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미국 사회에서 소비되는 식품 중 상당수가 농장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약간은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 정책적으로 과잉 생산된 옥수수는 각종 식품가공품으로 재생산되어 세계인들의 칼로리 섭취량을 급격히 올려 비만과 성인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들을 일으키고 있고, 나아가 소나 닭 같은 가축들을 좀 더 빨리 살찌우기 위해 사료로 사용되면서 동물들의 건강은 물론 그것을 먹는 인간들에게도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뿐만 아니라 그런 ‘음식 주식회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식으로 권력을 동원하는지에 대해서도 추적한다.

 

 

 

2. 감상평 。。。。。。。    

 

업계는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알게 되는 걸 원치 않는다.

만약 알게 되면 먹지 않게 될 테니까.

The industry doesn't want you to know the truth about what you eating.

Because if you knew you might not want to eat it.

 

 

     흔히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라는 식의 산업구조 구분론에 익숙한 사람들은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은 당연히 1차 산업의 생산물이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엔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두거나 험한 바다에 나가 생선을 잡는 등의 전통적인, 자연친화적인 작업들에 관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낭만적인 이미지는 사실과 매우 다르다고 지적한다.

 

 

 

     풀을 뜯어야 할 소들은 옥수수 사료로 살을 찌우려는 식품 기업들의 정책으로 인해 정상적인 소화과정에 문제를 일으켰고, 결국 O-157과 같은 인간에게 매우 해로운 대장균들이 그들의 위 속에서 자라게 되었다. 닭들의 경우는 더 비참하다.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7주라는 짧은 기간 내에 사료를 통해 급속도로 살찌워진 닭들은, 뼈와 근육이 그 비정상적인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은 몇 발자국 밖에 걸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과연 이게 정상적인 걸까?

 

     더 싸고, 더 많고, 더 빠르게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결국 인류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종자에 대한 권리를 독점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자작농들을 끊임없는 소송으로 괴롭히는 행태를 통해 헛된 기대였음이 드러난다.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열쇠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욕심의 제어다.

 

 

 

 

     전체적으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다만 이 다큐멘터리의 경우 주제가 좀 퍼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무어 식의 블랙 코미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공장식 식품 생산으로 인한 질병과 그 피해에만 포인트를 두었어도, 혹은 유전자 조작 종자를 보유한 거대 기업들의 횡포 같은 꼭지에 집중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우리가 수퍼마켓의 스캐너에 상품을 들고 가는 건, 로컬푸드나 아니냐, 유기농이냐 아니냐에 투표하는 것과 같다’는 영화 속 대사가 인상적이다. 어차피 거대기업의 로비와 돈에 지배를 받는 법보다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 일리가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조직된 소비자들의 힘이 결국 기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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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여자 친구와 함께 하와이에 여행을 온 레오. 하지만 여친은 뭐가 그리 불만인지 쉴 새 없이 심술난 얼굴로 불평만을 늘어놓는다. 얼마 후 둘은 헤어졌고, 레오는 학교를 일년 휴학하고 다시 하와이의 그곳으로 돌아온다. 작고 오래된 영화관에서 일을 하며 생활하기 시작한 레오. 어느 날 우연히 심부름을 하다가 젊은 시절 일찍 사별하고 혼자 살아가는, 요리 솜씨 하나만은 최고인 비이의 집에 갔다가 그녀와 친해지게 되고, 비이는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레오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어느 날, 레오는 매력적인 아가씨 머라이어를 만나게 되고, 둘은 급속히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비이의 마음은 왠지 편치 않은데.. 하와이의 한 일본인 실버타운에서 벌어지는 잔잔한 삼각관계(?) 이야기와 함께 비이의 특별한 음식 이야기가 펼쳐진다.

 

 

 

 

2. 감상평 。。。。。。。    

 

    하와이라는 이국적인 환경에, 주로 노인들만 살아가고 있는 작은 마을, 소수의 관광객들만 방문하는 그 마을에서 일 년을 보내기로 한 주인공 레오의 생활을 잔잔하게 따라가는 영화다. 아무 것도 급할 것이 없는 그곳인지라 영화의 흐름은 그리 빠르지 않고 잔잔하다. 바로 그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던 이 영화에 변주를 준 것은 비이 할머니의 다양한 요리였다. 다양한 재료와 요리법이 동원된 그녀의 요리들은 짐짓 황홀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노인들이 주로 살고 있다 보니 자연히 죽음이라는 주제도 그리 낯설지 않은 곳. 영화에서는 ‘이 마을에선 죽으면 모두 바람이 된다’는 말로 누구나 겪게 되는 그 일을 담담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제시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을 내지도, 그렇다고 모든 것으로부터 애써 벗어나려고 애쓰기 보다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즐겁게 사랑하며 살아가면 되는 건데, 이게 또 바쁜 일상으로 가득한 도시 안에서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

 

 

 

 

    시원한 하와이의 풍광과 아름다운 밤하늘이 인상적인 영화. 휴가는 이런 데서 보내야 하는데.. 참, 아오이 유우나 후카츠 에리 같은 이름 있는 배우들의 까메오 출연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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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교회 지침서
랄프 네이버 지음 / 엔씨디(NCD)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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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요약 。。。。。。。     

 

     실제적으로 한 교회를 셀교회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여러 지침들을 담은 책이다. 앞서 읽었던 『제2의 종교개혁』이 셀교회의 필요성에 대한 선포라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 책은 좀 더 실제적인 로드맵을 담은 셈.

 

 

 

2. 감상평 。。。。。。。   

 

     어쩌다 보니 집에 있던 셀교회에 관한 책 두 권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책이 출판된 순서는 반대였지만, 뭐 또 내용상으로는 이런 순서대로 보는 것도 괜찮은 듯싶다. 아무튼 덕분에 셀교회의 이론적 배경과 전환 과정에 관해서는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들었던 의문 한 가지는, 그래서 셀 그룹 안에서 어떤 걸 하자는 건지 정확하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 각각의 시기마다 사용할 수 있는 교재들이 있다면 이전의 성경공부, 혹은 구역모임과 형태상에 있어선 별 차이가 없어 보이고, 친교와 교제, 합심 기도 등이 주가 된다면 교회 밖 사교적 모임들과 어떤 부분에서 다른 걸까. 여기에 『제2의 종교개혁』에서도 들었던 질문 - 또 하나의 조직관리법일 뿐은 아닌가 -도 동일하게 나올 수 있고.

 

     시종일관 셀교회의 유효성, 혹은 정당성을, 그것을 채택한 교회들이 보여주는 ‘성장’ 혹은 ‘증식’, 즉 수적 증가에서 찾으려는 태도 역시 정당한가 싶다. 사실 이 책의 초반에서 저자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교회가 인구성장률에 비해 매우 낮은 교인 수 증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식의 논리전개를 펴고 있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버려도 되는 걸까.

 

 

     책에서 기존의 교회의 중요한 특징 하나를 잘 잡아냈는데, 바로 ‘프로그램 중심적 모델’이라는 부분이다. 그리고 아마도 셀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숫자 이외에도) 바로 이 반대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하나의 프로그램에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각각의 사람들이 서로 진지한 인격적 교제를 맺도록 하는 데 강조점을 두고 있다는 것. 이 부분은 기존의 교회들이 꼭 곱씹어 볼만한 부분이다.

 

     어차피 교회의 가장 중심인 하나님과의 만남은 그 그룹의 대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 셀교회의 도입이 이런 중심적 가치를 도와주는 면이 있다면 기꺼이 그 장점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겠지만, 자칫 효율성이라는 현대인들의 우상숭배적 경향이 주도권을 행사하게 되지 않도록 조심 또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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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가 세상의 노예가 될 때에만 악하다.

 

 

- 헨리 나우웬,『예수, 우리의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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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종교개혁 (개정판) - 21세기를 위한 교회갱신
빌 벡햄 지음 / 엔씨디(NCD)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기존의 집회 형태의 예배와 교회 공동체의 구성이 초래한 여러 문제점들의 대안으로 셀(cell) 형태의 교회를 제안, 아니 강력하게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두 날개’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대그룹과 소그룹이 함께 교회를 이룰 때에야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한다.(1장) 이어지는 장에서는 셀 교회의 정당성에 대한 성경적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 3장에서는 신약 시대 예수님의 사역을 분석하며, 그 안에서 셀 교회적 요소들을 뽑아내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2. 감상평 。。。。。。。     

 

     저자가 지적하듯이 기존 대그룹 집회 중심의 예배와 교회 구성은 여러 약점들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인의 관객화, 즉 사역에 참여하지 않고 단지 일주일에 한 번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치는 신앙양태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또한 함께 늘어난다는 건 경제학의 상식인데, 그게 그대로 교회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자발성에 기초하면서도 조직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작고 역동적인 그룹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셀 교회가 바로 그것. 분명 타당한 지적이고 제안이다.

 

 

     다만 이 책의 제목에서도 언뜻 예상할 수 있었듯,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발견한, 혹은 깨달은 해결책들이 유일한 것처럼 생각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 셀 교회의 성경적 지지에 관한 서술을 통해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책의 내용처럼 성경 역사에 등장하는 어떤 모습들은 셀 형태의 교회 공동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특히 구약의 경우는 전체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고 보는 게 좀 더 타당하지 않을까. 선지자들과 경건한 지도자들은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향해 사역을 해왔다.

 

     신약에 관해서도 비슷한 지적을 할 수 있다. 저자는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197~)를 통해서 전통적인 교회와 셀 교회를 대조하기를 원하지만, 사실 마르다와 마리아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셀 교회의 일원이 아니었던가? 고작 세 명 밖에 되지 않은 작은 가족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부분은 교회의 크기나 구조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크던 작던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다른 생각을 보여준다고 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또 ‘바울이 교회를 몸으로 설명하기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212)는 부분 역시, 많은 부분에서 교회를 성전(건물)으로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구조나 체제의 탓으로 돌리는 발상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진단은 체제의 전환이 (바르게만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낳는데, 이건 자본주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체제를 선택하면 된다는 식의 지나치게 단순한 의견처럼 보인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고, 마음이다. 따지고 보면 기존 형태의 교회들도 구역과 같은 소규모의 조직단위를 가지고 있고, 셀 교회라고 불리는 교회들도 대규모의 회집이 존재하지 않는가? 이런 차원에서 책이 일종의 조직 관리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은 아닌가 싶은 우려도 든다.

 

 

     저자와 문제의식은 함께 한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좀 더 친밀한 교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백번 동의한다. 그러나 워낙 변화무쌍하고 미묘한 인간들과 함께 하는 사역에서 절대적인 대안이라는 건 처음부터 없는 걸지도 모른다. 우린 다만 선한 싸움을 계속 해나가야 할 뿐.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도 선하고 바르게 적용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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