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풍선고래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24
하종오 지음, 전명진 그림 / 현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와
2016년 말에 일어난
촛불 집회에서 소재를 빌려 오고,
상상을 보태어 쓴 동화!
어릴 때부터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알고, 그것을 행할 때
경외로운 인간일 수 있음을 세상에
전하는 동화입니다.
€라는 <풍선고래>의 소개글을 보면서 우리가 겪여왔던 아픈 기억들이 떠올랐다.
표지 그림을 보면서 참 혼란스러웠다.
책 소개를 만나지 않고 책을 먼저 보게 되었다면 어땠을까?
노란색의 제목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2014년 한 해를 눈물짓게 했던 세월호 참사를 위로 하고자
했던 '노란 리본'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인 것 같다.
면지의 샛노란
부분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게 된다.
다시는 같은
사고가 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올 연말도
인사사고가 여기저기서 많이 났다.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가슴이 한없이 답답해져 온다.
<
풍선고래>는 하종오 선생님께서 글을 쓰시고, 전명진 선생님께서 그림을 그리셔서 현북스 출판사에서 출간된 창작 그림책이다.
노란 깃발을
들고, 노란 풍선을 들고 모여 있는 사람들..
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세월호 참사 이후, 그들을 기다리던 그 때가 떠오른다.
아직도 다
건져내지 못한 그들의 넋..
벌써 4년이
흘렀다.
대통령이 그렇게 지내니 당연히 나라가 어지러워졌습니다.
보통사람들은 살기가 팍팍하였습니다.
그래도 보통사람들은 어린 아들딸들이 자라면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라 기대하며 학교에 보냈습니다.
어느 해 그 아들딸들이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다가 배가 침몰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나오지 않고
관저에서 혼자 지내며 무얼 하는지
그 아들딸들을 구하는 데 나서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보통사람들이 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월호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촛불
집회 이야기도.
이렇게 글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화가 난다.
아직도 우리 곁에
돌아오지 못한 아들딸이 있음에...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
아이들도 구호를 외쳤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고래 한 마리가
물을 뿜으며 나타났습니다.
고래는 풍선 같아 보였습니다.
물이 퍼지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도 젖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은 놀라서 쳐다볼 뿐이지만
아이들은 드디어 풍선고래가 나타났다고
귓속말을 주고받았습니다.
풍선고래가
나타났다.
촛불집회를 하고
있던 이들이 있는 곳에..
어른들은 놀라서
쳐다보고, 아이들은 귓속말을 주고 받았다.
왜?
풍선고래에 관한 전설.
고래들과 사람들이 땅에서 함께 살았던 시절,
어느 해, 우두머리가 욕심을 부려 고래가 땅을 떠나 바다로 옮겨 가게 되었다.
우두머리의 욕심 때문에 착한 사람들은 쫓기게 되었고, 그들의 아이를 고래들에게 맡겼고,
이 아이가 바닷속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변해 풍선고래가 되었다고
한다.
풍선고래의 전설은
아이들 사이로 전해 내려왔다고 한다.
지금껏 본 적
없었던 풍선고래.
그 풍선고래가
나타났으니, 혼란스러운 건 당연한 것이지.
대통령은 배가
침몰한 것을 풍선 고래 탓으로 돌렸다.
남탓하기를
좋아하는 대통령.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대통령.
그는 대통령으로써
자질이 있었던 것일까"
풍선고래는 촛불의 바다에 나타났고,
등에는 침몰한 배가 있었다.
그런데 그 배에는 수학여행을 간 아들딸이 한 명도 타고 있지 않았다.
풍선고래가
나타났다는데 대한 희망.
그런데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데 대한 분노.
보통사람들과 아이들은 울음을 삼키며 다시 구호를 외쳤습니다.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
2016년을
시끄럽게 했던 촛불집회.
그리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대통령.
불빛이 공중으로 퍼졌습니다.
거대한 촛불의 바다가 장엄하게 펼쳐졌습니다.
내일 아침이 밝아 오면 다시 대통령 관저를 짓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으면 다 좋아지리라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이다음에 또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또 광장에 모여 촛불을 켤 것이며,
풍선고래는 또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대한민국 헌법 제 1조입니다. 이 말은 법조문으로만 읽혀서는 안 되며 일상어로 말해져야 합니다.
국민이 스스로 지닌 권리를 실현하는 여러 방법 중에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가
있습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
대통령 하야 전
수많은 이들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유모차를 밀고
광장에 모인 이들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촛불을 들고 집회에 모였던 어린이들도 있었다.
집회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함께 광장으로 모였다.
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2017년
대통령 선거에는 기존 선거와 다른 투표율이 나왔다.
나라의 주인이라는
권리를 포기하고 겪었던 아픔을 더 겪고 싶지 않은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큰아이는 헌법
1조를 외우고 있다.
<풍선고래>를 만나기 전 현북스에서 출간된 <헌법 특공대>를 통해 손바닥
헌법책을 알게 되었고, 그 책을 주문해 한동안 한참 보았다.
아이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세월호'를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책으로
봐서 알고 있다고 답하는 아들.
세월호가 침몰되고
난 후 초등학교에는 '생존수영' 시간이 생겼다.
그렇게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이겠지?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다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기가 참으로 감사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