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S.루이스와 점심을 먹는다면 - 웃음과 재치를 곁들인 지혜의 진수성찬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최요한 옮김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5년 6월
평점 :
1. 요약
。。。。。。。
옥스퍼드에서 분자생물학과 신학 두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저명한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자신의
고향(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태어난 또 한 명의 위대한 작가이자 저자, 영문학
교수였던 C. S. 루이스를
소개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총 여섯 번의 ‘점심
식사’로
독자를 초청해 C. S. 루이스를
만나게 한다. 각각의
식사 자리에는 주제들이 있고, 맥그래스는
루이스에서 뽑아낸 그의 생각을 종합하면서, 루이스가
그 자리에 앉아 있다면 어떻게 대화를 진행시켜 나갔을까를 상상하며 이 책을 진행해 간다. 일종의
루이스 입문서.
2. 감상평
。。。。。。。
C. S. 루이스라는
이름이 있으니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목마저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C. S. 루이스와
점심을 먹는다면..이라니. 만약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다면, 내
서툰 영어 실력으로라도 쉬지 않고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물론
이 꿈은 이 세상에선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희망이다. (루이스는
1963년
세상을 떠났으니까) 하지만
이 책에서 맥그래스는 루이스의 여러 저작들에서 뽑아낸 문장들을 재구성함으로써, 이
불가능한 가상의 식사 자리를 만들어내려고 시도한다.
아주 매력적인 시도다. 단, 그
시도가 제대로 적중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루이스가 하는 말을 직접 들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면 말이다. 물론
맥그래스는 각 주제에 따라 루이스가 여러 책들에게 말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잘 요약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개인적으로는 딱히 ‘루이스와
함께 하는 식탁’에
앉아 있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왜일까?
우선 맥그래스 자신이 여러 책들을 쓴 훌륭한 저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획은 저자 자신의 목소리보다는 루이스의 생각과 말이 좀 더 강조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저자인 맥그래스의 목소리가 좀 더 강하게 들린다. 책
전체에 걸쳐서 맥그래스의 해설을 거친 루이스만 들린다. 그가
루이스의 글과 사상을 왜곡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루이스의 글이 가지는 명료함과 탁월한 비유는 대부분 사라지고, 마치
강의실에서 루이스 연구 강좌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게 문제.
물론 이런 식의 ‘해설’은
루이스에 대해 충분히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접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루이스에
대해 잘 모르는데 굳이 루이스 연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가능할까? 차라리
그냥 루이스의 목소리(그의
표현법과 그가 사용했던 비유들)를
최대한 살려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또 이 책에서는 루이스가 쓴 다양한 책들 중 매우 일부만을 인용하고 있다. 심지어
그 유명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마저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루이스의 개인사에 대한 정보라든지 뭐 그런 부분이라도 더 나왔더라면 좀 더 후한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
부분도 딱히 많지 않다. 루이스의
전기를 썼던 작가로서의 맥그래스를 생각한다면 확실히 아쉬운 부분.
책의 내용이 좋지 않다는 말은 분명 아니다. 맥그래스는
탁월한 지성의 소유자답게, 루이스의
사상을 분야별로 잘 정리해 설명해 준다. 루이스
입문자라면 초반에 한 번쯤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그의 저작 대부분을 읽은 사람이라면 새로운 걸 별로 찾지 못할 것이고, 루이스를
소개하는 다른 책들에 비해서 이 책이 갖는 독특한 장점이 어떤 건지 잘 와 닿지 않는다. 아주
특별한 구성을 시도했으면서(식탁
대화) 그
특징을 끝까지 살리지 못한 책이라는 말. 차라리
‘예수와
함께한~’ 시리즈와
같은 구성이었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 말이다.
참고로 ‘나니아
연대기’와
관련된 루이스의 사상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데이비드
다우닝이 쓴 ‘C. S. 루이스와
나니아 나라 이야기’(지식과
사랑사)를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이고, 예영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온 ‘C. S 루이스의
기독교 세계’는, 이
책 못지않은 좋은 루이스 안내서다.
저자도
서문에 언급했듯이, 중요한
건 이 책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읽고 루이스를 직접 읽으러 나서는 것이다. 만약
그런 마음을 품게 되었다면, 맥그래스도
충분히 만족한 미소를 짓지 않을까 싶다.
덧. 번역을
할 때, 앞서
다른 출판사에서 이미 번역한 게 있다면, 꼭
굳이 새롭게 번역을 해야 하는 걸까..(딱히
더 나은 문장인 것 같지도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