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밝고 환한 빛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니면 어둡고 공허한 느낌이 드는가?





사실 '꿈'이라는 단어만큼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어휘도 없는 것 같다.





흔히들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때의 꿈은 '비전', '희망' 등과도

 

유사한 이미지를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의미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너무나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

'꿈만 같다'는 표현을 쓴다.

그 정도로 꿈이라는 어휘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런 '꿈'은 사람에게 힘을 준다.

어쩌면, 비록 현재는 어렵고 힘들지만

 

언젠가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꿈'이 있기에,

이 땅에 사는 수천만의 '보통, 혹은 그 이하의 사람들'이

모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택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꿈이라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 마취제와 비슷해서

현재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러한 고통을 잊어버릴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수 년 동안 좁은 방 안에 틀어밖혀서

 

오로지 책과만 씨름하는 고시생들을 보라.

그들이 제대로 여가생활을 즐기지도 않으면서,

오직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은,

딱 한 가지,

고시에 합격한 뒤의 자신의 모습을 계속 꿈꾸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다고 그들이 모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말 그대로 '꿈으로 지탱되는 삶'인 것이다.






또 다른 예는 복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주일의 기쁨, 일분의 실망'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권이란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절묘하게 이용해서

 

영리를 얻는 고도의 심리적인 산업이다.
(순간.. 복권을 주제로 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복권을 사는 순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복권에 당첨될 경우를 꿈꾼다.

그리고는 복권이 추첨되는 하루를 일주일 내내 기다린다.

한 주 내내 기대감을 갖고 살도록 만든다는 것,

세상의 어떤 약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꿈의 힘이다.







역사상 많은 '현명한 지도자'들은 바로 이런 점을 이용해 왔다.

오늘보다 내일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환상을

 

백성들에게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도록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추종자, 혹은 피지배자들로 하여금

 

꿈을 품게 할 수 있는 지도자라면,

그에 대한 지지는 결코 철회되지 않을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도 이러한 양상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데,

물론 과연 통치자들이 약속한 그러한 꿈들이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비록 현재는 어렵고 힘들지만,

언젠가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미래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사람들은 그런 것으로 하루하루의 아픔과 시름을 잊는다.

사람들에게 꿈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꿈'이라는 어휘에는 정반대의 의미도 있다.

'일장춘몽', '꿈에 불과한 이야기' 등의 사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꿈이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꿈은 결국 언젠가는 깨기 마련이다.

그래서 꿈에는

 

'안타까움' '잡을 수 없는 것', '환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나같이 우울한 이미지들이다.






생각해보면,

꿈이 가지고 있는 좋은 이미지들조차,

이 어두운 이미지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꿈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그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더 큰 공허함,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꿈 속에서 너무나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났던 경험이 있는가?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 행복할테지만,

그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당신은 너무나 불행해질 것이다.

더구나 그 사람을 실제로는 만날 수 없을 경우 이 불행은 배가 된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던 사람에게

그 꿈이 깨졌다고,

이제 그 꿈에서 깰 때가 되었다는 말을 듣는 것만큼

 

충격은 없을 것이다.

마치 큰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서 마취가 깰 때처럼 말이다.

정신적 마취제인 꿈이 사라져버렸을 때,

그의 영혼이 느끼게 될 아픔이란......








이처럼 꿈이라는 어휘에는 상반되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그 결국은 대개 꿈이 깨어지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좋은 경우는,

꿈에서 깨지 않고 그 꿈이 실현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법.

그렇다면 세상에 살면서 꿈이란 것은

 

절대 가지지 않는 것이 안전할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 가혹한 듯 싶기도 하고..








이렇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그 사람의 하루하루에 활기를 제공한다.

앞으로 강력하게 달려갈 수 있는 힘도, 꿈에서 얻을 수 있다.

꿈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에 비해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훨씬 더 풍성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본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그 꿈에서 깨어야만 할 상황이 온다면,

정말 그런 상황이 온다면.....






꿈이라는 것의 속성에서

 

어느정도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어떤 꿈이든 깨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꿈이 비현실적으로 크고 멋진 꿈이라면

깨어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또, 꿈이란 깨어나면서부터 잊혀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행복한 꿈이라도,

아침이 되는 순간 점점 잊혀지고 만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꿈에서 깨는 충격도

 

서서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이 인간.

행복한 꿈에서 깨어났다고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테니 말이다.







꿈이란 어차피 깨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차차 잊혀질 것이다.

꿈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이제 조금 용기가 생기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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