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식이라는 게 일상적인 치료법이 된 지도 십년은 된 것 같다. 밤에 불빛이 좀 많이 반사된다는 걸 제외한다면, 라식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람을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 중에는 라식을 해도 괜찮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난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타이거 우즈가 라식 했거든? 박세리도 했거든? 니 눈이 중요한만큼 걔네들 눈도 중요하단다. 너무 걱정 마라”
중학교 동창인 오상기(가명)도 내게 라식에 대해 물어온 친구 중 하나였다. 그때는 눈이 좋았던 편이었던 것 같은데, 이십여년만에 다시 만난 그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라식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고, 난 늘 하던대로 “해라! 뭐가 걱정이냐”고 답했다. 난 내가 아는 안과에 그를 보냈고, 올해 초 수술을 했다. 그런데.
라식 후 그는 눈이 뿌옇게 보이는 걸 느꼈다. 한 이삼일 있으면 좋아지겠지 했지만, 그 증세는 여전했다. 어찌나 눈이 안보이는지 운전도 통 못할 지경이란다. 겁이 덜컥 났다. 그 병원에서 수술을 잘못한 거라고 생각한 나는 그를 내가 아는 다른 의사에게 보였다.
“외견상으로는 이상이 없네요. 조금 있어봐서 나아지면 모르겠지만, 계속 이러면 저희로서도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의사의 말은 내 친구가 눈이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거라는 얘기다. 불안해서 또다른 의사에게 보여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검사를 여러 개 해보고는 이상이 없다는 거다. 그 친구는 벌써 한달반이 넘게 눈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내 주변에, 혹은 들은 얘기로도, 아직까지 라식 때문에 부작용이 생긴 예는 없었다. 그런데 내가 소개해준 병원에서 치료한 내 친구가 라식 이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니, 너무나도 미안해 죽겠다. 그는 “왜 니가 미안해?”라고 날 위로하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지 않는가. 검사 결과 이상이라도 있으면 차라리 낫겠지만-그거만 고치면 되니까-이상이 없다는 건 그 증상이 오래 갈 것임을 말해준다. 나만 믿고 라식을 한 그 친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무에게나 라식을 권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세리나 타이거 우즈는 자기 나름의 판단에 의해 라식을 했지만, 나만 믿고 라식을 덜컥 해버린 내 친구는 어쩌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