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은 디딜방아의 '공이"를 받는 구조물(돌)이다.
몇 년 전 우리 밭에서 확 하나를 발견했다. 먼 옛날 어느 농가의 자취일 듯싶어 그 확을 밭 가에 기념 삼아 묻었다. 보도석처럼 묻었지만 봄이 되면 진달래꽃나무 가지들을 꽂아두는 꽃병처럼 쓰였다.
겨울이 끝나가는 오늘,밭에 갔다가 확 구멍에 얼음덩이가 아이스크림처럼 살그머니 들어있는 걸 보았다. 짐작이 갔다. 따듯해진 날씨에 확의 온도가 올라가자, 겨우내 확을 덮었던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이제 최후로 남은 겨울 모습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