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9등인데도 불구하고 이렇듯 밤을 밝히는 이유는, 현재 순위에는 제가 지난주 일요일에 쓴 다섯편의 글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내일 아침 다시 순위를 매길 때면 일요일 성적이 빠지게 되고, 50등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답니다. 지난번 모 서재인이 그랬다죠 아마(43등으로 밀려나신 그분, 지금 아마 파이팅하고 계시겠죠?).


지난주와 이번주, 두건의 돌잔치가 있었다. 내 나이에도 돌잔치를 하는 친구가 있다는 게 신기한 일이고, 돌잔치라는 게 한살을 못넘기는 애가 많았던 시절의 유산이라는, 그래서 돌잔치를 하는 건 민폐라는 친구의 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부모님 상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친구들을 그래도 기쁜 일로 만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본지 오래된 친구 부인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만나니까 애들 얘기만 잔뜩 해서 재미가 없었고, 본전이 생각나 세접시나 먹은 것은 옥의 티였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는 주인공인 아이가 물건을 집는 것. 지난번 아이도 그랬지만 오늘의 주인공 역시 만원짜리를 집는다. 돈을 집었다고 좋아하는 사람들, “부자 되겠네”라며 한마디씩 한다. 좀 씁쓸하다. 십년 전만 해도 연필을 집는 걸 좋아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쌍둥이 딸을 가진 친구가 돌잔치를 할 때, 둘 다 연필을 집자 사회를 보던 사람이 “언니는 연대, 동생은 고대!”라고 소리쳤던 게 벌써 8년은 된 일인가보다. 돌 때 아이들이 무슨 생각이 있겠는가. 그냥 맨 앞에 놓인 걸 집지. 그러니 요즘 애들이 하나같이 만원짜리만 집는다면, 그건 돈을 집도록 알아서 배치를 했을 것이리라. 돈을 안집으면 다시 집게 한다는 얘기도 들릴만큼 요즘의 돈 숭배는 심각한 수준이다.


옛날만 해도 속으로만 돈을 추구할 망정 겉으로는 돈에 집착하는 걸 부끄러워할 줄은 알았다. 하지만 김정은이 “부자 되세요!”라고 외친 BC카드 광고는 그 경계를 허물었고, 이제는 누구나 거리낌없이 돈 숭배를 드러낸다. 능력 있는 자는 배불리 먹고 능력이 없으면 굶어 죽어야 하는 것이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 십년 전부터 신자유주의를 정책기조로 내세운 우리나라에서 돈을 숭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해 보인다. 정신을 살찌우는 책마저 재테크나 돈버는 책들이 판을 치고 있지 않는가.


생후 일년이 된 아이에게 만원짜리를 잡도록 하는 부모, 아이가 돈을 집었다는 말에 아무 생각없이 박수치는 사람들. 미래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 호흡이 곤란할만큼 에프킬라를 뿌렸습니다. 효능.효과란에는 분명히 “파리.모기. 기타 위생해충의 구제”라고 쓰여 있고, “고속살충 성분으로 강하고”라는 구절도 큼지막하게 보이는데, 왜 모기는 유유히 날라다니는 걸까요. 혹시 저 녀석들은 모기가 아닌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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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10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나와서 돈을 얹어놓으시도록 하진 않던가요? 전 그게 참 보기가 뭣하던데. 돈 집으라고 부추기는 것같잖아요. 돈이면 다냐!
그나저나, 모기 잡다가 마태님 잡겠네요^^

마태우스 2005-10-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어머나 제 걱정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할께요 별사탕니임!!

인터라겐 2005-10-1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는 쌀을 집었다죠.. 그래서 그런가 지금도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 요즘 돌집가서 눈살지푸리는게요.. 아이가 돌잡이 할때 뭘 잡을지에 투표를 하게 하는거에요.. 그리곤 추첨을 해선 상품권을 주는거예요.. 완전히 저 쓰러졌잖아요...

아 그리고 마태님 요즘 모기는 에프킬라. 향 다 안들어요.. 그저 파리채로 때려 잡는 수밖에... 아무래도 모기채는 없는걸 보니 파리와 모기는 천적인가봅니다.

Muse 2005-10-1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연이는 활을 집었습니다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몰라 우리 모두 곤혹스러워했는데 친정어무이 말씀이,
"장군감이구나, 그런데 지금은 21세기, 서연이는 외교관이 되려나보다" !
ㅋㅋㅋ 좀 오버해석이긴 하지만 그냥 이렇게 믿고 살래요~~^^

모1 2005-10-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모기..아직 취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네요. 에프킬라 뿌려서 모기 잡은 기억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에프킬라에 취해서 정신을 잃고 바닥에 떨어진 것은 본적이 있지만요. 그럴때..잽싸게 휴지나 맨손으로 철썩...
돌잡이에 돈을 많이 집는군요. 생각해본적이 없었다는...돌잔치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전..수수팥떡이에요.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하하..

아영엄마 2005-10-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기들이 에프킬라를 방향제 정도로 생각하는게 아닐까요? 사람들만 더 숨쉬기 힘들어지는.... 전기로 작동되는 액체 모기향 꽂아 두는데도 혜영이는 얼굴에 네 방이나 물렸어요..ㅠㅠ

생각하는 너부리 2005-10-1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돌잡이 때 제 바로 앞에 있던 국수 열심히 먹었어요. 거짓말 같지만 이상하게 제가 국수 먹던 그 때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는것에만 집착하고, 지금도 점심먹고 나면 저녁 뭐 먹을까 고민한다니까요. 저두 돈 좋아하는데요, 입으로만 적립식 펀드라도 사야지 하고 여태 돈은 일반통장에서 썩고 있습니다. 그냥 좋아하기만 하지 영 게을러서요.

瑚璉 2005-10-1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기의 탈을 쓴 우주인이 아닐까요(-.-;)?

클리오 2005-10-1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프킬라 뿌리다가 때로는 사람이 먼저 질식할 것 같다는... --;

이네파벨 2005-10-1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즘 모기 독해요. 울 아들녀석도 모기에 어찌나 물렸는지...어디 델꾸 나갔더니 누군가가 조심스럽게..."수두하나요?" ㅡ,.ㅡ

하루 저녁에 애들 방에서 6마리를 잡은 적도 있습니다. 액체모기향 켜놓으면 놈들이 죽진않고 비실비실하는데...그때 손바닥으로 때려잡는거죠.

모기나 바퀴같은건 왜...그 흔한 "멸종"도 안하나요......아아아아악

페일레스 2005-10-1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모기 독하네요.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으니... -_-;
이네파벨/ 바퀴는 인간이 멸종하고도 1억 년은 너끈히 살아간다네요;;;

울보 2005-10-11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는 연필을 잡았습니다,,보고,

2005-10-11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11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11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