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사이드 - The Blind Sid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이제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늦가을, 반팔 티만 입고 걸어가는 한 흑인 소년(마이클 오어)을 본 리 앤(산드라 블록)은 대뜸 그를 차에 실어 집으로 데려간다. 마이클의 딱한 사정을 들은 리는 그를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지능은 다른 사람들보다 낮지만 대신 보호본능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던 마이클은 그런 리의 배려와 다른 식구들의 따뜻한 환대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작한 풋볼(Football)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는 마이클. 하지만 모든 것은 순조롭게만 풀려가지는 않았다.

 


 

2. 감상평 。。。。。。。

 

     단순한 동정심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을 열고 다른 이들을 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철저하게 자신을 보호하고 좀처럼 열지 않으려고 하는 개인주의화 된 세상은 ‘무슨 바보 같은 짓이냐’고 힐난을 하겠지만, 여기 그것을 실제로 해 본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결말은 참 뿌듯하게도 해피엔딩이었다. 물론 세상일이란 게 영화처럼 항상 좋은 결말로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만(버려진 아이를 길러준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청부살인을 교사한 패륜아에 관한 뉴스가 잊힐 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걸 보면), 사실 생각해 보면 마음의 담을 쌓고 다른 사람들을 상관하지 않고 살아간다고 해서 늘 ‘성공’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요컨대 그렇다면 관건은 마음가짐의 문제일 것이다. 열고 협력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닫고 빼앗으며 살아갈 것인가.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를 D.N.A.라는 독특한 이론(분열 Division, 중립 neutralite, 협력 association)으로 오랜 시간 고민하며 여러 작품을 통해 발표했는데, 흥미롭게도 그에 따르면 처음에는 D력이 우세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A력이 최종적인 승리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결국 다 함께 망할 것을 권하는 세상과 마찬가지라는 깨달음은,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르게 되는 결론인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영화는, 보는 동안 한 여름 더위 속에서도 기분 좋은 따뜻함을 느끼도록 만든다. 딱히 눈이 휘둥그레 해질 정도의 특수효과나 큰 규모의 인력이 동원된 것 같지는 않았지만(굳이 꼽자면 풋볼 경기의 관중 정도?), 그런 영화의 재미와는 또 다른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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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같은 마을에 사는 좀머 씨라는 독특한 아저씨를 바라보며 조금씩 자라가는 주인공 ‘나’의 성작 이야기. 하루 종일(종종 며칠 동안도) 그저 앞으로 걷는 일밖에 하지 않는 좀머라는 독특한 아저씨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이런저런 추측을 하지만 누구도 정확하게 그에 대해 알지는 못한다. 누구와도 제대로 대화를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길만을 가고자 하는 아저씨를 흥미롭게 관찰하던 (채 십대가 되지 않았던) ‘나’는 의도치 않게 몇 차례 그와의 직간접적인 조우를 하고, 이때의 만남은 ‘나’의 성장에 작지만 중요한 영향을 준다.


 

2. 감상평 。。。。。。。

 

     그리 길지 않은 이 동화 같은 이야기는 그다지 복잡한 구조를 가지지 않으면서도(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여지를 풍성히 담고 있다. 서술자인 ‘나’의 성장소설로 읽을 수도 있고, ‘나’를 단순한 관찰자로 놓고 좀머 씨의 행동에서 의미를 찾아내며 읽을 수도 있다. 물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만을 따라갈 수도 있고.

     내 경우엔 역시나 좀머라는 인물의 독특한 행동이 눈에 더 띄었다. 누구와의 소통도 거부하며 - 어쩌면 두려워하며 - 자기의 길만을 가려는 존재. 누군가의 방해를 극도로 싫어하며 앞만 보고 걸어가다 결국 가지 말아야 하는 곳까지 걸어간 사람. 실제로도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경계한다는 저자가 91년 이 작품을 썼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지나치게 개인주의화 된 세상에 대한 냉소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은 1900년대 중반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해 좀머 씨의 행동과 일종의 대조를 보여주는 것을 보면 후자 쪽으로 해석할 여지가 더 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간 진화에 관한 신화는 가면 갈수록 생존에 적합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가르치지만, 오늘의 인간들이 과연 과거의 사람들보다 더 살아가기에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주 전체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데도 유독 인간과 생명체만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그저 하던 대로만 해도 충분히 번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좀머처럼 호수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데도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미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는 좀 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식의 헛소리가 박수를 받고 있는 시대이니 뭐 말은 다했다. 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돌아가는 것이 답이다. 여기가 정확히 어디인지 모른다면,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특히나 반대쪽으로 가고 있었다면 돌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바른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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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Secre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재칼이라 불리는 조직폭력배 두목의 동생이 살해당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귀걸이와 립스틱 자국은 강력계 형사인 성열의 아내 지연의 것이 분명했고, 성열은 그런 아내를 숨기기 위해 어떻게든 증거를 없애려 하지만, 이미 그런 그의 수상한 행동을 동료인 최형사는 주목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재칼은 동생을 죽인 놈을 찾아내 원수를 갚겠다고 설치고 다니고, 사건의 핵심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괴전화까지 걸려오면서 성열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저마다의 비밀(시크릿)을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서로 엮이며 만들어 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2. 감상평 。。。。。。。

 

     꽤나 재미있게 본 스릴러물이다. 감독은 여러 인물들의 복잡하고 은밀한 심리상태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고, 배우들도 어느 정도 그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아무래도 감독이 검증된 연기자들 위주로 선택한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주인공인 성열의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기에, 관객은 그가 아는 것만 알고 모르는 것은 모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와 함께 비밀을 파헤쳐 가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는 정통 스릴러의 특징. 딱히 새로운 시도를 하지는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영화다. 다만 그 비밀(시크릿)의 내용인데, 내용마저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게 아쉽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역시 영화처럼 그 비밀의 내용이란 대개 남들이 알면 부끄럽고, 또 위험스러운 일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비밀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호기심을, 또 관심을 끌어왔다. 사람들은 비밀이 드러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은밀한, 때로는 문제가 있는 일들을 하지만, 영화처럼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 흥미롭게도 영화 속 비밀은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햇빛 아래로 나온다.

 



     신문과 방송, 언론을 장악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프로그램은 폐지하고, 비우호적인 인사들을 하차시키고, 틈만 나면 법적 소송으로 폭로자들의 입을 막으려고 애쓰는 어떤 사람들도 이 사실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당장 장관 자리 하나 하겠다고 나왔다가 위장전입이니 논문중복 게재니 하는 것들이 드러나 망신을 당하고 있는 걸 보고도 뭔가 느끼는 게 없는 걸까. 더구나 그들 중 상당수가 내가 믿고 있는 그 분(‘어둠에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고 마음의 뜻을 나타내시’는 분 말이다. - 고전 4:5)을 믿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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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드디어 책이 나오네요.
 
여러 훌륭한 분들과 함께
 
제가 쓴 글도 슬쩍 넣은, 생애 최초의 책입니다. ㅎㅎ
 
책에서 '짙은잿빛구름'이라는 이름을 보면
 
참 뿌듯할 것 같아요.
 
 
다들 남는 돈 있으시면 한 권쯤 사 주시면... 굽신굽신.. ^^
 
다음주 정식 출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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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 The Man from Nowher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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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전당포 귀신이라고 불리는 차태식은 아픈 과거를 품은 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아저씨다. 친구들로부터 쓰레기통이라고 불리는 소미는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자신에게 늘 툴툴대면서도 신경을 써주는 전당포의 아저씨를 의지하게 됐다. 그렇게 20년의 나이차가 나는 친구 관계는, 소미 엄마가 마약 조직에 연루되면서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어린 친구를 구하기 위한 아저씨의 활약이 시작된다. 쭈욱. 

 
  


 

 

2. 감상평 。。。。。。。

 

     영화 상영 시간의 거의 절반 가까이를 찌르고, 자르고, 쑤시는 장면으로 도배한 이 지나치리만큼 단조로운 이야기 구조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감독은 여러 소재들을 가져다 붙인다. 일단 동네 아저씨와 어린 아이라는 묘한 관계 설정에,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게임 캐릭터처럼 아무런 고민 없이 사람들을 죽여 나가는 주인공에, 그를 쫓아다니지만 늘 뒷북만 치며 실제로 의미 있는 일은 전혀 하지 못하는 어설픈 형사들이 더해졌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딱히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지는 못한 것 같고, 영화 홍보글에 등장하는 ‘이중의 추격’으로 인한 긴장감 따위는 당연히 없었다.

     영화는 시종일관 원빈에게만 의지하고 있었고, 이번 영화에서도 전작 마더처럼 딱히 많은 대사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폼만 잡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원빈을 따라 영화도 과장된 총소리와 칼소리(?)로만 점철되어 있다. 액션은 그럭저럭 볼만 했지만, 여전히 주연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부족해 보인다. 소미 역의 김새론 역시 어린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썩 나쁘지 않은 정도였을 뿐, 극찬할 만한 연기라고 할 것까지도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릴 영화.

     영화는 스릴러나 액션이라기보다는 그냥 쏘우 시리즈 같은 하드코어물로 보인다. 쉴 새 없이 썰고, 자르고, 쑤시는데 그 대상이 인간이라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다. 감독이 영화 속 장기를 척출해 팔아넘기는 ‘통나무 장사’치들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영화 속의 과장된 칼질과 흩날리는 핏방울들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아 역겨울 정도다. 호쾌한 액션?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원색적으로 그리는 걸 보고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딱히 볼 생각도 없지만), 최근 개봉한 ‘악마를 보았다’는 영화는 이 영화보다 더 하다는 소문이다. 그 영화의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영화가 미칠 사회적 파장들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새롭게 시도하는 것에 대해 지금은 사회가 돌연변이를 보듯 불편해하는 것 같다’며 자신은 ‘익숙한 것만 찾는 것’이 싫다는 식의 대답을 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이 무슨 헛소리인지.. ‘새로운 것 = 좋은 것, 예술적인 것’이라는 얼토당토 하지 않는 공식을 들이밀고서는 ‘건강한 형태로 활발한 담론이 이뤄지는 것은 얼마든지 납득하지만 그 외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무지막지한 독선적 결론을 멋대로 짓는 모습을 보면, 예술가들이 점점 현실의 권력자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목조르기 놀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유행해서 뉴스에도 나오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아이들의 말의 따르면 그렇게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날 극단에 치우친 예술가들은 그런 목조르기 게임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간 내부의 잔악성을 자극해 일종의 쾌락을 느끼도록 한다는 건데, 언젠가 그게 자기 목을 찌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도대체 안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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