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늘 뭔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고, 더 빨리 더 많이 과업을 수행해내는 것만이 좋은 것(나아가 옳은 것)이라는 효율성의 신화 속에서 허우적대는 현대인들에게 좀 쉬라고,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책. 더 좋은 가전제품이나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삶에 여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의식적으로 그것을 선택할 때에야 진짜 쉼을 누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쉼이 주는 실제적 유익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 책.
2. 감상평 。。。。。。。
현대는 과거보다 기술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분명 엄청난 발전을 해낸 시대다. 과거 몇 시간에 걸쳐서 해야만 했던 일들도 이제는 편리한 각종 전자제품들의 도움을 받아 훨씬 짧은 시간 만에 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그렇게 절약된 시간을 과연 현대인들은 어떻게 사용할까? 사람들은 더 여유롭게 되었는가? 분명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현대인들은 과거의 어떤 사람들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고 일한다. 기술의 발달로 얻은 시간을 또 다른 일을 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기술은 그 사람들을 더 바쁘고, 더 많은 일들을 하는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이거 괜찮은 걸까?
문제는 그렇게 더 많은 과업을 해 낸다고 해서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거나,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오히려 현대인들은 그 어떤 시대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가. 막상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도 끊임없이 뭔가 할 일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휴식의 가치와 잘 쉬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주고 있는 이 책은 나름 의의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진화심리학에 근거한 사회학적 연구결과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나, 행동주의적 전제 아래 인간을 그저 자극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동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는 듯한 몇몇 언급들은 수용하기 전 약간의 주의를 필요로 하겠지만 말이다.
그저 달려가는 것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어디로 달려가는 지 생각해 볼 여유도 없이 달려가다가는 레밍처럼 다 같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버릴지도 모르는 법이다. 쉬지 않고 도끼질을 하는 나무꾼보다는 가끔씩 쉬면서 도끼의 날을 다시 벼리는 나무꾼이 더 많은 나무를 할 수 있다. 이런 가벼운 책을 읽으며 잠시 쉬면서 삶을 정돈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