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것은 현실 속에서가 아니라, 관념(觀念, idea)의 세계에서만 이루어진다고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말했다. 

우리 집 아마릴리스가 빨간 꽃을 피웠다. 관념 속에 있어야 할 빨간색이 실수로 현실에 노출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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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지개는빨주노초파남보7색이 아니다. 빨강에서 시작되어 보라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색들의 연속이다. 무수한 색들을 일일이 언급하기 뭣해 대표적인 색 7색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무한한 색들의 연속이 끊기고 말았다. 이를 언어의 불연속성이라 했다.

춘심산촌 농장이 봄에서 여름으로 슬그머니 넘어가고 있었다. 애당초 계절의 불연속성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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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섬에 간다는 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설령 10분여 만에 닿는 섬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 섬이 춘천에 있었다.

중도 

 

 

지금은 레고랜드를 세우기 위해 파헤쳐졌지만 나는 예전의 그 섬을 잊지 못한다. 잔디가 정갈하게 깔려 있었고 그 위로 자전거도 타고 혹은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도 먹었다. 그럴 때 배를 타고 떠나온 춘천 시가는 아득한 고향 같았다.

 

 

레고랜드 공사로 중도 뱃길이 사라지면서 선착장에 스산함이 깃든 지 몇 년째. 그곳에 춘천의 명소 「5 NOTE 카페」가 있다. 나는 그 카페를 떠올릴 때마다 스산한 장소를 일부로 찾아서 자리 잡은 게 아닐까?’의심한다. 그만큼 폐 선착장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멋진 카페다
   

 

이번 주에 서현종 화백이 「5 NOTE 카페」에서 '춘천 블르스 전 - 엄마의 꽃밭'을 연다. KBS에서 시작했는데 장소를 옮긴 것이다. 폐 중도 선착장 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카페 5 NOTE」에서 그의 그림들은 5월을 빛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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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

그렇다 해도 햇빛 화창한 오늘 춘심산촌의 꽃들은 아름답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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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장훈의 노래 중 난 남자다를 제일 좋아한다. 그 가사의 앞부분만 옮겨본다.

 

 

넌 모르겠지만 사랑했다

비정한 척했던 것 사과한다

남자란 이유로 널 떠나보내며

행복해지기를

바보처럼 기도했었다

흔들리는 날 잡던 두 손 이젠

독한 소주잔만이 날 위로해

두 눈 꼭 감고

입 맞추던 내 입술엔

해로운 담배 한 개피로

널 추억해 본다(후략)

 

 

만일 가사만 본다면 어떤 남자의 실연을 다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수 김장훈이 경쾌한 리듬에 맞춰 노래 부르는 순간, 그 실연이 흥겹게 구현되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작은 거인’‘찬란한 슬픔’‘소리 없는 아우성같은 모순형용의 맛이나 다름없다.

 

 

남녀 간의 사랑에서 그 사랑을 잃었다면 세상에 그 슬픔만 한 것이 어디 또 있을까. 문제는 사내대장부인 남자의 처지다. 남존여비 의식이 빛바랜 채로 아직도 남아 있는 이 땅에서 남자가 그깟 실연의 아픔따위에 눈물 흘리거나 울 수 없는 일. 결국 속으로는 울지만 겉으로는 애써 담담한 모습을 가장할 수밖에. 그런 상황이 아주 잘 나타난 김장훈의 노래난 남자다.’

애써 담담하다 못해 유쾌한 리듬을 타기까지 하니, 사실 포복절도할 노릇이다.

 

 

김장훈의 난 남자다를 이따금 TV나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다가 이번 55일 가평에서, 실제 공연으로 보았다. 공연 첫 노래로 그 경쾌한 슬픔을 김장훈이 노래 부르자 객석은 이내 뜨겁게 달구어졌다. 어린이날이므로 어린이에 한해 입장료를 1000원 받은, 역시 유쾌한 가수 김장훈.

 

 

 

대한민국 1호 음악도시, 가평 뮤직빌리지에서 아내와 함께 본 김장훈 콘서트

며느리가 잊지 않고 표를 마련해줘 두 시간 동안 유쾌하게 보냈다. 슬픔은 자리 잡을 새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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