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 목사가 목사에게
옥한흠 지음 / 은보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사랑의 교회를 개척해서 제자훈련을 바탕으로 큰 성장을 이룬 옥한흠 목사가 생전에 전임교역자 회의에서 나누었던 말씀과 충고, 또 교역자 수양회를 통해 전한 메시지 등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편의상 책에는 옥한흠이라는 이름이 저자로 나와 있지만, 애초에 이 내용들은 책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일종의 녹취록.

     기본적으로 공예배에서 교인들을 위해 준비했던 내용이 아니고, 또 다른 교회도 아닌 본 교회 부교역자들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인지라 그 내용이 훨씬 직설적이고, 시의성이 강하다. 하지만 선배 목회자가 후배 목회자에게 애정을 담아 하는 조언이라고 보면, 꼭 그 당시,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내용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각의 부마다 담긴 내용의 시간은 제각각이다. 앞서 말한 녹취록을 책으로 만들면서 편집이 가해진 부분. 그래도 적지 않은 내용을(500여 페이지나 된다) 녹취록으로 만들면서 제법 짜임새 있게 정리를 해 냈다.

 

  

2. 감상평 。。。。。。。

     대형교회이면서 좋은 교회를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건 규모가 갖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고, 그 위험을 제대로 피해내는 일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옥한흠 목사가 목회했던 시절의 사랑의 교회는 그 어려운 일을 상당 수준으로 달성하기 위해 애쓰는 교회였다. 개인적으로는 그분이 개척 한 교회를 크게 성장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교회로 남기 위해 애썼던 점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이 일은 역시 쉽지 않았다. 개척자가 은퇴한 후 새롭게 세워진 후임자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그 결과는 수천억을 들인 호화로운 새 건물과 온갖 외부활동에 공사가 다망한 사역이었다.(여기서 후임자의 인품이나 사역기술, 강론의 질을 문제 삼는 건 아니다.) 외부인의 입장에서 볼 때, 더 이상 그 교회만의 독특함이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냥 여러 대형교회들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듯한 아쉬움이.

 

     여전히 옥한흠 목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이런 변화가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후임자도 그가 직접 선택했고, 최근 엉뚱한 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그의 아들을 보면, 그 역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책의 면면에서 그려지는 가장 큰 특징은, 사역자로서 그는 함부로 흠잡을 만큼 녹록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 사역에서 만큼은 제대로 된 기준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아주 열정적이었고, 자기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높은 기준을 적용했던 인물이었다.

     그분 밑에서 배우며 일했던 사람들은 정말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적지 않은 유익을 얻었을 거고,(그래서 이런 일종의 추모집까지 냈을 터) 다만 그런 맹렬함이 모두에게 적용되어야만하는 걸까 하는 생각은 남는다. 마치 119 대원들이 대기하듯, 사역자들이 24시간 깨어 일에 매진하는 걸 열심’, ‘경건’, ‘소명같은 단어로만 설명될 수 있는 걸까. 어쩌면 이 또한 산업화 시대가 만들어 낸 과잉노동에 대한 찬양의 영향은 아니었을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리고 그런 거라면, 그분 역시 시대의 한계를 갖고 있었던 거라고 봐야 할 듯싶다.

 

     오랫동안 열심히, 그리고 제대로 살아왔던 훌륭한 인물이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무게가 있다. 쓸 데 없이 미사여구를 붙이는 대신, 원래의 목소리를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려고 했던 책의 편집 방식도 마음에 든다.(후반부에 붙은 회고장은 이런 종류의 책엔 아주 빼기 어려웠을 거라고 양보해 본다) 사역자라면 읽어볼 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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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8-0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 옥 목사님 추모 설교집을 읽었는데
읽으면서 이 책이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아무리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니 하는 말이 있지만
2대라고 해서 1대와 같을 거란 건 기대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쓰셨던 것처럼 이건 1대만 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봐야겠죠.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도 간디 얘기가 나오는데
그가 위인인 건 사실이지만 아들 교육은 실패한 인물이더군요.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ㅠ

그나저나 휴가는 다녀 오셨습니까?
요즘 가끔 작년 이맘 때 노란가방님 교회 다녀 온 생각이 나더군요.
그때 좀 더 잘할 걸 하는...ㅋ

노란가방 2018-08-06 12:35   좋아요 0 | URL
네. 자식은 나 자신과는 다른 인격체니까..
어떻게 자라고 어떤 사람이 될지를 부모가 결정해 줄 수는 없는 거겠죠.
이 책에도 곳곳에서 자신이 가정을 좀 더 챙기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비단 옥 목사님만 그러셨던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아마 주변 사람들도..).

휴가, 얼른 가고 싶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