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를 모두 비주류 영화라 칭했습니다. 제가 쓰는 개념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치고 비주류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미도>가 천만 관객을 동원했을 때, 어느 분은 이렇게 썼다.
“한편에 천만 관객이 드는 것보다는 10만명이 본 영화 백편이 있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
<괴물>이 엄청난 스크린 수를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하던 때도 그런 비판은 어김없이 나왔다. 그 분들의 말을 빌면 비주류 영화는 지금 대량 마케팅을 하는 영화들 때문에 고사 직전이고,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한 것 같다.
하지만 <시네 21> 덕분에 비주류 영화의 재미에 눈을 뜬 내가 보기엔 비주류 영화들은 이 땅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 하이퍼텍나다(동숭아트 센터)에서 <돈 많은 친구들>을 보러 갔을 때 전회가 매진된 걸 알고 놀랐고,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사랑의 유통기한>을 볼 때도 평일임에도 객석이 가득 메워진 걸 보곤 가슴이 뭉클했다.
오다기리 조입니다. 여기선 아닌데 영화 속에선 장동건과 비슷하단 생각이 마구마구...
주말을 즐길 자격이 충분할만큼 열심히 일한 지난주, 명동 CQN에서 <유레루>를 봤다. 객석이 그리 넓은 건 아닐지라도 관객은 빼곡이 들어찼고, 그들은 장동건을 닮은 일본 배우의 열연을 넋을 놓고 감상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가는데 ‘유레루 3만명 돌파 사은 이벤트’라는 홍보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8월에 개봉했는데 3만이라니, 한달 남짓한 기간에 매일 천명씩 관객이 들었단 애기. <괴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스크린 한두개를 겨우 차지한 영화를, 붐비기로 유명한 명동 거리를 찾아 헤메며 보러 온 사람이 그리 많다는 게 난 놀라웠다.
인터넷 다운로드를 적발하려 노력했기 때문이라지만, <조제....>를 만든 감독이 들고 온<메종 드 히미코>는 7만 관객을 동원했단다. 비주류에 대한 애정이 듬뿍 생긴 내게는 그 7만이란 숫자가 한없이 위대해 보인다. 지방의 상황은 분명 열악하겠지만, 서울만 놓고 볼 때 비주류 영화는 주류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나마 생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