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줌마>라는 드라마에서 천하의 파렴치한으로 나오기 전까지 강석우는 잘생기고 멋진 청춘스타였다. 그가 TV에서 짓는 싱그러운 웃음은 그의 내면까지도 선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런 강석우가 어느 카페에 들어갔을 때, 그 옆에는 한 떼의 여대생들이 앉아 있었다. 그녀들의 요청으로 강석우는 그 자리에 합석을 했고, 나중에 그 중의 하나를 집까지 데려다 줬다. 그 둘은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모르긴 해도 그때 있던 친구들은 강석우를 사로잡은 그 여인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스타가 있으면 팬들이 있다. 하지만 그 둘은 거주하는 세계가 달라 만날 확률이 희박하고, 대부분 각자의 세계에서 배우자를 찾는다. 여자 스타는 재벌2세, 남자 스타는 “좋은 집안에서 자라난 미모의 재원”과, 그리고 스타를 좋아하던 팬은 그냥 평범한 사람을 짝으로 맞아들인다. 그러니 스타와 팬의 결혼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말 그대로 신데렐라 스토리일 수밖에 없다. 팬에게 있어서 스타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왕자/공주니까.
하지만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남경주(41)씨가 11일 오후 7시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결혼한다고 그의 소속사인 ㈜메이저 엔터테인먼트가 5일 밝혔다. 신부가 될 정희욱(30)씨는 남씨와는 4년 전에 팬으로 만나서...]
팬이 스타와 결혼해서 행복한 것처럼, 스타 역시 팬과 사는 게 좋을 수 있다. 자신의 세계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해 주고, 높이 평가해 줄 사람이 바로 팬이니까. 축구선수 송종국도 팬과 결혼을 했고, 존 레논과 결혼했던 오노 요코도 그의 팬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타와의 결혼이라 한들 다른 결혼과 그다지 다를 건 없다. 팬과 결혼했던 개그맨 백재현이 2년만에 합의이혼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언제나 웃음이 넘칠 것으로 생각했던 그 부부가 왜 헤어질 수밖에 없었을까. TV와 실제는 다르다 해도 개그맨들은 진짜 만나면 더 웃기는데, 부부 생활에는 웃음 말고 뭔가가 필요하단 말인가(당연하지! 너 바보냐?).
덧붙이는 말. 팬과 결혼하는 대부분의 스타는 남자다. 돈이 많은 스타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미녀 팬 중에서 아-무-나 고를 수가 있고, 웬만큼 미모에 자신이 있다면 그 스타에게 접근을 해볼 수도 있지만, 미녀 배우를 좋아하는 팬은 감히 그 스타와 연결될 생각을 하지 못한다. 내가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노팅힐>을 재미있게 본 이유는 남녀 역할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을 깬 전복적인 스토리 때문이었다. 남경주 씨와 결혼하는 정희욱 씨의 행복한 삶을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