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 그 해답이 있을까?
택시는 내게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대중교통이 다 끊긴 시간에 집에 갈 때가 워낙 많으니, 돈이 아까워도 할 수 없이 그들의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다. 택시 아저씨들 전체를 싸잡아 욕하고픈 마음은 없지만, 가끔 그들의 사고방식이 이해 안 될 때가 있다. 휴대폰이 아주 비싸던 시절, 내가 택시에 놓고 내린 휴대폰을 가지고 “20만원 안주면 다른 데 팔아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던 분도 생각이 나고, 여자 운전자만 보면 증오에 가까운 욕설을 퍼붓던 분도 떠오른다.
그 중 특히 기억나는 분. 아주 오래 전, 난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중이었다. 그 당시에는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좌회전 신호가 나오는 사거리가 제법 있었다. 청계고가 아래도 그런 곳 중 하나였고, 그때는 11시 10분을 지났을 때였다. 맨 앞에 서 있던 친구는 좌회전 신호를 받고 천천히 커브를 틀었다. 바로 그때, 맞은편에서 오던 택시가 미처 정지를 못한 채 미끄러졌고, 우리 차를 들이받았다. 명백한 그 쪽 과실, 하지만 그 운전사는 “여기는 좌회전이 안되는 곳이니 내 잘못은 없다.” “신호가 났다고 항상 잘한 건 아니다”라고 우겼다. 결국 우리는 경찰을 불러야 했는데, 매우 상식적인 판단력을 가진 그 경찰은 택시 아저씨의 말에 어이없어했다.
“아니 아저씨 말대로라면 서울 시내에서 어떻게 운전을 합니까?”
판정을 받고 나서도 아저씨는 “내가 지정하는 데서 고쳐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참 희한한 사고방식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엊그제, 내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밤 10시가 다 되어 빈소에 갔고, 새벽 2시 경이 되어서 빈소를 나왔다. 빈소가 부천인지라 서울로 가려면 천상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는 “(시의 경계를 벗어나니) 요금보다 3천원을 더 달라”고 애기했다. 잠시 잠이 들었다 깨보니 우리 동네였고, 요금은 16,400원이 찍혀 있다. 돈을 꺼내는데 아저씨가 무척 선심을 쓰듯이 말한다.
“2만원만 주세요.”
그리 복잡한 계산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내가 내야 할 요금이 19,400원이고, 내가 2만원을 주면 그 아저씨가 600원의 이익을 본다는 건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어쩜 자기가 손해보는 것처럼 말을 한담? “까짓것, 제가 600원 이익 보죠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잠시 머뭇거리다 2만원을 줬는데, 역시 택시 아저씨의 세계는 일반인이 이해하긴 힘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