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오늘 미녀 둘과 함께 전라도 장성(기차역은 백양사역)에 놀러갑니다. 저희 이모가 거기서 식당을 하시거든요. 원두막도 있고, 대나무밭과 물가가 있는 경치좋은 식당입니다. 7시 차로 갔다가 오후 6시 반차로 올라오는 빠듯한 스케줄입니다만, 재미있게 놀다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쓰고 싶은 얘기가 굉장히 많네요. 어제 동창회에 남자들만 나온 관계로-여자가 한명 나왔다가, 여자 혼자라고 일찍 도망가버려-다음 동문회는 우리보다 7기 아래 여자애들과 조인트를 하자는 바람직한 의견이 나왔었지요.
나: 그렇다면 17기(우리가 10기에요) 남자애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친구: 그러니까 비밀로 해야지.
나: 비밀이 지켜질까? 차라리 17기 남자애들한테 24기 여자애들을 시켜주면 어떨까.
이딴 소리를 제법 진지하게 30분이 넘도록 했답니다. 남자들이란, 동성끼리 모여 있으면 꼭 이렇게 됩니다. 떠날 시각이 다가오는데, 하고픈 얘기가 많네요. 동창 내에서 사조직은 좋은가를 비롯해서 어제 술마신 얘기, 그리고 또...
참, 이 얘기만 하고 가야겠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가야 하는 게 자신이 없어, 술을 맘껏 마시다가 11시 반쯤 홀연히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자려고 하는데 그 친구-제 동창이기도 합니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우리집에 가니까 자지 말고 기다리라고. 알았다고 했지만, 십분이 못되어서 전 그만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깨니까 부재중 전화가 몇통 와있더군요. 음성메시지도 있었습니다.
"민아, 나 지금 옥상인데, 빨리 와. 니가 좋아하는 참이슬이랑 참치, 떡볶이 사왔어"
동창 모임이 끝날 때마다 그와 나는 어디서든-우리집 옥상에서도-술을 마시며 얘기를 더 하곤 했었지요. 옥상에 가보니 침상 위에 참이슬과 참치캔, 그리고 검은 비닐로 포장한 떡볶이가 있었습니다. 저를 기다리다 갈 때 그 친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화가 나서 간 게 아니면 좋겠네요. 떡볶이를 들고 이리저리 서성이다보니 제 반바지와 티셔츠에 그만 떡볶이 국물이 많이 묻어버렸습니다. 옷을 빨아도 그 흔적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 친구가 남긴 아름다운 흔적이니까요^^ 이 글을 볼지도 모르는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앗, 가야 합니다. 잘 다녀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