. 특정한 종류의 오류와 불행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트로피 법칙은 내게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순순히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그 충고를 받아들이면 열정을 헛되이 소모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 - page 250

이런 사실만 알고 있어도 어렵지 않게 삶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다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저 역시도 '바보'를 면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꾸준히 공부할 것을...

우선 그가 추천한 책들을 한 권씩 읽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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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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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는 수많은 '고전 필독서'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전 필독서'는 인문 분야에만 치우쳐 있거나 잘 팔리는 키워드에 고전을 짜깁기한 책들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고전의 일부분만을 본 것이라는데...

하지만 저는 그 일부분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그러면서도 책을 읽었다고 한 게 부끄럽기만 한...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제 독서 목록을 재정비하고자 합니다.

어떤 책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읽어야 할 책들일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찰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들이 해설하는

인간 지성상 기념비적인 책들

역사를 바꾼 100책



해마다 새 책이 줄잡아 100만 권씩 쏟아져 나오는 마당에 굳이 수백 혹은 수천 년 전에 나온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새로운 정보를 따라잡기도 힘든데 '누구나 읽어야 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을 왜 읽어야 할까?

저 역시도 한 번쯤은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이에 대해 최재천 교수님은 적어도 세 가지 이유를 들려주었는데

먼저, 우리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오래된 책들은 각별한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 본성은 상당 부분 유전하는 속성이라 선사시대라면 모를까 적어도 역사시대 동안에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다.

...

둘째, 현대사회를 재조명하는 데 고전은 탁월한 접점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성인으로서 사고의 깊이를 더하려면 모름지기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전의 내용을 요약한 책이나 고전의 명맥을 잇는 '아류'만 읽은 분들에게 그 기원은 물론 역사의 지혜를 알려줄 것이다. - page 5 ~ 6

'고전'을 읽음으로써 나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기에 읽어야 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럼 우리에게 '고전'이라 하면 어떤가요?

흔히 서양 고전으로 떠받드는 책들은 대개 그리스와 로마 두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동양 고전의 축은 중국이지 않나요.

그리고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추천도서 리스트는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리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는데...

그래서 EBS BOOKS에서는

역사를 바꾼 책,

사조의 전환을 일으킨 책,

학제적 의미를 갖는 책

이라는 기준에 따라 철학, 과학, 문학, 경제학, 사회학, 예술 6개 분야의 학자들과 선정 배경과 학제적 중요성, 현세대에게 주는 의미를 담아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책의 목차는 연대순으로, 분야별로 분류하여 있었고 개인의 취향에 맞춰 읽을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역시나 개인적으로 읽은 책이 손꼽을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창피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독서모임을 통해 고전을 접했기에...

독서모임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고 앞으론 적어도 한 권 이상은 개인적으로라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독 눈에 띄었던 책들이 있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인 성경을 제외한다면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책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것.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지만, 그중 주요한 두 주제를 꼽자면 단연 '신'과 '인간의 영혼'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과 영혼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우구스티누스를 사로잡은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악'.

그래서 박승찬 교수는 악에 관한 문제를 중심으로 『고백록』을 재조명해 보았습니다

악에 대한 난제는 사실 마니교도만이 던진 것은 아닌다. 현대인이 그리스도인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고심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신플라톤주의'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플로티노스는 악이라고 하는 것은 악신들처럼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선의 결핍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어둠이나 그림자는 실체로서 독립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이 결핍된 상태라는 것이다. 그림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불투명한 실체 때문에 빛이 가려져 나타난 결핍현상이다.

이 예를 악에 적용해서 철학적으로 표현하면 악은 "우유적으로, 즉 우연히 일시적으로 선이 결핍된 현상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결핍은 구체적인 대상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 선 내지 존재 밖에서 악은 존재할 수 없다. - page 127

이렇게 단순히 책의 내용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 고찰을 통해 우리에게 혜안을 선사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이 책을 읽을 땐 '뭐지?'라고 했지만 재독했을 때 큰 인상을 남겼던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

이 책이 전한 이야기...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매몰되고 기형화된 인간 존재의 고독과 소외를 대변해준다. 카프카가 묘사한 기계처럼 꽉 조인 현대사회에서 겪는 개인의 실존적 위기, 무엇보다도 소외 체험의 객관적 서술은 여전히 오늘날에도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 page 384

현실과 환상 혹은 악몽이 교차하는 독특한 카프카의 작품은 우리가 잘 아는 무라카미 하루키뿐 아니라 남미의 대표작가 보르헤스, 마르케스 등 많은 작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작가의 사후 100주년에는 더 많은 관련 서적이 나오고 기념행사들이 열려 그의 작품을 논할 것이다. - page 385

그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되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였습니다.

흔히 이 책은 인간이 이기적인 유전자가 조종하는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는 발칙한 주장을 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는 '오해다'라고 하였습니다.

"책 제목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조점을 제대로 찍는 것이다. (......) 제목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 단어는 ('이기적'이 아니라) '유전자'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를 바라보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흔한 오해와 달리, 삶의 궁극적 목표는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설교하지 않는다. - page 497

과학 대중서인 동시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학술서인 『이기적 유전자』.

다시 읽어보는 건 어떨지...

역사와 사고의 흐름을 바꾼 책들.

한 권 한 권 읽으며 저도 혜안을 넓혀보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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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푸꾸옥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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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던 하노이, 다낭, 호치민을 넘어 남부의 나트랑이 대세 여행지로 자리 잡더니...

남부의 휴양지인 '푸꾸옥'이 인기를 얻어 휴양지로 뜰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대한민국 여행자에게 생소한 여행지이지만 저가항공의 계속적인 취향으로 대한민국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푸꾸옥.

그 매력은 어떨지 한 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해시태그 푸꾸옥



<허핑턴 포스트>가 '유명해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선정한 베트남의 몰디브.

베트남 내에서도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는, 휴양지로 알려진 신혼여행지이기도 한 이곳, '푸꾸옥'.



몇 년 전부터 늘어난 다낭을 비롯해 다낭을 다녀온 여행자는 푸꾸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자료가 부족하기에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할지부터 걱정하게 되는데...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반갑고도 고맙게 느껴집니다.

푸꾸옥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1년 내내 화창한 날씨를 가졌기에 비가 오는 날이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

아름다운 해변과 다양한 해양스포츠

지루해질 때면 가까이 있는 롱비치로 나가 탁 트인 해변에서 생각을 하고 돌아오거나 해지는 시간에 맞춰 일몰을 감상하며 근심을 버리는 등

이곳에서의 여행은 여유를 즐길 수 있고 즐기면 즐길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감이 늘어나는 '쉼 여행'과도 같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여행 일정을 짜면 좋을까...

친절히도 <추천 여행 일정>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관광, 휴양, 해양스포츠, 야시장, 리조트 & 호텔의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은 푸꾸옥뿐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개발이 진행 중인 이곳.

더 늦기 전에 천국 같은 푸꾸옥의 자연을 만나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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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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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빙하, 북극곰, 그리고 요즘은 '빠르게 녹아내리는 빙하',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북극곰' 등 기후 휘기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은 온대, 열대 중심으로 고착된 자연관에서 비롯된 오해와 편견이었다는 사실을.

이번 계기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롯이 '북극'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북극이 품고 있는 고유한 특성에 관심을 가져보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고요한 생동의 힘

경이로운 감각의 신비

통념을 무너트리는 토박이 지혜와

모험과 탐욕의 역사까지

"얼어붙은 생각을 깨며 마지막 미지의 땅을 걷는 기쁨"

북극을 꿈꾸다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자연주의자'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는 그를 표현하는 말이었습니다.

바로 '배리 로페즈'.

그를 소개하는 표현들이 말해주듯이 이 책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북극의 진면모를 생생하게 펼쳐내며 생태학의 고전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저는 자연을 대상화하고 통제하려는 욕망을 거부하고, 북극이 들려주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질문, '과거의 지혜가 미래를 압박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따르는 결단과 희망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영원한 대화에 관한 이야기이며, 우리끼리의 대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도와 희망을 둘러싼 대지와의 대화, 이를테면 평원에 내리는 뇌우나 어린 산의 깔쭉깔쭉한 선이나 외딴 호수에서 갑자기 날아오르는 오리 떼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경외감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4만 년 동안이나 이 대지에서 우리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문해왔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단순하고 변하지 않는 믿음이 하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대지 위에서 현명하게, 그리고 잘 살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대지에 깃든 모든 것을 존중하는 태도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답답한 무지를 깨칠 수 있으리라는 믿음. - page 24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 큰곰의 땅 아르크티코스: 우아하고 세련된 이상한 움직임들>에서는 북극성 얘기부터 시작하여 신화들과 함께 북극을 정의하는 다양한 방법들과 지리적 북극점과 자기적 북극점 등 각종 북극점의 의미와 위치, 특징들과 함께, 북극 지역의 가장 큰 특성인 태양의 움직임과 낮과 밤의 주기, 계절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손쉽게 하루 단위로 나눠지지 않는 이곳.

평균 기온은 스물네 시간 단위가 아니라 365일 단위로 오르내리고 빛 그 자체의 리듬이 난관을 만들어내 지구 자전에 맞춰 스물네 시간 주리고 살아가는 동물들.

아직 첫 장일 뿐이었지만 흥미롭지 않은가요!

<2장 사향소: 평온하게 강인하게>에서는 북아메리카 빙하기에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대형동물 가운데 하나인 사향소가 어떤 과정을 거쳐 툰드라에 홀로, 여유 있게 살아남아 적응했는지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배에 버려진 물품들을 찾아 섬에 온 에스키모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과도하고 집요하게 사향소를 사냥했고 이로 인해 멸종된 것처럼 자취를 감추었다가 몇십 년 만에 다시 나타나 급격하게 숫자가 늘어났는데...

이처럼 경이로울 정도의 회복 과정.

이곳에 인간과 자연과 멸종에 관련된 훨씬 오래된 뭔가가 흐르고 있음이 드러난다. - page 99

<3장 북극곰: 통찰하는 방랑자>에서는 북극곰의 생물학적 특성과 진화 과정, 북극으로 이동한 시기, 서식지를 만드는 법과 털의 역할, 추위를 견딜 수 있게끔 고안한 경탄할 만한 생리 작용과 복잡한 행동 양태, 겨울잠과 굴의 구조, 출산과 양육 방법, 먹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이동하는 고독과 끈기, 놀라운 이동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4장 일각고래: 해석 불가능한 코드>에서는 일각고래의 뚜렷한 특징인 나선 모양의 엄니 때문에 오랜 기간 신화 속의 생명체로 여겼던 '일각고래'.

일각고래의 여러 가지 일화들을 시작으로, 형태적 특정, 습성, 진화적 뿌리, 먹이, 엄니의 생성 과정, 암수의 차이, 엄니의 특징 등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일각고래를 일종의 상징적인 기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는 일부 에스키모들이 가진 보다 원시적인 생명관에 몰입하는 것이 아직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대지를 침범하여 다른 문화에 짐을 지우는 것이 적절한지 묻는 우리의 끝없는 의혹에 대한 '답'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저 평온한 북극이라는 세계가 우리 마음대로 정의할 수 있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이해 속에서 우리는 한 줄기 빛처럼 우리 안에 숨겨진 기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모종의 위안으로 삼을 수 있으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 page 253 ~ 254

<5장 대이동: 숨결이 길이 될 때>에서는 북극 동물과 인간의 대이동과 그 방식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학문적인 차원을 뛰어넘는 북극 생명의 고유한 리듬.

그 떨림을, 진동하는 온전함으로 가득 채워진 북극.

이보다 더 매력적인 곳이 있었을까!

<6장 얼음과 빛: 공포의 미>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얼음과 오로라, 신기루, 화이트아웃 등 북극의 빛에 대해 설명하고, 해빙과 다양한 종류의 얼음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특성이 어떠한지,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어떻게 받는지, 북극의 얼음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답지만, 그래서 더 두려운 곳...

<7장 땅: 마음을 감싸는 땅, 땅을 감싸는 마음>에서는 '땅'을 대하는 마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무얼 하느냐는 질문에 아낙투북패스에서 한 남자가 했던 대답. "듣소." 그게 다였다. 나는 땅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오. 그런 의미였다. 나는 그 속을 돌아다니며 온 감각을 집중해서 오래 땅을 음미한 다음에야 비로소 입을 벙긋이라도 하오. 그런 조심스러운 태도로 들어가면 땅이 저 자신을 열어 자신을 받아들여 준다고, 그는 믿었다. - page 408

<8장 항로: 열정과 탐욕이 얽힌 순수한 욕망>에서는 중세 아이슬란드 문학에서부터 19세기 초 영국의 북극 탐험들까지의 북극 항해 기록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9장 역사: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에서는 8장에 이어 북극을 탐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이후 석유와 광석 채취를 위해 북극에 온 사람들, 북극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었습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꿈 중 하나는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존엄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가자아 위대한 바람 중 하나는 그런 존엄을 우리 각자의 꿈으로, 많든 적든 본보기로 삼을 수 있도록 각자의 삶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투쟁이 투쟁이 된 이유는, 성인의 감수성이 삶의 모든 어두운 맥락들을 포괄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찾아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방법은 인간의 계획이 닿지 않은 땅, 원초적인 질서가 충만한 땅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존엄을 계몽철학자들이 설명한 것을 뛰어넘는다. 외부의 누군가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고유한 특성으로서의 존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더 근본적인 계몽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공통의 존엄에는 땅과 땅의 식물들과 동물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것은 꾸며낸 이야기일 뿐, 본래 그러해야 할, 산다는 일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아니다. - page 622 ~ 623

그야말로 한 권으로 북극에 대해 면밀히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더 무궁무진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북극을 알고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북극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던 에스키모 문화.

저마다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물들.

이해와 존엄을 배울 수 있었던 자연의 또 다른 이름이었던 '북극'.

잠시나마 광활한 곳에서 멋진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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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나트랑 & 달랏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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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뜨는 베트남 여행지인 나트랑과 인근에 있는 달랏. 각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맛집‘에 대해 저자가 직접 먹으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점은 여행자에게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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