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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문득 깨달았다. 대학교 동문들 중에 북평 출신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내가 강원대를 다니던 70년대만 해도 북평은 까마득하게 먼 데 있는 소(小)읍이었다. 춘천에서 북평을 가려면, 경춘선 기차를 타고 서울 청량리역까지 간 뒤 다시 영동선 기차로 밤새워 태백산맥을 넘어가야 했다. 즉 가는 데만도 1박 2일이 걸리는 오지 느낌의 시골이었다.
그 먼 시골에서 많은 학생들이 여기 춘천의 강원대로 진학했다니….
놀라운 그 까닭을 헤아려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70년대 당시 북평 역에 수시로 들르던 영동선 기차가 그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자극을 준 게 아니었을까? 우렁찬 기적소리가 널따란 북평 벌에 울려 퍼질 때마다 ‘저 기차를 타고 태백산맥 너머 도시로 가 살아봐야겠다!’는 욕구가 훨훨 불타올랐을 거라는 짐작이다.
왜냐면 여기 춘천에서도 경춘선 기차 기적 소리 때문인지 대처(大處) 서울로 대학을 간 고교 동창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춘천이나 북평이나 기차의 기적소리가 젊은 청춘들의 혈기를 북돋우는 역을 톡톡히 했으리라는 뒤늦은 깨달음.
이제는 슬그머니, 아무 소리 없이 다니는 서울 춘천 간 전철을 보며 기적소리 우렁찼던 지나간 어느 한 시대를 그려보는 연휴 마지막 날 아침이다.
사진출처 : https://cafe.naver.com/nobo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