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백스터는 목회자였다. 때문에 여기에 소개되고 있는 처방 역시 기본적으로는 목회적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맡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저자이기에, 그들 사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우울증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제대로 처치되지 않았을 때 어떤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 덕분에 여느 임상의들 못지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책은 기독교인을 그 독자로 상정하고 있다. 때문에 분석과 처방에도 모두 성경적 기초에 따른 신학적 조언이 깊이 배어있다. 하지만 흔히 “청교도”하면 떠올리는 꽉 막힌 설명은 아니다. 우선은 우울증이 나타나는 이유를 다양하게 찾고 있는데, 신앙적인 문제에서부터 경제적인 문제, 사회적인 요인들까지 두루 고려된다. 자연히 그 처방 역시도 각각의 문제마다 다르다. 무작정 기도하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는 것.
개중 가장 인상적인 조언 중 하나는 “절대 불필요하게 혼자 있지 말고, 가능하다면 정직하고 쾌활한 동료들과 함께하라”라는 부분이다. 현대의 우울증 처방 가운데도 나오는 이야기다. 우울증 개선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말. 문제는 정직하고 쾌활한, 그러면서도 우울에 빠져 있는 사람 곁에 있어 줄 인내심과 애정을 소유한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