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역사 - 홀연히 사라진 4천 년 역사의 위대한 문명도시를 다시 만나다 더숲히스토리 1
카렌 라드너 지음, 서경의 옮김, 유흥태 감수 / 더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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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국가였던 바빌로니아좀 더 간단히는 바빌론(혹은 바벨론)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이 책의 초반 감수글에 써 있는 것처럼 기독교인들은 이 부분에서 특별한 이점이 있다성경에 이 바빌론에 관한 언급이 제법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분열왕국 시대 북부 왕국을 멸망시킨 것은 아시리아였고남부 왕국을 멸망시킨 것이 바빌론이었다유대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바빌론 유수가 일어나 많은 유대인들이 고국을 떠나 바빌론에 강제 이주되기도 했다.


유다 왕국을 멸망시킨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은 물론다니엘서에 나오는 바빌론의 마지막 왕 벨사살(그는 공식적으로 왕위에 있지는 않았으나 아버지인 나보니두스에 의해 공동통치자에 올랐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다만 이 책에는 관련내용이 빠져있다), 그리고 그런 바빌론을 멸망시키고 포로가 된 백성들을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허용했던 페르시아의 고레스(키루스 1는 꽤 중요한 인물들이다그리고 좀 더 성경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이보다 앞서 히스기야 왕과 동맹을 맺으려 했던 므로닥발라단(마르두크아플라이디나 2)이 바벨론의 왕으로 불렸다는 걸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바빌론의 역사 전반을 간결하게 정리해서 훑어보는 내용이다바빌론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메소포타미아 문명 초기부터 시작한다오래된 도시였고앞서 언급했던 왕들은 그 중 신바빌로니아제국이라고 불리는 마지막 전성기 때 통치했던 인물들이다수천 년의 역사를 이 정도로 작은 책에 담을 수 있을까 싶지만우선은 고대의 기록이라는 게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남아있지 않은데다가 기본적으로 이 책은 전문가들을 위한 학술서적으로 쓰인 것 같지는 않다일종의 교양역사 정도?


사실 책을 처음 받고 살짝 놀랐다보통 이런 책은 하드커버에아주 얇은 종이에빽빽하게 학술적 자료를 가득 채워놓는 게 일반적이니까하지만 이 책은 하드커버도 아니고본문용지도 적당히 두껍고글자도 작지 않다곳곳에 관련 유물의 사진 자료도 실려 있고지도가 좀 적은 것이 살짝 아쉽지만전반적으로 편안하게 읽어나가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 역사에만 익숙한 사람들이 이쪽 역사를 읽으면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은같은 이름의 나라에 여러 개의 왕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고려와 조선이 단일 왕조로 수백 년을 이어갔던 모습에 비하면 매우 특이하다같은 바빌론이라고 해도 그 주도세력은 끊임없이 변경되었다.


또 하나 다른 점은한 명의 왕이 두 개의 지역을 장악하고는 각각의 왕을 자칭하기도 한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몇몇 아시리아의 왕들은 바빌론 지역을 점령하고는 그곳을 단순히 아시리아의 영토로 병합하는 대신, ‘바빌론의 왕이라는 칭호를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아시리아 왕호에 붙여버리는 식으로 처리한다물론 정치적인 실체만 보면 그 지역도 아시리아의 영토라고 해야겠지만오랜 역사와 전통종교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을 병합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그런 조치들을 했으리라.


교양으로 읽으려는 사람에게도 괜찮고성경을 좀 더 깊이 공부하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물론 이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사람이라면책 속에 등장하는 조금은 복잡한 이름들은 적당히 넘기면 그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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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2-09-07 0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교양 역사서는 읽을만한 것들이 많은것 같아요^^

노란가방 2022-09-07 08:43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즐거운 일이지요. ^^
출판사에서 같은 시리즈를 계속 낼 셈인 듯한데(이게 첫 번째), 다른 책들은 어떤 게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mini74 2022-10-07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빌로니아에 대해 알고싶은 이들에겐 아주 유용한 책이네요.
당선을 축하드리옵니다 *^^*

노란가방 2022-10-08 09:26   좋아요 1 | URL
감사하옵나이다 ^^

서니데이 2022-10-07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노란가방 2022-10-08 09:2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날씨가 쌀쌀하네요.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