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이 사뿐사뿐 오네
김막동 외 지음, 김선자 / 북극곰 / 2017년 11월
평점 :
올 여름 신문을
보다 '충남 부여 송정마을'에 대한 기사를 봤다.
농사를 지으시는
주민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낸 23종의 그림책이 흥미로웠다.
아이들과 꼭 한번
가 봐야지 생각했었다.
아직 그 분들의
삶이 녹아 완성된 그림책을 만나지도, 그 마을을 직접 가 보지도 못했지만,
올해는 꼭 한번
가 보고 그 책들도 만나 보고 싶었다.
부여 송정마을 못지 않게 유명한 '곡성할머니들'이 계시다.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펴낸 곡성 할머니들이시다.
한글을 배우면서 시를 쓰신 할머니들.
그 할머니들의 시를 엮어 출간되 책이 <시집살이
詩집살이>다.
<시집살이 詩집살이>의 시들에 그림을 그려 그림책으로 나오게 된 <눈이 사뿐사뿐
오네>
할머님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과 함께 만난 엽서는 올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해가 바뀌는 날 친정에 갈 때 이 책을 가방에 넣어갔다.
그리고, 친정 아빠께 이 책을 소개 해 드렸다.
"이 책은 아빠보다 더 연세가 많으신 어른들이 직접 시를 쓰시고, 그림을 그려 출간된
책이에요."
라며 책을 보여 들였다.
아빠께서도 호기심을 갖고 책장을 넘겨 보셨다.
누가봐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지는 않는 책이지만,
아빠께서는 이런 책을 내려면 그래도 무엇인가 배워야 하지 않겠냐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이런 책을 낼 수는 없을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아빠께 송정마을 이야기도 전해드리면서, 날이 따뜻해지면 아빠를 모시고 송정마을 나들이를 하자고
해야겠다.
송정마을은 30분~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니까 크게 무리 없으시겠지.
곡성도 함께 가보고 싶지만, 멀어서...
기회가 되면 그래도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다.
<눈이 사뿐 사뿐 오네>는 김막동, 김점순,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최영자
할머니께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 첫번째 그림책이다.
열 여덟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글도 그림도
새련되거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이 책의
책장을 자꾸 넘기게 되는 것은
그 분들이 살아온
삶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깊이를
만날 수 있는 시들이기에...
그 분들이
살아오신 삶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해야할까?
<눈이 사뿐
사뿐 오네>를 보면서
내 엄마를,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엄마가 생각 날 때 펼쳐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