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날 영화를 보여드리는 효도를 한 이래 13일만에 엄마한테 효도를 했다.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효도인데,
그건 바로 TV에 나왔다는 것.
내가 TV에 나온다고 엄마는 대략 200명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셨고,
방송이 끝나고 나선 내게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우리 아들 태어난지 보름만에 설사해서 죽다가 겨우 살아났는데,
그때 잘못됐으면 어떡할 뻔했냐. 장하다 우리아들"
엄마는 내가 매스컴에 나오는 걸 참 좋아하신다.
이번에 TV 찍을 때도 귀찮고 짜증나고 다 그만두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그걸 참아낼 수 있었던 건 이 기회에 엄니한테 효도하자,는 마음이었다.
언젠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 잠깐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혹시나 싶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씀드렸더니,
엄마는 100여명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셨다.
나중에 내가 나온 부분이 편집이 되어 결국 안나갔을 때,
어머니한테 얼마나 죄송했는지 모른다.
그때 졌던 마음의 빚을 이번에 어느 정도 갚은 것 같다.
그 방송의 시청률은 1.4%였다.
다시 말해서 아무도 안봤다는 얘기,
그래도 몇명은 나한테 "TV 잘봤어"라고 문자를 보냈다.
혹시나 싶어 알라딘에 들어와봤다.
"마태우스 TV 나왔다!"는 페이퍼가 있을까봐 다 뒤져봤는데
없다 .
역시, 낮 세시에 보길 바라는 건 무리였다.
사실 난 내가 방송에 나가는 게 창피해서,
누가 볼까봐 연락도 거의 안했는데,
방송이 나가고 나니 "누가 좀 봐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방송 나갈 땐 안보다가 다시보기로 잠깐 봤는데
역시나, 표정도 어색하고 말투도 방송용이 아니고
접속사는 왜 그렇게 많이 썼는지, 짜증이 나서 꺼버렸다.
다른 사람들한테 연락 안하기 잘했다 싶었다.
아무튼 이번 일로 난 어머니한테 큰 효도를 했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욕심은 끝이 없다.
"진짜 효도를 해야지"라면서 올해 안에 애를 낳으라나.
아내가 호르몬 치료를 받는지라 6월까진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리고 난 애를 안낳을 생각이라고 수십번 말씀드렸는데,
계속 애 낳으라고 성화시다.
결혼 전에 "애 낳으라고 괴롭히지 않겠다고 수없이 서약을 했건만,
어머니는 거짓말장이다.
어머니가 원하는 그런 효도는 못해드릴 것 같고,
언제 방송이나 한번 더 나가야겠다.