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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평생을 떠돌이 노동자로 살았던 저자가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대중운동의 메커니즘에 관하 사색하고 관찰한 것을 책으로 펴냈다. 사람들이 왜 대중운동에 빠져드는 지, 어떤 사람들이 대중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지, 대중운동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등에 관해 냉철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2. 감상평 。。。。。。。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여느 사람들처럼 무슨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어떤 주제로 학위를 받았다가 아니라, 평생을 오렌지 행상, 사금채취자, 웨이터, 부두노동자 등 떠돌이 일꾼으로 살면서 엄청난 독서를 통해 사회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 겨우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뿐이지만, 그의 독서량이 결코 적지 않았다는 점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20세기 초에 태어나 이 세기 중반에 활동했던 저자이니 만큼 대중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히틀러의 나치나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운동이 전 세계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는지를 정면으로 볼 수 있었던 시기였으니까. 그래서인지 어떤 것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려는 생각은 없다는 저자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책 전체에 걸쳐서 대중운동을 욕구불만과 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매달리는 무엇 정도로 비하하려는 논조가 강해보였다. 사실 저자는 대중운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는 위치에 있지 않았나 싶다.
여러 종류의 대중운동을 한데 묶어서 공통점을 찾아내겠다는 애초의 의도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의문이다. 저자는 교회, 정당, 국가, 특정한 이데올로기 운동 등을 모두 ‘대중운동’으로 설정해 놓고 그것들이 가진 속성과 한계 등을 짚어내고 있는데, 물론 이들이 서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각각의 본질과 핵심 기능이 서로 다른 대상을 같은 것으로 놓으니 이럴 땐 여기에서, 저럴 때 저 쪽에서 그 한계나 문제를 지적하는 형편이다. 각각의 대상이 가지고 있는 독특성은 완전히 무시되어 버리니 좀 더 깊은 내용으로 들어가기보다는 그저 겉만 핥는다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대중운동을 그저 생각 없이 맹신하는 속성을 지닌 멍청한 대중들이나 빠져드는 것이라는 엘리트주의적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개인의 사색을 기록한 에세이나 특정한 진영에 선 칼럼으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모두의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